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환
돌아온 탑의 주인
모험가님. 에리카예요. 아젤리아 님을 모시기 위한 준비를 하느라 이제야 편지를 드려요.
그동안 모험가님께서 마계로 나아가서 많은 일을 하셨다고 전해 들었어요. 고통을 받는 사람들을 위해서 카쉬파에 맞섰고, 결국엔 그들을 몰아내셨다죠?
아젤리아 님께서 이야기를 들으셨다면 매우 기뻐하셨을 거예요. 아니, 어쩌면 마계로 동행해서 함께 카쉬파에 맞섰을 수도 있었겠죠.
그랬었다면 정말로 좋았을 텐데... 이제는 이룰 수 없게 되었네요.
저는 이제 로이 아저씨와 함께 아젤리아 님을 모시고 절망의 탑으로 돌아가려고 해요. 마계가 올려다보이는 이 쓸쓸한 장소에 아젤리아 님을 더 머물게 할 수는 없으니까요.
모험가님, 아젤리아 님의 마지막 말을 기억하시나요?
숨을 거두는 순간에도 고통 속에서 모두를 걱정하며, 모험가님이 솔도로스 님을 만나 설득하길 원하셨죠.
모험가님, 부탁드릴게요. 아젤리아 님의 마지막 바람을 들어주세요. 그분이 죽음 속에서도 놓지 못한 일을 헛되지 않게 도와주세요.
마음이 정리되신다면, 저를 찾아봐 주세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파란만장 에리카가 기다리는 장소로 향하기
(해당 퀘스트는 젤바의 파란만장 에리카를 통해 `에피소드 전용 마을`로 이동하여 수행 가능합니다.)
<퀘스트 완료>
모험가님! 와주셨군요. 감사해요.
에리카가 붉게 충혈된 눈으로 모험가를 맞이했다.
애써 웃어 보였지만, 슬픔에 잠긴 마음을 모두 숨길 수는 없었는지 몸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그런 에리카의 어깨 너머로 퀭한 표정으로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고 있는 로이 더 버닝펜이 보였다.
모험가의 시선이 그에게 향해있다는 걸 알아차린 에리카가 그에게 다가가 어깨를 두드리자, 그제야 모험가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왔구나.
아젤리아의 유언
...이제 막 탑에서 내려온 길이야.
아젤리아는 깨어났던 곳에서 다시 잠들었어. 이제 다시는 깨어나지 못하겠지.
아직도 피를 흘리며 누워있던 아젤리아의 모습이 떠올라. 손으로 전해지던 심장이 뛰는 느낌이 서서히 줄어드는 감각과... 그리고... 그리고...
...도대체 왜 그런 미소를...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
로이 아저씨...
솔도로스가 있는 곳으로 가서 아젤리아의 이야기를 하면서 그를 설득하려고 했어. 아젤리아가 소륜에 의해서 살해 당했다는 이야기가 퍼져나가면 그림시커 내부의 분열은 더 커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걷잡을 수 없을 테니까.
하지만 소용없었어. 솔도로스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어.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어... 도저히... 이런 건 공식에도 없었단 말이야.
솔도로스 님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모습이었어요. 저와 로이 아저씨가 아닌 누군가를요.
모험가님, 솔도로스 님을 만나서 설득해주세요. 아젤리아 님이 돌아가신 지금, 분열 된 그림시커를 하나로 묶어서 이끌어 나갈 분은 솔도로스 님 밖에 없어요.
로이의 퀭한 눈과 에리카의 붉게 충혈된 눈이 모험가를 향했다.
둘을 잠시 바라보던 모험가는 고개를 끄덕인다.
고마워요, 모험가님. 부디... 아젤리아 님의 바람이 솔도로스 님께 닿기를...
고맙다... 모험가.
절망의 탑으로 올라가 하층부 넘어가기
(해당 퀘스트는 젤바의 파란만장 에리카를 통해 `에피소드 전용 마을`로 이동하여 수행 가능합니다.)
<퀘스트 완료>
길을 잃은 마음
아젤리아 님의 유언을 가지고 오신 분이에요. 그런 분을 막아서는 건 아젤리아 님의 유언을 막아서는 일이에요.
...
