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에서 만난 소녀
저, 아, 안녕하세요, 모험가님…
낯선 얼굴의 어린 소녀가 헨돈마이어 광장의 인파를 헤치고 머뭇거리며 다가왔다. 상황 파악을 위해 다음 말을 기다리는 모험가의 앞에 소녀가 내민 것은
정갈한 글씨체로 써진 소개장이었다.
저, 저는 공국 연금술사 길드 소속 막내, 클로이라고 합니다. 로톤님을 기억하시는지요? 모험가님과 여러 도움을 주고 받은 사이라고, 그러니 분명 부탁을 들어주실 거라고 제게 이 소개장을 써 주셨어요.
로톤이라면 흑요정 왕국과 노스마이어에 퍼진 전염병으로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 할 때,
치료약을 만드는 것을 도와 주었던 공국의 연금술사다.
천계, 그리고 마계로 향하는 길이 열리고 나서 연금술사로서의 로톤님 역시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 다양한 재료들을 탐구하고 싶어 하시지만, 노이어페라로 보내는 약을 만드는 것만해도 무척 바쁜 하루를 보내고 계세요.
그런 로톤 님을 대신 해서 연금술사 길드의 막내이자 조수인 제가 천계, 마계를 돌아다니며 새로운 물질이나 기술에 대해 알아오는 임무를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제법 조리있게 말을 이어 나가던 클로이는
눈이 마주치자 말끝을 흐리며 얼굴을 붉혔다.
저… 연금술사 길드에 들어와서 처음 정식으로 맡은 임무예요. 꼭… 잘 해내고 싶어요. 부탁드려요.
연금술에 대해 깊이 알고 있지는 않았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나름대로 해내고 싶어하는 소녀를 외면할 수는 없었다.
로톤에게 신세 진 것도 있고,
소녀를 돕는 데 그리 많은 시간이 들 것 같지도 않다.
…와아, 정말 도와주시는 건가요? 감사드려요, 모험가님! 뭐, 뭐부터, 아니, 어디로 먼저 가면 될까요?
아! 혹시 천계에 먼저 들러보는 건… 어떠세요?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어서… 정말 궁금하거든요. 헤헤.
멜빈에게 연금술사 클로이 소개해 주기
<퀘스트 완료>
응? 귀찮은 일이라면 사양이야.
테로톤 합금에 대해
아, 안녕하세요, 멜빈 님. 천계의 유명한 과학자들만 모인 '세븐 샤즈'의 일원이시라고 모험가님께 들었습니다. 만나뵙게 되어… 영광이에요.
모험가, 이 녀석은 또 뭐야? 넌 참 잘도 귀찮은 일을 떠 맡는다니까.
미리 귀띔을 해 주긴 했지만,
멜빈의 시큰둥한 태도에 클로이는 여지없이 주눅이 들고 말았다.
멜빈은 노골적으로 귀찮은 티를 냈지만,
결국엔 못이긴 척 클로이의 질문에 적당히 응해주었다.
저, 멜빈 님. 아까 말씀하셨던 '테로톤합금'은 정확히 어떤 건가요?
GT-9600이나 AT-워커 같은 무기나 중장비를 만들 때 주로 쓰지. 합금에 대한 거라면 파워스테이션쪽에 가서 물어보는 게 빠를 텐데.
그, 그치만… GT-9600이나 AT-워커가 무엇인지 잘…
거참, 귀찮게 하네. 연금술이라는 허무맹랑한 걸 다루는 녀석이 왜 무기에 관심을 갖는 거야? 애초에 '테로톤합금'에 대해선 왜 궁금해하는 거지?
제가 하고있는 연금술 공부와… 또 공국에 계신 로톤 님의 연구에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하고… 그러니까…
멜빈의 날카로운 눈초리에 클로이의 목소리가 점점 기어들어갔다.
타인의 감정엔 별 관심이 없는 멜빈은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하더니, 건성으로 말을 이었다.
합금이 사용된 무기 중 왠만한 건 카르텔과의 전쟁 중에 부서지거나 도둑 맞아서 보여줄 게 많지 않아. 차라리 뒷산에라도 직접 올라가 보는 건 어때?
아직 전후 상황이 다 수습되지 않아서, 미사일 타워의 잔재같은 건 찾아볼 수 있을 거야. 카르텔 잔당이 어디 숨어있다 튀어나올지 모르니까 적당히 신경 쓰라고.
천계의 산에 올라 망가진 천계의 무기 흔적 찾기
우와, 모험가님! 멜빈 님께서 말씀하신 무기가 이건가봐요! 테로톤합금으로 만들어진…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병기…
아아, 이런 거구나. 이쪽은 이렇게 되어 있네. 으음.
