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었다.
그곳에서 지옥을 보았다.
나는 사명의 종착지를 거닐었다.
그곳은 성화가 흐르는 강불이니
강을 빼곡히 수놓은 말뚝 사이로
타오르는 죄가 흐르고 있었다.
말뚝에 박힌 형제들의 고통을 보았다.
형제들은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곳에 있는가?
허나, 두 치 혀로 죄지은 자 대답할 수 없었다.
두 눈으로 죄지은 자 나를 볼 수도 없었다.
도둑질을 일삼은 자 뜨거운 손을 들고 괴로워하고 있었다.
그제서야 내 양손이 불타고 있는 것을 보았다.
신의 이름으로 살계(殺戒)를 어겨왔으니
두 손은 누구보다도 씨커멓게 타들어가고 있었다.
이곳은 내 죄에 어울리지 않았기에 강의 중심을 향해 걸었다.
우리는 죽어서 지옥에 가리라,
그곳에서 사도(邪道)를 벌할 숙명이니
매일 외쳐온 선서만이 내 길잡이가 되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온몸이 타들어 가는 자들만이
나를 둘러싸고 있었고, 그곳에 의지를 지닌 자는 없었다.
있어야 할 곳에 도달했음에, 고개 들어 하늘을 보았다.
불타는 강의 하늘은 빛 한점 없이 어둑하였다.
그처럼 참담한 하늘이라니, 심연을 들여다보는 듯
불길로 가득 찬 지옥보다 그 무저갱의 하늘이 더 두려웠다.
두려움이라니, 그리고 외로움이라니
신을 섬기고, 그분만을 두려워하였거늘
항상 그분과 함께함으로 외롭지 않았거늘
제 죄를 용서하소서
두려움으로 신을 섬기니
구합니다. 제게 힘을 주소서
기도를 드리고 하늘을 보니
하늘이 신의 눈동자임을 알았다.
검은 눈동자에 눈물이 맺혀 있었다.
그의 눈물 방울 떨어지니
흩어진 불길 사이로 제단이 모습을 드리운다.
아아 나의 성당이여, 이곳에서 당신을 섬기리오다.
제단에 발을 딛자
지옥과 연결됨을 느낀다.
여태껏 들리지 않던 죄인들의 마음을 듣는다.
그들의 고통과 비명을 느낀다.
심지어 그들은 신의 권능을 저주하고 있다.
이 치욕도 모르는 것들의 불경함이라니
제단에 두 손이 저지른 죄를 박아넣는다.
죄의 불꽃이 울컥거리며, 제단의 입으로 들어가고 있다.
지옥의 땅이 갈라지며, 그 진구렁으로 검은 불길이 치솟는다.
저주는 사라지고
그들의 공포를 마주한다.
사도(邪道)여 너희들의 모든 희망을 버려라.
꿈을 꾸었다.
그곳에서 지옥을 보았다.
나는 사명의 종착지를 거닐었다.
신께서 나의 길잡이가 되시니
그 선명한 불길의 기억을 아로새기어
죄지은 자들에게 현세의 지옥을 보여주겠나이다.
· 이단심문소 - 인페르노 계시록
각성 - 인페르노 1 (Inferno)
오셨군요. 당신이 오실 거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일단 진정하시고 제 말을 들어주십시오.
미카엘라가 사도였음이 밝혀졌으나 오히려 수호신으로 올라간 것은 모두 교단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코 외압에 의한 것이 아닙니다.
놀라셨습니까? 그러실 만합니다. 이단을 결코 용서하지 않는 교단이 사도 미카엘라를 떠받들기로 한 것이 이해되지 않으시겠지요.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혼란에 빠질 신도들을 염려하여 내린 결단입니다. 아시겠지만 미카엘라를 따르는 신도들이 많지 않습니까? 그들의 믿음이 깊으니, 지금 진실을 말해도 받아들이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의 모든 행위는 신과 신을 따르는 신도들을 위한 것. 잘 알고 계시겠지요? 그럼 교단의 지시에 따라주시기 바랍니다.
게다가 당신에게는 다른 할 일이 있지 않습니까. 미카엘라보다도 횡행하고 있는 이단의 무리들이 당신이 선결해야 할 문제가 아닙니까?
마침 당신이 오실 것을 예상한 교단이 당신에게 '인페르노'의 자격이 있는지 확인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만... 어쩌시겠습니까? 남아 있는 이단을 처벌하기 위한 성무에 계속 매진하시겠습니까?
이단심판관 2차 각성인 '인페르노'의 경지에 오를 준비가 되었다면 그란디스에게 알리기
<퀘스트 완료>
당신이 현실적인 결정을 내릴 거라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각성 - 인페르노 2 (Inferno)
당신의 믿음이 깊어 이단을 처벌하는 역할을 신께서 맡기셨고, 당신이 이를 성실히 이행하여 더 많은 책임을 질 기회를 얻었으니 어찌 기쁜 일이 아닐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경건한 마음으로 당신의 모든 것을 담아 시험에 응하십시오.
쇼난 무투장에서 '흑룡대회'라는 무술 경연이 열립니다. 그곳에 참가하여 '흑룡의 기운' 30개를 모아오십시오.
이는 신께서 허가하신 정화의 불길을 더욱 거세게 타오르게 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잠깐. 떠나기 전에 한 가지 더 알려드리겠습니다. 흑룡대회에 참가하는 자들은 '절망의 탑' 소속의 맹자들입니다. 기회에 눈이 멀어 가벼이 덤벼들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쇼난 무투장의 흑룡대회에 참가해 흑룡의 기운¹ 30개를 모아 그란디스에게 가기
¹강자들의 기운이 응축되어 있는 기운 덩어리. 매우 위험하고도 신비한 힘이 느껴진다.
<퀘스트 완료>
시험에 통과하셨군요. 그럼 이 결과를 교단에 보고하도록 하겠습니다. 돌아가서 기다리고 계십시오.
......
부디... 당신의 신앙으로 인해 억울한 피가 흐르지 않도록 신께서 지켜봐 주시길...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