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색의 수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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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 완료>
비탈라. 고집은 그만 부리세요.
……
용족이 바깥에 나가서 어떤 취급을 받는지 잘 알잖아요? 제국군에게 걸리기라도 하면 당신도 수용소로 잡혀갈 거예요.
하지만 이대로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대전이가 일어난 이후 요정들의 마법진의 소멸 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분명 있을 겁니다.
용족이 할 수 있는 일? 분명 많죠. 하지만 우리가 왜 자신을 희생하며 가시밭길을 걷지 않으면 안 된단 말이죠?
…긴 세월을 아라드에 살면서 남은 건 상처뿐이오. 어린 것들은 잡혀서 애완동물 취급이나 받고, 실험 재료라며 뿔을 뜯겨 죽어버린 자도 한둘이 아니오.
제국이 주도했다지만 돌이켜 보시오. 제국만 우리를 핍박한 것이 아니오. 그들에게 협력한 자들이 숱하게 넘쳐나오. 바깥은 우리에게 사지나 다름없소.
물론 무섭고 슬픈 일입니다. 하지만 저는 제국의 천박한 실험에 도움이 되려고 가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저를 위해 요정의 마법진을 지켜내고자 합니다.
저는 한때 이 아라드를 미워했습니다. 수가 적은 종족이기에 받아야 했던 차별과 경멸… 그 무자비한 시선 앞에서 제 개인의 인격과 생각은 먼지일뿐이었지요.
하지만 요정들이 목숨을 걸고 마법진을 만들어 아라드를 지켜내고자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정말 감동했습니다. 타인을 위해 목숨을 버리는 것. 말로는 쉬운 일입니다만 이 얼마나 용기 있고 고결한 행동입니까.
저는 그들 앞에서 비겁해지고 싶지 않습니다.
더이상 말려봤자 소용 없겠군요. 마음대로 하세요. 하지만 당신이 나가면 우리는 다른 곳으로 이주하겠어요.
…비탈라. 그대가 수호자의 지위에 매달린 것은 마법진을 지키기 위해서였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만… 제 생각도 많이 바뀐 것이겠지요.
그대는 어릴 때부터 고집이 셌었지. 걱정도 되었지만 착한 심성과 현명함이 뒷받침되었기에 늘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었소.
모자란 저를 가르쳐 주신 스승님 덕분이지요.
하하. 그대 앞에서는 스승이라고 잘난 체 할 수도 없겠소만… 고맙게 받아들이겠소.
비탈라. 아라드를 위해 요정이 남긴 마법진을 관리해야 한다는 그대의 판단은 옳다고 보오. 아마 이 아라드에서 그 일을 할 수 있는 자는 용족의 수호자밖에 없을 거요.
다만 우리는 용기가 없어서 그대와 함께 하지 못하오. 지독히도 괴로운 나날을 보내왔으니까…
이 비겁한 스승은 이곳에서 그저 그대의 안전을 기원하겠소. 그대를 나의 유일한 자랑으로 삼으면서.
고맙습니다. 스승님의 가르침을 언제나 되새기며 수호자로서의 마음가짐과 행동을 잊지 않겠습니다.
짐까지 다 챙긴 걸 보니 바로 떠날 모양이군. 하지만 가기 전에 아직 수호자의 칭호를 받지 못하지 않았소?
네… 아무래도 바깥으로 나가겠다는 제 결정 때문에 받기는 어려울 거 같습니다.
그럴 순 없지. 우리 용족의 수호자가 아라드를 지키겠다는데 이름도 받지 못하고 가게 할 수는 없지.
제대로 된 수여식은 못해주지만 이 로브를 가지고 가시오. 언제고 이런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서 미리 준비해 두었소.
그대에게 내리는 색은 '청색'. 이름은 '청색의 수호자 비탈라'. 앞으로는 이렇게 불릴 것이오.
푸른 하늘처럼 모두에게 희망이 되고, 푸른 바다처럼 모두를 포용하는 수호자가 되어주시오.
네. 물론 그렇게 하겠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비탈라. 그대의 앞길에 용왕의 용기와 네메르의 지혜가 언제고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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