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각성

진정한 각성 (1/4)


압도적인 차이에 의한 패배.
온갖 더러운 수단을 동원하는 뒷골목에서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것이 흔치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스스로 무엇을 동원했더라도 이기지 못했을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는 것을 깨닫자, 모험가의 신경을 더욱 긁어댔다.
더러운 기분이군. 분풀이가 필요하겠어.



뒷골목에서 알베르트 번스타인과 대화하기



<퀘스트 완료>
모험가? 젠장, 뒷골목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두고선 대체 어디에 있었던 거야?
이 지경이라니?
네가 다녀간 후로 '명왕'의 뜻을 이어 뒷골목의 진정한 모습을 되찾겠다는 급진적인 사상을 가진 녀석들이 늘어났어. 얼마지 않아 패리스가 금지한 뒷골목의 데스 매치가 부활했지. 지금도 데스 매치가 열린 통에 실려나가는 녀석들이 수두룩하다고.
크하핫! 드디어 심어둔 씨앗이 발아했나. 그래, 데스 매치는 어디서 열리고 있지? 나의 뜻을 잇겠다는 녀석들의 낯짝이나 볼까.



진정한 각성 (2/4)


역시 너 때문이 맞았나... 일단은 데려다 주겠지만, 조심해.
'명왕'을 따른다는 건 그저 명분일 뿐, 이 녀석들은 그저 자극적인 경기를 통해 돈을 벌고 싶을 뿐이거든. 대의도, 목적도, 무엇도 없다고.



뒷골목에서 알베르트 번스타인과 대화하기
(해당 퀘스트는 뒷골목의 알베르트 번스타인을 통해 `에피소드 전용 마을`로 이동하여 수행 가능합니다.)



<퀘스트 완료>
이 근처야. 들려오는 함성 소리를 따라가면, 금세 찾을 수 있겠지.



진정한 각성 (3/4)


다시 말하지만, 조심해. 놈들은 결코 너를 우상으로 삼고 있는 게 아니야. 그저 돈벌이 수단이 필요할 뿐.
신경 쓰지 않아. 내 이름을 팔든, 시궁창에 처박아버리든, 그딴 건 아무 상관 없단 말이다.
물론 대가는 치러야겠지. 하지만 지금 난 그저 데스 매치에 참가하고 싶을 뿐이야.
하, 그래. 네 마음대로 해라.



데스 매치에 참가하기
(해당 퀘스트는 뒷골목의 알베르트 번스타인을 통해 `에피소드 전용 마을`로 이동하여 수행 가능합니다.)



...이게 다인가?
크으... 비겁한...!
비겁?
언제부터 '데스 매치'에 비겁이라는 단어가 통했지?
크윽... 누가... 해독제를...
모두가 안일해. 마치 애들 장난을 보는 것 같다고!
이따위 데스 매치로 내 이름을 팔았단 거냐?
화가 날 지경이군.
군중
건방지다!
군중
놈을 죽여! 도전자는 없는 거냐!
뭐, 이 정도로 정신 차릴 거였다면 이런 꼴의 데스 매치가 열리지도 않았겠지.
그래, 역시 다시 시작해야겠어.
모두에게 전해.
물러터진 뒷골목을 바꾸기 위해 내가 돌아왔다고.



<퀘스트 완료>
살아남는다면 말이지.



진정한 각성 (4/4)


모험가, 너 괜찮은 거야?
거대한 폭발음이 일어나서 깜짝 놀랐다고.
앞으로 저 따위 데스 매치는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거다. 그리고 명왕의 이름을 부르짖는 녀석도 없겠지.



뒷골목에서 알베르트 번스타인과 대화하기
(해당 퀘스트는 뒷골목의 알베르트 번스타인을 통해 `에피소드 전용 마을`로 이동하여 수행 가능합니다.)



<퀘스트 완료>
그게 무슨 소리야? 데스 매치를 정리했다는 거야?
그래, 미친듯이 지루했거든. 네가 원하던 바가 아닌가?
물론 맞긴 하지만... 네가 말하니 그다지 좋은 상황으로 들리진 않는군. 앞으로 더욱 큰 일이 날 것만 같거든.
크큭... 글쎄, 그건 모를 일이지.

“크으... 비겁한...!”
덩치의 사내가 육중한 소리를 내며 쓰러졌다.
몸에는 수십 개의 바늘이 꽂혀 있었고 드문드문 둔탁한 것에 맞은 듯 패인 자국도 보였다.
무엇보다 중독된 피부는 도저히 쳐다보기 힘들 정도로 괴사하고 있어,
비위가 약한 자들은 헛구역질하며 군중 사이로 내빼기도 했다.
자연스레 시선은 덩치의 사내를 쓰러트린, 그의 건너편에 있는 애꾸눈 사내에게로 향했다.
자극적인 혈투를 보기 위해 모인 군중이었지만, 상상 이상의 잔혹함이 그들의 비위를 상하게 만든 듯했다.
비난의 눈초리가 애꾸눈 사내에게 바늘처럼 꽂혔다.
사내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무표정으로 일관했다.
“비겁?”
'사내가 입을 덩치의 귓가로 가져갔다.
“언제부터 ‘데스매치’에 비겁이라는 단어가 통했지?”
이미 거품을 물며 축 늘어진 덩치는 듣지 못했겠지만,
사실 이는 그를 지켜보고 있었던 모든 군중에게 한 말이나 다름없었다.
들어 올린 덩치를 다시 내던진 사내가 자신을 둘러싼 군중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모두가 안일해. 마치 애들 장난을 보는 것 같다고.”
대놓고 모멸을 들은 군중의 분노는 마침내 끓는 점에 도달했다.
“건방지다!”
“놈을 죽여!”
군중 사이에서 여럿이 제각각 무기를 들고 앞으로 나왔다.
그의 모욕적인 발언을 참을 수 없다는 그럴싸한 핑계로 나오긴 했지만
앞으로 나온 이들은 모두 하나같이 쓰러진 덩치에 돈을 걸었던 자들뿐이었다.
모욕에 대한 대응이라기보다 잃은 돈에 대한 화풀이에 가까웠다.
새로운 데스매치의 개막을 예상한 군중은 너 나 할 것 없이 또다시 돈을 걸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마저 예상했는지 사내는 여전히 무표정하게 그저 팔을 축 늘어트렸다.
수십 개의 쇠사슬이 거친 마찰음을 내며 흘러내렸다.
갑작스러운 쇠사슬 소리에 군중의 시선이 다시 사내에게로 향했다.
“모두에게 전해.”
무표정하던 사내의 얼굴에 그제야 감정이 드러났다.
섬뜩한 사내의 냉소를 목격한 주변이 모두 시간이 멈춘 듯 얼어붙었다.
“물러터진 뒷골목을 바꾸기 위해 내가 돌아왔다고.”
정적을 깨고 사내가 팔을 사납게 휘둘렀다.
쇠사슬은 그의 기분에 동조라도 하듯 주변의 건물들을 채찍처럼 후려쳤다.
종잇장을 가르듯 건물들은 손쉽게 붕괴했고, 건물의 잔해들은 오롯이 군중들에게 쏟아져 내렸다.
비명이 난무하는 참상. 아비규환이었다.
그리고 그 틈에서, 마침내 사내의 얼굴에 광기의 웃음이 피어났다.
사내는 손에 들린 폭탄을 던지며 중얼거렸다.
“살아남는다면 말이지.”
자욱한 먼지와 함께 폭발음이 뒷골목을 뒤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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