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레지에 후일담] 안개로 남은 기억
백해로 돌아가는 이들을 배웅하기
<퀘스트 완료>
그렇다네. 자리를 너무 오래 비워두기도 했고, 그곳의 상황도 걱정되어서 말야.
물론 자네가 환란의 땅을 구원해준 덕분에, 더 이상 크게 걱정할 건 없겠지만.
클라디스가 그렇게 떠난 뒤, 바로 중천으로 달려오게 되어 무의 눈 내부의 분위기도 아직 뒤숭숭한 상태야.
게다가 안개신 님의 상태마저 이전과 달라졌으니... 백해의 신도들을 잘 다독여야겠지.
아, 모험가공은 아직 모르시겠구려!
비어있던 제사장의 자리는 소인의 설득 끝에 에단 공이 맡아주시기로 했소이다!
아직 선계의 모든 위협이 끝난 건 아니오만... 여기까지 온 건 모두 모험가 공 덕분이오!
무엇인지? 우리가 알고 있는 거라면 얼마든 답변해주지.
모험가의 물음에 슈므와 에단의 표정이 묘해졌다.
어딘지 모르게 아쉬우면서도, 받아들인 기색이었다.
모험가공! 무 님은 사라지지 않았소이다.
본래의 순리대로... 이제 우리의 곁에 강림하여 계시지 않게 되었을 뿐.
다른 이들이 따르는 신들과 같은 상태로 우리를 바라보게 된 것이오이다.
이제 안개는 이전보다 약해지겠지만 사라지지 않을 거야. 그분은 우리를 어디에나 지켜보고 있을 것이고, 언젠가 다시 만나볼 수도 있겠지.
모습을 쉽게 드러낼 수는 없으시겠지만, 네가 위험하다면 기꺼이 나타나실거다.
맞소, 특히 모험가공은 그 분에게도 매우 특별한 존재이니말이오!
[디레지에 후일담] 기억으로 남은 안개
학자 로라를 따라 발명가 공동구역으로 향해, 안개 마력의 변화에 대해 듣기
왔군. 모여야할 이들은 모두 모인 것 같으니 시작하지.
다들 로라 양이 미리 나눠준 자료를 읽어봤을 테니 어느정도 예상했겠지만... 그로 인해 자네들이 알고 있던 안개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네.
이번 일을 통해, 오랫동안 환란의 땅에 고여있던 요기가 엄청난 밀도의 안개와 섞여 순환을 이루었네.
안개신이 스스로 자신의 이상을 내려놓았기에 가능했던 기적 같은 일이었지.
선계... 안개의 문명 위에 쌓아올린 이 세계가 맞이할 중요한 변화는 다음과 같네.
절대적인 효율을 발휘하던 안개는 더 이상 없다는 것, 그리고 안개와 함께 요기 또한 어디에나 존재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갑작스러운 일이니만큼 다들 받아들이기 힘들겠지만...
아닙니다! 누가 감히 반론을...! 켈돈 자비님의 말씀이라면 틀림 없겠지요!
어이쿠! 평소답지 않게 왜 이래? 미스트 카트리지를 잘못 삶아먹었나!
...궁금한 것들이 있다면 편히 말해주게.
요기라... 이제 그 기운을 요기라고 부를 수 있을 지도 잘 모르겠군요.
맞아, 리키. 우리가 전부터 알고 있던 것과는 완전 다른 성질로 변할 가능성이 있겠지. 마치 안개가 그러고 있는 것처럼.
질문 있어요! 그럼 안개의 마력은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하는 건가요?
뭣! 새파랗게 어린 녀석이 먼저 질문을! 우선 나부터 일대일로 켈돈 자비님과 연구 면담을 마친 뒤에...
기운이 팔팔한 걸 보니, 앞으로 백 년은 더 살 수 있겠구만...
...그건 아닐세. 단지 그동안 누려왔던 안개의 혜택을 더 이상 이전처럼 받지 못한다는 게지.
자세한 수치가 적힌 연구 자료는 로라 양이 지금 나눠줄 걸세.
제 분석에 따르면 안개 에너지의 효율은 다음과 같습니다. 물론 아직 추정치이지만, 이것들이 의미하는 경향성만큼은 확실해요.
로라의 설명이 이어지자, 학자들 사이에서 낮은 탄성이 흘러나왔다.
누군가는 갖고 있던 것을 내려놓아야하는 불편함을,
누군가는 이로 인해 일어날 새로운 변화의 흐름을 바라보는 듯했지만
다행히 사람들의 표정은 마냥 어둡지만은 않았다.
<퀘스트 완료>
안개도... 요기도... 어쩌면 처음부터 마땅히 이렇게 되었어야했던 것 같군.
너무 걱정말게 모험가. 저들의 표정을 봐. 저들에게서 절망이 보이는가?
