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각성

진정한 각성 (1/4)


모험가는 할렘의 뒷골목에서 털썩 주저앉아 고민에 빠져있었다.
어비스의 마력을 품어 검어진 눈은
어둠 속에서도 기이한 분위기를 풍기며 빛나고 있었다.
(어비스를 통해 증폭된 마력이 점점 제어하기 힘들어지고 있어.)
(무한의 마력이 쏟아져 나온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건 아니군... 그게 내 패배의 원인이었을까?)
이따금 격한 두통을 느끼는 듯
모험가는 관자놀이를 짚으며 인상을 찌푸렸다.
(점점 고통이 찾아드는 주기가 짧아지고 있어... 지금의 '검은 눈'만으로는 이 마력을 제어하기 벅찬 걸까?)
(무한하게 쏟아져 나오는 마력을 제어하는 방법이 필요해.)
잠시 생각에 잠기던 모험가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주문 기만자 자스라를 만나 어비스의 마력을 제어할 방법을 묻기



<퀘스트 완료>
오랜만이네, 은인~ 한동안 코빼기도 보이지 않더니 오늘은 무슨 바람이실까?



진정한 각성 (2/4)


흐응... 어비스라. 그래, 언니가 그걸 발견한 후로 그 힘을 탐낸 멍청한 녀석들이 참 많았지. 지금 그걸 누구보다 잘 활용하고 있는 건 바로 너야.
네 말대로 어비스는 사용자에게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무한한 마력을 제공하지. 사용자가 그걸 감당하지 못하고, 터져나갈 때까지 말이야.
그걸 알았기에 언니는 처음부터 어비스를 발견했단 사실을 덮으려 했던 거야.
...모아.
......
어쨌든 중요한 건 어비스는 그 근원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무한한 마력을 제공하지만, 그걸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면 결국 사용자를 파멸로 몰고 간다는 거야.
그 검은 눈... 지금까지는 나름 잘 버텨준 모양이지만, 이제는 한계에 달한 것 같군.
따라와, 은인. 네 덕을 봤던 걸 갚을 수 있을 때 조금이라도 갚아놔야겠어. 나도 빚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라서 말야.
어디 가려는 거지?
어디겠어? 이 마계에서 어비스의 에너지가 가장 응집되어 있는 곳이지.



자스라를 쫓아 이스트 할렘으로 향하기
(해당 퀘스트는 암시장의 자스라를 통해 `에피소드 전용 마을`로 이동하여 수행 가능합니다.)



<퀘스트 완료>
어때? 오랜만에 온 거 아냐? 뭐 그때랑 크게 다를 건 없지만.



진정한 각성 (3/4)


알다시피 사르포자가 터트린 어비스 폭탄 때문에 발생한 저 폭풍이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어. 처음엔 마계 전역을 쓸어버릴 것 같더니, 다행히 누군가 막기라도 한 것처럼 더 이상 확산되진 않고 있지만...
어비스의 에너지 때문인지 저 나선의 왕좌를 둘러싸고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처럼 굴고 있지.
덕분에 다른 이들은 접근할 엄두도 못 내고 있지만, 너라면 저 안으로 들어가는 것쯤은 그리 어렵지 않겠지.
저 안으로 들어가서 어비스의 에너지의 한복판에 너를 던져넣어. 그럼 돌파구가 보일 거야.



나선의 왕좌에 올라 차원의 폭풍과 어비스를 공명시키기
(해당 퀘스트는 암시장의 자스라를 통해 `에피소드 전용 마을`로 이동하여 수행 가능합니다.)



(이곳도 오랜만이군.)



폭풍의 마력이 이전보다 거세진 것 같군.
어비스의 마력이 강하게 고동치는 게 느껴져. 내 검은 눈과 폭풍의 마력이 공명하는 건가?
...분명 마력이 터질 듯 요동치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거야. 우선 저곳으로 향해야겠어.



