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약속

과거의 약속


아, 모험가. 오랜만이군. 무슨 일인가?
허, 이 노인네 표정이 안 좋아 보인다고? 하하, 그럴 리가 있겠나. 그냥 오랜 벗 생각 좀 했네.
잭터와는 어릴 때부터 알고 지냈지. 그가 군에 들어가기 전까진 말이지.
군에 들어가기 전, 그는 무법지대에서 쓰던 총을 놓고 갔네. 그곳에서 있었던 일들을 다 묻기라도 하는 듯 말일세.
그리곤 종종 말했었지. 나중에 은퇴라도 하게 되면 그 총을 다시 가져오겠다고.
이젠 녀석이 할 수 없게 되었으니, 그걸 내가 대신 해주려고 하네. 녀석의 묘비에 올려두면 좋지 않겠는가?
정확히 기억은 안 나네만, 잭터의 총은 아르덴에 있을 걸세. 자네가 그걸 가져와 주게.
내가 직접 가볼까 했지만, 자네 같은 믿음직한 친구가 확인하는 게 마음이 더 편해질 것 같으니.
대략적인 위치는 알려줄 테니 그걸 가져와주게나.



베릭트에게 낡아버린 총¹ 가져오기
¹과거 그 녀석이 썼던 총일세. 우리는 이 총의 총알과도 같았지. 난 여전히 탄창에 머무르고 있지만, 녀석은 어느 샌가 총구 밖으로 나아가더군. 우직하게도, 말일세.

- 모래바람의 베릭트



<퀘스트 완료>
총열의 흔적과 손잡이의 흠집... 맞군, 잭터 그 친구의 총이 확실하네.
...이걸 카르텔 녀석들이 가지고 있었다고? 햇병아리들이 분에 넘치는 물건을 들고 있었군.
베릭트는 총의 이곳저곳을 살펴보았다. 탄창을 확인한 후, 공이치기를 당기고 방아쇠를 당기자 맑고 청아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아직도 멀쩡히 작동되는군. 그 친구랑 아주 똑같아. 아무리 오래 되어도 녹슬지 않지. 묘비에 올려두기엔 아깝구만.
하하, 이미 알고 있었는가? 맞네, 사실 묘비에 올려둘 생각 따윈 없었다네.
누가 제정신으로 묘비 위에 총을 올려두겠는가? 질 나쁜 녀석들의 손에 들어가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사실, 그저 그 친구가 그리워서 부탁했던 것일세. 이제 다시는 볼 수 없게 되었으니.
그래서, 잭터 그 친구를 떠올릴 만한, 그런 물건이 하나 있었으면 했는데, 마침 자네가 있길래 부탁할 것일세.
이제는, 이런 게 없으면 누군가를 쉽게 떠올리지 못하는 게 야속할 뿐이지.
...나도 나이가 들긴 들었나보군. 쉽게 감상에 빠져버리니.
그러니 자네는 총 대신 이 꽃을 묘비에 올려두는 게 어떻겠나? 녀석도 이런 낡은 총보단 만개한 꽃을 더 좋아할 걸세.
나는 조금, 나중에 가도록 하지. 지금은... 그 친구와의 추억들을 곱씹어봐야겠어.

<N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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