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카시야스의 고향, 에컨.
넓은 사막과 일부의 초원지대로 이루어진 이곳은 옛날부터 싸움이 끊이지 않았다.
처음에는 비옥한 토지를 더 많이 갖기 위해 시작한 싸움이었으나, 어느새 싸움의 목적은 싸움 그 자체가 되었다.
그들은 성 위에 있던 아름다운 장식물을 뜯어내어 창과 검으로 바꾸었고, 한때 기적적으로 발전하였던 문화는 다시 쇠퇴하였다.
그리고 역사 속에 묻혀졌다.
그러나 에컨의 주민 누구도 사라져 가는 유산을 아쉬워하지 않는다.
계속되는 전쟁이 그들을 매료시키기 때문이다.
적군
보스 : 귀왕 드라잔
'적의 투기를 먹는 귀면족에게 있어 싸움은 필수적인 요소다.
그들은 살기 위해 싸우며, 싸움 자체에 매료된다.
이제는 살기 위해 싸우는 것인지, 싸우기 위해 사는 것인지 구분 가지 않는다.
물론 그중에서도 실력의 격차가 있어, 가장 뛰어난 자가 왕의 자리에 스스로 오르기도 한다.
왕의 자질은 나라를 번성케 했는가로 판단하지 않는다.
귀면족에게 있어 더 크고 치열한 싸움을 일으켰는가가 좋은 왕의 자질이다.
귀왕 드라잔은 뛰어난 왕으로 꼽힌다.
싸우고, 도륙하며, 적의 피와 함께 투기를 끝없이 마셔대는 그의 모습은 같은 귀면족이 보아도 공포를 느낄 정도다.
셀 수 없이 많은 적을 홀로 상대한 육체는 존재만으로도 위협적이다.
더구나, 그가 전장의 등장한 것만으로도 적과 아군은 자신의 투기를 그에게 빼앗기는 것을 느낀다.
투기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싸움은 한층 치열해지고, 드라잔은 더 많은 투기를 흡수하여 더욱 강해진다.
이내 전장은 병사가 아니라 투귀로 가득차게 되니, 귀왕(鬼王)의 이름이 그보다 잘 어울리는 자는 없을 것이다.'
녹군
보스 : 자비로운 사샤
'에컨의 귀족 가문 포르의 후계자로 태어난 사샤는 작은 미물마저 사랑하는 넓은 마음씨를 가져, 자신의 저택에 수만 마리의 쥐를 키우고 있다.
쥐들은 사샤의 명령에 절대 복종하며 자기들끼리 잡아 먹을지언정 결코 사샤의 몸에 상처를 내는 일이 없다.
귀족가에서 태어난 자 답게 사샤는 언제나 자신보다 못한 이들에게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의 생각은 전장에서도 변함이 없어, 많은 이들이 그에게 감탄을 보내곤 한다.
쓰러진 적이 부끄러워 할 것을 배려하여 그 육체를 쥐떼에 넘겨 '완벽하게' 숨겨주는 것을 자비의 한 종류라고 이해한 다음의 일이지만.'
귀면족은 타고난 전사들이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강인한 자들이 있다.
수많은 귀면족이 그들에게 도전했고 죽음을 맞이했다.
이제는 귀면족조차 경외하며 더는 접근하지 않는 이곳에서 강인한 자들이 새로운 도전자를 기다린다.
보스 : 지진의 시니
시니는 신성한 고대 사원을 지키는 수문장이었다.
에컨 전체에 퍼진 전쟁의 광기를 알고 있기에 사원을 향해 오는 적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았다.
전투, 또 전투. 싸우기 위해 시니에게 달려드는 수많은 무리. 얼마나 오랫동안 싸움을 해왔을까.
전투 속에서 얻는 희열이 시니를 서서히 매료시켰고, 결국에는 그들처럼 시니도 싸움 그 자체가 목적이 되었다.
