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고고학자의 일기
요며칠 설산 이곳 저곳을 들쑤시고 다니는 외지인에 대해
반투족들 사이에서 이런 저런 말이 돌고 있었다.
힘을 겨뤄보자 달려드는 반투족을 피해 요리조리 도망치면서도
무슨 이유에선지 절대 산을 떠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도 산에 올랐다가 그 외지인을 보았다네. 설산의 추위를 얕본 건지, 펄럭이는 얇은 옷을 입고선 혼자 잘도 돌아다니더군. 산에 보물이라도 숨겨져 있는 줄 아는 건지, 뭔지.
그저 그런 좀도둑이라면 쫓아내면 그만이지만, 혹시나 다른 꿍꿍이를 가지고 있는 거라면… 아니, 그보다 누구한텐 말 못할 사연이라도 품고 있는 거라면…
자네가 한 번 가서 살펴주는 것은 어떤가? 반투족 전사들은 만나면 우선 주먹질부터 시작해서, 대화라는 게 제대로 되지 않았을 걸세. 같은 외지인인 자네가 나서 설득하면 말을 들을지도 모르지.
설산의 추위가 거세지고 있어 걱정일세. 부탁이네.
설산에 올라 차가운 심장의 아이에서 소문의 진상 파악하기
<퀘스트 완료>
계속 절 쫓아오셨던 게… 절 도와주시려고 하셨던 거군요. 감사해요.
아버지의 일기장
그런데 그쪽 정체가 뭐죠? 반투족처럼 보이진 않는데… 모험가? 당신이 그 유명한 모험가란 말이에요?
만나서 반가워요! 저는 고고학을 연구하는 이안이라고 해요. 설산에 온 이유요? 보물을 찾으러 올라 온 건 맞지만, 단순히 그것 때문만은 아니에요.
‘차가운 심장의 맥동이 하늘에 닿기를.’ 아버지께서 제게 남기신 이 글귀에 담긴 참뜻을 알아내는 게 제 진짜 목표거든요.
아버지께선 고고학 연구를 한다고 떠나신 뒤 연락 한 번 없으시다가, 어느 날 갑자기 그간 기록이 담긴 일기장을 제 앞으로 보내셨어요. 참 아버지다운 행동이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이상한 점이 있었어요. 아버지께선 사소한 메모 하나를 남겨도 글씨에 정성을 들이셨거든요. 그런데 여기, 일기 마지막 장에 남기신 글귀는 뭐랄까, 분명 아버지의 필체지만… 뭐랄까, 무언가에 아주 급히 쫓기는 듯한…
불길한 예감에 직접 움직일 수밖에 없었어요. 글귀 속 ‘차가운 심장’이 보물 얼음 심장을 가리킨다는 건 고고학자라면 누구나 눈치챌 수 있죠. 그렇게 얼음 심장을 찾아 여기까지 오게 된 거예요.
감사해요. 모험가님 덕분에 ‘얼음 심장’을 찾을 수 있었어요. 이제 산 정상에 오르는 일만 남았네요. 얼음 심장의 박동이 하늘에 닿게 하려면, 산 꼭대기에 올라야 하잖아요?
리쿠의 천정을 통해 설산 정상에 오르기
모험가, 자네가 이곳에는 어쩐 일인가? 대체 어떻게 들어 온 건가? 문을 여는 방법에 대해선 아는 자가 많지 않은데…
저건… ‘산의 눈물’? 분명해요. 아버지께선 아마…
이건 반투족의 보물일세. 아무리 모험가 자네라도 함부로 가져가게 할 수 없지.
<퀘스트 완료>
유혹의 피리
…그렇군. 라이엘은 내 친우라네. 설산으로 찾아와 탐험을 하겠다는 걸 돕기 시작하면서 친해졌지. 이 '산의 눈물'도 그가 떠날 때 맡긴 보물이라네. 자신을 찾는 사람이 오면 넘겨주라고 했었지.
하지만 그의 자손이 직접 찾아올 줄은 생각도 못했군. 다짜고짜 공격을 해서 미안하네.
아버지는… 아버지는 어디로 가셨죠?
그건 내가 물어보고 싶군. 어느 날 갑자기 쪽지 한 장만 남겨두고 말도 없이 사라졌네. ‘품은 의혹이 절망으로 나를 유혹할 지라도.’라는 내용이었지.
또 수수께끼같은 글귀예요. 아버지께선 도대체 뭘 말하고 싶으셨던 걸까요?
‘품은 의혹이 절망으로 나를 유혹할 지라도.’ 모험가님, 뭐 생각나는 거 없으세요?
절망이라 이름할 수 있는 많은 순간들이 머릿속을 스쳐 갔지만,
그 순간 떠오른 것은 공국의 마을, 노스마이어였다.
한때는 상업으로 번창했지만,
전염병이 퍼지자 한 달도 안 돼 주민들이 몰살 당한 절망의 마을.
살아남은 사람들의 마음에 피어나는 의혹들,
그 틈을 파고 드는 유혹의 피리 소리가 어딘가에서 다시 들려오는 듯 했다.
잠깐, 노스마이어라고요? 하멜른? 아버지의 일기장에 그 마을에 대해 적혀 있는 걸 읽은 적 있어요. 잠시만요. 그래, 여기예요!
‘어느 날부터 피리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고, 그 다음에는 반드시 불길한 일들이 일어났다. 그 유혹의 소리가 들려오는 곳엔 내가 있었다.’
'유혹의 피리'라 불리는 보물에 대한 내용이에요. 아버지께서도 노스마이어에 가셨었나봐요. 모험가님, 그곳까지 안내해주시겠어요? 부탁이에요.
