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네스의 기록
<1층>
제 1영웅, 요정기사 룽겔에 관한 기록
괴룡을 무찌른 펜네스의 기사. 저주를 풀기 위해 여신을 찾네.
일곱의 임무를 줄테니 실력을 보이거라.
일곱의 역경을 딛거든 저주를 풀어주마.
고난은 이겼으나 약속은 어겼으니 맺힌 상처가 심장을 멎게 하네.
<10층>
위대한 왕, 군트람에 관한 기록
마침내 폭군왕의 목을 베어냈으나 위대한 왕, 군트람의 복수는 멈추지 않다.
군트람, 여신이 사랑한 인간의 숨통을 틀어쥐고 기어이 끊어놓다.
이에 여신이 분노하여 저주를 내리니,
네 동족의 피로 목을 축여야 비천한 생을 연명할 것이며
네 백성의 모가지를 전부 부러뜨리기 전까진 편히 잠들 수 없게 될 것이다.
<20층>
어느 떠돌이 음유시인의 기록
여신이 사랑한 인간, 인간이 사랑한 요정,
질투에 눈먼 난쟁이가 여신의 분노를 샀네.
여신이 앗아간 아름다움, 밤에 물든 피부와 바래진 머리칼.
여신이 쥐여준 새로운 힘, 밤을 보는 두 눈과 바라온 숙명.
저주라 해도 떠날 수밖에. 짙은 어둠 속으로.
은혜라 해도 삼킬 수밖에. 혀를 빼앗겼으니.
<30층>
펜네스의 역사에 관한 기록
…하여 성왕 에레드가 왕국을 구하였으나, 사룡이 나타나다.
불사의 몸을 가진 사룡을 죽이는 것은 불가하였으나, 마법사들이 나서 그의 육체를 조각 내고 봉인하다.
그들이 흑요정의 영웅으로 추앙받자, 성왕이 그들을 곁에 두고 지혜를 빌리고자 하다.
……
이후, 군트람의 직계 후손인 여왕 메이아가 왕위에 오르다.
<40층>
펜네스의 붉은 열매에 관한 기록
여신이 마을에 저주를 내리고 그 뒤의 꼴이 궁금하여 직접 인간으로 분하다.
타락한 요정들은 분노에 눈이 멀어 인간을 향해 날을 세웠으나,
그중 특별히 어린 이가 인간을 감싸다.
여신이 이에 감복하여 말하기를,
네 마지막 저주만은 면하게 해 줄 테니 지금 내가 이르는 곳을 기억하고
꼬박 닷새 뒤에 향하거라.
맨손으로 땅을 훔쳐 피를 내어야 할 것이며
이후에는 소리를 잃어 무엇도 고하지 못할 것이나, 네 목숨만은 보전하리라.
<50층>
불안정한 차원에 관한 기록
…라지만 원인은 펜네스에 떨어진 이질적인 땅덩이가 아니라 아라드에 발생한 `폭풍`이다.
폭풍이 지닌 마력은 인간의 것도, 흑요정의 것도 아니다.
마력의 출처는 알 수 없으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폭풍이 차원에 크고 작은 균열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폭풍을 잠재우지 않는 한 계속해서 차원은 불안정해질 것이며,
차원의 경계가 무너진다면 분명 아라드에는 더 큰…
이후 내용은 검게 그을어 알아볼 수 없다.
<60층>
고대 왕의 최후에 관한 기록
...로 인해 결국 벨로우 리 그란츠의 손에 무너지고 말았으며, 칼데아 왕국은 빠른 속도로 분열되었다.
...이후 보로딘의 수하들은 무덤을 지키고자 가짜 무덤을 만들고 그들의 주군의 무덤을 보호하고자 하였다. 무덤을 지키는 수호자는 왕과 함께 묻힌 각 기사 단장의 충직한 수하들이 자처하였으며, 마지막 무덤엔 충직한 부관이 자리하였다.
이로써 완성된 여섯 개의 거짓된 안식처는 금은보화를 노리고 오는 도굴꾼들을 끌어들이고 있으며, 주군을 지키지 못했던 불충을 영원의 맹세로 씻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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