어? 저게 뭐지?
모험가님, 저기 보세요. 저 멀리요. 무슨 커다란 타워 같은 게 있어요. 저기도 가 봐요!
<퀘스트 완료>
모험가님, 괜찮으세요?
제 걱정은 마세요. 모험가님께서 주의를 돌려주신 덕분에… 타워에 대한 조사도 끝마칠 수 있었는 걸요. 그나저나 천계의 기술은… 정말 대단하네요!
놀라운 천계의 기술
테로톤 합금은… 정확히 어떻게 제작하는 걸까요? 어떤 제조법과 기술을 사용하면 이렇게 아름다운 결과물을 탄생시킬 수 있는 걸까요…
아, 멜빈 님께서 합금에 대한 건… 파워스테이션 쪽에 가서 알아보라고 말씀하셨죠? 그, 그쪽에도 혹시… 모험가님께서 잘 아시는 분이 있나요?
파워스테이션 근처에 있으면서 합금에 대해서 잘 알 만한 사람이라면,
세븐 샤즈의 일원인 페럴 웨인밖에는 없을 것이다.
그곳에도 세븐 샤즈 소속의 과학자 분이 계신가 보군요. 와아, 모험가님은 정말 아는 분이 많으시네요. 제가 생각한 것보다 더… 대단하신 분인 것 같아요.
그분께 드리고 싶은 질문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요. 어서 가 보고 싶어요.
슬라우 공업단지에 가서 페럴 웨인 만나기
<퀘스트 완료>
합금을 만드는 재료
테로톤 합금 말인가? 마그토늄과 화염석을 합쳐 만드는 것인데…
화염석은 뭔가요?
허허, 참으로 호기심이 넘치는 소저로군. 화염석은 혈류석이라 불리는 붉은 돌로 만든다네. 공국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네만.
공국의 혈류석과는 약간 차이가 있을 거예요. 샘플이 있으면 좋을 텐데…
아, 그, 그러니까 로, 로톤 님께 연구자료로 갖다 드리면… 정말 좋아하실 것 같아서…
흐음, 무슨 일인진 모르겠네만 모험가, 자네가 하는 일이라면 믿을 수 있으니 내 큰맘 먹고 일러주겠네. 테로톤 합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를 모으는 알짜배기 장소가 어디인지 말이야.
여기 이 소저 혼자 다니기에는 제법 위험한 곳이니, 모험가 자네가 꼭 동행해 주시게.
코레 발전소에서 페럴 웨인이 알려 준 장소로 가 합금재료 모으기
우와! 바, 방금 뭐였죠? 저분의 팔에서 엄청난 게…
게이볼그를 처음 본 건가? 하하하, 그렇다면 놀랄만 하지! 이 게이볼그로 말할 것 같으면 말이야…
잠깐, 모험가님. 이분은 누구시죠?
아, 안녕하세요. 공국 연금술사 길드 소속… 클로이라고 해요.
비연은 클로이를 향해 고개를 까딱이며 인사하고는 내 쪽으로 바짝 다가섰다.
목소리를 낮추고 내게만 들릴만큼의 작은 소리로 속삭이듯 이야기했다.
모험가님, 저 자가 진짜 공국의 연금술사인 게 확실한가요? 연금술에 대해 거의 들어 본 적은 없지만… 최근 부쩍 천계의 무기나 기술을 탐내는 외부인들이 많아져서 걱정이 되네요.
조심하시는 게 좋겠어요. 그럼 저희는 이만.
어어, 저기… 모험가님, 방금 그분께서 무슨 이야기를 하시던가요? 제가 무언가 실수를 한 걸까요? 불편해하셨던 것 같아서… 죄송해요.
아냐, 신경쓰지 마.
<퀘스트 완료>
재료는 여기에 있었네요! 와, 엄청 많아요! 이정도면… 로톤 님께서 제게 큰 칭찬을 해 주시겠죠? 헤헤.
사도 루크의 기술
저, 소문으로 들었는데… 모험가님께서 이 근처에서 무시무시한 사도를 처치하셨다면서요? 그것도 둘씩이나…
부, 부끄러워 하실 것 없으세요. 모험가님께서 대단한 분이시라는 건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니까요. 그런데… 그중 한 사도의 성이 이 근처에 있다던데…
그 사도가 쓰던 기술 역시 정교하고 수준 높은 거라… 연금술사로서 꼭 분석해보고 싶었거든요. 혹시 그곳에도 안내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정말요? 자꾸 부탁드리기만 해서… 이번에는 정말 어려울 거라 생각했는데… 모험가님, 정말 감사드려요.
