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성 - 천선낭랑

각성 - 천선낭랑 1


추상적인 신언... 분명 하고자 하시는 말씀이 있으시거늘...
이조차 알아내지 못하는 내가 진정 신룡님의 뜻을 전하는 대리자라 할 수 있을까.
바람이 짙은 밤이었다. 모험가는 자신에게 내려지는 신탁에 관해 되짚어보고 있었다.
언제부턴가 신탁이 오기 전에 스스로 알아챘으니, 나름 거리가 가까워졌다고 믿었건만, 이내 진정한 뜻을 찾지 못하는 자신의 어리석음에 그녀는 왠지 모르게 부끄러웠다. 
그 부끄러움이 끝나자 남는 건 의문이었다.
정말 나는 자격이 있는 걸까...? 그분이라면 답을 아실지도 몰라.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레미디아 바실리카의 신장과 대화하기



<퀘스트 완료>
모험가, 여기까지 어쩐 일이야?
...응? 신룡의 신탁에 숨은 뜻을 알고 싶다고?



각성 - 천선낭랑 2


숨은 뜻이라... 신탁 그 너머를 알고 싶다니, 최근 뭔가 느낀 게 있나 보구나. 
사실 신룡에 관해서는 전해져 내려오는 게 많지 않아. 하지만 너와 같은 신녀를 넘어 천선낭랑 정도는 되어야 온전히 그 힘을 받을 수 있다고 들었어.
저는 신룡님의 부끄럽지 않은 대행자가 되어 그분의 진정한 뜻을 알고 싶어요.   
그럼... 신룡의 흔적을 따라 수행을 해보는 건 어떨까? 각오가 됐다면, 안내할게. 
신룡님의 흔적...



쿠룬산 입구에서 신장과 대화하기
(해당 퀘스트는 레미디아 바실리카의 신장을 통해 `에피소드 전용 마을`로 이동하여 수행 가능합니다.)



<퀘스트 완료>
여기야. 
수쥬에 남겨진 신룡에 대한 전설에 따르면, 처음 신룡이 강림한 곳이 이곳, 쿠룬산이라고 하더군.



각성 - 천선낭랑 3


강한 힘을 쌓으면 분명 신탁의 숨은 뜻을 알겠지만, 그게 쉽지 않다는 건 알고 있지?
비록 그 경지에 이르지 못한다고 해도, 스스로 정진할 수 있는 기회가 될지도 몰라.
행운을 빌게.



쿠룬산 깊은 곳에서 신룡의 목소리를 듣기
(해당 퀘스트는 레미디아 바실리카의 신장을 통해 `에피소드 전용 마을`로 이동하여 수행 가능합니다.)



(꽤 오랜 시간 찾은 것 같은데, 도저히 신룡님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어.)
(게다가 며칠 동안 같은 곳만 돌고 있는 기분도 들고....)
신룡님, 대체 어디에....
이 기운은... 틀림없어, 분명 신룡님의 힘이야...! 드디어 신룡님께서 응답해주신 거야!
뭔가 이상해. 신룡님의 힘이 위협적으로 느껴져. 마치 나를 공격하려는 것처럼....
어째서, 신룡님의 힘이 나를...?
엄청난 기운이 느껴져.
(신룡님께선 대행자인 내가 감히 당신의 진의를 알아보려 했다는 사실에 격노하신 걸까? 어쩌면, 괘씸하게 여기신 걸지도 몰라. 그렇기에 이런 시련을 내리신 건 아닐까?)
...난 아직 자격이 없는 걸까?
신룡이시여, 저를 불경히 여기셔도 괜찮습니다.
허나, 저는 포기할 수 없어요. 반드시, 자격을 얻어 당신의 진의를 깨달을 거예요.
바라옵건데, 부디 저에게 기회를 주세요.
당신의 뜻을 밝히고, 진정한 대행자가 될 기회를...!
신룡님!
대행자여. 나는 충분히 너에게 나의 뜻을 전하였으나 이에 만족하지 못하고 찾는 이유가 무엇이냐.
단순히 신탁을 받는 그릇이 아닌, 신룡님의 진의를 읽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나의 숨겨진 뜻이 무엇인지 아느냐.
...자세한 건 알 수 없으나, 그 속에 분노를 담으셨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래서....
너는 어찌하여 내가 노여워했다고 생각하느냐.
현세의 타락, 진실한 영혼의 상실로부터 왔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하다. 세상은 온갖 마가 들끓으니 더는 좌시할 수 없기에, 나의 대행자를 통해 이 세상을 정화시키려 했다.
제가 그 대행자가 되고 싶습니다. 뜻을 읽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내 뜻을 따르는 이는 많았으나, 그 의중을 헤아리려는 이는 전무했다.
네 정성과 의도는 갸륵하나, 나의 대행자가 되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그리 되길 바라느냐?
바라고, 또 바랍니다. 부디 제게 그 기회를 주세요.
너에게서 강력한 결의와 굳건한 진심이 느껴지는구나.
좋다. 너에게 나의 진정한 뜻을 내리니, 부디 그 각오대로 행하여라.
신룡이시여... 기꺼이 신탁을 받들겠습니다.