재밌네. 겨우 파편에서 이 정도의 위력을 이끌어내는 녀석이 있을 줄은...
이 목소리는 대체... 정체가 뭐지?
안타깝군. 자신의 내면에 발을 들인지도 모르는 무지함이...
이곳에서 눈을 뜨고 똑똑히 마주해라. 무한한 힘, 어비스. 그 자체를.
그럴 자신조차 없다면, 네놈은 영영 고작 파편에 불과할 테니.
내가 가진 힘.
그 힘을 마주해야만 하는 운명이라면...
영영 파편으로 남을 바에 그 힘을 지닌 채 나의 길을 가겠어.
그래... 이제 눈을 뜰 때가 되었어.



<퀘스트 완료>
이봐. 은인. 이제 눈을 뜰 때가 되지 않았어?
으윽...
자스라? 여긴 어떻게...
마계 한쪽이 날아가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커다란 폭발이 있었어. 어비스 폭탄이 또 터진 줄 알았다니까?

느껴지는 기운이 확실히 달라졌네.
특히 세상 모든 힘을 담으려는 듯한 욕심을 보이는 그 사악한 눈빛은...



진정한 각성 (4/4)


눈 앞이 핑핑 도는군.
일단 내려가서 얘기하지. 부축이라도 해줄까, 은인?



자스라와 위키드 오드아이에 대해 대화하기
(해당 퀘스트는 암시장의 자스라를 통해 `에피소드 전용 마을`로 이동하여 수행 가능합니다.)



<퀘스트 완료>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성공했어. 네 위험해 보이는 오드아이를 보니 확신할 수 있겠네.
넘쳐나는 마력을 그 한쪽 눈이 붙잡고, 바로 방출되는 게 아니라 그 눈에 담기고 있어. 여태껏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현상이야.
(확실히 마력을 운용하는 게 한결 쉬워졌어. 손발을 움직이는 것처럼 자연스럽기도 하고.)
(어비스의 마력을 담게 된 이 눈이 심장의 어비스와 연결됐기 때문인가?)
어비스를 이식한 자 중에서도... 그런 눈을 가진 자는 여태까지 아무도 없었어.
무슨 말인지 알겠어, 은인?
그러니까 지금... 네가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말이지.

누구도 오지 않을 허름한 집 안의 작은 방의 낡은 침대 위에 한 소년이 누워있었다.
그 옆에서 소년을 간호하던 여인이 말했다.
“이봐. 은인. 이제 눈을 뜰 때가 되지 않았어?”
목소리를 들은 소년이 힘겹게 눈을 떴다. 어비스를 담은 심연의 검은 눈은 여전했지만, 한쪽 눈이 달랐다.
세상의 모든 힘을 담으려는 듯한 욕심을 보이는 사악한 눈...
어태껏 본적도, 들은 적도 없는 그 오드아이(Odd Eye)는 분명 그의 심장에 있는 어비스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무한한 힘을 발산하는 어비스의 마력을, 무한한 힘을 담을 수 있는 심연의 눈에 담는 데 성공하다니.
“마계 한쪽이 날아가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커다란 폭발이 있었어. 어비스 폭탄이 또 터진 줄 알았다니까?”
여인의 말에 소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한쪽 눈이 고통스러운 듯 인상을 쓰며 손을 들어 가렸다.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성공했어. 네 위험해 보이는 오드아이(Wicked Odd Eye)를 보니 확신할 수 있겠네.”
여인은 그렇게 말하며 거울을 들이밀었다. 거울을 무심코 받아든 소년은 거울 속에 비친 왼쪽 눈을 바라보았다.
그 안에 자리 잡은 짙은 심연속에서 꿈틀대는 어비스의 마력은 마치 작은 우주를 연상시키고 있었다.
“어비스를 이식한 자 중에서도... 그런 눈을 가진 자는 여태까지 아무도 없었어.”
거울을 바라보던 소년이 여인을 다시 바라보았다. 마치 자신의 마력도 그 눈에 빨려들어갈 것 같다는 착각이 들었다.
“지금... 네가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말이지.”
소년은 다시 고개를 돌려 거울 속 자신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역사상 가장 강력한 워록이 된 소년은, 그 엄청난 사실에 비하면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자신의 눈 안에 담긴 우주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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