일부는 문제가 던져지자 오히려 더 불타오른다는 표정일세. 아무래도 학자들이란 원래 그런 이들이니까.
저들에게 굳이 말하진 않았지만... 나 역시 아라드부터 천계, 마계를 거치며 어느 정도 대비책이라고 할만한 것들을 생각한 게 있네.
그러니 안개가 변한다고 해서, 선계가 쌓아올린 문명이 모래성처럼 허물어지진 않을 걸세. 다만, 다른 방향을 찾아야겠지.
후후, 다들 앞으로 연구로 밤새우는 날이 많아지겠군. 허나 묵은 숙제들 또한 하나씩 꺼내 먼지를 털어야겠지.
나도 저들을 조금 거들어줘야겠군. 먼저 가볼 테니 자네는 쉬고 있게나.
[디레지에 후일담] 나침반이 가리키는 곳
켈돈 자비에게 디레지에의 기운과 자비의 나침반에 대해 묻기
<퀘스트 완료>
그렇군. 디레지에가 남긴 기운과 자비의 나침반 말인가. 지난 번에는 경황이 없어, 자네와 길게 얘기를 나누지 못했군.
전에 말했던 대로 디레지에가 남긴 기운은 생애 처음 다뤄보는 거칠고 난폭한 기운이었네.
허나 의외로 통제를 벗어나지 않고 마력 회로의 인도에 따라 나침반 안에서 순환하며 머물고 있다네.
...마치 그 주인의 의지가 담겨있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죠.
디레지에. 비록 그 자리에 있지 못했지만 그 자의 마지막 순간만큼은 미쉘 양에게 생생하게 전해들었네.
존재 자체로 인한 여파와 그로 인한 배척. 어쩌면 그의 생애는 요괴들의 삶과 닮은 구석이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
마지막 순간... 그는 죽음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고 했어요. 그는 대체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글쎄, 어쩌면 억겁의 세월을 살아왔을... 그와 같은 존재의 복잡한 마음을 죄책감이나 연민 같은 우리 필멸자들의 언어로 온전히 헤아리기는 쉽지 않겠지.
다만... 돌이켜보면 그에게도 죽음에 대한 열망이 있었단 것만은 확실한 것 같군.
(디레지에...)
모험가, 디레지에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기억하죠? 그 기운만큼은 '힐더', 그 자의 손에 더이상 놀아나지 않길 원할 거예요.
알다시피 자비의 나침반은 사도의 기운을 흡수하거나, 제어하려는 용도로 만들어진게 아니었네.
간신히 임시방편으로 기운을 제어하고 있긴하네만... 언제까지 이런 절묘한 균형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모르는 일.
그렇기 때문에 서둘러 이 기운을 '천해천'으로 갖고 가야하네.
...죽음의 관조자들에게 들은 바가 있네. 이런 기운을 아라드에서부터 품고 온, '성자'라 불리는 자가 있다고.
성자 미카엘라... 그 또한 혼돈의 기운을 품고 아라드에서 사라진 '사도'에요.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는 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리 죽음의 여신전에서 다소 몸을 회복했다고 해도, 그 자의 내면은 언제든 위태해질 수 있는 상태일 걸세.
강한 충격을 받거나 섣불리 또 다른 기운을 더 품었다간... 언제 무너져내릴지 모르는 상태가 되겠지.
그러니 그 또한 몸을 추스를 수 있게 된다면, 그 기운을 품고 별마로로 향해야하네.
(별마로라...)
고민이 많아진 표정이군. 너무 급하게 생각하지 말게.
자네는 먼저 다른 이들과 함께 천해천으로 향하게 되겠지. 그동안 난 자비의 나침반을 움직일 준비를 하고 있겠네.
다시 만나는 날까지 부디 몸 조심하게.
[디레지에 후일담] 복수가 멈춰선 자리
요격대 주둔지에서 남은 요격대원들과 대화하기
<퀘스트 완료>
그렇지, 이쪽에 천천히 내려놓으면...
후~ 됐다. 고마워, 모험가.
그래, 블루호크에게 특별히 부탁했어. 애쥬어 메인의 덕을 좀 봤지.
덕분에 지금 이렇게 고생하고 있지만 말이야. 하핫!
그러니까 왜 아무도 없을 때, 괜히 그 작살을 떼어내겠다고 해서!
다른 대원들은 모두 휴가 보내버렸으니 어쩔 수 없잖아.
그리고 의미있는 일이니만큼... 꼭 내 손으로 하고 싶기도했고 말이지.
(무슨 의미지?)
테아스는 잠시 감상에 잠긴 듯,
작살이 떨어져나간 크루얼 비스트의 뱃머리를 바라보았다.
오늘로 이 녀셕의 이름을 바꿀 거거든. 아니, 정확히는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는다고 해야겠지.
'아르카디아’. 이 배의 원래 이름이에요.
