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사 주변의 경비는 삼엄하진 않았다.
약간의 병사들이 보였지만 정신이 나간 상태처럼 보였다.
생각해보면 왜 그런지는 쉽게 알 수 있었다.
안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누구인지 보고 싶었지만 거기까지 접근하면 들키고 말 것이다.
하긴 누구인지 알 필요는 없겠지만… 대화를 듣기 위해 아슬아슬한 위치까지 접근했다.
“여러분께서 보신 것처럼 이미 시로코는 부활했습니다. 그리고 목적지는 천계입니다.”
‘시로코는 부활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분명 힘을 회복할 수단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힘을 회복할 수단이면서 천계에 있는 것이라면… 설마… 이튼의 에너지인가? 사도 안톤처럼…?’
“네. 시로코는 분명 천계로 향하고 있습니다. 분명 순식간에 천계에 도달하겠지요. 그리고 이건 저희가 안심해도 된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천계에서 목적을 이루면 분명 저희를 무로 돌리기 위해 돌아오겠지요. 그리고 그 외에도 여러 신경쓰이는 일들이 있습니다만 잠시 휴식을 가지도록 하지요.”
‘안에서 일단 회의가 중지 되었군. 그렇다면 기다렸다가 인기척이 사라지면 선착장으로 가볼까’
선착장은 생각보다 경비가 삼엄하지 않았다.
멀리서 사도의 부활을 지켜본 병사들은 공포감과 함께 몰려온 피로감, 무력감으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 같았다.
중앙 막사를 통해 접근하는 이 곳은 최소의 병력만으로도 경비할 수 있으리라.
지난번과 조건이 별로 바뀌지 않았다. 아무래도 이 큰 배를 타고 가는 것은 너무 위험했다.
‘배가 자연스럽게 움직인다면 좋을 것 같은데…’ 주변을 살펴보려고 했던 그 순간 한 무리의 사람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위험하군. 어딘가로 숨어야 할텐데… 지금 만나면 곤란하다.’
하지만 이번엔 왔던 곳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제법 많은 인원이 다가오고 있어서 숨을 시간이 없었다.
▶곤란한데… 남은 방법은?
배에서 기다린다.
할 수 없었다. 바로 옆 부두에 있는 배의 갑판으로 급하게 숨었다.
배에 탄다면 분명 들키겠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대신관님, 이대로 소수의 인원으로 가실 예정이십니까?”
"형제여, 많은 병사들이 고통스러워하고 있다네. 이런 때에 많은 수의 프리스트들이 자리를 비우면 어쩌겠는가? 지금은 이 인원으로 가는 것이 맞네. 지금은 더 오큘러스가 무형의 기운에 잠식된 것에 대한 원인만을 찾을 생각이라네. 너무 걱정하지 말게. 우리를 도울 수 있는 자에게도 연락을 취해 두었네."
“알겠습니다. 대주교님께는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신께서 당신과 함께 하기를…”
"딛고 일어나, 어둠에 빛을 비출 것이라. 형제여, 마음 속의 어둠에 흔들리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게."
그리고 대화가 끊겼다. 잠시 후 옆 배에서 요란한 소리가 나면서 배는 부두가를 떠나 심연의 하늘성으로 향했다.
'더 오큘러스가 무형의 기운에 잠식되었다고? 사도의 영향인가? 아니면… 역시 직접 가지 않으면 모르겠군.'
콜트씨는 갈수록 일이 커져가는 것에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헨돈마이어에서 시작했던 여정은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다.
내가 혼자 대적할 수 없는 무언가 일어나고 있었다.
하나씩 조합하면 분명 쓸모 있는 것도 있을 것이고 필요하지 않았던 정보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했던 선택들이 분명 무언가 나에게 길을 제시해 줄 것이 분명하다.
그것이 올바른 길이든 올바르지 않은 길이든 내가 했던 판단에 의한 결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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