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성 - 디어사이드 1
(고작 이 정도의 힘으로 만족할 순 없어.)
만족스럽지 못한 표정이군? 욕심이 가득해. 더 강력한 적에게 패배할까 겁나는 건가?
(다이무스... 한때는 긍지가 높은 녀석이었는데, 패배의 쓰라린 추억만 가진 채 승패에만 연연하게 되었군.)
(뭐, 마인에게 오염된 탓도 있겠지만... 생전에는 중요했을 가치였을 텐데 말이야.)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아무것도 아니야. 시끄러우니까 말 걸지 마.
지금처럼 계속 피를 뒤집어쓰는 길을 가겠다면, 너에게 빌려준 힘을 한층 더 개방해 주겠다.
...무슨 말이야?
금방 죽을 줄 알고 프놈에 넣을 혼이 하나 더 늘어날 거라 생각했는데, 내 예상이 조금 빗나갔다.
너에게 더욱 강한 힘을 주지. 그것도 꽤 재밌을 것 같거든.
아니, 그걸 물은 게 아니야.
내가 무슨 말이냐고 한 건, 지금까지 네 힘을 모두 쓰지 않았던 거냐고 추궁한 거였어. 비루한 힘 덩어리인 주제에... 감히 날 시험해?
비루한 힘? 건방진...
검에 깃든 마인들이 다이무스의 감정에 동조해 위협적으로 우르릉 거리는 소리를 냈다.
시험이라. 그게 틀린 말은 아니지. 그래서, 내 힘을 원하지 않나?
(...건방지긴.)
표정이 볼만하군. 자, 그럼 내 힘을 마음껏 개방할 수 있는 곳으로 안내해라.
(시험을 할 수 있는 넓은 장소라... 아간조. 그 자라면 알고 있을 것 같은데?)
달빛주점에서 아간조와 대화하기
<퀘스트 완료>
오랜만이군. 모험가. 시란과의 일은 잘 마무리됐나?
각성 - 디어사이드 2
힘을 개방하기 위한 장소? 자네가 말하는 힘이... 그 마검의 힘을 말하는 건가?
......
이렇게 따로 장소를 물색할 정도면 무엇을 하려는지 분명하군.
알겠네. 적당한 장소를 알고 있으니 따라오게.
망자의 협곡에서 아간조와 대화하기
(해당 퀘스트는 달빛주점의 아간조를 통해 `에피소드 전용 마을`로 이동하여 수행 가능합니다.)
각성 - 디어사이드 3
우선 네가 무엇을 이뤘는지 분명히 보고 싶군.
단순히 나의 힘을 빌려 프놈과 켈쿠스를 이용하는 거라면, 고작 먹잇감에게 내 힘을 개방 시킬 이유가 없지 않나.
나도 망자의 수다나 들으려고 여기까지 온 게 아닌데 말이야.
그 잘난 힘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전력을 다해. 다이무스.
네가 놀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 오늘부터 더 혹독하게 굴려주겠어. 난 타인에게 유독 엄격하거든.
하, 웃기는 소리!
네 가치가 이 정도다. 건방지긴. 고작 인간 주제에...
'고작 인간 주제에'로 시작하는 말을 꺼낸 놈은 언제나 인간에게 최후를 맞이하지.
그런 약해 빠진 것들과 똑같은...
그만 닥치고 내 말이나 들어. 내가 금방 죽을 줄 알고 쓰지 않았다는 힘. 그건 얼마나 강력하지?
(검에 있는 마인들이 동요하는군. 시끄러워. 한번 베어줘야 조용해지려나?)
...얼마나 강력한가.
그건 뛰어난 자가 휘두른다면 아마도...
신에게 닿을 수 있는 정도가 되겠지.
신에게 닿을 수 있는 정도...
어때? 어서 넘치는 힘을 가지고 싶지 않나?
...후우...
부족해. 너의 역량도 그 배포도 모래알보다 작아.
뭐라고?
신에게 닿는 정도? 적어도 '신을 쓰러뜨릴 정도'는 돼야 하지 않겠어?