매달린 망루에서 클로이에게 죽은 자의 성 내부를 보여주기
<퀘스트 완료>
클로이, 대체 어디로…
사라진 클로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죽은 자의 성을 나와 다시 젤바로 돌아왔을 땐,
발을 동동 구르며 주변을 살피던 헌터 폰이 기다렸다는 듯 쪼르르 달려 나왔다.
모험가님, 큰일 났어요! 메릴 님이 머리 끝까지 화가 나셨다고요!
어떤 못된 도둑 녀석이 메릴 님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메릴 님의 짐을 뒤적거리다가 딱 걸렸거든요. 그런데 글쎄, 그 도둑 인상착의가 모험가님과 함께 죽은 자의 성으로 들어갔다는 소녀와 아주 딱 들어맞는 거예요!
저도 메릴 님도 모험가님께서 그런 짓을 하실 분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어요. 없어진 물건이 딱히 없어서 다행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걸 떠나서 모험가님을 속이고 도둑질까지 한 나쁜 도둑을 절대 용서할 수 없잖아요!
모험가님과 함께 있던 그 소녀는 지금 대체 어디에 있나요? 설마 모험가님께서도 그 도둑 소녀에게 당하신 건 아니겠죠?
글쎄. 클로이를 만나 직접 얘기를 들어봐야겠어.
빛의 연회장에서 사라진 클로이를 뒤쫓기
으윽, 지독한 기운이군. 어쨌든 이것만 캐 가면…
클로이?
아아, 모험가? 벌써 들켜버렸네.
클로이. 네 정체가 뭐지?
크큭… 바보같긴. 사도까지 때려잡을만큼 강하면 뭐 해? 이렇게 쉽게 속고 또 이용 당하는데.
넌 너보다 약하고 힘 없어보이는 애가 조금만 징징대면 금방 네 일처럼 달려들잖아? 멍청한 불나방처럼.
덕분에 나도 편안히 임무를 완수할 수 있었어. 이제 와서 다 들켜봤자, 이미 정보는 제국으로…
윽!
<퀘스트 완료>
클로이! 대체 누가 이런 짓을…
제… 제…
무언가 말을 전하려던 클로이의 눈동자에 마지막 남은 빛마저 사라져버렸다.
동시에, 꽉 틀어쥐고 있던 클로이의 손에 힘이 풀리며
조각조각 찢긴 종이가 떨어졌다.
보이는 것 중에서 가장 큰 종이 조각을 집어 적힌 글씨를 살펴 본다.
얼추 맞추어진 조각, 그 안에 적힌 내용은 예상을 너무도 빗나가는 것이었다.
제국… 연금술사 길드?
<퀘스트 완료>
대충 어떻게 된 일인지 알겠군. 자네는 속은 거라네. 제국 연금술사 길드 녀석들에게 말이야. 겉으로는 순수하게 연금술을 연구하는 척, 뒤로는 엄청난 살상력을 지닌 무기를 연구하는 아주 악질적인 집단이지.
어쩐지… 아라드 외의 다른 세상으로 가는 길이 열렸다는데 제국에서 가만히 있을 리가 없는데, 지나치게 조용하다 싶었네. 뒤에선 조사를 계속 해 오고 있었군.
클로이라는 소녀 역시 제국의 피해자일지도 모른다네. 제국에선 연금술사들에게 무기를 연구하게 하고, 궁지에 몰려 목숨값을 싸게 내놓는 아이들을 골라 달콤한 말을 속삭이지.
어쩌면 클로이라는 그 아이가 잘못한 게 아니라, 그 아이가 그렇게까지 될 수 밖에 없는 그쪽 세상이 잘못된 것일 수 있단 얘길세.
어쨌거나 너무 마음에 담아두진 말게나. 꼭 자네가 아니었어도, 그 녀석들은 어떻게든 원하는 바를 손에 넣었을 거라네.
누가 또 내 이름을 대고 자네에게 뭘 부탁하거들랑, 냉큼 쫓아버리게. 진짜 자네의 도움이 필요할 땐 내가 직접 찾아갈 테니 말이네.
헨돈마이어 광장에서 모험가를 찾아온 공국의 연금술사 길드의 막내, 클로이. 연금술사로서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 새로운 재료들을 탐구하고 싶은 그녀는 바쁜 로톤을 대신해 그녀를 도와줄 모험가를 찾아왔다. 모험가는 로톤에게 신세를 진 것도 있어 도움을 줬지만, 알고 보니 클로이는 사실 제국 연금술사 길드 소속 스파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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