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위한 다짐
달이 잠긴 호수에서 달 사냥꾼 베즐로와 함께 떠난 이들을 기억하기
<퀘스트 완료>
너무 무리하지는... 모험가님? 무슨 일이신가요?
아... 저희의 표정이 많이 안 좋아 보였나요?
하하, 별 일 없어. 그냥 현재 호수의 상황과 이후 계획을 얘기 중이었어.
너도 알다시피 호수 쪽은 피해가 꽤 심각해. 수많은 신수와 달 사냥꾼들이 죽었고, 야탄님마저 그렇게 돼버리셨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사기가 떨어진 건 아니야. 오히려 함께했던 동료들의 복수를 위해 모두가 칼을 갈고 있어.
계속해서 날뛰던 요괴들이 지금은 좀 잠잠한 상태여서 말이야. 녀석들도 분명... 곧 있을 싸움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겠지.
그래서 나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데... 카메린이 너무 무리하는 것 같다고 좀 쉬라고 하네. 하하...
그럴 수밖에 없는 걸요. 지금 베즐로 눈을 보면... 잠은 잘 자고 있는 거죠?
이젠 베즐로가 많은 사람들을 이끌어야 하니 달 사냥꾼들을 챙기는 것만큼 본인도 챙겨야 해요.
다른 사람들도 베즐로를 전부 걱정하고 있어요. 그러니...
걱정해 줘서 고마워, 하지만 이게 더 내 마음이 편해서 그래.
...이겨내려 노력하고는 있지만, 눈을 감으면 계속해서 생각나.
요괴들 때문에 인귀가 된 동료들이. 변해버린 신수들이, 마지막으로... 그렇게 돌아가신 야탄 님이.
자꾸 후회가 돼. 야탄님 대신 내가 움직였다면, 그 일만은 막았을까.
내가 좀 더 신중하게 지시를 내렸다면, 혹은 내가 좀 더 강했다면 어땠을까.
...베즐로.
알아. 후회해 봤자 이미 지난 일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거.
하지만 그때의 무력감을 두번 다신 느끼고 싶지 않아. 그래서 이렇게 날 밀어붙이는 거야.
...이해해요, 베즐로. 저도 그때를 생각할 때마다 같은 마음이니까요.
하지만 너무 본인을 너무 몰아세우지 마세요. 충분히 잘해내고 계시니까요.
마음 같아서는 쉬는 모습까지 지켜보고 싶지만... 저는 또 다른 분들을 찾아가 봐야 할 거 같아요.
그래. 걱정말고 다녀와.
...그럼, 내일 봬요. 베즐로, 모험가님.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던 카메린이 머뭇거리다 자리를 떠났다.
베즐로는 멀어져가는 카메린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참 강한 아이야. 본인도 야탄 님을 잃은 슬픔이 아직 남아있을 텐데... 그 마음을 참고 모두를 격려하고 있지.
그러니 나도 마음을 다잡아야겠어. 카메린이 흔들릴 때 어떻게든 붙잡아 줄 수 있도록 말이지.
그나저나 어쩌다 보니 약한 모습을 보여버리고 말았군. 조금 부끄러운걸. 방금까지 본 건 모른 척해줘.
나는 마무리 작업만 하고 쉬도록 할게. 괜히 걱정시켜서 미안해, 모험가.
어서 들어가. 푹 쉬고 곧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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