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성 - 듀란달 1
(이 저주스러운 힘을 억누르기 위해 오랜 시간 발버둥 쳤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제국에 제대로 맞서기 위해서는 이정도 강함에 안주할 수 없다.)
자신의 손으로 동료들을 먼저 떠나보냈다.
그들을 위해, 자신을 위해 다른 길을 가겠다고 먼저 떠난 동료들의 무덤 앞에서 다짐했다.
그날부터 지금까지, 저주스러운 마창을 억누르기 위해 닥치는 대로 힘을 키웠다.
그리고 지금, 모험가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한다.
억누른 건가, 아니면 도망친 건가.
나는 지금의 힘에 안주할 수 없다. 지금보다 더욱 강해져야한다.
...그 사람이라면 방법을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군.
한계를 뛰어넘고 싶다면, 헨돈마이어의 뒷골목에서 레노와 대화하기
<퀘스트 완료>
모험가님. 오랜만입니다. 그동안 모험가님의 여정은 익히 듣고 있었습니다. 마창의 힘이 아닌 자신만의 길을 가고 계시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나저나, 어떤 용건으로 저를 찾아오신 겁니까?
각성 - 듀란달 2
마창의 기운과 정면으로 마주해서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겠다니... 역시, 모험가님은 오래전 투기장에서부터 마창의 저주를 끊겠다는 결심을 이어오셨군요.
알겠습니다. 모험가님을 돕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저를 믿고 함께 가주시겠습니까?
그란플로리스에서 레노와 대화하기
(해당 퀘스트는 헨돈마이어의 레노를 통해 `에피소드 전용 마을`로 이동하여 수행 가능합니다.)
각성 - 듀란달 3
모험가님도 알고 계시겠지요. 이 끔찍한 마창의 기운, 그 근원은 다름 아닌 사도 시로코의 기운입니다.
시로코의 기운이 가장 짙게 남아있는 비명굴에서도 성공적으로 마창의 기운을 억누를 수 있다면...
모험가님은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높은 경지를 이루실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시로코의 기운에 삼켜져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 수도 있기에, 이런 방법을 알려드리는 것이 맞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모험가님이라면 무사히 이를 이겨낼 수 있을 것 같군요.
저는 이 곳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원하는 바를 반드시 이루고 돌아오시길 기원하겠습니다.
비명굴에 남아있는 시로코의 기운을 가진 몬스터 모두 처치하기
(해당 퀘스트는 헨돈마이어의 레노를 통해 `에피소드 전용 마을`로 이동하여 수행 가능합니다.)
고작 몇 걸음 걸었을 뿐인데, 점점 압도되는 게 느껴진다. 정말 레노의 말대로 비명굴에 남은 시로코의 기운 때문인가? 좀 더 확인해 봐야겠어.
...모험을 떠난 그 순간부터... 쥐고 있는 것만으로 증오를 불러 일으키는 이 끔찍한 창의 힘을 빌리지 않고 강해지고자 노력했다.
먼저 떠난 동료들의 앞에서 내가 걷는 길을 통해 존재의 가치를 증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저주받은 마창의 기운을 억누르기 위해 단련했고, 나만의 창을 휘두르기 위해 노력했다.
허나 지금. 나는 당당히 답할 수 없다.
나는... 이 저주받은 마창의 힘을 극복했는가.
아니, 나는 겨우 이정도의 힘에 만족할 수 없다.
내가 할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그래... 이곳은 비명굴. 이런 상황이 일어나도 이상할 것이 없는 곳이지.
오히려 잘 되었다. 너를 뛰어넘고 난 더욱 높은 경지에 오를 것이다.
겨우 이런 걸로 만족할 수 없다. 죽음조차 넘어선 강력한 힘을 얻어야 한다.
역시, 더 강력한 기운이 남아있었군. 모습을 드러내라.
<퀘스트 완료>
나는 결코 네가 깨어나지 않게 할 것이다.
각성 - 듀란달 4
돌아오셨군요. 다행입니다. 무사히 시험을 마치신 모양이군요.
그란플로리스에서 레노와 대화하기
(해당 퀘스트는 헨돈마이어의 레노를 통해 `에피소드 전용 마을`로 이동하여 수행 가능합니다.)
