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네임 게이볼그] 아직 남은 왜곡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되고 있다고 믿었을 때가 있었다.
그건 어쩌면 눈앞에 보이는 희망을 놓치기 싫어 만든 단순한 위안이었을 지도 모른다.
나는... 한 치 앞에서 일어나는 일도 모르고 있던, 허울만 좋은 눈뜬장님이었다.
철저한 계산 아래 만들어진 모든 계획은, 단 하나의 진실에 무너져 내려버린 한낱 꿈에 불과했으니까.
이 꿈은... 정말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예상하지 못한 문제들이 하나, 둘 고개를 들이밀었다.
그리고 이대로는 모든 것이 끝나리라 생각했을 때 그가 나타났다.
처음 만난 사람이었지만, 얼굴을 마주한 순간 알 수 있었다. 아니,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내가 알지 못하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내가 알지 못하는 그것은 분명 나... 아니 우리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그는 많은 말을 하지 않고, 나에게 그저 한마디 질문을 했을 뿐이었다.
'이번에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많은 것이 생략된 물음이었지만, 이미 선택을 마친 후였던 나는 알아들을 수 있었다.
내 선택을 말해주자 그는 그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내가 그런 선택을 할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

몇 번의 기회가 주어져도 절대 바뀌지 않을 선택이 있다.
지금 내가 이해하고 있는 기술로는 절대 일어날 수 없는 기적과도 같은 일이지만
만에 하나... 혹시나 만에 하나 내가 시간을 돌려 과거로 돌아간다고 해도.
내가 이 생을 다시 한 번 반복할 수 있다고 해도.
이 선택은 절대 바뀌지 않을 것이다.

- 또 다른 왜곡된 시간, 곧 사라질 테네브의 기록 중 



[코드네임 게이볼그] 아직 남은 왜곡 1


마치 주변의 공간이 일그러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모험가의 머릿속에 들어본 적이 있는 목소리가 흘러들어왔다.
모험가.
(이 목소리는? 분명... 메멧?)
시간이 많지 않다. 그대가 얼마 전 다녀온 왜곡된 차원의 여파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왜곡은 그대가 이미 지나왔던 곳이니, 다시 왜곡된 차원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고 나를 찾아와라.



최후의 메멧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차원 항해선 바하이트로 이동하기.



<퀘스트 완료>
왔는가. 모험가.



[코드네임 게이볼그] 아직 남은 왜곡 2


그대가 지나온 왜곡된 차원의 영향으로, 다른 왜곡이 발생하고 있다.
물론 이것은 당연한 일이다. 큰 파장의 물결이 연쇄적인 작은 파장의 물결을 일으키는 듯, 이내 자연스럽게 사라질 왜곡들이지.
보통의 왜곡들은 결국 자연스럽게 사라지지만, 지금 주시하고 있는 이 왜곡은 다른 왜곡과는 다르다.
그대가 준 영향으로 발생한 지극히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군.
이대로는 나... 아니 모든 타임로드의 힘으로도 손쓸 수 없는 상황이 될지도 모른다.
(타임로드... 평소와 다르게 조금 급해 보이는데? 모습도 드러내지 않고...)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이미 한번 왜곡을 바로잡은 그대의 도움이 있다면, 분명히 이 왜곡도 되돌릴 수 있을 것이다.
......
아직, 너에게 그 이유를 말해줄 수 없다. 다만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만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
그럼 저 왜곡으로 바로 들어가 주길 바란다.



최후의 메멧의 이야기를 듣고, 다시 발생한 왜곡으로 이동하기.



......
호오... 역시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이군? 그래. 처음부터 나를 믿지 않은 거겠지? 켈켈!
네. 그리고 이건 별로 좋은 선택이 아닌 것 같군요. 지젤 로건.

