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성 - 그랜드 마스터 1
모든 것은 나의 부덕이다.
혈기에 취해 무의 경진에 매달려 적을 만들었고
재물을 나누어주는 것에 만족하여 이후를 읽지 못했다.
나를 믿는 아우와 제자가 보이는 힘에 집착하게 된 것도,
흑진단의 참뜻이 흐려진 것도, 모두 나의 부덕이다.
무의 순수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 외치면서도
가짜를 처벌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믿었던 내가
부끄럽고 참혹하여 고개를 들 수 없다.
스승님께 꾸짖음을 청하고 싶으나
가는 세월이 부질없어 이 또한 마땅치 못하다.
늙은 몸을 깊은 곳에 숨겨 죄를 뉘우치려 하나
후배들이 서로를 헐뜯는 모습에서 차마 눈을 돌릴 수 없다.
쇠약하고 과오가 많은 나의 앞에 무의 참뜻을 아는 이가
강맹하고 고요한 의지를 정하여 찾아온다면
비급을 그에게 전달하여 흑진단의 반석을 나 대신 닦게 하리라.
- 흑진단의 단주가 남긴 편지
<퀘스트 완료>
흑진단? 도장 부수기를 한다는 그 흑진단인가?
파하하! 자네들의 소문은 익히 들었네만... 그래, 여기까진 무슨 일인가?
각성 - 그랜드 마스터 2
단주가 사라졌다라...
근래 흉흉한 투기를 지닌 자들이 산을 오르는 것을 여럿 보았네만, 어쩌면 자네와 같은 목적을 가진 자들일지도 모르겠군.
생각해보니 그자들보다는 훨씬 정갈한 투기를 지닌 자가 이곳을 지났었네.
모든 일은 그자가 나타난 이후였으니, 어쩌면 그자가 흑진단주일지도 모르겠어.
음? 어디로 갔느냐고? 파하하! 알려주고 말고.
안그래도 외지인들이 뿜어내는 흉흉한 투기들이 산에 가득해져 심기가 좀 불편하던 참이었네.
자네의 투기를 보아하니... 어쩐지 이 사태의 끝을 맺을 수 있을 것 같구먼. 따라오게.
쿠룬달에서 구룡과 대화하기
(해당 퀘스트는 쿠룬달의 구룡을 통해 `에피소드 전용 마을`로 이동하여 수행 가능합니다.)
각성 - 그랜드 마스터 3
자네도 아닐세.
단주의 명을 받고 후계를 받기 위해 왔습니다.
우선 그대의 기량을 보아야겠네. 덤비게.
그 누구보다 훌륭한 기량이로다.
이제 묻겠네. 이 산에 오르면서 우리 흑진단으로 퍼진 흉흉한 투기들을 느꼈나?
그렇습니다.
이것은 우리에게 필요한 투기인가?
그 또한 맞습니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가?
흑진단의 신념은 순수한 강함의 추구. 그것을 추구하기 위해서 무엇이든 해야 합니다.
나 역시 그렇다고 믿었다. 허나 그로 인해 망가진 흑진단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가?
그들은 흔들린 것 뿐입니다.
흔들렸다?
우리는 강함이라는 절벽을 오르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앞서갔으며, 누군가는 뒤쳐졌으며, 누군가는 떨어질 것이며
또 누군가는 함께 오르던 이를 떨어트리며 오를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각지의 도장 간판을 부수던 이유였다. 그들은 함께 오르던 이를 떨어트리던 자들이니까.
하지만 지금의 흑진단은 그들과 다를 바없지 않은가.
맞습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절벽을 오르는 자체를 부정해선 안됩니다.
흑진단의 신념은 순수한 강함의 추구.
결과적으로 순수한 강함의 추구로 귀결될 수만 있다면 무(武)에 대한 동경이든, 투쟁심이든, 정의감이든 시발점은 중요하지 않다는 말입니다.
그렇기에 지금의 흑진단에게 필요한 것은 흔들리지 않는 강한 의지. 절제가 필요합니다.
투쟁심에 빠져 상대를 이기는 것에만 집착하지 않아야 하며, 정의로움에 빠져 무(武)의 추구를 저버려서도 안됩니다.
...그대는 그 경지에 도달하였는가?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아는 것과 실현은 다른 문제입니다.
어쩌면 도달하더라도, 틀렸을지도 모릅니다.
...강맹하고도 고요한 의지. 과연 내가 찾던 자로다.
이제 마지막일세. 흑진단의 비급은 그랜드 마스터만에게만 전승이 허락된 극의. 그랜드 마스터라면 이를 능숙히 다루어야만 하지. 허나...
그대에겐 이미 선보였다. 이미 날 뛰어넘은 그대라면 해낼 수 있을 것이니.
이제, 그대가 보고 느낀 것을 선보이게.
격투기의 본질은 자기 수련. 나는 순수하게 강해지길 갈망하며 그 밖의 모든 행위는 허용치 않을 것이니...
<퀘스트 완료>
훌륭하다. 이제부터 흑진단주, 그랜드 마스터는 그대일세.
단주님의 선택에 누가 되지 않도록, 흑진단을 바꾸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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