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각성 (1/4)
신룡의 대리자가 되어 신룡의 뜻을 명확하게 읽는 경지에까지 이르렀지만, 여전히 높은 벽은 존재하는구나.
이대로면 부정한 모든 것에게 신벌을 내리지 못하고, 많은 이들을 구할 수 없게 될 거야.
모험가가 신룡의 대리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녀가 다른 무녀들보다 신룡의 뜻을 확연하게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모험가라도 신룡이 품은 안타까움과 분노, 그 모든 것을 충실하게 대행하기에 아직은 부족한 존재였다.
그리고 고민과 좌절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모험가의 머릿속에 떠오른 해결책은 더 이상 신의 대행이 아니라 스스로 그의 일부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다시 신장님을 찾아가, 방법을 여쭤봐야겠어.
신장과 대화하기
<퀘스트 완료>
응? 너는... 다시 날 찾아오다니, 또 다시 새로운 경지를 원하고 있는 모양이구나.
진정한 각성 (2/4)
하지만 넌 이미 신룡의 대행자로서 높은 수준의 경지에 이르렀어. 더 이상 무언가를 원한다면, 너도 알다시피 그건 곧 신룡과 동화되는 길뿐이야.
그리고 그 길은 매우 위험한 길이지. 그럼에도 그 길을 걸으려는 거야?
...네. 그렇게라도 해서 강해질 수 있다면, 저는 기꺼이 신룡님의 일부가 되겠어요.
신룡과 동화되면 넌 더이상 인간이라 볼 수 없어. 그것 또한 알면서 그렇게 말하는 거겠지?
그 또한 각오했어요.
잘못하다가는 네 존재는 사라지고, 신룡만 남을 수도 있다.
......
상관없어요. 그로 인해 하늘의 힘을 온전히 다스릴 수 있다면... 그 힘으로 많은 이를 구할 수 있다면... 상관없습니다.
...그래, 마음대로 해라. 네가 신룡에 잡아 먹히든, 네가 신룡이 되든. 따라와.
신장을 따라 쿠룬산으로 향하기
(해당 퀘스트는 레미디아 바실리카의 신장을 통해 `에피소드 전용 마을`로 이동하여 수행 가능합니다.)
<퀘스트 완료>
이곳은... 쿠룬산 아닌가요?
진정한 각성 (3/4)
맞아. 예로부터 쿠룬산에는 퇴마사들의 식신들부터 네가 모시는 신룡까지 많은 신이 살았지.
그리고 그 이유는 쿠룬산 꼭대기에 영험한 기운이 가득한 오래된 절이 있어서 그렇다고 하더라고.
그 절에서라면 신성한 존재들과 마주할 수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 절에서 마주하는 존재들은 모두 자신을 찾아온 이들에게 시련을 내리곤 하지.
결심했다면, 한 가지만 명심해. 절대 두려워하지 마.
쿠룬산 꼭대기의 오래된 절에서 다시 한번 신룡과 마주하기
(해당 퀘스트는 레미디아 바실리카의 신장을 통해 `에피소드 전용 마을`로 이동하여 수행 가능합니다.)
신장 님이 말씀하신 대로... 영험한 기운이 가득한 곳이구나.
신의 대행자로서 감히 신을 불러내어 그 일부가 되고 싶다고 청하러 이곳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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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어느 무녀도, 아니 어느 사제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을 벌인 것이다. 하지만 이미 마음을 굳힌 이상 망설일 것도 두려울 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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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어느 무녀도, 아니 어느 사제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을 벌인 것이다.
하지만 이미 마음을 굳힌 이상 망설일 것도 두려울 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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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룡님의 힘을 사용하면, 그분께서 응답해 주실지도 몰라.
역시... 잠시 힘을 빌려주실 뿐, 금방 사라져버리시는구나. 감히 신룡님을 불러들이려고 했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몰라.
남은 건 기도뿐일까.
신룡이시여. 지난날, 저에게 주신 대리자의 자격으로 세상을 구원하려 했으나 그 힘이 아직 부족하여 이렇게 간곡히 기도드립니다.
신룡님의 힘을 받아 그 힘으로 더 많은 이들을 구하고자 하니 도와주시옵소서.
제 존재를 포기해도 좋으니, 신룡이시여, 부디 다시 강림하시어 저를 당신의 일부로 거둬주시옵소서.
어린 대행자여, 어찌하여 나와 동화되길 바라는 것이냐.
감히 뵙습니다. 신룡이시여.
동화가 이뤄진다면, 넌 더 이상 인간으로 살 수 없을 것이다. 자칫 네 존재 또한 사라질 수 있다.
그로써 진정한 하늘의 힘, 신룡님의 힘을 얻어 세상을 구원할 수 있다면 기쁘게 포기하겠습니다.
어린 대행자여, 그대의 각오는 알았다.
마음을 다해 다시 나를 부르거라, 나와 하나 됨을 염원해라. 그리하면 기꺼이 너를 받아들이겠다.
이게 하늘의 뜻이고, 더 많은 이들을 위한 길이라면 두려움은 없습니다.
신룡이시여, 저로 말미암아 세상을 구원하소서.
<퀘스트 완료>
후우...