정확히 말해야지. 너희들 마이스터에게는 좋은 선택이 아닌 거지!
켈켈켈... 그래, 그래. 네 녀석이 원하는 건 분명하지. 안 그래?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내가 할 수 있어! 그러니... 당신도 그냥 내 편에 서는 게 어때? 켈켈.
...아니. 그들이 필요합니다. 당신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 융통성 없는 것들의 도움은 필요 없어! 모든 것은 이 지젤 로건 님의 이름으로 이룰 거다!
......
(게이볼그는 분명 가장 강한 무기지만... 이 일은 무기 하나로 해결될 일이 아니야. )
(저자에게는 바칼을 무찌를 힘도... 다른 마이스터처럼 바칼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걸 의지도 없어.)
(조금만 위험하면 포기하고... 달아나겠지.)
(이 자의 돌발 행동은 예상했지만...)
(지금 마법을 사용하는 건 아직 일러... 무엇보다... 아직 끝난 게 아니야.)
(이건 분명... 지젤이 처음 나타났을 때와 비슷한... 이질적인 느낌이야.)
(내 생각대로라면... 아직 다른 마이스터를 이용할 기회는 남아있어.)
(그렇다면 지젤을 직접 처리하는 것보단... 그들의 손을 빌리는 게...)
당신은 실패할 겁니다. 다른 마이스터들은 반드시 게이볼그를 되찾을 거예요.
켈켈켈. 그래! 결국, 너도 다른 놈들과 융통성이 없는 것이 똑같군! 어디 한번 잘 막아봐라! 하지만...
시간이 많지는 않을 거야. 켈켈켈켈!
(역시... 예상치 못한 수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내놓는군.)
(아깝지만, 제어되지 않는 칼날은... 폐기할 수밖에...)



후우... 상황이... 좋지 않군. 이대로면 지젤의 뜻대로 될 거야.
지젤... 꽤 오랫동안 준비를 한 것 같아. 마이스터의 실험실 통제권을 통째로 가져갔어.
바스티온의 상태는? 꽤 오랫동안 내버려뒀었는데.
멀쩡해. 사람들이 모르는 지하 깊숙한 곳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이곳은 우리만 아는 장소니까.
바스티온에 남은 여러가지 설비 덕분에 아직 기회는 남아 있어.
게이볼그만 빼앗기지 않는다면 어떻게든 할 수 있을 텐데... 정작 그 게이볼그가 있는 곳까지 가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그렇겠지. 스타크... 그리고 다른 이터널 플레임 대부분이 게이볼그를 지킬 거니까.
......
분명 다른 방법이...
어? 이봐 거기 누구야? 여긴 어떻게 왔지?
......
테네브를? 이터널 플레임의 단원도 아닌 것 같은데... 신분을 밝힐 수 있겠어?
잠깐, 당신이 어떻게 돕겠다는 거지?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마치 다 알고 있다는 눈빛이군. 하지만 지금 상황은 외부인은 모르는...
......
그걸 어떻게 알고 있지? 지젤이랑은 무슨...
(그걸 어떻게...)
(그리고... 엘디르의 정체 또한...)
자신이 아는 것을 말하는 모험가를 바라보는 테네브의 표정이 순간 복잡하게 변했다.
(이 자, 분명 모든 사실을 알고 있어. 미래에서 온 것이 아닌 이상... 바칼과 관련이 있는 자라는 것은 분명하군.)
(지금 상황은 예상하지 못한 일이 너무 많아. 바칼이 그걸 대비한 것일까? 아니면...)
뭐야, 테네브! 아는 사람이야?
...아는 사람은 아니지만, 우리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맞아.
음... 한 사람의 도움이라도 더 필요한 때이긴 하지만...
정말 믿을 수 있는 거야?
적어도... 나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인 것은 확실해.
그래? 네가 그렇게 판단한다면 믿을 수 있겠지만...
겉보기에도 꽤 강해 보이는 사람이기도 하고, 도움이 필요한 시점이니 어쩔 수 없겠네. 너를 믿을게. 테네브.
...고맙군.
자, 이제 시간이 진짜 시간이 없어. 아! 당신도 기다려주겠어? 다들 모일 때가 되었으니까.



