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성 - 염제 폐월수화 1
<퀘스트 완료>
혹시 지금보다 더 높은 경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지 않나.
...!
표정을 보니 맞는가 보군. 그럼 내 하나 묻지.
넨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나?
...글쎄요. 누군가는 자연 속에서 느껴지는 흐름을 가져온 것이라고 하고, 태산을 쓰러트릴 수 있는 힘이라고도 하죠.
또 누군가는 강함을 제압하는 부드러움이라고도 하구요.
무엇 하나 틀린 말은 아니군. 하지만 무엇 하나 뚜렷한 정답이라고 하기도 힘들지.
이 늙은이는 자네의 생각이 궁금하네.
제게 있어서는 스스로를, 그리고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라고 해야겠군요.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라... 좋은 자세일세.
그렇다면 최근 자네가 부족함을 느낀 건,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상대해야할 적들이 점점 강해지기 때문이겠군.
......
괜찮다면 함께 넨을 수련하는 이로서 이 늙은이의 청 하나만 들어주지 않겠나? 자네에게도 절대 손해될 일은 아닐 걸세.
각성 - 염제 폐월수화 2
얼마 전, 헨돈마이어의 한 넨마스터에게서 연락이 왔었네. 브리즈 일랩스라는 솜씨 좋은 친구인데...
아, 이미 만나봐서 알고 있다고? 거 잘된 일이군.
그 친구에게서 도움 요청이 왔네. 넨을 수련하다 주화입마에 빠진 지인을 도와달라는 내용이었지.
자네라면 그들에게 무언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구먼. 뒷골목으로 가보게. 브리즈는 그곳에 있을 걸세.
헨돈마이어 뒷골목에서 브리즈 일랩스와 대화하기
(해당 퀘스트는 쿠룬달의 구룡을 통해 `에피소드 전용 마을`로 이동하여 수행 가능합니다.)
각성 - 염제 폐월수화 3
이곳 출신 중에 나와 같이 넨에 재능이 있는 녀석이 하나 있었어. 힘이 부족해 가족들을 잃었고, 그 때문에 수쥬까지 가서 넨을 배울 정도로 복수에 대한 집착이 강한 사내였지.
...그러다 결국 복수를 위해 불법적인 시술까지 손을 대게 된 거야.
너도 넨을 수련하고 있으니 알고 있겠지? 남은 생과 바꿀 용기만 있다면 문신을 통해 단기간에 넨을 강력한 경지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거.
얼마 전 뒷골목으로 돌아와 그 힘을 이용해 가족들의 복수에는 성공했지만, 그 대가로 주화입마에 빠져 지금은 천천히 죽어가고 있는 중이야.
알아, 녀석도 이렇게 될 줄 알면서도 자신의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 거겠지. 그래도 녀석의 마지막 가는 길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해줄 방법이 있다면 도와주고 싶어.
이 앞이야.
혹시라도 돌발 상황이 일어날 수 있으니, 나는 주변을 살피고 있을게. 부디 조심해.
크으윽...
탁한 빛을 띠는 불안정한 넨... 주변의 넨까지 폭주시키고 있어.
(이 문신... 몸속에 흐르는 넨의 흐름을 강제로 바꾸고 있어.)
당신은... 넨마스터?
어째서... 수명을 깎으면서까지 이렇게 하는 거죠?
...당신처럼 넨의 축복을 타고난 사람들은 우릴 이해하지 못할 겁니다.
(나에게 당연하게 내려진 이 힘이, 누군가에겐 처절한 몸부림이다.)
(내가 생각하는 넨이란, 그 자체로 정답이라고 할 수 있을까?)
넨이란 무엇입니까?
한없이 약한 몸으로 태산을 쓰러뜨리는 이 힘은 무엇입니까.
이것을 '강함'이라고 칭한다면, 그것은 무엇을 위해 발현되는 것입니까.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겠습니까?
지키기 위해서라면 지나친 힘을 갖는 것도 용인된다는 말입니까?
...모르겠습니다.
(나의 넨도, 저자의 넨도 모두 거슬러 올라간다면 같은 넨이다. 그러니 답은 중요하지도, 존재하지도 않는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깨달아 받아들이는 것.)
오늘을 기억하십시오.
탁했던 주변의 넨이...
이봐, 정신 차려! 모험가는 어딜 간거야?
<퀘스트 완료>
염제(念帝)...
각성 - 염제 폐월수화 4
<퀘스트 완료>
어서 오게. 넨의 흐름이 크게 바뀐 걸 보니 다행히 도움이 됐던 모양이구먼.
그럼 다시 묻겠네. 넨이란 무엇인가?
답은 중요치 않습니다.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았는가.
나아가는 길에 대한 의구심을 품었는가.
그리하여 한 점 의심없이 또렷한 목표를 발견하였는가.
문답 자체가 넨을 어떻게 대할지 성찰하고 기반을 다지는 행위입니다.
자네의 말대로, 답은 중요치 않네. 문답하는 행위 자체가 중요한 것이지.
자네처럼 경지에 오른 넨마스터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넨의 흐름이나 정교한 기술이 아니었네. 오히려 넨을 대하는 태도를 돌아봐야했지.
자네가 얻은 성취에 대해서 아직 의문스럽다는 표정이군. 허나 내게 털어놔봐야 소용 없을 걸세. 말로 설명할 수 있다면 그걸 어찌 진정한 깨달음이라고 할 수 있겠나?
아! 브리즈를 통해 감사 인사를 전해달라는 연락이 왔네. '그 순간만큼은 밤하늘의 달빛도, 넨화의 꽃잎도 부끄러워 숨은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고 하더군.
늙은이의 청을 들어주어 다시 한번 고맙네.
보라. 그리고 찬탄하라. 거대한 고통을 딛고 피워낸 찬란한 아름다움을.
"넨이란 무엇입니까."
한없이 약한 몸으로 태산을 쓰러뜨리는 이 힘은 무엇입니까.
이것을 '강함'이라고 칭한다면, 그것은 무엇을 위해 발현되는 것입니까.
피를 토하는 듯한 물음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높은 자가 낮은 자에게 몸을 굽혀 지식을 청한다는 일화는 많이 듣다못해 식상할 정도였지만, 당사자가 되는 것은 처음이었다.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겠습니까?"
"지키기 위해서라면 지나친 힘을 갖는 것도 용인된다는 말입니까?"
가까스로 낸 답은 서릿발 같은 추궁으로 돌아왔다. 그저 반문한 것이겠지만 나에게는 그렇게 들렸다.
"......모르겠습니다."
결국 나는 꼬리를 내리고 말았다.
두 눈으로 담는 것조차 황송스러운 무인의, 폐부를 찢는 절규를 그저 못 들은 척 눈을 돌리고 말았다.
그 후론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른다.
살았는지 죽었는지......
부디 답을 얻어 자신의 행복을 위해 살고 있기를 바라지만 세상의 누가 감히 대답 해줄 수 있단 말인가.
그 날과 마찬가지로 청명히 떠 있는 저 달조차 알지 못할 것이 분명하건만......
만나보고 싶은가? 찾는 것은 어려울지 몰라도 알아보는 것은 쉬울 것이다.
달빛에 감싸인 고요한 미(美)를 알아볼 눈이 당신에게 있다면. 그리고 그 염제(念帝)가 살아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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