조선공이던 시절, 이 배를 만든 레이론 대장이 동생과 함께 지은 이름이라고 해요. 그때 그들이 바라던 모든 이상향을 담았다는 의미래요.
이번 전투가 끝나면 배의 이름을 다시 돌려놓기로 다들 약속했었거든요.
그래, 이 모든 게 끝나면 '크루얼 비스트'란 끔직한 이름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거라고 언믹 녀석이... 입버릇처럼 말했으니까.
이제 멜리오나도... 더 이상 레이론 대장을 그리워하지 않아도 되겠죠?
그래, 대장은 지금쯤 왜 이렇게 빨리왔냐고 오히려 혼나고있을 걸?
잡담을 나누며 배 곳곳에 장착된 병기들을 떼어내던 세 사람의 손이 잠시 멈췄다.
모두들 같은 이들을 떠올린 듯했다.
글쎄, 이번 전투의 영향인지 요격대에 들어오겠다는 지원자가 잔뜩 늘긴 했는데....
요격대는 본래대로 이내의 치안을 관리하는 소규모 자경단으로 돌아갈 거야.
그렇다면 무기도 그렇고... 더 이상 대원들도 이렇게 많은 숫자가 필요하진 않겠지.
원하는 대원들에겐 이미 전역 신청서를 받아놨어요. 이번 휴가에서 돌아오면, 아마 대부분 요격대를 떠나 일상으로 돌아갈 거예요.
이제 중천에 필요한 건... 원치않게 요살자가 된 이들이 아니라, 다가오는 변화를 맞이할 이들이니까요.
물론 우리처럼 굳이 남겠다는 이상한 녀석들도 일부 남아있지만 말야.
(다가오는 변화라...)
좋아! 배가 한층 가벼워졌는 걸?
고마워, 모험가. 모두... 모두 네 덕분이야.
테아스! 이 무기들은 어쩔 거예요? 설마 그냥 버릴 건 아니죠?
도시 방어에 쓸 최소한만 남기고 그 외의 것들은 따로 모아놔줘. 도시 재건에 쓸 자재가 부족하다고 했으니, 카메린에게 가져다주면 좋아할 거야.
이제부턴 누군가를 격살하기 위한 비행이 아니라... 이상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비행을 해봐야지.
아! 그럼 말 나온 김에 블루호크에게 먼저 가볼까요?
각종 무장을 떼어낸 뒤 닻을 올리자,
아르카디아 호가 허공에 가볍게 떠올랐다.
가벼워진 배의 무게처럼,
남은 이들 또한 한층 홀가분해진 표정이었다.
[디레지에 후일담] 중천에 머무는 바람
블루호크의 모선이자
선계 전체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거대한 바랗급 비공정.
애쥬어 메인의 넓은 갑판 위에 혼자 주저앉아
뱃머리 장식에 걸려있는 석양을 바라보는 이가 있었다.
선장의 활... 꽤나 무거웠구나.
갑판에 앉은 아루즈가 맥없이 시위를 튕기자
공허한 음 한 줄이 뱃전을 타고 번졌다.
버디 선장...
(...지금 다가가기엔 분위기가 많이 무거워.)
...아루즈.
블루호크를 찾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
<퀘스트 완료>
모험가조차 다가가기 어려운 분위기를 깨트린 것은
갑판을 울리는 루드밀라의 목소리였다.
이제 그만... 정신 차려!
꾸에엑!
...루드밀라 언니?
네 눈엔 잃은 것들만 보이고, 남아있는 것들은 보이지 않는 거야?
남아있는 것들...
루드밀라 님의 말이 맞습니다.
석양을 등지고 또 한 사람이 뱃머리를 향해 걸어왔다.
한 손으로는 스윙 스캣의 목덜미를 쓰다듬는 채였다.
버디 선장.
끼에엑...
유진. 단델.
끝까지 애쥬어 메인을 지켜낸 1대대 친구들과 이번 전투로 죽은 동료들까지.
비록 많은 이들을 떠나 보냈지만... 블루 노트를 제외한 다른 함선들은 아직 멀쩡합니다. 블루호크가 추구하는 '자유'의 가치도 마찬가지구요.
아루즈... 마음은 이해하지만 잃은 것에 아파하기만 해서는 소중히 지켜낸 것들에 집중할 수 없어.
...두 분 말이 맞아요. 제 생각이 짧았네요.
자리에서 일어난 아루즈가 버디의 활을 루드밀라에게 건넸다.
활을 건네받은 루드밀라는 석양을 겨누고 시위를 팽팽히 당겨보았다.
마치 처음 활 쏘는 법을 버디에게 배울 때처럼.
우리는 계속 나아갈 수 있어. 아루즈.
좋은 다짐이야! 남겨진 이들에게도 새로운 선장은 필요할 테니까.