네 놈은... 너의 힘이, 아니 나의 힘이 신을 쓰러뜨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그 정도는 돼야 날 만족 시킬 수 있을 테니까. 그래야만 해.
크흐흐흣... 건방지고, 또 오만하구나. 크흐흐...
(대답이 마음에 든 모양인데?)
망자의 수다는 여기까지. 신을 죽이겠다는 각오도 없으면 이만 성불이나 하는 게 어때?
좋다. 네놈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봐주마.
(이건... 뭐지? 녀석이 말한 대로 정말 시험대인가?)
이제 감당하는 건 네 몫이다.
날 너무 얕봤어. 다이무스. 전력을 다 하라고.
.......
역시 그저 오만이었나.
(육체를 잃고 탐욕에 물든 혼만 남았다고 해도 이 정도의 힘이라는 건가?)
(지금 내 힘은, 다이무스로 말미암아 생겨난 힘일 뿐... 나의 힘이라 할 수 없나.)
(하지만 선택한 자와 선택받은 자의 위치가 항상 동등하란 법은 없지.)
기고만장했던 것과 다르게 시시하군.
(그래, 너와의 계약이 나에게 큰 힘이 된 건 인정하지. 하지만, 언젠가 네 모든 힘을 발아래 두고 웃어주마.)
오히려 내가 실망인걸. 고작 이런 힘으로 신에게 닿느니 마느니 지껄이다니. 난 말만 많은 동행자는 사양이야.
이 정도의 힘을 원하는 게 아니야. 네놈의 진짜 힘을 내놓는다면... 내가 신을 죽여 보이겠어.
좋다. 네놈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봐주마... 이 힘을 갖고도 신을 죽이지 못한다면, 네놈을 가장 먼저 죽여주지.
감당할 수 있다면 말이야.
감당...
해주지.
크하하핫! 이거 기대되는군!
좋아. 내가 신을 어떻게 죽이는지, 똑똑히 지켜봐.
<퀘스트 완료>
그때까지 날 실망시키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다이무스.
그래. 지금 이 순간만큼은 인정해 주지.
각성 - 디어사이드 4
---------------------------------{구버전}---------------------------------
달빛주점 밖으로 나가기
<퀘스트 완료>
---------------------------------{개편}---------------------------------
달빛주점에 있는 아간조와 대화하기
<퀘스트 완료>
후우, 몇 번을 가도 도저히 익숙해지지 않는 곳이야. 자네는 그곳에 익숙해지지 않도록 조심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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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과 육은 이어진 법. 생전에 아무리 뛰어났다고 하더라도 육을 잃은 혼은 변질되고 만다.
다이무스는 카시야스에게 패배한 후 오랜 기간을 떠돌아다녔다. 그러면서 혼은 프놈에 집약시킨 마인처럼 더러워졌다.
생전에는 승패를 떠나 카시야스와 싸운 것을 영광으로 여기던 긍지 높은 녀석이었으나,
지금은 패배의 쓰라린 추억만 가진 채 복수를 원하는 탐욕귀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마인에게 오염된 탓도 있겠지만...
하여간 생전에 몹시 중요하게 여겼을 가치를 스스로 버리는 꼴을 보며 난 인생무상이라는 네 글자를 떠올리고는 했다.
그러던 녀석이 무슨 변덕이 든 것일까? 느닷없이 나에게 제안을 해왔다.
[지금처럼 계속 피를 뒤집어쓰는 길을 걷겠다면... 나의 힘을 한층 더 개방해 주겠다...]
"무슨 말이지?"
[금방 죽을 줄 알고 프놈에 넣을 혼이 하나 더 늘어날 거라고만 생각했지... 하지만 내 예상이 조금 빗나갔다... 재미있을 것 같으니 널 더욱 강하게 해주겠다...]
낮게 울리는 목소리는 다른 놈이 들었다면 으스스하다고 생각했겠지.
하지만 나는 코웃음조차 나오지 않았다.