그를 처음 만난 것은 수쥬 변방의 작은 촌락에서였다.
고문서라면 가치가 떨어지는 물건이라도 높은 값에 매입하는 자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무작정 수소문한 지 사나흘 만에 그와 마주할 수 있었다.
당시 내겐 가치가 있을 만한 문서도 없었고, 가치가 있다 하더라도 진가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 또한 없었으나, 야간 경비 일을 시작하게 된 건물의 문헌 보관소에서 그럴듯한 것을 몇 권 빼돌리기로 했다.
당시엔 그 뭣보다 돈이 필요했었다.
그에게 이름을 묻자 그는 짧게 '듀란달'이라는 대답을 남겼다.
사람 이름이라 하기엔 이상했고 차림새 또한 오랜 풍파에 찌든 듯했으며, 등 뒤에는 천으로 단단하게 싸맨 기다란 물건 (아마도 창병기이리라.) 등등 등 수상쩍은 점이야 한 둘이 아니었지만,
모험가들이 수쥬에 드나든 이후 이런 차림새의 인간들이야 종종 볼 수 있는 일이었고 내게 중요한 것은 책들의 값어치였으니 그런 것쯤은 적당히 무시하기로 했다.
듀란달 : "이렇게 합시다. 붉은 책 다섯 권은 합쳐서 이 정도 금액을 드릴 수 있을 것 같군요. 다만 이 푸른 문헌들은 원래 자리에 돌려놓으시는 게 좋겠소."
시작이 좋은 것 같았다. 그 파란 것들은 다른 책들과 달리 금고에 보관됐었던 것들로, 위험을 감수하고 선임 경비가 잠든 사이 열쇠를 빼돌린 보람이 생긴 셈이었다.
"아니 아니 선생님. 제가 예까지 오는데 무려 보름이 걸렸습니다요. 저도 다 그럴만한 사정이 있어 찾아뵌 것 아니겠습니까? 부디 잘 살펴봐 주십쇼."
과장을 섞었지만, 책을 빼낸 시점부터 돌이킬 수 없는 일이었고, 그보다 그를 닦달하면 어느 정도의 금액을 얻을 수 있을지 궁금한 마음에 심장이 방망이질 쳤다.
"...이것들은 아까 물건들의 열 배 가격으로도 모자랍니다. 어디서 얻으셨는지는 모르나 뒷일은 본인이 감당하셔야 할 겁니다."
나는 쾌재를 부르며 그에게서 돈을 받아들고 미리 계획해둔 경로로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 결과.고문서 상인의 딸 : "더... 이상은... 도저히 못 뛰겠어요 아빠..."
그 결과 나와 딸아이는 제국과 그들이 고용한 추격대에 쫓기는 신세가 됐다. 숲길에 몸을 숨기거나 정신없이 달려댄 지 벌써 일주일이 지난 듯했다.
챙겨 놓은 식량이나 물품들도 이미 바닥난 지 오래였다. 그 남자의 마지막 경고가 떠올랐지만 이미 늦은 일이었다. 다시금 제국 기사들의 말발굽 소리가 들려왔다.
추측건데 제국 기사들은 숲속에서의 행동에 꽤나 불편함을 느끼는 것 같았다. 문제는 그들이 고용한 가면의 남자 2명 이었다.
경비 일을 하던 당시에도 본 적이 있는 자들로, 그들이 외출 후 돌아올 때마다 건물의 창고에는 각종 물건들이나 끌려와 구금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들은 온갖 잡다한 의뢰를 처리하는 일종의 전문가 겸 해결사로 제국의 건물 관리자들은 그들을 그저 사냥개라고 부르곤 했다.
결국, 해가 질 무렵 우리는 드디어 꼬리를 밟혔다. 말발굽 소리들의 포위망을 뚫고 나왔다고 생각했으나 거대한 고목의 가지 위에 좌우로 올라선 가면의 2인조를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
"문서는?"
가면 때문인지 숲의 사방을 메우는 것 같은 목소리였다.
"딸아이를 위해 돈이 필요했습니다. 어떻게든...목숨만은..."
