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요정들의 기원에 대한 정확한 자료는 없다. 허나 흑요정들의 말에 의하면 오래전 미의 여신 베누스가 사랑하던 인간 나르시스와 사랑에 빠지게된 요정 라디아가 난쟁이들의 이간질로 인해 여신의 저주를 받게 되었고, 그녀가 살던 마을 전체가 지금의 외모를 가지게 된 것이 흑요정의 시초였다고 전해진다.
변해버린 외모를 본 나르시스는 그녀를 떠났고 그 사건 이후 지금까지도 흑요정들은 배신자 인간과 교활한 난쟁이들을 증오하게 되었다고 한다. 저주의 낙인과도 같은 검은 피부와 새하얀 머리를 감추기 위해 흑요정들은 대대로 지하에 숨어 살아왔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여신의 저주가 흑요정들에게 치욕만을 남긴 것은 아니었다. 요정들만의 신성함을 잃은 대신 날쌘 몸과 뛰어난 야간 시력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흑요정들은 마법에만 의존하는 요정과는 달리 독자적인 체술을 발달시킬 수 있었다.
흑요정 세계에서 도적이란 단어는 약탈을 일삼는 무리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부여 받은 신체적 능력을 나름의 방식으로 극한까지 발달시켜 다른 흑요정들에게는 불가능 한 일들을 가능케 하는 체술의 전문가라는 의미가 더 강하다.
현재의 흑요정은 두 개의 집단으로 나뉘어 있다. 어리지만 현명한 여왕을 따르는 자들과 막강한 권력의 원로원을 따르는 자들. 화해와 복수라는 대립된 이념의 두 세력은 표면적으로는 협력하고 있지만 이면에서는 각자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각각 첩보와 암살, 저주 등의 비밀스런 임무를 목적으로 하는 도적집단을 양성하고 있다.
최근 원인 모를 전염병으로 흑요정들의 도시 노이어페라가 황폐화되고, 이 사건의 원흉으로 인간이 지목되면서 인간과 화합을 도모하려던 여왕과 이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원로원 간의 대립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싸늘한 긴장감이 감도는 상황에서 두 세력은 각자의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보를 얻기 위해 독자적으로 요원들을 양성해 세상 각지로 파견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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