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관조자로서 아직 죽음의 길을 선택하지 못했다.
다가오는 선택의 순간,
죽음을 기억으로 짊어질 것인지,
혹은 해방하여 앞으로 나아갈 것인지
갈림길에서 당신은 스스로의 길을 선택하고,
선택의 끝에서 새로운 이명을 부여받아 앞으로 나아간다.
한 명의 죽음의 관조자로 성장하는 에린의 이야기
적정 레벨/중천 상급 던전을 클리어하고
그녀의 이야기를 감상해 주세요.
신념은 선택을, 선택은 결국 나의 길을 증명한다.
앞으로 마주할 죽음에서 어떤 자세로 서 있을 것인가?
죽음을 기억할 것인가? 아니면 해방할 것인가?
“내가 나아가야 하는 길은...”
프롤로그팀 아스킨
프롤로그
모험가!!!
(굉장히 다급해 보인다.)
아직도 팀 아스킨에 들어올 생각은 없는 거야?
나중에는 자리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
팀 <닉네임>에 들어오는 건 어때?
(삐졌나?)
모험가! 오늘따라 바람이 강하더라니
이상한 부유섬이 날아왔어.
혈광촌의 수호자 이 아스킨 님이 확인해 봐야겠지.
철광에 들어갈 때에도 여러 명이 조를 짜서 진입하는 게 보통인데...
(같이 가 달라는 소리였군.)
위치는?
이쪽이야!
.....
이 팀의 대장은 나니까 잘 따라오라고! 모험가!(가까이에서 보니, 확실히 어떤 기운이 느껴진다.)
대장의 명령이야, 모험가!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과감하게 다가간다.
(악함이 느껴지진 않아. 이 느낌은...)
한 발치 떨어져 바라보는 듯한... 슬픔.
모험가!!!!!!
바람이 거세게 부는 날, 모험가는 팀 아스킨에 합류하여 정체불명의 부유섬을 조사하게 된다.
부유섬에서 발견한 수상한 바위. 위험해 보이지는 않지만 설명할 수 없는 슬픔의 기운이 남아 있다.
아스킨: 모험가! 그건 만지지 않는 게 좋아 보이는데..!
팀 아스킨
팀 아스킨에 합류한 걸 환영한다!
1화빛나는 젤리파
1화
에린
...
아레사
후!
정말, 휴식 시간은 왜 항상 이렇게 짧은 걸까?
너무 금방 지나가!
다음 생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젤리파로 태어나고 싶어.
하루종일 반짝~ 반짝~ 빛나다가 죽음에 이르는 거지.
목소리가 너무 커.
흠흠,
우리끼리 하는 이야기지, 에린.
...
조금 실언을 했나.
역시 나는 제대로 된 이명을 받을 수 없을지도 몰라...
무슨 소리야...
그럴지도 모르지...
...
그래도
그렇게 작은 생명의 죽음의 순환까지 생각하는 건
너밖에 없을지도 몰라.
작은 생명이라는 건
방금 이야기한 젤리파로 살다가 죽는 걸 말하는 거지?
...
위로 고마워 에린! 말을 참 예쁘게 해.
아!
???
깜빡할 뻔했네, 오늘 아주 중요한 일이 있거든.
후후... 특별 임무라고나 할까?
얼른 가봐야겠다.
선배로서 조.언. 해주기로 했거든.
...
선후배 같은 건 없잖아?
무슨 조언?
...
너도 궁금하면 얘기해.
일단 나부터 조언을 실천해야겠어. 간다!
(일할 시간에 맞춰 도망갔다.)
...
(조용하고... 허전하다.)
...
(비시마 님... 그 사건 이후로...)
(무언가 길을 잃은... 길을 찾아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야.)
(죽음의 순환 속에서... 그 방향은 어떻게 정해야 하는 걸까?)
...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해야지.)
... 나 당신의 검이 되어 ...
... 순환을 거스르는 모든 이들의 소멸을 맹세하노니 ...
... 죽음의 여신이시여, 나의 길을 인도하소서 ...
... 죽음의 품으로 ...
(자, 이제 마무리해볼까.)
