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각성

진정한 각성 (1/4)


(뭐가 챔피언이고, 뭐가 진정한 강함이란 말인가?)
(졌다는 것 자체가 나약하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인 것을...)
갈 길을 잃고 방황하던 발걸음이 우뚝 멈췄다.
그리고 이내 목표를 정한 듯, 한 방향을 향해 다시 걷기 시작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자. 그리고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을 곳. 지금의 이 깨달음을 갈무리할 장소가 필요해.)



헨돈마이어에서 풍진과 대화하기



<퀘스트 완료>
모험가님 아니십니까? 여기는 어떤 일로...



진정한 각성 (2/4)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수련을 할 곳이 필요하시다구요?
알겠습니다. 혼자 있으실 수 있게 도장을 비워드리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만... 잠시 준비할 시간을 주십시오.



수련의 방 앞에서 풍진과 대화하기
(해당 퀘스트는 헨돈마이어의 풍진을 통해 `에피소드 전용 마을`로 이동하여 수행 가능합니다.)



<퀘스트 완료>
아, 모험가님. 마침 준비가 끝난 참이었습니다.
풍진은 모험가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로써는 먼저 꺼내기 힘든 말이 무언가 있는 듯했다.
내게 할 말이라도 있어?
...모험가님께는 주제 넘은 이야기처럼 들리실 수도 있겠지만.
꽤 오랫동안 여러 격투가들의 지도를 해왔던 풍권류의 사범으로서 한 가지 조언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진정한 각성 (3/4)


그 날의 패배 이후 아무래도 고민이 많으신 것 같군요.
어쩌면 평생 넘기 힘든, 높은 벽을 마주치신 기분이겠지요. 저 또한 그런 쓰라린 경험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일 수록 초심으로 돌아와 정진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법입니다. 모험가님에게 지금 필요한 건 화려한 기술이나 새로운 힘이 아닌, 기존의 무기들을 돌아보며 극한까지 달고 닦을 인내심이니까요. 
...조언 고마워.



풍진의 도장에서 패배에서 얻은 깨달음을 갈무리하기
(해당 퀘스트는 헨돈마이어의 풍진을 통해 `에피소드 전용 마을`로 이동하여 수행 가능합니다.)



직선적인 경로만을 보이던 스트라이커의 주먹과 발이
서서히 기이한 각도를 그리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치 근육의 작동 원리나 물리 법칙을 조금씩 빗겨나가는 것 같은,
파괴적인 기술들의 연계.
(극한의 ‘머슬 시프트’...)
(이것이 모험가님이 도달한 깨달음인가? 각기 다른 별개의 초식들이 하나의 동작처럼 물 흐르듯 연결되고 있어.)
잠깐 쉬었다 하시지요.
쉬는 동안 모험가님께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해드리겠습니다.
워낙 유명한 이야기라, 제 입으로 기억을 들추는 것이 부끄럽긴 하지만...
제가 외교 사절로 갓 임명되어 수쥬 밖으로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일입니다.
어떤 이들은 여성의 몸에 맞춰진 격투술은 부드러움으로 강공을 제압한다고 하지만... 
그건 스틸 마리아에 걷어차여 보지 못한 자들의 말이죠.
이제야 평소 눈빛으로 돌아오셨군요. 제 얘기를 들으니 호승심이 생기셨나 봅니다?
저도 무력하게 바닥을 굴렀던 그 때와는 다릅니다. 젊은 치기는 가라앉았지만 넨가드는 그때보다 훨씬 단단해졌죠.
보여주지. 나도 지난번 패배 때와는 달라졌다는 걸!



<퀘스트 완료>
역시, 당신이 얻은 깨달음에서는 그 때 그 분의 모습이 보이는군요.

아니, 어쩌면...



진정한 각성 (4/4)


이미 모험가님이 배운 격투술의 원류를 뛰어넘으신 걸지도 모르겠군요.



헨돈마이어에서 풍진과 대화하기
(해당 퀘스트는 헨돈마이어의 풍진을 통해 `에피소드 전용 마을`로 이동하여 수행 가능합니다.)



<퀘스트 완료>
감탄에 젖은 풍진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빙긋 웃으며 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준 그녀는
바닥에 떨어진 글러브를 주워 챙기며 도장을 나서고 있었다.

팡, 팡!

경쾌하게 가죽을 두들기는 소리와 함께 또 하나의 샌드백이 줄 끊긴 연처럼 허공을 날았다.
화려한 기교도 효과적인 기술도 배제한 채, 지루할 정도로 이어지는 기본기의 향연.
그녀는 난생 처음 격투기를 배우는 사람처럼 정직하게 손과 발을 내지르고 있었다.
“잠깐 쉬었다 하시지요.”
열번이 넘게 새로 테이핑을 동여맨 주먹은, 어느새 배어나온 피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
수련의 방 한쪽에서 그녀를 바라보고 있던 풍진이 걱정스럽게 말했지만,
그녀는 괜찮다는 듯 풍진을 향해 한 손을 가볍게 들어보인 뒤 계속해서 샌드백을 두들겼다.
“워낙 유명한 이야기라, 제 입으로 기억을 들추는 것이 부끄럽긴 하지만...
제가 외교 사절로 갓 임명되어 수쥬 밖으로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일입니다.”
한동안 말없이 그녀의 훈련 모습을 바라보던 풍진이 입을 열었다.
그 목소리에 샌드백을 치던 스트라이커의 주먹이 조금 느려졌다.
“다들 알다시피 제가 전력으로 전개한 넨가드는 ‘그 분’의 로킥 한방에 박살이 나버렸습니다.
저는 처음으로 무력한 패배감을 맛보며, 차가운 바닥을 나뒹굴어야 했지요.”
그 때, 직선적인 경로만을 보이던 스트라이커의 주먹과 발이 서서히 기이한 각도를 그리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치 근육의 작동 원리나 물리 법칙을 조금씩 빗겨나가는 것 같은, 파괴적인 기술들의 연계.
극한의 ‘머슬 시프트(Muscle Shift)’였다.
“어떤 이들은 여성의 몸에 맞춰진 격투술은 부드러움으로 강공을 제압한다고 하지만... 그건 스틸 마리아에 걷어차여 보지 못한 자들의 말이죠.
그 날 이후, 저는 충분히 단련된 육체가 내는 힘 또한 시전자를 진정한 강함에 가까워지게 만드는 하나의 길이라는 깨달음을 뼛속 깊이 새겼습니다.”
갑작스럽게 그녀의 앞으로 뛰어든 풍진이 전력으로 넨가드를 전개했다.

팡!

과거가 재현되듯 풍진이 펼친 넨가드가 산산조각이 났지만, 이전처럼 풍진이 바닥을 나뒹구는 일은 없었다.
넨가드를 뚫어낸 그녀의 주먹은 풍진의 옷깃 바로 앞에서 멈춰있었다.
급격한 넨의 소진으로 인해 휘청이던 풍진은 이내 도장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역시, 당신이 얻은 깨달음에서는 그 때 그 분의 모습이 보이는군요.
아니, 어쩌면... 자신이 배운 격투술의 원류를 뛰어넘을 수 있는 경지를 보고 온 걸지도...”

감탄에 젖은 풍진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빙긋 웃으며 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준 그녀는 바닥에 떨어진 글러브를 주워 챙기며 수련의 방을 나서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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