본분을 잊고 전투에 몰입한 시니는 마지막 무기가 부러지자, 자신이 지키던 사원의 기둥을 뽑아 적을 공격했다.
사원은 무너졌지만 시니는 기뻤다. 또 한 번의 전투를 치렀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무너진 사원을 찾아오는 이들이 없었기에.
그래서 그는 더는 찾아오는 이가 없는 사원을 떠났다. 더 많은 전투를 위해. 더 많은 투기를 위해.
네임드 : 광인 카리쟌
광인(狂人). 이만큼 카리쟌을 잘 설명하는 단어는 없을 것이다.
그는 캭캭거리며 웃으며,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중얼댄다. 때때로 떼를 쓰는 모습은 어린아이같이 천진해 보일 때도 있다.
그러나 카리쟌이 그저 천진하기만 했다면 광인이라 불리지 않았을 것이다.
웃으며 몸에 박힌 화살들을 뽑고, 앞뒤 없는 말을 내뱉으며 몽둥이를 휘두르며, 떼를 쓰며 몽둥이를 내리치는 모습은 그야말로 흉신(凶神).
에컨 어디에서건 그를 보게 된다면 멀리하는게 좋다. 그는 아주 사소한 이유에도, 아니, 이유가 없더라도 언제든지 '천진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네임드 : 고독한 샤라크
샤라크는 고독하다.
샤라크는 일찌기 전장에서 적수를 찾을 수 없을 정도의 강자였다.
샤라크의 명성을 듣고 도전하기 위해 에컨 각지의 강자들이 불나방처럼 날아들었지만, 상대가 되지 못했다.
몰려드는 도전자들을 쓰러뜨리는 나날 끝에 샤라크가 느낀 감정은 고독이었다.
이제 에컨의 그 누구도 자신이 만족할 만한 싸움을 선사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참을 수 없는 외로움이 밀려왔다.
약해빠진 도전자를 위해 모래 족쇄도 차보고 한쪽 팔만으로 싸워도 봤지만, 그 누구도 샤라크를 이길 수 없었다.
그래서 샤라크는 고독함을 느낀다.
오늘도 샤라크는 자신에게 멋진 전투를 안겨줄 상대를 외롭게 기다리고 있다.
네임드 : 무자비한 오샤
품위 있고 자비로운 전사, 사샤. 그의 동생인 오샤는 항상 완벽한 형과 비교당해 왔다.
형을 이기기 위해 그는 지저분하고 작은 전투에도 기꺼이 몸을 던졌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승리하며 단련했다.
겉모습은 비록 상처와 먼지투성이였으나 전투에 관한 자존심과 열정은 형 못지않았다.
그러나 쉴 틈 없는 혈투의 나날 속에서 오샤는 점점 잔혹해졌다.
다쳐서 싸울 수 없는 자는 아군이라도 예외 없이 죽였고, 죽음 앞에 선 이들이 괴로워하는 모습에 즐거워했다.
무자비한 오샤.
형을 뛰어넘기 위해 전장으로 향했던 그는 이제 잔인한 즐거움만을 위해 더욱 강한 상대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네임드 : 뿔 수집가 야카
야카는 강자의 뿔을 수집하는 특이한 취미가 있다.
오랫동안 그녀는 수많은 에컨의 강자들을 쓰러뜨리고 뿔을 수집해 왔다. 수집된 뿔은 그녀의 목걸이 장식이나 무기가 되었다.
어째서 뿔에 집착하는지 스스로 말한 적은 없다. 그러나 그녀를 오랫동안 보아온 몇몇 귀면족은 그 까닭을 짐작하고 있다.
어린 야카가 전장에서 만난 한 강자. 도저히 이길 수 없었던 적에 의해 부러진 그녀의 양쪽 뿔. 그 후로 야카는 뿔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뿔 없는 공허함은 영원히 채워지지 않지만, 그녀는 오늘도 강자의 뿔을 모으기 위해 황야를 헤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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