(석상들도 멀쩡하고)
(젤리파들도 멀쩡하고)
(벽에 난 균열이나 바닥에도 수상한 구멍은 없어.)
짧은 휴식 시간을 보내는 에린과 아레사. 죽음의 순환에 대해서 심도 깊은 토론을 하려는 찰나, 아레사는 '중요한 특별 임무'가 있다며 자리를 뜬다.
혼자 남은 에린은 자신의 역할을 고민하는 것도 잠시, 묵묵히 주어진 일을 수행한다. 일이 다 끝날 무렵, 아레사가 나타난다.
아레사: 하루 종일 반짝~ 반짝~ 빛나고 싶어.
2화죽음 이후의 시작
2화

...
모두들 모여줘서 고마워요.
정찰 임무에 앞서 몇 가지 이야기를 하고자 해요.
먼저, 바깥의 상황에 대해
많은 희생...이 있었고
그 덕분에 신전 근처에는 큰 위험 요소는 없을 거라고 보고 있어요.
음, 그리고...
(...세니르 님)
(다정함 속에 느껴지는 강인함...
그 일을 겪은 후에 더 성장하신 것 같아.)
...
우르페, 그러니까
...
물에 젖은 듯한 털가죽을 한 거대한 요괴를 마주친다면
그 즉시 임무를 종료하고 복귀하세요.
보통은 철광 쪽에서 발견이 되고
그곳은 모험가 님이 가끔 순찰을 도니까.
아마 마주칠 일은 없을 거지만.
(모험가 님을 엄청 신뢰하시는 것 같네.)
(모험가 님은 어떤 분이실까?)
모두들.
강한 바람에 밀려 오는 부유섬을 조심하고.
특히나, 요기가 느껴지는 부유섬은 없는지.
...
물론, 우리의 숙명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그렇기에.
순환을 비트는 이들에게 안식을 주기 전까지
각자 맡은 임무를 안.전.하.게. 수행했으면 해요.
(오늘따라 안전을 유독 강조하시네.)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겠지?)
에린!
이번 임무는 2인 1조던데?
함께 가는 거야?
나는 아니고
포네와 함께 가던데?
(포네...?)
내가 노하우를 전수해줬으니 걱정 없을거야!
어제 그... 네가 후배라고 하던?
(노하우도 전수해주었다고 하니... 믿을 만하겠지?)
(아레사의 노하우...? 불안한데...)
아무튼 포네 그 친구, 재미있는 친구야! 너도 만나보면 알게 될 걸.
재미... 있다고? 왜?
응, 여신전 공기가 너무 차다길래!
너무 추우면 젤리파를 꼭 안고 있으라고 했지!
...
그러니까 젤리파를 그때부터 계속 껴안고 있지 뭐야?
...농땡이 피운 거 맞았구나.
농땡이라니!?
...후배 관조자를 육성하는 것도 어엿한 관조자의 일이라고!
너무 그런 눈으로 보지는 마!
(눈을 조금 더 착하게...)
(그런 눈이라니...?)
...
정찰 임무를 앞두고 세니르는 바깥의 희생과 현재의 안전을 차분히 전하며, 유독 ‘안전’과 ‘즉시 복귀’를 반복해 강조한다.
에린은 아레사를 통해 이번 임무가 2인 1조로 진행되며 파트너는 포네라는 관조자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아레사는 자신이 포네에게 노하우를 전수했다며 걱정하지 말라 하지만, 에린은 농담 속에서 이번 임무가 평범하지 않을 것임을 직감한다.
아레사: 그러니까 젤리파를 그때부터 계속 껴안고 있지 뭐야?
3화걸음이 느린 아이
3화

...
혹시
그만 두리번... 거려 줄 수 있니?
포네
앗, 죄송해요!너무 신경이 쓰여서.
아무래도 우린 후발대니까.
(임무를 수행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더라도..)
(바깥에서는 우시르의 기사다운 행동을 보여줬으면 좋겠는데...)
후발대니까?
...
앗, 죄송해요 제가 혹시 말실수를...
말씀을 하다 마신 것 같아서...아, 네에...
...
...
(불편하다.)저, 에린 님.
(내가 어려운 걸까...)
