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각성 (1/4)
<퀘스트 완료>
네? 바람이라면 모험가님이 저보다 훨씬 많은 것을 알고 계실 것 같습니다만...
이렇게 저에게까지 찾아오신걸 보니, 새로운 성취의 앞을 막고 있는 벽이 무척 답답하셨던 모양이군요.
진정한 각성 (2/4)
언젠가 한 번쯤 들어보셨겠지만, 마계에는 항상 국지풍이 불어온다는 '폭풍의 언덕'이 있습니다. 저도 그곳에서 태어나고 자랐지요.
나도 그 근처 출신이야.
아! 그렇군요. 그렇다면 모험가님도 잘 알고 계시겠군요.
그 언덕에 서면 일반 사람들은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의 바람이 불어오지만, 스위프트 마스터들은 바람을 느끼기 위해 일부러 그곳에 찾아가곤 합니다.
그리고 경지에 이른 스위프트 마스터는 그곳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원천이 되는 '근원의 바람'을 느낄 수 있다고 하지요.
('근원의 바람'이라... 그러고 보니 소문으로만 들었을 뿐, 폭풍의 언덕에 직접 가본 적은 없었는데.)
날 그곳으로 데려가 줄 수 있어?
그곳의 스위프트 마스터들은 폐쇄적이어서 외부인이 접근하는 걸 크게 경계합니다만... 괜찮으시겠습니까?
응, 부탁할게.
...알겠습니다.
잿빛 무덤의 아서에게 폭풍의 언덕으로 자신을 안내해 달라고 이야기하기
(해당 퀘스트는 잿빛 무덤의 아서를 통해 `에피소드 전용 마을`로 이동하여 수행 가능합니다)
진정한 각성 (3/4)
<퀘스트 완료>
괜찮으십니까? 방금 이 언덕의 바람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마치 폭풍의 눈에 들어오기라도 한 것처럼...
어라? 모험가님. 귀밑머리가 새하얗게... 설마 방금 일어난 현상이 모두 모험가님의 마력으로 인해 일어난 겁니까?
진정한 각성 (4/4)
...그렇군요. 설마 했는데 정말로 이곳에서 혼자 깨달음을 얻어내셨군요. 축하드립니다.
아래에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어 있습니다. 귀찮은 일을 피하시고 싶으시다면 다른 길로 내려가시죠.
폭풍의 언덕에서 얻은 성취에 대해 아서와 대화하기
(해당 퀘스트는 잿빛 무덤의 아서를 통해 `에피소드 전용 마을`로 이동하여 수행 가능합니다)
폭풍의 언덕에 갑자기 나타난 자는, 오래된 기억 속 저편에서 언젠가 본 적이 있는 자였지.
눈에 띄지 않는 아이였지만, 어느새 제법 많은 소문을 들려주곤 했는데, 참으로 오래간만에 돌아온 것이었어.
그자는 고고한 표정으로 마을을 지나쳐 폭풍의 언덕, 그곳에서도 가장 바람이 많이 부는 곳으로 바로 향했단다.
그리고 오랫동안 그 자리에 앉아 있었지.
멈출 줄 모르는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면서 모든 운명에 대항하려는 듯했어.
난 그 모습이 너무나 위태로워 보여서 매일매일 그를 찾아갔단다.
며칠이 지나자 나를 따라 그를 찾아가는 사람이 생기기 시작했고, 어느새 언덕 아래를 가득 채울 만큼 많아졌어.
그렇게 많은 사람이 찾아갔지만, 그는 눈을 감은 채 조금도 미동하지 않고 있었지.
그리고 마침내 그날이 온 거란다.
그날은 달랐어. 보통 사람들이라면 느끼지 못했겠지만, 바람의 힘을 조금이라도 아는 자들은 그렇게 느꼈을 것이야.
그날따라 더 요동치는 바람은 폭풍과도 같았단다.
폭풍은 그자를 잡아먹을 듯 휘몰아치고 있었고, 언제 그 자리에서 날아갈지 모르겠다는 걱정을 하는 순간...
사라졌단다.
분명 그 수 많은 눈이 오직 그 사람 하나만을 보고 있었지만, 순식간에 사라진 것이었어.
그뿐만이 아니라, 그에게 휘몰아치던 언덕의 모든 바람도 함께 멈췄지.
절대 바람이 멈추는 일이 없는 곳이었지만, 폭풍의 눈에 들어온 것처럼 일순간 대기는 고요했고, 바람은 단 한 점도 불지 않게 되었어.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가 숨을 참으며 주변을 살피던 그때 바람이 다시 불어오기 시작했고, 참은 숨을 토해낸 모두는 같은 것을 느꼈단다.
“아아... 이 바람은...”
거짓말처럼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의 탄성이 함께 흘러나왔었지. 아직도 그 순간이 잊히지 않는단다.
바람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누구나 다 느낄 수 있지.
그자는 여전히 보이지 않았지만, 사방으로 불어오는 바람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이란다.
바람을 다스리거나, 바람을 부르는 것은 본 적이 있었지만, 바람 그 자체가 되는 것은 어떤 전설에서도 들어본 적조차 없었어.
말 그대로 바람이 된 그 자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했고, 그 목소리는 거만했지만, 기분 나쁘지 않게 유쾌했단다.
이내 그 자리에 다시 나타난 그 자의 머리 일부는 바람과 하나가 된 것을 자랑하려는 듯 하얗게 물들어 깃털처럼 변해있었지.
자만심이 넘치는 표정으로 우리를 내려다보았지만, 그건 주체할 수 없는 우월함이 넘쳐흐른 것일 뿐이라 생각될 정도로 당연하게 느껴졌어.
그 후로 그자를 부르는 명칭은 여러 가지였단다.
전설 속의 풍신이 나타났다고도 하고, 폭풍 속에서 나타났으니 폭풍의 신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었지.
하지만 그런 명칭이 무엇이 중요하겠느냐?
이 세상에 불어오는 어떤 바람의 이름을 붙여도 부족하지 않을 존재.
그 자체가 된 존재를 부르는 명칭은 ‘바람’ 그 하나로 족하지 않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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