모험가. 지나가세요. 당신이 가져온 이야기를 기다리시는 분이 계십니다.
안내해드리고 싶지만, 혼란을 틈타서 탑을 이탈한 자들을 쫓아야 해요.
멀리서 폭발음이 들리면서 미세하게 탑이 흔들리는 것이 느껴진다.
쓸데없는 저항을...
그럼 여기서 이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아니, 신경 쓰지 말자, 지금은 해야할 일이 있으니까)
절망의 탑으로 올라가 중층부를 넘어가기
(해당 퀘스트는 젤바의 파란만장 에리카를 통해 `에피소드 전용 마을`로 이동하여 수행 가능합니다.)
<퀘스트 완료>
당신 잘못이 아니란 건 알고 있어. 하지만 비어버린 이 마음을 가눌 길이 없었어.
맞아, 괜한 화풀이를 한거야. 아젤리아를 지키지 못한 나 자신에 대한 화풀이. 죽어갈 때 옆에 있어 주지 못한 화풀이.
아젤리아가 젤바로 향한다고 했을 때, 나는 이곳에 남기로 했어. 그녀의 생각을 이해 못 한 건 아니었지만, 그걸로 해결될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했었으니까.
다시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어. 우리의 힘이 없으면 힘든 게 뻔했으니까. 그렇게 돌아와서 다시 이야기하고, 서로를 이해해 나가길 원했어.
바보 같은 생각이었어. 그녀는 돌아왔지만 아름다웠던 미소는 다시 볼 수 없게 되었어. 기뻐하며 웃던 모습도, 슬퍼하며 눈물 흘리던 모습도 다시는...
바람에 가리워진 달
솔도로스
절망의 탑에서 솔도로스와 만나 아젤리아의 유언을 전하기
(해당 퀘스트는 젤바의 파란만장 에리카를 통해 `에피소드 전용 마을`로 이동하여 수행 가능합니다.)
새로운 깨달음
망자의 협곡에 있는 파란만장 에리카와 대화하기
(해당 퀘스트는 젤바의 파란만장 에리카를 통해 `에피소드 전용 마을`로 이동하여 수행 가능합니다.)
<퀘스트 완료>
모험가님 돌아오셨군요!
이, 이봐. 어떻게 됐어. 솔도로스는 만나고 온거야? 설마 만나지도 못하고 내려온 건 아니겠지?
그래... 그거면 됐어...
아젤리아 님의 바람을 지켜주셔서 감사해요. 이제 마음 편히 젤바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고맙다... 모험가.
다시 만날 때는 예전처럼 웃으면서 만나기를 바랄게요.
떠났던 주인이 돌아오자 절망의 탑은 다시 하늘로 향했다.
탑의 주민들은 주인의 마지막 뜻을 지키기 위해, 길었던 수련을 멈추고 아라드로 발을 옮긴다.
하지만 모두가 한뜻이 아니었음이라, 탑에 억류되다시피 머물던 악인들이 틈을 노려 도주하려 한다.
절망에서 벗어난 악인들이 아라드에 발을 딛는 순간 혼란이 일어날 것은 자명한 일.
탑의 주민 중 선택된 몇몇은 솔도로스의 뒤를 따르는 것을 늦추고 이들을 쫓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들을 가둘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적삼을 입은 무사가 걱정스레 운을 띄웠다.
"걱정 말게, 절망 밑에 숨겨진 나락이 있다네."
흰 머리카락을 가진 날카로운 눈매의 검사가 이를 받았다.
잡아들인 악인들은 나락 안에서 업보의 무게를 견디며 고행을 이어나갈 것이라.
검사는 표정없는 얼굴로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아... 그랬군요. 그녀는 이마저도 알고 있었군요."
무사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그 뜻을 이해하고는 싱긋 웃어 보였다.
그리고는 넌지시 검사를 향해 물음을 던졌다.
"그곳의 이름이 무엇입니까?"
물음을 전달받은 검사는 한참을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한동안 침묵하던 그는 조용히 입을 열어 답을 내보였다.
"유폐의 나락이라 하네."
무사는 그의 대답에 다시 한번 웃어 보였다.
"여전히 이름 짓는 게 서투르시군요."
"...쓸데 없는 말일세."
<N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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