(... 아레사가 다 보고 싶을 줄이야.)
혹시 에린 님은 어쩌다 우시르의 기사가 되었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
글쎄...
어쩌다... 였더라...
특별한 사연은 없어.
...
... 잡담은 나중에 충분히 할 수 있으니,
아무리 후발대라도 적당히는 신경을 곤두세워야 해.
이제 임무에 집중하는 편이 좋겠어.
네, 에린 님.
(정말이지...)
?!
...
그... 에린 님
그, 저... 저쪽, 저 바위 쪽에 무슨 소리가 들려서요.
제가 가서 확인해 볼게요.
아니.
신경 쓸만한 소리는 아닌 것 같은데...
아무 소리도 못 들었는데? 확실한 거야?
앗, 어... 그래도 확인은 해야...
아니 내말은, 내가 가서 확인할게.
앗 죄송해요! 네...

...
딱히.
발자국 같은 흔적도 없고.
괜찮은 것 같아.
아... 죄송해요, 분명 무언가를 들었는데.
...
임무에 충실한 건 죄송할 일이 아니야.
...그리고
우시르의 기사로서 조금 당당해질 필요가 있어.
...마지막으로 사과는 정말 필요할 때만.
네...
그래 방금 괜찮았어. 포네.
앗, 네!!! 죄송...
아니 감사합니다!!!
감사는...
그래도 아무것도 없지는 않았네요!...?
여기, 이 꽃이요. 이런 데에도 꽃이 다 피었네요.
...그러게.
(항상 저자세 같으면서도)
(은근한 신념도 있고)
(참... 묘한 아이네)
...
(같이 있으면 시간이 잘 가는 것 같기도...)
(....나도 참, 무슨생각을)
앗, 같이 가요 에린 님!
(걸음은... 느린 편이구나)
에린은 포네와 후발대로 임무에 나선다. 잦은 말 실수, 덤벙거리는 태도. 아직 포네에게서 우시르의 기사다운 면모를 찾기는 힘들다.
궁금한 것이 많은 포네는 에린에게 우시르의 기사가 된 이유를 묻는다. 그때, 바위 쪽에서 수상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는데...
에린: 사과는 정말 필요할 때만 하는 게 좋겠어.
포네: 앗... 죄송합니다!

(벌써 네 번째 임무인가?)
...
(포네는... 역시 뒤처져 있군.)
(이 느린 걸음... 이 아이에게)
(익숙해졌을지도...)
....
앗! 저기!
는... 아무래도 바람 소리 같네요. 에린 님!
...!
앗! 오늘따라
바람이 강하지는, 않아요...
(익숙해지기 싫어...)
그래도!저번 임무에서 그래도, 제가 요괴의 발자국을 발견했다는 사실은 잊으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
저저번.
앗, 저저번 임무에서는요.
아주 작은... 무언가의 발자국 같았지.
자세히 보면.
...
에린 님이 저를 미덥지 않아 하지만요.
그래도 저도 제 나름의 숙명이 있다고요.
나름의 숙명?
덤벙거림의 숙명?
...
그래서 나름의 숙명이 뭐야?
무사히 돌아가는 거요.
(엄청 대단한 숙명은 아니네...)
돌아갈 길을 아는 자에게 나아갈 길도 보인다고 했어요.
...
결과만 봐서는 조금 느려 보일 수도 있겠지만요. 흠흠!
아직 임무 목표 지점에 도착하지도 못했지.
신전 주변을 정찰하고 순환을 비트는 자를 발견한다면
즉시 죽음을 선사한다.
그러니 마음 놓지 마.
...
에린 님!
에린 님은 죽음의 다음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
감히, 죽음의 다음에 대해 논해도 될 지 모르겠지만
죽음의 다음은,기억이라고 생각해요.
거스를 수 없는, 거슬러서도 안 되는 순환 속에서
죽음에 가까워져서야 그동안 쌓인 기억들을 돌아보게 되죠.
돌아봄으로써 죽음을 짊어진다고나 할까요.
심지어, 어떤 죽음은 다른 사람들에 의해 짊어져
그들의 기억 속에서 생명력을 갖기도 하고요.