엇, 여러분은?
블루호크는 아직 환란의 땅에 수습해야할 것들이 많이 남았지? 기왕이면 우리도 돕게 해주지 않겠어?
...물론이에요. 괜찮다면 지금 바로 함께 내려가죠.
어쩌면 이게 블루호크와 요격대의 첫 합동여행일지도 모르겠군요.
블루호크와 요격대의 남은 이들 태운 애쥬어 메인이
그 거대한 선체를 서서히 움직여 환란의 땅으로 향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모험가의 등 뒤로
어느새 다가온 루터가 입을 열었다.
남겨진 자들은 언제나 마음 속의 짐을 형벌처럼 지고 살아가지. 다행히 루드밀라는 좋은 이들과 함께라 그 짐을 한결 덜어낸 것 같지만.
하하, 모험가 자네도 블루호크가 걱정돼서 온 모양이지? 방금 본 것처럼 이들도 루드밀라를 중심으로 잘 헤쳐나갈 걸세.
아마 그녀는 당분간 이곳에 남게 되겠지. 그러니 천해천에 함께 동행하지 못한다고 해서 너무 서운해하지 말게.
만남이 있으면 작별이 있고, 또 언젠가 다시 함께할 날이 있을 테니 말이야.
[디레지에 후일담] 관조 뒤에 걸어갈 길
세니르와 아드라스에게 미카엘라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퀘스트 완료>
...어느 정도는요. 하지만 확신하진 않았어요.
확신하진 않았다? 그런데 어째서?
환란의 땅으로 향하기 전날 밤, 제 마음을 관조하던 중 문득 깨달았거든요.
제가 진짜 원했던 건 단지 복수가 아니라, 과거의 악연을 털어내고 다음으로 나아가는 것이라는 것을.
그렇군요. 당신은 이제... 자신이 나아가야 할 길을 확실히 찾은 것 같군요.
비시마도 당신을 대견하게 생각할 거예요.
그런가요? 헤헤. 그래 주면 좋겠네요.
아, 모험가님! 오셨군요.
몸은 괜찮으신가요? 디레지에와의 마지막 결전은 상당히 힘든 싸움이었다고 들었어요.
...그렇군요. 그렇게 악해보이던 사도에게도 자신만의 고통이 있던 거군요.
부디, 그가 바라던 죽음이 안식처럼 느껴졌길.
[디레지에 후일담] 순환 속에 움트는 기척
흩어진 별의 쉼터에서 카메린과 베즐로의 이야기를 듣기
<퀘스트 완료>
네? 달 사냥꾼들은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이냐구요?
...환란의 땅의 요괴들은 모두 없어졌지만, 달 사냥꾼들은 모두들 이곳에 남으려 할 거예요.
더 이상 길잡이 강을 감시할 필요가 없다고해도. 다들 평생 나고 자란 이곳을 쉽게 떠나려하진 않을 테니까요.
크하하! 카메린, 역시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구나.
그게 무슨 소리죠, 베즐로?
다들 너처럼 이곳뿐만이 아닌, 선계 전체를 위해 힘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오히려 호수를 떠나겠다고 난리란다. 특히 어린 녀석들일수록 더 그렇지.
아무래도 이번 전투로 이곳 밖에 더 넓은 세상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모양이야.
...그렇군요.
그리고 켈돈 자비 님의 말대로라면 이제 선계 전역에 안개에 적응한 요괴들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하지 않았나?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모르지만... 숙련된 달 사냥꾼이 이곳저곳에 배치되면 다른 누구보다 그들을 먼저 찾아낼 수 있겠지.
그러니 고개를 들거라, 카메린.
야탄 님도 널 충분히 자랑스러워하실 거다.
......
한동안 이내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겠지. 너도 이제 슬슬 돌아가야하지 않겠니?
아뇨, 전 당분간 이곳에 머물 생각이에요.
응? 어째서?
카메린의 안색이 다소 밝아졌다.
반짝이는 눈빛을 보니 자신이 무엇을 해야할지
어느정도 확신에 찬 표정이었다.
켈돈 자비 님의 예상대로라면, 안개에 적응한 요괴가 가장 먼저 나타날 곳은 이곳 바로 아래일 거예요.
오랜 시간 요기가 순환하지 못하고 고여있던 곳도, 자비의 나침반으로 인해 가장 많은 안개가 쏟아진 곳도 바로 환란의 땅이니까요.
(안개에 적응한 요괴라...)
저는 이곳에서 가장 먼저 그들을 발견하고 지켜보고 싶어요.
그리고 만약 그들과의 공존이 가능하다고 판단된다면... 중천의 땅지기로써 이번엔 그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야겠죠.
모든 것은 아직 가능성에 불과하지만... 부디, 다음 세대에겐 같은 아픔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할 거예요.
...그래, 그것 참 좋은 생각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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