되는 대로 말해 보았으나 그들은 서로를 잠시 마주 본 후 품에서 각각의 비수를 꺼내 들었다. 딸아이를 위해 몸이라도 던져야 할 판이지만 다리는 움직이지 않았다.
가면의 남자들이 손을 움직였고 한 쌍의 비수들이 공기를 가르며 날아왔다. 공포에 질린 딸아이의 표정과 날아드는 비수가 너무나도 선명하게 보였지만 역시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차마 볼 수 없는 광경에 눈을 감으려던 순간 일주일 전에 만났던 그 남자가 불현듯 나타난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의 손에 들린 창은 날아드는 비수의 궤적을 비틀어 이미 멀찌감치 튕겨낸 것 같았다.
뭐가 되었던 헛것이 보이지 않는 것이라면 딸아이만큼은 무사가 보장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곧 몸에 벼락같은 고통이 올 거라 생각하며 딸에게 남길 마지막 말을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몇 초가 지난 것 같음에도 나에게 날아왔어야 할 비수는 어디에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경고를 드렸던 겁니다만..."
목소리가 들린 쪽은 딸아이 쪽이 아닌 나의 앞쪽이었다. 고개를 돌려 보니 부르르 떨리는 창끝이 시야에 잡혔다. 다시 딸아이 쪽을 바라보자 딸의 앞에 버티고 서 있던 그 남자의 형체는 마치 안개가 걷히듯 서서히 흩어져가고 있었다.
가면의 2인조는 잠시 멈칫한 것 같았으나, 이내 수십 개의 암기를 흩뿌림과 동시에 쇄도해 들어왔다.
무예를 전혀 모르는 내게도 무차별적인 공격으로 방어를 강요하게 만든 뒤 일격에 끝을 보겠다는 의중이 느껴졌다.
날려진 암기들이 시야를 가득 메우는 듯이 날아들자 내 앞의 남자는 다시 창을 치켜들었다. 남자가 창을 움직이자 사람이 밀려날 정도의 강력한 풍압과 함께 내 앞쪽의 암기들이 전부 날아간 것 같았다.
그리고 정신없이 돌풍을 일으키던 그의 창은 동시에 또 다른 회전을 일으키며 딸아이의 쪽의 암기들 또한 전부 튕겨내고 있었다.
사방으로 비산하는 금속파편들에 놀라 움찔하는 순간 딸아이 쪽으로 달려 들어간 가면의 남자가 이미 창끝에 꿰인 채 축 늘어져 가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마지막으로 내 쪽으로 달려들던 자에게 황급히 몸을 돌려 보았으나 내 시선이 닿았을 때는 그자 또한 이미 몸에 십수 개의 혈흔을 남긴 채 스르르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내게 있어 저 일련의 과정들은 서너 개의 공격과 방어가 완전히 같은 시간에 일어난 것으로 느껴질 뿐이었다.
"제국은 공식적으로는 민간인에게까지 손을 대지 않습니다. 다만 앞으로 저런 살수들을 마주치실 수는 있을 겁니다."
나는 그저 정신없이 고개를 끄떡이다가 그가 적어 준 어딘가의 장소로 딸아이와 함께 도망치듯 흘러들어왔다.
나중에야 듣게 된 말이지만 그는 제국 투기장 출신의 방랑자로 전이 현상에 대해 연구하는 무인 집단에 소속된 인물인 것 같았다.
그들은 그들의 활동으로 인해 여러 단체와 대립하고 있는 듯했고, 내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도 어쩌면 내가 마침 그 남자와 대립 관계인 적들에게 노출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내가 그에게 팔아넘겼던 문헌들의 내용으로 보건대 그가 상대할 적은 비단 그뿐만은 아닌 듯했다.
내가 이해하기 어려운 보다 강대한 적들이 그의 앞을 가로막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헌을 팔아 그에게서 얻어낸 돈은 언젠가 이자를 쳐서 돌려줄 생각이다.
왠지 그런 마음을 먹지 않으면 자신을 고대 무구의 이름으로 소개한 정체불명의 남자를 다시는 보기 어려울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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