...
으... 죄송해요. 죽음의 생명력이라니... 제가 말하고도 이상하네요. 괜한 이야기를...
해방.
...?죽음의 다음은 해방이라고 생각해.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비로소 순환이 시작되고.
그...
죽음은 그저 순환의 과정일 뿐.
뒤에...
죽음의 뒤편에는.
또 다른 죽음이 기다리고 있지.
그 순환을 관조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해.
그...! 아니 에린 님 뒤에요!
...?
그... 아...
아?아드라스님이요!
!!!
하하...벌써 네 번째 임무, 에린은 어느덧 여전히 뒤처지는 포네의 걸음에 익숙해져간다.
임무 중, 에린과 포네는 죽음 다음이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눈다. 포네와 에린의 의견이 갈리는 가운데, 의도치 않게 이 둘의 이야기를 듣게 된 아드라스가 나타난다.
포네: 저도 저 나름대로의 숙명이 있다고요!
...
.....
감히 정답을 내릴 수 없는 이야기네요.
하지만 변하지 않는 건. 우리는 우시르의 뜻대로...
죽음의 순환을 거스르는 이들에게
안식을 선사한다.
아니겠습니까.
(변하지 않는 것...)
앗, 네에 그렇죠! 핵심이군요!...
실은 무언가 소란스러운 기척이 들려 왔는데, 다행히 별 일 없어 보입니다.
네, 아드라스 님.
감사해요 아드라스 님!
(아드라스 님... 아래 세계의 우시르를 모시는 다크템플러라고 하셨지.)
(비슷하면서도 다른 이 느낌...)
...
저... 에린 님!
아드라스님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까
죽음은 그 자체로 완전한 것이니
해방의 대상도 기억의 대상도 될 수 있지 않을까요?
...
그럴 수도.
대박!!!!!
처음이에요, 에린 님의 동의는!
(처음...이었나?)
세상에! 그동안 함께 나눈 이야기들이 의미 없지만은 않았네요!
...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던 거야?
지금까지 내 말을 안 듣고 있던 거야?
앗, 아니죠!! 완전 아닙니다.
(맞는 것 같은데...)
예를 들면!
에린 님이 물어봤던 이 꽃이요.
말씀해주셨던 걸 잊지 않고!
조금 알아봤거든요. 어떤 의미를 지닌 꽃인지.
이름은 바람꽃인데요.
아름다운 사람이 죽은 자리에 피는 꽃이래요.
이 꽃밭을 보면...
진짜라기엔 세상에 아름다운 사람이 너무 많아야 하겠지만요.
뭐.. 아무튼, 그만큼 꽃이 아름답다는 이야기겠죠?
(딱히 물어보진 않았던 것 같은데...)
(...은근 세심하다니까.)
죽음 위에 피는 꽃이라.
재밌는 이야기네.
아름다운 게 중요한 건데...
...
제가 죽은 자리에도 바람꽃이 필 거니까요...
...
......
.........
얼른 돌아가자.
포네는 죽음이 해방이면서도 기억이 될 수 있다며 조심스럽게 에린에게 동의를 구한다. 에린아 동의하자 포네는 처음으로 에린과 뜻이 통했다며 기뻐한다.
포네는 이전 임무에서 발견했던 바람꽃은 아름다운 사람이 죽은 자리에 피는 꽃이라 말하며, 자신의 죽은 자리에도 그 꽃이 필 거라고 말한다.
포네: 그만큼 꽃이 아름답다는 이야기겠죠?
...
이 어둠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내가 죽은 건가...?
(정신 차려야 해...)
나 당신의 검이 되어 ...
... 삶의 순환에서 죽음은 새로운 시작임을 아나니...
죽음의 품으로...
...
(내 자매들이)
(너무 이르게 그 품에 다다르지 않기를...)

...
...?
꿈을 꿨어....
앗, 네!!
... 내가 꿈을 꾼 게 놀라워?
앗, 아니요!! 먼저 말을 붙여주시다니
그게... 놀라워서요.
...
조금은 뒤숭숭한 꿈이었어.
내가 나의 죽음을 바라보고 있었거든.
죽음의 관조자다운 꿈이었네요.
