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꾸러기 호문쿨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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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 완료>
아주 먼 옛날부터 마계의 한쪽 끝에는 하늘을 뚫을 듯 높고 커다란 성이 있었다. 그 성의 이름은 아무도 몰랐는데, 왜냐하면 들어간 사람은 다 죽었기 때문이다.
성이 엄청나게 높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저 성을 통해 하늘로 가면 신을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조금 힘이 센 사람들은 신을 만나기 위해 도전했다.
그런데 성 안에는 엄청 강한 괴물이 있었다. 들어온 사람들은 강했지만 괴물들이 더 셌다. 사람들은 모두 죽어버렸다.
그래서 아무도 돌아오지 못했고, 밖에 남은 사람들은 안에 들어간 사람들이 하늘에 있는 신에게 가서 돌아오지 못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도전을 계속했다. 그런데 어떤 미친 용이 나타나서 사람들을 가로막았다.
"내가 이 성의 주인이다! 신에게 가는 길은 나만의 것이다!"
용은 굉장히 컸고, 또 엄청 강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함부로 덤비지 못했다. 용은 의기양양해서 성으로 들어갔다.
괴물이 나와서 싸웠지만 용이 다 이겼다. 거인도 이기고 낡은 피에로도 이겼다. 용은 무적이었다.
그러다가 용은 성의 가장 높은 층에 다다랐다. 아무도 가보지 못한 곳이었다. 그곳에는 아주 아름답고 귀여운 금발 소녀가 있었다. 그 소녀는 무지 셌다.
용은 다짜고짜 소녀에게 덤볐지만 소녀가 이겼다. 소녀가 주먹을 휘두르자 용이 납작해졌다. 왜냐면 용은 소녀에 비하면 너무 약했기 때문이다.
소녀는 지금도 성의 꼭대기에 있다. 이 세상에서 제일 강하기 때문에 계속계속 그 자리에 있을 거다. 하지만 언젠가는 성을 무너뜨리고 밖으로 나가서 세상을 지배할 것이다. 그 소녀의 이름은 베키다.
끝! 와아, 다 썼다! 이제 이걸 잔뜩 베껴서 바깥 세상에다가 뿌려야지. 그럼 언젠가는… 헤헤헤!
뭐~하는 거지요?
으아, 꺄아아아아아아악!!
허덜덜! 갑자기 왜 소리를 질러요오오?! 아이언에임이 놀라서 경보 발동하면 어쩌려고!
들었어? 들은 거지? 어디서부터 들었어? 왜 들었어?
웬 용이 성에 쳐들어가는 부분? 도대체 무슨 소설을 쓰는 거죠?
바깥에 나가면 아무도 날 아는 사람이 없을 거 아냐. 내 이야기가 유명해지면 다들 날 신으로 섬기겠지? 그럼 맛있는 것도 먹고~ 예쁜 옷도 입고~ 히히히.
호문쿨루스가 이상한 욕심만 가득 차서는… 이것도 루크 님이 너무 완벽하게 개조를 해버리셔서 그런 걸까.
여기서 못 나간다는 얘기를 몇 번이나 해야 알아먹나요? 그렇게나 심심하면 나한테서 마술이나 배워보시죠. 뭐어, 멍청한 호문쿨루스는 배우지도 못할 테지만… 핫핫핫!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에엥?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라고 했는데 움직였어! 골크가 수울래! 나 잡아봐라!
뭐? 뭐뭐? 골크? 골크라니… 왠지 어감이 멋있… 아, 거기 서라구요!
골드 크라운을 피해 망루에서 도망친 베키는 쿵쾅거리며 죽은 자의 성을 들쑤시고 다녔다.
느닷없이 들려오는 소음에 놀란 펀쳐가 주먹을 날려, 버블버퍼의 뒷통수를 때렸다. 버블버퍼는 이내 투명한 방울을 쏘며 응수했고, 이 싸움에 램퍼 셋이 희생되어 바닥에 굴렀다.
웹 스파이더는 베키가 오자마자 붙잡기 위해 위협적으로 높이 뛰어올랐다. 하지만 베키는 몸을 작게 움츠려 재빨리 굴렀고, 애꿎은 블루램퍼의 전구만 깨졌다. 베키는 발랄하게 웹 스파이더를 놀리며 도망쳤다.
하지만 멀리 가지는 못했다. 샐러맨더의 화로에 다가가자마자 경보가 울리며 아이언에임의 기동을 알렸다. 아무리 장난꾸러기라고 하더라도 말도 통하지 않는 아이언에임이 전투 태세로 변경했다는 말에 더이상 나아갈 수는 없었다.
비상 계단을 통해 몰래 돌아가려던 베키는 거인 아르고스의 커다란 손에 붙잡히고 말았다.
놔줘~! 놔아줘어!!
베키, 시끄럽다. 베키, 또 난장판을 만든다. 베키, 던져버린다!!
아안돼애!!
아고고고, 아르고스!
내 이름은 '아고고고, 아르고스'가 아니다!
아르고스! 그 꼬마를 놔요! 그 꼬마가 없으면 루크 님이 만드신 차원항법시스템이 멈춰버린다고요!
크르… 애송이. 또 시끄럽게 하면…
알았다구우! 놔줘! 피가 머리로 올라가서 토할 거 같단 말이야!
아르고스는 마음에 들지 않다는 듯 코를 벌렁거리더니 베키를 툭 내려놓았다. 머리부터 떨어진 베키가 앓는 소리를 했지만 아르고스는 쿵쿵거리며 제자리로 돌아갈 뿐이었다.
우씨이… 아프잖아, 저 돌대가리!
용도 한방에 쓰러뜨린다면서 어째 아르고스한테 붙잡혀서 꼼짝도 못한데요?
…씨이, 내 새총에 맞았으면 꼼짝도 못했을 거야! 내가 봐준 거라구!
그렇다고 쳐주죠. 크할할할할!
…웃지 말란 말이야! 내가 호문쿨루스라도 엄청 강해질 수도 있는 거잖아! 흥이다! 내가 강해지면 제일 먼저 너를 잡아서 빙빙 돌려버릴 거야.
뭐 조금만 기다리라구요. 조금만 더 있으면 헤블론의 왕께서 힘을 되찾으실 테니… 그때가 되면 바깥으로 나갈 수 있을지도요. 이 세상을 전부 다 가지실 테니까.
내가 더 강해지는 게 좋은데… 뭐어, 루크 할아범한테 신세 진 것도 있으니까 그때까지만… 아야! 왜 때려?!
다른 건 다 봐줘도… 루크 님을 할아범이라고 부르는 건 용서 못합니다요오!
알았어, 루크 님… 루크 님이라고! 제대로 부르면 되잖아! 치이…
하아. 숨바꼭질도 이제 지겨워. 진짜진짜 심심하다아. 바깥에 못 나가는 거면 누구라도 좀 놀러오면 좋겠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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