유혹의 마을 하멜른에서 이안을 도와 보물 찾아보기
<퀘스트 완료>
쓰러졌군요. 저 자가 가지고 있던 저 피리가 바로 유혹의…
천사의 미소
아버지도 이걸 얻기 위해서 저와 같은 위험을 무릅쓰셨겠죠? 강한 분이라는 건 알지만, 걱정이 되네요. 만약…
아니, 약한 소리는 하지 않겠어요. 모험가님께서 여기까지 도와주셨는데, 이제 와서 주저앉을 수는 없죠. 여기, 피리의 옆 부분을 자세히 보세요.
‘기다림 끝에 마주하리라. 가면 뒤의 미소를.’
분명 다음 보물에 대한 힌트일 거예요. 가면 뒤의 미소라면 짚이는 게 있어요. 천사의 미소라 불리는 가면이 있거든요.
예전에 카르텔 조직원 중 한 명이 천사의 미소를 손에 넣어 당당히 쓰고 다닌다는 소문을 들었지만, 감히 카르텔에 쳐들어가 물건을 훔칠 용기는 없었어요. 그때의 전 연구보다 제 목숨을 소중히 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지금 저에겐 그 가면이 필요해요. 모험가님, 조금만 더 제게 힘을 빌려주실 수 있나요?
이안과 함께 결전의 도시 아르덴에서 가면을 쓴 카르텔 조직원 찾기
<퀘스트 완료>
이게 바로 천사의 미소… 역시 여기에도 적혀 있어요. ‘약속의 장소에서 빛내리라. 미소의 주인이 건넨 금잔을.'
약속의 장소라… 아버지는 그곳에 계신 걸까요? 대체 무엇을 발견하셨길래 이렇게 비밀스럽게 절 인도하시는 걸까요? 머리 속에서 답이 둥둥 떠다니는데 잡히지 않는 기분이에요.
천사의 황금잔
모험가님, 오셨군요! 찾았어요! 이게 바로 천사의 황금잔이에요! 이제 드디어 약속의 장소를 찾을 수 있겠어요!
잠깐. 그건 내가 가져가겠어.
몰래 따라온 보람이 있군.
이건 안돼요! 이건 제 아버지께서 제게 남긴 소중한 물건이라고요!
그건 아가씨 사정이고, 내 사정은 조금 달라서.
<퀘스트 완료>
무서운 사람이었어요. 여기까지 몰래 쫓아올 줄이야.
어쨌든 원하는 물건을 모두 찾았어요. 이제 얼른 이 천사의 황금잔에 물을 채워봐요!
잔에서 나온 빛이 하늘을 향해서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있어요. 여기, 붉은 마녀의 숲에 약속의 장소가 있다는 증거예요. 하지만 여기서부턴 어디로 가야 할지… 일단 앞으로 나아가 볼까요?
후우… 위험했어요. 황금잔의 영령, 아브락스였어요. 일기에서 본 기억이 나요.
'산의 눈물은 잔에 담겨 길을 열고, 보물의 진짜 주인을 부른다.' 여기서 보물은 우리가 여태까지 모은 보물들이고, 진짜 주인은 아브락스를 뜻하는 걸 거예요
이제 정말로 마지막이에요. 이 마법진은 분명 약속의 장소로 이어져 있을 거예요.
<퀘스트 완료>
…저건?
아버지의 모자예요. 그렇다면 여기가 약속의 장소. 드디어 만났어요. 그렇게 찾아헤맸는데…
이런 모습으로… 이런 곳에… 흐흑… 아빠…
아버지께선 이 나무를 발견하고 지키기로 마음 먹었던 걸까요? 하아… 정말 모르겠어요. 정말…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모험가님, 그동안 도와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아버지를 찾았으니 더 이상 모험가님께 신세를 질 순 없네요.
저는 조금 더 있다가 갈테니, 먼저 돌아가세요. 제 걱정은 하지 마세요. 그저 잠시… 아버지의 곁에 있고 싶을 뿐이에요.
<퀘스트 완료>
안녕하세요. 모험가님. 고고학자 이안이에요. 잘 지내고 계신가요? 저는 잘 지내고 있답니다.
저는 아버지의 유해와 유품을 가지고 무사히 귀환했어요. 아버지가 남긴 유품들을 하나하나 정리하고 연구하면서 지금까지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답니다.
기쁜 소식이 있어요. 이번에 고고학 협회를 설립하고, 아버지의 연구를 토대로 이 세계의 유적들을 탐험하고 조사하는 일을 하게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임시이긴 하지만 회장자리를 맡게 되었어요. 설립부터 규칙, 자금, 연구 계획까지 모두 하나하나 하려니 정말 정신이 없어요.
그래도 아버지의 유언을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해 보려고 해요.
모험가님에게는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평생 다 갚지 못할 빚을 진 기분이에요. 언젠가는 반드시 모험가님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어서 보답하겠습니다.
참, 편지와 함께 '산의 눈물'을 보내요. 설산에서 처음 만난 낯선 고고학자에게 선뜻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준 분께 드리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그럼,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고 있을게요.
- 당신의 친구, 이안
설산을 들쑤시고 다니는 외지인에 대한 소문을 듣고 조사에 나선 모험가. 그 외지인은 고고학자 이안이라는 자였는데, 그는 아버지가 남긴 일기와 기록의 흔적을 따라 보물을 찾고 있다고 한다. 그를 도와 단서를 쫓다 보니 마계까지 다다르게 되고, 전설의 나무, 우요를 발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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