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성 - 워로드 1
<퀘스트 완료>
모험가님. 오랜만입니다.
혹시 무슨 일 있으십니까? 표정이 좋지 않으시군요.
각성 - 워로드 2
그란플로리스에서 레노와 대화하기
(해당 퀘스트는 헨돈마이어의 레노를 통해 `에피소드 전용 마을`로 이동하여 수행 가능합니다.)
각성 - 워로드 3
미약하지만, 분명 마창에서 흘러나오는 기운과 같은 힘이 느껴지는군.
좋다. 네놈들의 힘을 남김없이 흡수해 주마.
겨우 이런 걸로 만족할 수 없다. 죽음조차 넘어선 강력한 힘을 얻어야 한다.
역시, 더 강력한 기운이 남아있었군. 모습을 드러내라.
이 마창을 울부짖게 만든 놈이 바로 네놈이었군.
꽃을... 피울... 씨앗... 힘을... 내... 놓아라...
탐이 난다면... 직접 취해보거라!
얌전히... 힘을... 내놓아라...!
과연, 마창의 근원이라는 건가. 흥미롭군.
허나, 변하는 건 없다.
전투에서 승리하는 자는 결국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자. 심장이 멈춰도 창만 들 수 있다면.
이 전장에서 승리하는 건 바로 나다.
<퀘스트 완료>
(손끝부터 타고 오르는 강한 힘. 마치 한 몸이 된 것처럼 선명하게 느껴진다.)
우리 모두 좋은 전리품을 얻었군.
각성 - 워로드 4
돌아오셨군요! 안그래도 굉음이 나서 걱정했었습니다.
많이 지치신 것 같으니, 자세한 이야기는 가면서 하시죠.
그란플로리스에서 레노와 대화하기
(해당 퀘스트는 헨돈마이어의 레노를 통해 `에피소드 전용 마을`로 이동하여 수행 가능합니다.)
그때가 말이야, 지금부터 한 5년 전쯤 됐으려나?
별다른 꿈도 희망도 없이 하루하루 벌어 사는 내 삶이 짜증 나고 지겨워서, 제국 귀족의 부대에 입대한 적이 있었단 말이지.
운이 좋아 큰 공을 세우면 나도 한몫 잡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말야. 뭐 죽으면 어쩔 수 없는 거고. 그만큼 당시의 난 모든 게 무료하고 답답했으니까.
근데 그 부대에 정말 귀신같은 놈이 대장으로 있었어. 저주받은 창인지, 귀신들린 창인지 아무튼 보기만 해도 섬뜩한 창을 다루던 놈이었는데,
더 섬뜩한 건 그놈의 눈빛이었어. 같은 편조차 피할 정도로 차갑고 살벌한 기운이 느껴졌다니까?
뭐 그래도 그놈이 우리 편이라는 사실이 그만큼 든든할 수가 없었지. 어떤 적이든, 결국 그놈이 휘두르는 창에 박살 나곤 했거든.
근데 이런 일들도 반복되니까 전장도 조금씩 무료해지더라고. 매번 승패는 뻔했고, 나는 뒤처리만 하면 됐으니까.
그런데 그 날만큼은 달랐어. 왜냐면 적들 맨 앞에 그 귀신같은 놈이 한 놈 더 있었거든. 그냥 보는 순간 알았지. 우리 쪽 귀신 놈이랑 같은 부류구나 하는….
와~ 그 귀신같은 놈을 적으로 마주한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그때야 처음 알게 됐다니까? 그때의 절망감과 공포는…. 아직도 가끔 꿈에 나올 정도니까.
뭐 다행히 우리 편에도 귀신같은 놈이 있었으니 그나마 두려움은 덜했지. 근데 1:1 대결에 두 명의 승자란 있을 수 없는 거잖아?
그러니 조금씩 걱정되기 시작하더군. 그럴 리 없겠지만, 만약 우리 쪽 귀신 놈이 진다면, 그 뒤에 벌어질 일이야 뻔했으니까 말이야.
