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 너!
그래, 모험가. 너 말이야.
너한테 부탁할게 있어서 찾고 있었어. 기가 막힌 타이밍으로 이렇게 만나는구나!
혹시 말이야, 요새 몬스터들이 천계에서 생산된 사탕을 가지고 있다는 소문 들어본 적 있어? 아니면 벌써 발견했다거나….
얼마 전부터 몬스터들이 황도군 사탕을 갖고 있더라고. 나도 포장지만 봤어. 어쩌다가 아라드까지 흘러들어온 걸까?
실은 그게 황도군의 보급품으로 제공되는 사탕이거든. 보급품을 운송하던 해상열차에 사고가 생겨서 사탕이 미들오션을 뚫고 아라드에 떨어진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
아무튼, 혹시 그 사탕을 발견하면 나한테 몇 개만 가져다줄래?
(키리는 사탕을 좋아하는 걸까…?)
어? 왜 그런 눈으로 보는 거야? 사탕이 뭐 어때서…! 그리고 황도군 사탕은 그저 달달하기만 한 게 아니라고.
어떤 재료를 사용한건지 모르겠지만, 먹으면 힘이 넘치는 희한한 사탕이야. 물론 맛도 굉장하고. 황도군의 건빵이나 콜라와는 그 결이 다르다고나 할까….
웨스피스에 있을 때, 얻어먹어 본 적이 있는데 진짜 깜짝 놀란만 한 사탕이었어. 천계 기술력의 결정체가 아닐까 싶다고.
포장지를 봤더니 간만에 좀 먹어보고 싶어.
음~. 역시. 여전히 훌륭한 사탕이야. 황국군의 기술력은 정말 대단해.
근데 이렇게 대단한 황도군이 어쩌다 그 허접한 카르텔 놈들한테 털린 걸까…. 항상 의문이란 말이지.
게다가 그 유명한 황녀의 정원을 뚫고 황녀를 납치했다니, 정말 믿기지 않는 이야기야.
황녀의 정원. 대단하고 유명하고 살벌한 그런 조직이지. 어릴 때부터 남다른 재능을 보이는 아이들을 모아서 교육하고, 그중 잘 하는 아이들만 살아남는 초 엘리트 그룹이지.
게다가 그런 초 엘리트들을 데리고 지옥 같은 강도로 훈련을 돌린대. 전투와 전략 모든 것을 완벽에 가깝게 만들어놓은 천계 최강의 부대라 이거지.
근데, 그 초초초엘리트들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털려버렸으니… 카르텔 녀석들이 무슨 수작을 부린 건지 정말 궁금하단 말이지.
어떻게 그렇게 자세히 아냐고? 뭐 나도 주워들은거라…. 어쩌다 만난 황도군 출신 녀석이 얘기해 주더라고. '황녀의 정원'과는 절대 싸우지 말라고.
그나저나 황녀의 정원 녀석들…. 그냥 당하고만 있지는 않을 텐데 말이지. 다들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는 걸까?
키리가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모험가가 키리에게 다가간다.
앗, 모험가구나.
가끔 하늘을 보곤 해. 저게 하늘이 아니라 바다라고 하는게 가끔 실감이 안나거든. 저 위에 고향이 있다는게 잘 믿어지지도 않고.
게다가 추억의 사탕을 먹었더니 아라드에 왔을 때보다 더 예전의 생각이 나네.
천계에 남겨두고 온 친구들 생각도 나고, 복수하지 못했던 카르텔 놈들 생각도 나고 말야.
잊고 살던 스승님 생각도 나고 말야.
스승님? 음~. 그냥…스승님이야. 그러고보니 난 그 영감 이름도 모르네. 그냥 고집 쎈 영감님이야. 대신 총을 정말 잘 쏘긴 했지….
뭐 어디가서 객사 할 실력은 아니니까, 어디서든 바람처럼 살고 있겠지~.
키리는 황도군 사탕을 하나 까 먹으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화창한 헨돈마이어의 날씨와 어울리지 않게, 건조한 바람이 불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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