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이네요, 모험가님.
세리아?! 대체 어디 갔었던 거예요. [수호의 탑]의 일부가 된다는 말과 함께 사라진 후, 이곳 사람들 그 누구도 '세리아와 내가 이곳에 처음 온 날'을 기억하지 못했어요.
그야, 그렇겠죠. 모험가님. 그날은 '존재하지 않았던 날'이니까요.
무슨 뜻이죠? 그럴 수는 없어요. 이렇게 현실적이고… 제가 직접 겪었던 일들이 없었던 일이라니요!
정말 어린 아이처럼 순수하신 분이군요. 무서운 괴물이 나오는 악몽을 꾼 어린아이가 잠에서 깬 후 악몽 속 괴물이 나오지 않을까 벌벌 떠는 것처럼… 두려워하고 있는 건가요?
세리아? … 잠시만요, 당신… 세리아가 맞나요?
저를 세리아라고 처음 부른 건 모험가님이었잖아요. 잊으셨나요?
그, 그렇다면…
모든 것이 순수함을 지키기 위한 이 세계의… 아니… 정확히 말하면 [수호의 탑]의 의지였을 뿐입니다. 모험가님의 무의식이 '세리아'의 형태를 떠올렸고, 그저 의지의 조각일 뿐인 저는 그 형태를 취하게 된 것이죠.
말도 안 돼… 그럼 정말 다 꿈이었단 말인가요?! 제가 만났던 모든 사람도 전부 실재하지 않는…!
그건 당신에게 달렸었습니다. 아무래도 모험가님께서는 인연의 힘으로 운명을 바꾸지 못하신 것 같군요.
이제 어떻게 되는 거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 뿐입니다. 그럼, 다음 꿈에서 뵙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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