왠지...
그 자리에 바람꽃이 피었을 것 같은데요?
...
아쉽게도, 꽃은 피지 않더라고.
앗! 정말 의외입니다.
...
...
음, 아무래도 오늘 임무가 임무다보니 조금 불안하신 것 아닐까요?
정해진 길이 아니라 요괴의 흔적을 쫓아 가야 하니까요.
요괴든 무엇이든
섭리를 거스르는 것은 안식에 처할 뿐.
든든해요 에린 님!
아부는.
아부라니요! 그렇게 말씀하시면 섭섭해요!
제 진심을 담았는데...
저 이렇게 보여도 꽤 여리단 말이에요...!
(...그런가?)
에린 님은 제게... 음...
버팀목! 같은 분이신걸요.
마치 제게는...완전다정무결한 죽음 에린 님이시랄까요?
이명이 너무 과분해...
솔직히 이야기하면
아까 선발 정찰조의 보고를 들었을 때에는
정말이지 헉, 했어요.
요괴들로 가득 찬 부유섬이 하나도 아니고
여러 개였다니.
물에 젖은 듯한 털을 가진 요괴 이야기도
다시 듣고 나니 조금 겁나기도 했지만요.
요기를 뭉쳐 검은 바다를 만든다니...
그래도!
에린 님이 당당하게 북쪽 정찰을 맡겠다고 하셨을 때!
제 의견은 묻지 않으셨지만, 내심 기뻤어요.
(... 미안)
(물어도 답은 변하지 않았을 테니까...)
이제는, 위험한 곳에도 함께할 만큼 저를 믿으시는 것 같아서요.
꼭 북쪽이 제일 위험한 건 아니야.
북쪽 정찰조를 배정할 때, 다들 눈을 피하던걸요?
괜히 북쪽의 요괴 이야기로 겁을 줘서 그래.
바람의 방향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는걸.
그리고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한다면...
나라도 하는 게 나으니까.
저는 누군가 해야 한다면
누군가가 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그동안 그 누군가가 에린 님 같은 분이었구나... 싶으면서도
이제 저도 그 누군가가 되었으니, 기분이 묘해요.
해보면, 생각보다 별 거 아닐걸.
역시 에린 님!
저는 에린 님만 믿고 가요.
나와 함께 가려면
지금보다는 빠르게 걷는 편이 좋을거야.
!!!
앗! 같이 가요!
...
.....
냄새가... 나는구나.....!
...
어둠 속에서 자신의 죽음을 꿈꾼 에린은 불안한 마음으로 깨어난다. 포네는 그 꿈조차 죽음의 관조자답다며 가볍게 받아들인다.
선발대의 보고에도 에린은 담담하게 위험을 짊어지는 쪽을 선택하고, 포네는 자신도 ‘위험을 짊어지는 쪽’이 되었다는 사실에 비장함을 느낀다. 그렇게 두 사람이 함께 걸음을 재촉하는 순간...
에린: 나다 싶으면...
포네: 나다 싶으면요?
7화죽음의 품으로
7화

...
저... 에린 님
응.
문득 궁금해진 건데요.
응?
신전 있잖아요. 여신전! 공기가 너무 차지 않아요?
...
우리 신전은 음지 바른 곳이니까.
젤리파를 껴안아 보는 건 어때?
그래도...
가끔 공기가 너무 차고... 지나치게 조용하다는 생각을 해요.
뭐 그렇다고 어쩔 수 있다는 건 아니지만요!
나는...
가끔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궁금해.
앗, 하하. 그래도...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보면 오히려 집중이 잘 된다랄까요?
(듣는 나는 집중이 안 돼...)
이렇게 이야기하면서도 저는 주변을 살피고 있거든요!
근데, 아까부터 신경 쓰였는데... 저어기
조금씩 다가오고 있는 부유섬이요.
저 부유섬에 무언가가...
조금만 더 가까이...
!!
확실히 이상하게 생긴 게 있네요.
...
요괴겠죠?
!!!
...
응.
점점 다가오고 있네요...
...
(어떻게 할까)
포네, 넌 일단 돌아가서 보고해.
