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어떻게 살아있는 거야?"
남자의 몸을 들여다보던 멜빈이 내뱉은 첫마디였다.
따끔한 전류가 척추를 타고 흘러들어오자 남자가 반사적으로 움찔거렸다.
목을 더듬어 자신에게 연결된 굵은 선을 찾아낸 남자는 길게 이어지는 선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
거대한 기계 장치가 엔진음을 내며 돌아가고 있었고
다시 기계 장치로부터 수없이 많은 선이 뻗어 나가 곳곳으로 흩어져있었다.
남자는 그 장치가 정확히 뭔진 몰랐지만,
아마 자신이 기절해있는 동안의 생명을 유지시켜줄 장치일 것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실험적인 기능을 있는 대로 때려 박았군. 무엇 하나 정리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욱여넣었어.
그 와중에 전투의 효율성은 높이고 싶었는지 나름 공을 들인 흔적은 보이네."
멜빈은 차트를 스르륵 넘기다가 더 이상 볼 필요가 없다는 듯 차트를 덮고 남자를 쳐다봤다.
기계 장치에 시선이 팔린 남자를 향해 멜빈이 손을 딱딱 튕기며 다시 자신에게 시선을 집중시켰다.
사내의 고개가 다시 돌아온 것을 확인한 멜빈은 귀찮다는 듯 펜으로 머리를 긁었다.
"부하를 견뎌야 하는 것이 인간이라는 점만 빼면 말이지."
더 이상 필요 없어진 차트와 펜을 연구실 책상 위로 아무렇게나 내던진 멜빈이 계기판을 향해 걸어갔다.
"분명히 말해두지만 나는 과학자일 뿐이지. 지젤처럼 인체 실험에는 취미가 없어.
뭐... 인조인간과 비슷한 건 만들어보긴 했지만...
아무튼 내가 하려는 작업은 필요한 데이터만 남겨서 최적화하고 보완하는 작업이라는 거야."
멜빈이 무언가 누르자 실험실 전체에서 요란한 소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지젤과 합작을 만드는 것 같아 영 내키지 않지만... 세븐 샤즈의 일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당신을 이대로 내버려 두기엔 따가운 눈총을 쏠 사람들이 워낙 많단 말이지."
남자는 눈꺼풀이 무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럼 시작할게. 잠깐 잠들었다 일어나면 다 끝나있을 거야."
멀어지는 의식 속에서, 멜빈의 마지막 목소리가 흐릿하게 들려왔다.
"지젤이 만든 '기계 인간'이라... 나는 '기계 신' 정도로 만들면 되려나."
각성 - 엑스마키나 (ExMachina) 1
니 몸… 괘안겠나? 한평생 검만 잡은 내도 지금 니 몸이 금방 뿌사질 것 같다는 건 알겠다.
도대체 몸을 우예 다룬기고? 계속 그따우로 다루다간 언제 뿌사져도 이상하지 않을끼다.
안되겠다. 내랑 이바구 좀 하자.
어썰트 2차 각성인 엑스마키나의 경지에 오를 준비가 되었다면 무인의 도시 쇼난에서 시란과 대화하기
<퀘스트 완료>
니 하던거 다 냅두고 인자 니 몸뚱이부터 챙기야 하지 않겠나?
니 그 철쪼가리 몸 안에 빼곡하게 차 있는 기능들 말이다. 내가 기계는 잘 몰라도 니맹키로 문제 있는 검사들은 억수로 마이 봤다.
니 살아남을라꼬 이거저거 닥치는대로 배웠제?
그따우로 쌓인 것들이 지들끼리 충돌해가 니 몸을 되려 부시고 있다 이말이다.
각성 - 엑스마키나 (ExMachina) 2
<퀘스트 완료>
잘했다. 이 정도면 충분할끼다.
<퀘스트 완료>
내 생각이 맞았다. 공격할 때, 피할 때, 방어할 때 모든 순간에 틈이 보이고 있다.
그게 니 약점인기라. 그 작은 몸뚱아리에 온갖 기능을 다 때려넣어가 정작 필요할 때 필요한 기능을 선택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무(武)를 단련하는 노마들은 그걸 잡념이라고 부른다.
무인에겐 날카롭고 빠른 판단력이 중요하다. 근데 니는 그 기계 몸이 그걸 대신하고 있다아이가?
그라믄 그 기계 몸의 연산이 빠르도록 쓰잘데기 없는 전투 기술은 제거해야 하지 않겠나? 그기 바로 니가 해야할 일인기라.
각성 - 엑스마키나 (ExMachina) 4
<퀘스트 완료>
어디보자… 잘 모아왔네. 잘했다.
각성 - 엑스마키나 (ExMachina) 5
<퀘스트 완료>
그래, 처음보다 훨씬 났다.
마치 니 몸뚱이가 지혼자 뭐를 해야 할지 딱 알고 있는 느낌이었다.
허? 이노마 표정 보게? 니도 만족한 모양이제? 그럼 됐다. 잘했다.
각성 - 엑스마키나 (ExMachina) 6
<퀘스트 완료>
타임로드들이 제자리로 돌아왔고, 시간은 다시 흘러가기 시작했다. 아직 곳곳에 오염의 잔재가 남았지만 왜곡과 뒤틀림이 사라졌으니 곧 모두 원래대로 돌아올끼다.
이제 니는 더욱 강해질끼다. 불안정했던 몸은 새롭게 갈무리됐고, 천계의 기술력이 더해져 안정성과 화력을 모두 거머쥐겠지. 그렇다케도 잊지 마라. 모든 것은 니 마음에서 나오는기라.
니가 어떤 맘을 먹느냐에 따라 신처럼 강해질 수도, 지나가는 개미맹큼도 못한 힘을 가질 수도 있다는 말이다.
내 말 무슨 말인지 알제? 기계 장치의 신, 니는 이제부터 엑스마키나(ExMachina)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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