<퀘스트 완료>
말을 담는 그릇이 아닌 말을 비추는 거울이 되겠습니다.



각성 - 천선낭랑 4


다행히 빠져나왔구나. 시간이 오래 걸려 걱정하고 있었어.
한눈에 봐도 네가 원하는 바를 이룬 것 같네. 그럼, 자세한 이야기는 나가서 마저 들어도 될까?



쿠룬산 입구에서 신장과 대화하기
(해당 퀘스트는 레미디아 바실리카의 신장을 통해 `에피소드 전용 마을`로 이동하여 수행 가능합니다.)



<퀘스트 완료>
사실 모험가, 네가 신룡의 진정한 대행자가 되고 싶다는 말에 반신반의했었는데, 정말로 신룡의 목소리를 듣고 그 뜻을 읽어내다니... 너를 경지에 오른 무녀, 천선낭랑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겠어.
부디 신탁의 뜻을 세상에 올바르게 전하길 바랄게.

보름을 며칠 지나 일그러진 달이 꽤 뜸을 들여 떠오른 초가을 밤.
달빛 어린 태산의 육중한 모습이 먼 태고의 정적을 밀어내고, 창가를 지키는 가을의 전령들이 호들갑스레 먼 옛날의 전설들을 실꾸리처럼 토해내는 다감한 가을밤이었다.
가을밤 때문이었을까? 그날은 신탁을 바라고 있었다. 신탁이란 바라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신룡님께서 찾아오는 것이거늘.

이러한 어리석은 바람이라니, 번뇌가 끓는 것일까?
언젠가부터 신탁이 내리기 전부터, 내게 신탁이 오리라는 것을 깨우칠 수 있었다.
신탁을 예지하게 되는 기쁨, 신룡님과의 아련하게만 느껴지던 거리가 조금 가까워졌다는 뜻이리라.
단순히 신탁을 받아들이는 그릇이 아닌, 신룡의 뜻함을 읽는 듯한 느낌.
섬기는 자에게 더할 나위 없는 축복이라 느꼈거늘...... 이 감정이야말로 번뇌가 아닐는지.

가뜩이나 만감이 교차하고 조금은 애상적인 상념에 젖어있는데,
풍지 없는 내 가슴의 창틈으로 신비한 예언이 영락없이 찾아들었다.
평소처럼 추상화된 신언(神言)을 그리시는 신탁이 아니었다.
그의 상념과 감정화된 파편들이 마음의 창틈으로 알알이 박혀들고 있었다.
끊임없이 물결치는 상념의 편린들이 내 가슴속에 자리 잡고 그 조각들이 합쳐져 하나의 굳은 의지로 표현되었다.
현세의 타락에 의한 불신, 진실된 영혼의 상실, 온갖 마(魔)가 들끓는 더럽혀진 땅, 이 혼탁함을 더는 좌시할 수 없음에 그는 진노하고 있었다.

신룡이시여.
나의 염원이자 동경이요, 닿을 수 없는 한이여.
내 모든 바람의 상징이시여, 이 대행자의 몸을 통해 당신의 분노를 현현하시기를.
부정한 모든 것과 당신의 의지를 가로막는 자들에게 청명 오색의 신벌을 내려 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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