포네, 일단 흩어져서 주변을 살펴보자.
...
(나름대로 날 걱정해준 거겠지...)
(일단 저것들의 정체부터 파악하자.)

정말...
본인이 천하무적인 줄 안다니까!
지나쳐도 나쁠 게 없는 게 조심인데!
아까도 저~ 멀리서 다가오는 요괴섬도 내가 발견했고!
자기도 당황했으면서!
침착한 척하면서 혼자 위험한 역할은 다 하려고 하고.
늘 걷던 길이더라도
이렇게 항상 살피는 습관을 들이면!
...
어?
검은... 물...?
!!!
(물이 아니라 진한... 요기 덩어리?)
(높은 곳에서 확인해보자.)
...
.....
!!!!!
(날... 본 건가?)
(무시무시하게 생겼어... 일단 합류를...)
(...)
(내가 바로 돌아간다면 에린 님도 위험해질 거야.)
(둘 다 안전해질 수 있게 최대한...)
조심스럽게...
빠르게...
도망간다!
...
.....
(꽤 거리가 벌어졌겠지?)
!!!(건너편에서 소리가...)
(말도 안 돼. 벌써 앞질렀다고?)
(앞에서 나오면...!)
!!!
포네!!!...
에린 님!!!
에린 님이셨군요! 녀석이 벌써 앞지른 줄 알았어요.
우르페는 네 뒤쪽으로 바짝 붙고 있어!
얼른 이쪽으로 넘어와!
네!!!
포네, 어서!
...
최대 속도라구요!
!!!
... 너무...
에린 님...
포네...?
더 이상... 못 뛰겠는데...
멀어요........
이게 최선이겠죠.
잘 안 들려!
!!!
...왜 멈춘 거야!!! 뭐해!!!
후.나... 당신의 검이 되어...
크아아아!!!
순환을 거스르는 모든 이들의 소멸을 맹세하노니
질서를 위하여, 기꺼이 베어내리라
포네!!!
삶의 순환에서 죽음은 새로운 시작임을 아나니.
죽음의 여신이시여, 나의 길을 인도하소서.
잡았다!!
에린과 포네는 다가오는 부유섬의 이상함을 눈치채고, 에린은 망설임 끝에 포네를 보내고 자신은 남기로 결정한다. 그곳에서 그녀는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이는 우르페를 목격한다.
포네는 깨닫는다. 이대로 돌아가면 자신뿐만 아니라 에린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포네: ...에린 님 무서워요...
8화겁쟁이
8화
...
(확실히)
(공기는 차고)
(지나치게 조용하구나...)
...
(처음 느껴 보는...)
(...이런 감정.)
(현실이라는 게 실감나지 않아.)
.....
(죽음은 언제나 그 자리에.)
(순환의 순간에 잠시 그 자리를 들여다볼 뿐.)
(알면서도... 마음이 아려.)
(설명할 수는 없어도 느껴져.)
원래 혼자였고
앞으로도 혼자겠지.
(나조차도 나를 혼자로 남겨두는 것 같아.)
(야속해...)
(왜...)
(왜... 함께 가려 하지 않았을까.)
(항상 걸음이 느렸어도 멈추지는 않았어.)
(뒤쳐지면서도, 같이 가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잖아.)
(그런데도 나는.)
(결국 믿지 않은 거야.)
..
(어쩌면, 나 혼자서 이 길을 버텨온 방식이 흔들릴까봐, 두려웠던 걸지도 몰라.)
(혼자 걷는 게 당연했던 나의 길에서, 처음으로 누군가의 속도를 의식했어.)
(맞춰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어. 아주 잠깐.)
(닫혀 있던 마음이 살짝 열린 것만도 같았어.)
(그럼에도... 나는 끝끝내 내 속도를 고집했어.)
(곁에 두었다 생각했으면서, 방식은 그대로였어.)
(척이었을 뿐이었나봐, 미안해.)
....
(잠깐의 망설임과 고집이 모든 걸 망쳐버렸어.)
(나도 알아.)
(이런 감정은 이 길에 필요 없어... 필요 없다는 걸...)
...
(나도 분명 알고 있었단 말이야.)
