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각성

진정한 각성 (1/4)


자연의 넨을 다루면서 죽음으로부터 벗어났다. 벼랑 끝에서 깨달음을 얻어 새로운 경지에 올랐고, 그것으로 모든 것을 얻은 줄로 알았다.
그런 어리석음에 사로잡혀 겪게 된 패배는 쓰라리고, 아직 나아가야 할 길이 천리였음을 이제야 알겠노라.
허나 치기어렸던 시절이 여전히 나의 눈 앞을 가로막고 있으니, 그저 답답할 뿐이다.



헨돈마이어에서 풍진과 대화하기



<퀘스트 완료>
모험가님? 이전보다 넨이 더욱 안정되어 보입니다. 그간의 모험을 통해 엄청난 성취를 이루셨군요.



진정한 각성 (2/4)


하지만... 얼굴에 수심이 깊습니다. 분명 다음 경지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에 대한 고뇌시겠지요.
손에 잡힐 듯하지만, 도저히 손에 닿지 않는다. 눈에 닿을 듯하지만, 결코 볼 수 없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거지?
모험가님께서 닿고자 하는 경지는 저조차도 도달하지 못한 영역... 저로서는 감히 예측할 수 없겠지요.
허나... 수쥬의 선조들 중에선 모험가님과 같이 경지에 도달하려하신 분들이 수련하던 장소가 있었다고 합니다.
수련 끝에 경지에 도달했다는 기록은 찾아볼 수 없지만... 선조들께선 모두 후세에 경지에 오를 후배들을 돕고자 수련을 마친 후 자신의 넨을 공양하셨지요.
그러한 공양들이 모여 그곳의 넨은 온갖 만상을 담고 있습니다. 하여 우리는 그곳을 '만상의 숲'이라고 부릅니다.
평범한 넨마스터들에게는 그저 넨이 짙은 장소에 불과하지만... 선조들께서 그렇게 넨을 공양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겠지요.
그곳이라면... 어쩌면 모험가님의 깨달음에 도움을 줄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상의 숲에서 풍진과 대화하기
(해당 퀘스트는 헨돈마이어의 풍진을 통해 `에피소드 전용 마을`로 이동하여 수행 가능합니다.)



<퀘스트 완료>
이곳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지만, 모든 것이 피어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지요.



진정한 각성 (3/4)


부디 모험가님께서 모든 것을 얻고 오시길 바랍니다.



만상의 숲에서 새로운 경지에 올라서기
(해당 퀘스트는 헨돈마이어의 풍진을 통해 `에피소드 전용 마을`로 이동하여 수행 가능합니다.)



이렇게 황량한 곳에서 온갖 넨이 느껴질 수가 있다니...
광활하게 펼쳐진 들판의 푸른 넨과,
보잘 것 없이 미약한 풀 한 포기의 넨,
거대한 태산의 정수가 담긴 넨과,
한때 바위였으나 침식과 풍화를 거쳐 자그마해진 조약돌의 넨까지.
하하하! 이런 작은 미물들의 넨과 나의 넨이 다를 것 하나 없구나.
누구나 겪을 죽음에 사색이 되어 발버둥쳤다.
천운으로 목숨을 건졌을 때, 그때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고 생각하였다.
허나 아직 너무나 많은 것을 쥐고 있구나.
나를 가로막는 것은 치기어렸던 시절도,
스스로 깨달았다 착각했던 순간도 아니다.
오로지 현재의 나.
내가 내려놓질 못하는구나.
돌아가라, 자연의 넨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비로소 모든 것을 얻는 것이니...
그것이 순환이요, 조화로다.



<퀘스트 완료>
과연 이것이 내가 보고자 했던 자연경이더라.

이제야 흐린 점 하나 없이 선명하게 보이는구나. 이리도 아름다운 것을...



진정한 각성 (4/4)


모험가님, 초탈하셨군요.
선조들께서 남겨둔 넨들은 의미가 있으셨습니까?



만상의 숲에서 풍진과 대화하기
(해당 퀘스트는 헨돈마이어의 풍진을 통해 `에피소드 전용 마을`로 이동하여 수행 가능합니다.)



<퀘스트 완료>
엄청난 의미를 주었지.
그렇다면... 원하던 모든 것을 얻으셨습니까?
아니, 모든 것을 두고 왔다.
하하하! 모든 것을 두고 왔다라... 어쩌면 선조들께서 넨을 공양한 의미 또한 이런 이유였을지도 모르겠군요.

나무는 숲과 다르지 않고 돌은 바위와 다르지 않으니
작은 미물마저도 모두 거대한 넨을 품고 있더라.
무릇 힘을 자신하는 자가 가장 미약한 법이니
내가 미물이요, 미물이 나일지라.

어린 날 분노에 눈이 멀어 힘만을 추구하였으니
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누구나 겪을 죽음에 사색이 되어 살고자 발버둥 쳤으니
이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제 행동을 후회하며 숲과 들의 힘을 빌어 미약한 목숨을 보전하니
그때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생각하였다.

허나 갓 태어난 아기가 첫 숨을 서럽게 울며 시작하듯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난 이제야 가늘게 눈이 뜨이는 것이라.
뜬 눈 너머로 보았던 자연경(自然境)이 너무나 아름다워 그 광경을 다시 보고자 하니
눈에 새겨진 사나운 광휘가 이를 보지 못하게 하더라.

나에게 아직 사나운 광휘가 남아있어 내가 행하고자 하는 것을 행하지 못하니
어린 날 스스로의 생명을 깎아가며 얻어낸 힘도
미물의 목숨을 보전코자 했던 노력도
모두가 부질없어 그저 허탈한 웃음만이 입가에 맴도는구나.

한참을 웃고 난 후에야 선명하게 뜬 눈에는
사나운 광휘 대신 자애로운 금안(金眼)만이 남아 나를 바라보더라.
나 역시 가만히 금안을 들여다보고 있자니
과연 이것이 내가 보고자 했던 자연경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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