이런 불안감은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했어. 우리 쪽 귀신 놈이 조금씩 밀리기 시작하더니 몇 번씩 쓰러지고 다시 일어나길 반복하다가 결국에는 완전히 뻗어버렸거든.
다행히 죽은 건 아니었지만, 평소처럼 그놈이 되살아나 적을 베어버릴 것이라는 희망이 그때는 전혀 생기질 않더군. 그만큼 상황이 절망적이었으니까.
근데 이때부터야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건. 죽은 거나 마찬가지였던 그놈이 어디서 그런 힘이 생겼는지 다시 상대에게 달려들어 공격을 퍼붓기 시작하더라고.
물론 적 귀신 놈은 더 대단했지. 그 강력한 공격들을 전부 여유 있게 막아내고 있었으니 말이야. 근데 그 순간 일이 벌어졌어.
우리 쪽 귀신 놈의 엄청난 포효와 함께 순간적으로 붉은색 빛이 강하게 번쩍였던 거 같은데, 정신 차리고 보니 그놈의 창이 이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거대해져 강력한 힘을 흉흉하게 내뿜고 있더라고.
조금 과장하면 하늘을 꿰뚫는 거대한 기둥 같은 모습이었어. 아무튼, 우리 쪽 귀신 놈이 그 거대한 창을 휘두르기 시작했는데, 이때부터 그놈의 공격대상은 적 귀신 놈 한 명이 아니라 적 진영 모두인 것 같았어.
창을 휘두를 때마다 하늘과 지면이 베어지며 수많은 적들이 쓰러져가고, 적 귀신 놈 역시 점점 치명상을 입어가더군.
허~ 어디 상상이나 했겠는가? 공포라곤 모를 것 같던 적 귀신 놈의 무표정한 얼굴이 점점 일그러지다 못해 공포에 질려가는 그 표정을 말이야.
승부는 그대로 끝났어. 결국에는 적 귀신 놈을 완전히 베어버렸거든. 아니, 그놈만 베어버린 게 아니지.
우리의 뒤처리가 따로 필요 없을 정도로 모든 적들이 이미 시체가 되어 나뒹굴고 있었고, 상대 쪽 지면은 원형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폐허가 되어 있었지. 하~
정말 우리 쪽 귀신 놈을 따라다니며 믿기지 않는 광경을 많이 봐왔다 생각했는데, 그때의 광경만큼은 정말 현실이 아닌 듯했어.
어쨌든 이런 광경을 본 건 이때가 마지막이었어, 난 그 전투를 마지막으로 그만뒀거든. 왜냐고?
적들을 전멸시킨 후 우리를 향해 돌아보는 우리 쪽 귀신 놈의 그 흉흉하고 살벌한 기운이 정말이지 너무 두렵고 소름 끼치기도 했고,
무엇보다 그 전장에 남겨진 형체를 전혀 알아볼 수 없는 수많은 시신들과 폐허를 보면서 그제야 내게도 삶에 대한 욕심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남아있다는 걸 느끼게 된 거지.
일반적인 죽음을 훨씬 넘어선 이 섬뜩한 광경을 보니, 살고 싶어 미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니까. 웃기지그래?
그 뒤에도 그놈에 대한 소문은 종종 듣곤 했는데, 뭐더라 워로드? 암튼 뭐 좀 있어 보이는 이름으로 불리긴 하던데, 그놈이 나중에 어떻게 되었는지는 나도 모르겠어.
얼마 전에 워로드라 불리는 놈이 근처를 지나간다길래 혹시나 해서 숨어서 지켜봤는데 내가 알던 그놈은 아니더라고. 근데 그 섬뜩한 기운만큼은 판박이더구만. 흐~
여기까지야, 내 얘기는.
뭐? 요새 유행하는 "전장의 게임"이라는 소설과 내용이 흡사하다고?
어디 그런 지어낸 얘기랑 비교하고 그래? 좋아, 그럼 담에 워로드를 또 마주치게 되면 그땐 너의 집 주소를 알려주지. 귀신들린 창을 다루는 놈이 살고 있으니 찾아가 보라고 말야.
그때도 지금처럼 비웃어볼 수 있나 보자 이놈아.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