: "아니, 내가 무슨 말이냐고 한 건 지금까지 네 힘을 모두 쓰지 않았던 거냐고 추궁한 거였어. 감히 날 시험해? 비루한 에너지 주제에 게으름을 피울 여유가 있는지 몰랐군."
검에 깃든 마인들이 다이무스에 동조해 위협적으로 우르릉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죽어서도 시끄러운 놈들. 약할수록 시끄럽다더니 정말 그런 것 같다.
"그 잘난 힘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전력을 다해, 다이무스. 난 유독 타인에게 엄격하지. 네가 놀고 있었다는 걸 알았으니 오늘부터 혹독하게 굴려주겠어."
[웃기는군... 고작 인간 주제에...]
"자고로 '고작 인간 주제에'로 시작하는 말을 꺼낸 놈은 언제나 망하곤 하지. 닥치고 내 말이나 들어. 내가 금방 죽을 줄 알고 쓰지 않았다는 네 힘, 그건 얼마나 강력한 힘이지?"
마인들이 내는 소음이 더 시끄러워졌다. 한번 베어줘야 조용해지려나.
검을 휘두를까 말까 하는 고민에 잠기고 있는데, 뜸을 들이던 다이무스가 대답을 했다.
[뛰어난 자가 휘두른다면 신에게 닿을 수 있겠지...]
난 한숨을 쉬었다.
"부족하군. 역량도 배포도 모래알보다 작아. 신에게 닿는 수준이라고? 적어도 '신을 쓰러뜨릴 정도'라고 말해야 하는 거 아냐?"
다이무스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난 이 녀석이 '건방진' 내게 화가 났다는 것과 동시에 내 대답을 만족스러워 하여 갈등을 하는 중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요컨대 화를 내며 날 죽이려 들지, 혹은 만족스러우니 살려주겠다고 말할지 결정이 나지 않은 상황인 거다.
이게 일반적인 대화였다면 '망설였다'고 말할 정도로 긴 시간은 아니겠지만 머리에 직접 와닿는 대화에 익숙해진 나에게는 녀석의 망설임을 충분히 알아챌 수 있을 정도였다.
주제도 모르는 녀석. 제까짓 게 날 죽일지 살릴지 고민을 해?
다람쥐가 겨울잠 준비하며 도토리를 숨겨놓듯, 주인에게 제 무기를 숨겨놓은 한심한 도구를 어디까지 봐줘야 하는 걸까?
화가 치솟았지만 꾸욱 눌러 참았다. 어차피 곧 그 잘난 '숨겨놓은 힘'의 실체가 드러날 거다. 그때 가서 평가해줘도 늦지는 않겠지.
"망자의 수다는 여기까지 듣겠어. 신을 죽이겠다는 각오도 없으면 이만 성불하러 떠나는 게 어때? 말만 많은 동행자는 질색이고, 약해빠진 놈은 혐오스러우니까. 나를 따라오지 못할 거면 이만 꺼지라고."
[멍청하고 건방지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군... 좋다. 네놈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봐주마... 내가 전력으로 힘을 빌려주었는데도 신을 죽이지 못한다면 네놈을 가장 먼저 죽이겠다...]
멀리서 흙먼지가 피어오르는 게 보인다. 꽤나 많은 적이 몰려오고 있는 것 같다.
엉덩이를 털고 일어나 검을 들어 올렸다. 수없이 많은 적을 베어 넘긴 이 검에는 그들의 원한만큼이나 진득한 저주가 녹아있다.
언젠가는 이 저주가 나를 죽이겠지만 아직은 아니다. 싸움 중에도, 쉬고 있을 때도 항상 등에 칼날이 들이대져 있는 기분이다.
이 정도의 긴장감이 없으면 인생은 너무 지루하겠지.
"좋아. 그럼 누가 입만 산 건방진 놈인지 확인하러 신을 죽이러 가야겠군. 신이 정말로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똑똑한 놈 말대로 '과정도 즐기도록' 해보지. 실망시키면 당장 수도원에 꽂아놓고 성불시킬 테니까 최선을 다해보라고, 다이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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