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사의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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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 완료>

오랜만이로군 클론터. 잘 있었나?

모건! 오랜만이로군. 언더풋엔 언제 온 건가?

막 도착한 참일세. 여왕님께 보고를 드리러 가기 전에 자네 얼굴이나 볼까 싶어서 말이야. 라미도 건강해 보이는군.

그런데 그 꾸러미는 뭔가?

자네가 난쟁이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어서 갖고 온 걸세.

그거 고마운 말이로군. 선물은 뭔가? 피로회복제인가?

아니. 강력한 끈끈이 풀일세.

이걸 황금에 발라 이곳저곳에 놔두면 난쟁이들의 손이 철썩 달라붙어서 움직이지 못하게 되네. 그럼 그들을 모아서 자네의 특기인 설득을 시도해볼 수 있을 거야.

음… 난쟁이들이 화만 나지 않을까? 설득하러 갔다가 도끼를 던져오면 큰일인데.

처음에 놀라서 손을 떼려고 양손을 붙일 테니 도끼를 던질 손도 없을 걸세.

마치 여름날에 벌레를 잡는 것 같군.

바로 그걸세. 그리고 이건 아마도 성장촉진제인데…

'아마도'?

동물 실험을 해봤더니 성장 속도가 빨라지더군. 통상 두 배 정도? 문제는 성향도 좀 난폭해져서 제어가 힘들더라고. 아… 그리고 특이하게 머리에서 뿔이 나던데… 난쟁이들은 좋아하지 않을까?

절대로 자네가 난쟁이들에게 다가가게 내버려 둬선 안되겠군.

손의 상처는 뭔가? 실험하다가 다친 건가?

오는 길에 새끼 쥐를 한 마리 잡았는데 시도 때도 없이 물어뜯는 바람에 잠도 제대로 못잤네. 지나가던 모험가가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난 아마 해골이 되어 여기 도착했을 거야.

아무튼 너무 그렇게 매몰차게 거절하지 말게. 난쟁이들에게 키 크는 약으로 꾀어낼 수 있을 것 같지 않나? 전에 보니 키와 덩치가 클수록 난쟁이들 사이에서 떠받들어지는 것 같던데 말이야.

모건… 나는 그들과 대화를 하려는 것이지 먹이로 낚으려는 것이 아닐세.

하지만 자네가 대화를 하려고 해도 자네 앞에 나타나질 않지 않나? 그래서 이런 게 있으면 그들도 돌 뒤에서 바깥으로 나오는 게 더 쉬워질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럼 이건 어떻나? 여기까지 오다가 발견한 특이한 열매의 씨를 빻아서 술에 섞어봤는데 잠이 확 깨더군. 그리고 이건…

아니 잠깐만. 도대체 이 꾸러미 안에 뭐가 있는 건가? 말을 들어보니 제대로 만든 건 하나도 없는 것 같은데.

아. 눈치 챘나? 사실은 논문의 주제가 영 생각나질 않아서 말이야. 여왕님께 실버크라운의 생태에 대해 보고를 드린 후에 학술원에 들러야 하는데 요새 실버크라운 쪽에 꽤나 일이 많았거든.

나도 좀 바빠져서 차일피일 미루다보니 제출일을 깜빡 넘겼지 뭔가… 답답해서 오는 길에 보이는 재료로 무작정 만들어 봤지.

하아… 그럼 이 많은 짐이 실버크라운에서 여기까지 오면서 심심풀이로 만든 약이란 말인가? 세상에, 언더풋을 쑥대밭으로 만들 수도 있겠군!

…음? 오호…

…안 되네. 언더풋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것만은…

심심풀이라. 그거 괜찮은데? '심심풀이 삼아서 생활의 재료로 간단히 만들 수 있는 재미있는 약'을 대충 정리해서 내면 어떨까? 학술적이진 않지만 대중에 다가가기 위한 입문서 정도로 썼다고 하면 할아범들도 까다롭게 굴지 않을 텐데 말이야.

좋아. 클론터. 펜하고 종이 좀 빌려주지 않겠나? 그리고 라미도 잠깐 빌려주게.

라미나비엔토는 왜?

조용한 곳에 가서 쓰려고. 내 머릿속에 있는 생각들이 언더풋의 소음에 지워지기 전에 빨리 종이에 담아야겠네!

빌려주는 것은 좋지만 그 이상한 약 중 하나라도 라미나비엔토에게 닿게 하지 말게.

…오?

절대로 안 돼.

알겠네… 그럼 다녀오겠네! 여왕님께는 일이 생겼다면서 대신 보고 해주게나. 자, 여기 보고서. 그럼 부탁하네!

뭐? 아차, 모건!

모건!!

안녕하세요. 모건 님이 언더풋에 오신 것 같아서 함께 입궐할까 싶어서 찾아왔습니다만……제 예상에서 한 치의 벗어남 없는 일이 벌어진 모양이로군요. 이번엔 또 어떤 기발한 방법으로 당하신 건가요?

하아… 하하하… 워낙 자유로운 성향이기도 하고, 왕궁 안의 사람들을 대하기 어려워 해서 저렇습니다. 왜 모험가가 되지 않았나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그렇군요. 하지만 여왕님께 보고는 하셔야 할 텐데요.

보고서는 여기 있습니다. 대리 보고자로서 제가 가는 수밖에요. 모건 때문에 연금술 지식이 늘어나는 게… 나쁘지는 않지만 이게 과연 정상인가 싶습니다.

…특이한 분이시지요. 저분은.

…휴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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