(항상 한 발 짝 뒤에서 웃고 있던 그 작은 미소는 없다.)
(겁 많던 그 아이가 원하는 것은 아마 하나였을 것이다.)
(살아서 돌아가는 것.)
(... 혼자가 아니라, 같이)
(같이 걷는다는 건, 단순히 나란히 옆에 서는 것이 아니라,
도착하는 그 순간까지 서로를 홀로 남겨두지 않는 일이라는 것을)
앗!!같이 가요 에린 님!
(내가 잠시라도 걸음을 늦출 순 없었을까?)
(아니, 어리석은 질문이야. 나는 기다리는 법을 몰랐으니까.)
....
(너무 화가 나...)
(그런데... 분노가... 향할 곳이 없어.)
(사명도, 임무도, 그 요괴 자식도 아니야.)
(전부, 내가 초래한 결과니까.)
...
(....춥다.)
(너무 차가워서 온 몸이 덜덜 떨린다. 억지로 참을 수 있는 떨림이 아니다.)
....겁쟁이는, 어쩌면, 나였을지도 모르겠다.
차갑고 조용한 공기 속에서 에린은 죽음이 늘 곁에 있었음을 되새긴다.
선택이 잘못되었다는 후회도 잠시, 자신의 망설임이 모든 결과를 바꿨다는 자각이 찾아온다. 그리고 에린은 깨닫는다. 겁쟁이는, 어쩌면 끝까지 기다리지 못했던 자신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에린: 포네...나는...
9화너와 나 사이의 거리
9화
...
('돌아왔냐'는 말이 이렇게 무겁게 들린 적은 없었다.)

.... 괜찮아요.
임무에 관한 이야기는 나중에 해도 돼요. 오늘은...
굳이 서두르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세니르 님...)
너무 많은 걸 안고 있는 얼굴이에요, 에린.
.....
...
저는...
도저히... 도저히...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 아무리 힘든 일이어도
결국, 죽음으로의 순환의 과정...
저는...!
세니르 님처럼 아무렇지 않게 넘길 수가 없다고요...

... 아무렇지 않은 적은 없어요.
그렇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아무래도 여신전의 찬 공기를 오래 마시다 보면, 표정부터 굳어버리니까.
아... 그런 의미는 아니었어요.
... 일단은 잠시 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네...
(에린...)
...
(몸은 돌아왔다. 그런데 같이 돌아온 건 아무것도 없어.)
(이걸 돌아왔다고 말할 수 있는 건가?)
(이상하다. 분명 알고 있다. 이미 알고 있단 말이야. 죽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는.)
(그런데도 마음이 계속 되묻는다. 어떻게 해야 하냐고.)
(죽음 앞에서 지금 보이는 태도가 정말 '나의 길'이냐고)
....
(흘려보내야 하는 걸까.)
(아니면...)
(짊어져야 하는 걸까.)
(죽음은 순환의 일부일 뿐. 그러니 붙잡는 건 미련이고, 놓아주는 게 옳은 거라 생각했어.)
(그럼 반대로, 놓아주면 정말 편해질까?)
(아니면... 내가 편해지기 위해 누군가를 지우려는 걸까.)
.... 모르겠어.
여기 있었군요, 에린.
세니르 님...
그럴 것 같았어요. 여기는 생각이 정리되는 곳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생각이 더 엉켜버리는 곳이거든요.
세니르 님은... 이럴 때, 어떻게 하시나요?
전 대체... 지금... 무엇을 해야만 하나요?
반드시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
물론 죽음은... 우리가 짊어지고 가야 할 순리이니 받아들여야 해요.
우리가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죽음은 그저 부정한 것일 뿐이니까요.
하지만...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해서는 성급하게 답을 내리지 않아도 돼요.
무결하게든, 다정하게든... 때가 되면 스스로 깨닫게 되니까요.
그냥 흘러가도록... 두면 되는 걸까요. 그게 정말 옳은 걸까요?
죽음 앞에서 아무렇지 않은 듯이... 말이에요.
죽음 앞에서 누가 감히 아무렇지 않을 수 있을까요.
...
다만 어떤 선택이든... 속이지만 않으면 된다고 생각할 뿐이에요.
