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진의 부탁
모험가님. 특별히 바쁘시지 않다면, 한 가지 부탁을 좀 드려도 될까요?
요새 연구가 바빠 통 잠을 못 잤습니다. 짬이 나서 잠을 자려고 하는데, 낮밤이 바뀌어서인지 잠이 오질 않더군요.
최근 칸나 양의 잡화점에서 숙면 베개를 판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저 대신 가서 구매를 해주실 수 있으십니까? 저는 아직 보고서가 마무리가 안 돼서 시간이 나지 않아서요.
부탁을 들어줘서 고맙습니다.
칸나와 대화
<퀘스트 완료>
어서 오세요~ 없는 게 없는 칸나의 잡화점입니다아~
어라? 숙면 베개? 아, 몰캉몰캉 베개 말씀이시구나.
후후후! 그런 인기상품이 지금까지 남아있을 리가 없잖아요.
견본품까지 몽땅 팔려서 가게에 하나도 없는 상태에요.
예약 주문도 이미 꽉 찬 상태라 구하시려면 3개월 정도는 기다리셔야 할걸요?
몰캉몰캉 베개의 재료
좋지 않은 기억
우와, 많이 모아오셨네요.
일단 이 베갯잇 좀 들고 계셔주시겠어요?
칸나가 낑낑대며, 베갯잇에 텐타클 다리와 솜을 넣었다.
후~ 일단 하나 완성.
어라? 표정이 왜 그래요? 몰캉몰캉 베개는 원래 이렇게 만드는 건데.
자, 이거 받으세요. 비싼 거니까 어디 가서 제가 공짜로 줬다고 말씀하시면 안 돼요. 아시겠죠?!
퀴진과 대화
<퀘스트 완료>
아,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셨군요. 손님이 많았나 보죠?
이게… 그 유명한 숙면 베개군요. 어디….
퀴진은 베개를 껴안아 보기도 하고, 얼굴에 갖다 대보기도 했다.
흐음… 부드러우면서도 말캉말캉한 이 느낌.
으음…. 좋군요. 이거라면 충분히 숙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마법적 가공 없이 이런 물건을 만들 수 있다니, 칸나 양의 솜씨도 제법이네요.
도대체 재료가….
퀴진이 베갯잇을 열었다.
…….
…….
꺄아아아아아악!!!!!!
촉, 촉수!!
저, 저리 치우세요! 어서요!
…….
이런 혐오스러운 것을 재료로 사용하다니. 칸나 양도 제정신이 아니군요!
텐타클의 촉수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도 모르고.
미끈미끈… 꾸물꾸물… 으으….
크흠!
꼴사나운 모습을 보여드렸네요. 개인적으로 텐타클을 싫어해서….
왜 텐타클을 싫어하냐고요? 그게….
연구생 시절에 텐타클 관련된 실험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사소한 사건에 휘말린 적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좋아하진 않습니다.
샤란님한테 많이 혼나기도 해서, 별로 떠올리고 싶은 기억이 아니네요.
자꾸 부탁드려서 죄송합니다만, 이 베개는… 모험가님께서 알아서 처리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무튼 감사드리고, 저는 이만 좀 물러나야겠습니다. 속이 좋지 않네요.
퀴진이 총총걸음으로 사라졌다.
잔잔한 물결이 파문을 그려나가듯 모험은 계속된다.
모험의 끝에서 또 다른 여정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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