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된 흉몽] 깨어나는 악몽
아, 왔군! 바로 설명을 시작하지. 새로운 변인이 나타났다고 했지.
자네의 흐릿한 기억이 바로 변인일세. 그리고 우리는 흐릿함을 관측함으로써 실체화시킬 생각이고.
그렇게 실체화된 뚜렷한 기억을 매개로 통제 변수를 줄이고, 더욱 깊은 꿈 속까지 통제해낼 생각이네.
이해하지 못했다는 표정이군! 하하하! 괜찮아, 괜찮아! 다 설명해주지. 자네도 꿈을 꿔본 적이 있겠지?
꿈 속에 등장하는 요소들이 이상했음에도 그것을 이상하다고 느끼지 못할 때가 있지 않나?
깨어나서 되짚어보면 도무지 말이 되지 않는 뒤틀리고 왜곡된 이야기인데도 말이야.
그리고 비로소 꿈에서 깨어나야만, 무언가 이상했다는 것을 인지했겠지.
아무리 중요한 기억이라도 꿈 속에선 흐릿해지기 마련이고, 때론 그 흐릿함 자체가 형용할 수 없는 악몽이 되곤 하지. 무슨 뜻인지 알겠나?
그 흐릿함은 비로소 관측해야만 뚜렷함을 갖게 되네. 그것이 비록 현실과는 다르더라도 말이야.
실체화된 흐릿함. 하하하! 모순된 명제야! 하지만 그 역설을 우린 마주할 예정이라고!
이건 곧 자네의 기억이지만 본래의 기억과는 다른 것들이 자넬 기다리고 있다는 뜻이지!
흥미로운 점은, 자네는 그게 다른지조차 모른다는 거야! 재미있지 않나?
뭐하고 있어? 어서 들어가! 자네도 이 실험에 발을 담근 이상 책임은 져야지!
기억하게! 이건 자네의 기억일 뿐이라는 걸. 자네는 그저 악몽을 꾸러 가는 것일세!
현실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테니, 너무 생생하더라도 겁먹지 말란 뜻이지!
뭐, 조율기가 터지면 어쩔 수 없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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