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사 근처에 몸을 숨기고 안에서 들려오는 대화를 일단 듣기로 했다.
근거리가 아니여서 단어를 모두 들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말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일단 보내주었습니다. 곧 있으면 배를 타고 성전으로 들어갈 것입니다.”
“수고했어요. 사실 그림시커의 남자는 필요없지만… 그 사람이 제국으로 동행해준다면 더욱 큰 선물이 될 것 같았는데 아쉽군요.”
“저희가 제어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닙니다. 황녀님”
“그러니까 아쉬운거죠. 언제라도 나 ‘히리아 비탈론 하인리히 드 로스’의 이름으로 맞아줄텐데 말이죠.”
‘히리아… 제국의 1황녀…?’
“발슈테트 경. 이제 무슨 일을 해야할지 알고 있겠죠?”
“넵. 걱정하지 마시지요. 그림시커의 움직임과 성전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한 정보는 바로 보고 드리겠습니다. 조만간 중요한 정보를 가져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현재까지의 상황을 보면…”
“밤과 낮에 엿듣는 짐승 걱정까지 제게 시킬 생각은 아니겠지요? 발슈테트 경.”
“물론입니다. 황녀 전하.”
“여기가 공국의 한복판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세요.”
“넵. 알겠습니다. 보고는 차후에 드리고 저는 이만 물러가보겠습니다.”
잠시 시간이 흐른 후 발소리와 함께 기척이 사라졌다. 그리고 막사안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마치 아무도 없는 것처럼…
‘굉장히 조용하군… 철저하다고 해야하나…’ 콜트씨는 재빠르게 막사를 빠져나오면서 황녀에 대해서 다시 생각했다.
그림시커의 움직임, 하늘성 아래 성전 장소.
평소라면 호기심으로 큰 관심을 갖게 될 정보들이었다.
직접 찾아가서 보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마지막 말이 마음에 걸렸다.
철저하고 냉철하게 외교적으로 다른 세력들을 압박하는 제1 황녀라면 충분히 다른 세력의 첩자를 교란하기 위해서 일부러 정보를 흘리는 것도 가능했다.
아니 충분히 그럴 수 있었다. 여기는 공통된 위협에 대한 대응을 위한 연합 진영이면서 한편으론 작은 전쟁터나 다름 없었다.
자기 세력에게 유리한 움직임을 위한 거짓 정보를 흘리는 것도 충분히 가능했다.
‘복잡한 심정이군. 이 정보를 신뢰하고 움직이느냐 마느냐에 따라 상당한 시간을 허비할 수도 있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어떻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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