진정한 각성 (4/4)
영혼이 부풀어 오르는 듯한 엄청난 기운을 느끼며, 모험가는 물속에서 참았던 호흡을 내쉬듯 거친 숨을 토해냈다.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힘이 깃들었음을 스스로도 느낄 수 있었다.
신장님께 돌아가자.
쿠룬산 입구에서 신장과 대화하기
(해당 퀘스트는 레미디아 바실리카의 신장을 통해 `에피소드 전용 마을`로 이동하여 수행 가능합니다.)
<퀘스트 완료>
너... 결국, 성공한 거야? 잠깐 확인해봐도 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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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놀라운 녀석이구나. 의심할 여지도 없이 신룡의 힘과 동화되었어. 대행자가 아닌 분신, 혹은 신 그 자체로 거듭나버리다니... 진정한 무녀라고 말할 수밖에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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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놀라운 녀석이구나. 의심할 여지도 없이 신룡의 힘과 동화되었어.
대행자가 아닌 분신, 혹은 신 그 자체로 거듭나버리다니... 진정한 무녀라고 말할 수밖에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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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했어. 어렵게 얻은 힘이니, 부디 원하는 대로 구원의 뜻을 이루길 바라.
바람에 꽃잎이 나리듯 나부끼는 소맷자락과 함께 스삭스삭 여인의 발이 미끄러지듯 돌바닥 위를 움직였다.
나비와 같이 가볍고도 우아한 움직임이었지만 그녀의 이마에는 어느덧 송골송골 땀이 맺혀 있었다.
'위험합니다!'
그녀를 만류하던 선임 무녀의 목소리가 떠올랐다.
'더이상 신룡의 힘을 받아들이면 신룡과 완전히 동화되고 말 거예요!'
다급하게 말리는 목소리에도 여인은 초연하게 답했다.
'그것이 하늘의 뜻이라면 도망치지 않고 받아들일 겁니다.'
마음을 굳힌 듯 단호한 그녀의 목소리에 선임 무녀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대신 방관하듯 벽에 기대어 있던 사내가 귀찮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그의 어깨에는 불꽃을 뿜는 작은 짐승이 올라타 있는 채였다.
'설마 모르진 않겠지. 신룡과 동화되면 넌 더이상 인간이라 볼 수 없어.'
여인은 물러섬 없이 사내의 눈을 마주 보았다.
'상관없어요.'
귀찮은 듯한 태도와 달리 그의 눈동자는 직설적이고 매서웠다.
'잘못하다가는 네 존재는 사라지고 신룡만 남을 수도 있어.'
'......'
아주 잠시 망설이는 기색이 스쳤지만, 여인은 결연한 눈빛으로 사내를 올려다보았다.
'하늘의 힘을 온전히 다스릴 수 있다면... 그 힘으로 많은 이를 구할 수 있다면... 상관없습니다.'
사내는 체념한 듯 한숨을 내쉬며 손을 내저었다.
'그래 마음대로 해라. 네가 신룡에 잡아 먹히든, 네가 신룡이 되든.'
머리를 벅벅 긁으며 주작과 함께 신당을 빠져나가는 그 모습에서 여인은 자신에 대한 염려와 걱정이 섞여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마음을 굳혔다. 그것이 그녀가 선택한 대행자로서의 마지막 사명이었으니까.
거칠어지는 호흡과 함께 나부끼듯 살랑이던 소맷자락은 빠르게 요동쳤고
잿빛 먹구름 사이로 그녀의 춤사위에 맞춰 뇌전과 천둥이 쏟아졌다.
비바람이 불며 물에 젖은 의복은 그녀의 몸을 무겁게 짓눌렀다.
그럼에도 그녀의 춤사위는 멈추지 않았다.
하얗게 번지는 뇌전에 그녀가 순간순간마다 사라지는 것처럼 보였다.
허공을 찢는 천둥소리에 시공간이 멎는 듯한 정적이 찾아온 듯도 했다.
그 모든 것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그녀는 손으로는 하늘을 받아들고 발로는 대지를 지탱하며 신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렸다.
그리고 다시 한번 뇌전이 내려치며 세상이 하얗게 변했다 싶은 순간
잿빛 구름 사이에서 심연을 담은 듯한 푸른 눈이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숨이 턱 막히고, 머리가 하얘지는 경험.
하지만 그것은 두려움이라기보다는 경외감에 가까웠다.
그 존재도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만 같았다.
아니,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고 살갗으로 느껴졌다.
평소와 같은 전언도, 언령의 힘도 없이 거대한 신룡이 먹구름을 헤치고 무서운 속도로 그녀에게 날아들었다.
그 거대한 위용에 그대로 내리 찍혀 짓이겨질 것만 같은 순간,
거짓말처럼 신룡은 마치 여인과 하나가 되듯 그녀의 몸 안으로 사라졌다.
영혼이 부풀어 오르는 듯한 엄청난 기운을 느끼며 여인은 물속에서 참았던 호흡을 내쉬듯 거친 숨을 토해내었다.
그리고 금빛으로 빛나는 가슴을 소중한 듯 양손으로 감싸며 눈을 감았다.
좀 전까지 쏟아붓던 비바람과 천둥이 무색하게 황금빛의 눈부신 하늘이 그녀의 머리 위에 펼쳐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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