충돌
큰일입니다! 하늘성을 점거하고 잠시 멈춰있던 시로코가 다시 움직인다는 보고입니다.
중앙막사로 가서 하늘성을 오르는 시로코의 상태를 살피기
<퀘스트 완료>
으음… 벌써 힘을 전부 되찾은 건가? 서두르지 않으면…
시로코의 움직임은 어떻죠? 예상대로 천계로 향하고 있나요?
경악한 표정의 시선들이 한곳을 향했다.
하늘성을 집어삼킨 검보랏빛 기운이
역류하는 폭포처럼 하늘성을 오르고 있었다.
저런 걸 무슨 수로 막는다는 말인가.
카라카스가 뱉은 한숨이 파문처럼 사람들 사이로 번졌다.
그러나 잠시 후, 경악한 목소리가 한숨이 사라진 공간을 채웠다.
저, 저것 좀 보세요!
무의 궤적
이곳에 모인 분들은 모두 연합군의 정예라고 할 수 있는 분들. 하늘성을 빠르게 오르기 위해서는 여러분들의 힘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여러분들이 앞장 서서 진입해주신다면, 사도라는 공포에 짓눌린 병사들도 용기백배하여 여러분들을 따라 하늘성 안으로 진입할 겁니다.
스카디 여왕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딱히 많은 말들이 오고가지는 않았지만
침묵 속에서도 눈빛을 통해 서로의 결연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여러분들의 어깨에 아라드의 운명이 달려있습니다. 후우, 너무 무거운 짐을 지게하는 것 같아 죄송스러울 따름이군요.
여기까지 와서 망설일 게 뭐가 있겠소. 준비되었으면 다들 출발합시다!
잠시만요!
잠시 막사 밖으로 나갔던 오베리스는 이내 검은 천으로 둘둘 말린 어떤 물건을 들고왔다.
오베리스님, 그건 교단의 성물인...
대주교 님도 허락하신 일이에요.
교단에서 가져온 '빛의 거울'이에요. 이걸로 모두에게 축복을 내려줄 순 없지만, 선발대로 가는 분들만이라면 충분히 가능할 거예요.
그럼 모험가님부터...
오베리스는 조심스러운 손길로 거울을 감싸던 천을 벗겼다.
거울이 드러나자 오베리스는 거울의 유리면을 모험가에게 향했다.
(이건...)
아무것도 비치지 않는 거울 속에서는 광채가 쉴새 없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거울 안에서 쏟아지는 광채는 모험가의 몸으로 흡수되었다.
잠시 후, 광채가 사라지자 거울은 놀란 표정을 짓고 있는 모험가를 비추고 있었다.
싱긋 웃은 오베리스는 모험가를 지나쳐
거울을 들고 다른 이들의 모습을 비추기 시작했다.
선발대를 모두 비추자 거울은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는 듯 금이 가더니
막사 안으로 들어오던 햇빛 속으로 흩어져버렸다.
어떻게 이런 힘이...
으음...
하하! 십 년은 젊어진 느낌이군. 마치 비명굴 때로 돌아간 기분이야. 자, 준비가 되었으면 이제 정말 출발하세!
연합군을 따라 하늘성 하층부를 오르기
비켜!
구루?
구루웃!
치잇...
뭐였죠? 방금 저 사람의 움직임이…
(순간적으로 시로코의 기운을 흩트려서 그 사이로 빠르게 움직인 건가?)
(주변을 감싸고 있던 시로코의 기운이 약해졌어. 잠깐 정도는 따라할 수 있겠는 걸?)
구루구루미잇~!
<퀘스트 완료>
이게 무슨... 세상이 완전히 뒤집혀버린 것 같은 풍경이네요.
위에서 느껴지는 사악한 기운이 아까보다 훨씬 더 강해졌군.
이런 일을 벌 수 있는 존재는 하나 밖에 없지.
(시로코...!)
올라가는 길을 찾을 수 있겠습니까?
일단 계속 나아갈 수밖에. 길을 모른다고 설산에서 걸음을 멈출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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