어? 저 사람은 누구예요?
못 보던 얼굴이군. 복장도 그렇고...
여기까지 온 것을 보니 테네브나 쿠리오 둘 중 한 명이 아는 사람인 모양인데?
테네브, 그분은 누구 신가요? 저도 처음 보는 분이시네요.
우리를 도와줄 사람이야. 지금 상황은 모두 다 알고 있으니 믿어도 돼.
......
(...그때보다 상황이 좋지 않은 것 같은데.)
상황은 어떻습니까?
최악이네. 지젤이 벌써 이터널 플레임을 모두 장악해버렸어. 아무래도... 자네의 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모양일세.
스타크를 설득하려고 했지만... 역시... 어렵겠더군.
...엘디르는 어디에 있습니까?
엘디르는 계속 지젤과 스타크를 설득한다고 말했네. 지젤을 추천한 이가 바로 엘디르이니, 더 신경이 쓰이겠지.
......
그렇군요. 이젠... 어쩔 수 없군.
게이볼그가 지젤의 손에 완전히 넘어가기 전에 되찾는 방법밖에 없겠습니다.
하지만 쉽지 않을 걸세.
지젤을 막으려면 이 실험실의 가장 상층부까지 올라가야 하는데, 가는 길을 이터널 플레임이 다 막고 있을 걸세.
우리에겐 시간도 없고 그들을 모두 상대할 만한 화력이 마땅치 않네.
...테네브. 정말 괜찮겠나? 이대로 게이볼그를 무력화하면... 앞으로의 싸움이 더 힘들어질걸세.
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 다른 이들은 몰라도 자네라면... 단 한 번쯤은 묻지도 않고 무조건 믿어줄 수 있지. 알겠네.
하지만 테네브. 우리가 너를 믿는 만큼... 너도 우리를 믿어 줘야 해.
네가 어떤 생각으로 어떤 선택을 했든, 그게 옳은 선택이라면... 우리도 그와 같은 선택을 할 거니까.
......
테네브.
젠느...
괜찮아요. 전부 다 해결할 수 있어요.
.......
이런...! 이제 정말 시간이 없어요!
자네가 길을 뚫겠다고? 단신으로 뚫고 갈 만한 길이 아닐세. 괜한 객기는...
......
자네. 그냥 객기가 아니군?
뭐야, 정말 혼자서 그 길을 뚫고 갈 수 있다는 거야?
테네브. 이런 상황에 정말 미안한 말이지만... 이 사람, 믿어도 되는 거 맞아?
믿어야만 해. 그리고...
지금 중요한 건 게이볼그를 지젤의 손으로 넘어가지 않게 하는 거다. 그 목적이 우리와 같은 것은 장담하지.
......
정말 답답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네. 당신. 지젤의 편이 아닌 것은 확실한 거지!
어쩔 수 없네. 아, 혹시 지금 내가 괜한 의심을 했다면 미리 사과할게. 하지만 우리의 상황도 이해해주길 바라.
......
그럼, 저분이 먼저 앞장서는 건가요? 이터널 플레임의 전 병력을 뚫고 가는 건 정말 쉽지 않을 텐데...

정말 그렇게 할 수 있다고 해도 혼자 가는 건 너무 위험해요.
이건 우리와 통신할 수 있는 통신기에요. 이걸 들고 가면 당신의 위치와 상황을 계속 알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이 어떤 힘을 가졌는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당신이... 분명 우리를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는 느낌이 드네요.
실험실의 구조는 우리가 다 알고 있으니, 필요할 때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거예요.
그렇다고 해도 만에 하나 조금이라도 위험하면 바로 돌아오셔야 해요.
더는... 불필요한 희생을 만들 필요가 없으니...



<퀘스트 완료>
(상황을 보니... 이전보다 상황이 더 나쁜 것 같은데... 서둘러야겠어.)
이봐. 잠깐.
...바칼의 생각은... 변함없는 건가?
조금 먼 미래라. 바칼이 그렇게 이야기하진 않았을 것 같은데... 마치 예언하는 것처럼 들리는군.
......
그래. 결국은 모든 게 그 미래를 위한 선택이었으니. 알겠다. 그럼, 미래를 위해 지젤을 꼭 막아주게.



[코드네임 게이볼그] 아직 남은 왜곡 3


명성 미충족 시 수락 불가
명성 충족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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