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바닥의 문외한이 보기에도 '더 컴퍼니' 그들의 의뢰 달성률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높다.
이는 확고히 검증된 전술만 채용하는 조직의 방침에 기인한다.
신뢰는 비단 고객과 실무자 사이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다.
의뢰 달성을 위해 쏟아붓는 그 모든 것에 존재한다.
아마추어의 시선에는 구식으로 보이는 구형 권총도, 신뢰성만 입증된다면 발탁을 꺼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허나 그들 중에도 새로운 것, 특히 첨단 기술에 대한 갈증을 버리지 못한 자들이 있었다.
이들은 의뢰 내용 중 하나였던 신기술 '코어 에너지'에 관심을 가졌지만, 새로운 에너지 자원은 대개 '불안정성'이라는 오명이 들러붙는다.
이는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인 신뢰라는 정 반대라, 코어 에너지는 탁월한 포텐셜에도 불구하고 거래 상품으로만 취급되었다.
그럼에도 이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코어 에너지의 유용성을 설파하였고, 마침내 시제품의 시연 기회를 얻었다.
물론 조직의 보수적인 성향을 익히 알고 있는 다른 이들은 총회에 입장하는 동료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한숨을 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회의는 좀처럼 끝나지 않았다.
회의실 밖에서 기다리는 자들은 오직 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신비로운 빛만 확인할 수 있었다.
때론 청색, 때론 적색으로 변하는 신비로운 빛의 향연과 견디기 힘든 침묵이 몇 번 반복된 뒤, 회의실 문이 비로소 무거운 한숨을 토했다.
'더 컴퍼니'의 새로운 직책, 코어 에너지의 전문가 '스페셜리스트'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전직 - 스페셜리스트 (Specialist)
스페셜리스트? 그런 이름은 처음 들어보는군. 모험가로 세상을 떠돌아다녔을 때도 그런 이름은 못 들어봤네.
코어 블레이드? 코어 피스톨? 푸른 빛이 번쩍이는 총과 검이라는 건가? 흠... 어디 보자... 그거라면 비슷한 걸 본 적이 있구만.
아마도 그란플로리스 안쪽을 탐험하고 있었을 때였을 걸세. 끊임없이 몰려드는 몬스터들과 싸우다 보니 어느덧 어두운 밤이 되었네. 시야가 줄어들고 몬스터들은 더욱 난폭해져서 달려들었지, 게다가 피로도 많이 쌓여 몸도 지쳐있었어. 여기서 끝이라고 생각했지.
그때 어둠 속에서 푸르고 강렬한 빛이 검처럼 휘둘러지더니 급기야는 공중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변하며 몬스터들을 모두 쓰러트리더군. 정신을 차려보니 빛은 사라졌고 남은 건 몬스터 시체뿐이었어.
지나가던 마법사가 도움을 준거라 생각하고 수소문했지만, 그런 종류의 마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더군. 다른 사람들도 전부 농담으로 생각하고 말이야.
하지만 자네의 이야기를 들으니 코어 블레이드와 코어 피스톨을 사용하는 스페셜리스트라는 자가 도와준 거라는 생각이 들었네.
그를 본 곳이 어디인지 궁금하다고? 지금은 망월의 선더랜드라고 불리는 장소라네. 알 수 없는 기운들이 뭉쳐있는 곳이지. 그곳에 가볼 생각인가?
망월의 선더랜드 다녀오기.
<퀘스트 완료>
원하던 것은 찾았나?
그렇군. 스페셜리스트라는 자가 그곳에서 새로운 무기인 코어 블레이드와 코어 피스톨을 익혔던 거구만.
그래서 자네도 그곳에서 그 무기들을 다루는 걸 익히고 온 것이군.
이제 그 정체를 알았으니 속이 조금은 후련하구만. 그동안 어찌나 궁금했던지...
그래, 앞으로 코어 블레이드와 코어 피스톨을 사용하려면 방어구는 천으로 착용하는 것이 좋을 걸세. 기(氣)나 마법을 다루는 자들이 기운의 순환을 좋게 하려고 자주 찾는 재질이지.
코어라는 기술이 무언지 모르지만, 자네의 말대로라면 이것도 하나의 기운 아니겠나? 반드시 도움이 될 것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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