속이지... 않는다는 건...?
잊은 척하지 않는 것.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걷지 않는 것.
잠시 멈춘다고 해서... 되돌아가는 건 아니니까.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태도로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며 우시르의 기사로서 길을 찾으면 되지 않을까요?
그게...
먼저 떠난 자매들을 위한 길이기도 할 테니까요.
....
죽음 앞에서 나만의 방식으로... 나만의 태도로... 스스로에게 묻고 답한다...
제가 본 에린은 충분히, 길을 잘 찾을 수 있는 사람이에요.
나는 늘 앞에 서 있으려 했어.
뒤를 돌아보지 않는 것이 길을 올바르게 걷는 방식이라고 믿었으니까.
하지만 이젠 알 것 같아.
내가 앞서 있다는 것은, 누군가는 뒤에 남겨져 있다는 것임을
포네...
네가 나에게 남긴 건 추억 같은 말로는 부를 수 없을 것 같아.
그건 내가 끝내 줄이지 못했던, 너와 나 사이의 거리.
더 이상 도망치지 않을게.
우시르의 기사로서, 나만의 태도로 나아가겠다는 것.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이것이 우시르께서 가리키시는 길이라면.
나는 그 뜻을 묻지 않고 외면하지도 않은 채.
이 길을 받아들이고 나아가 보겠어.
죽음을 순환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교리를 알고 있음에도, 에린의 마음은 끝없이 흔들리며 답을 요구한다. 그런 에린에게 세니르는 서둘러 정답을 내릴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에린은 더 이상 도망치지 않고 우시르의 기사로서 자신만의 태도로 죽음을 짊어지고 나아가겠다고 결심한다.
세니르: ...비시마...
10화죽음의 이름
10화

에린!!!
드디어 오늘이네, 긴장되지는 않아?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됐네.
얼마 차이 나지도 않으면서...
뭐, 이것도 우시르 님의 뜻이겠지.
너도 참... 엊그제만 해도 혼이 쏙 빠진 것 같은 얼굴을 하더니...
요 몇 달 동안 대체 몇 마리를 해치운거야.
소식을 들었을 땐 놀라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또 '음.. 그럴 만도 하지,' 했다니까!
...
뭐야, 왜 이렇게 굳어 있어? 말 좀 해봐!
보통 이쯤 되면 설레야 하는 거 아니야?
아니면... 아직 실감 안 나는 쪽?
글쎄...
어지간히 긴장되나 보네!
하긴, 이런 나도 막상 이명을 받는다면 아주 조금은 긴장할지도 모르겠네.
누구보다 관대하고, 상냥하고, 친절하고, 또...
아무튼 이런 나와 다른 완~~~전 엉뚱한 이명이라도 받으면, 곤란하잖아?
(엉뚱한.. 이명...)
(완전다정무결한 죽음 같은...)
혹시 생각한 이명은 없어?
...
주어지면... 충실할 뿐인 거지.
..치! 재미없기는!
뭐, 그래도 네가 마음에 드는 이명이었으면 좋겠다.
...고마워. 다녀올게.
그래. 얼른 다녀와! 아직은 뭐 없는 죽음 에린!

(이곳은 늘 같구나...)
(차갑고, 높고, 지나치게 조용한 공간.)
(여기까지 오면 마음이 정리될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정리되지 않은 것들이 유난히 많게 느껴져.)
...
(그래, 어쩌면 당연한 거지.)
(모든 게 다 정리된 순간 같은 건 없어.)
(그럼에도 계속 정리하며 나아가는 거야.)
(중요한 건 방향... 어디로 향하느냐지.)
...
(기억을... 붙잡으려 한 적은 없어. 그렇다고 완전히 흘려보내지도 못했어.)
(아직은 그 어느 쪽도 아닌 거지)
(선택... 해야만 해.)
(기억으로 두면, 그 안에서 갇혀 있지는 않을까.)
(흘려보내면, 너무 쉽게 지나쳐 버리는 건 아닐까.)
(어느 쪽이든. 가벼워지지는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이 순간을 기다리면서도, 마음 한 켠에서는 또 피하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
(하지만, 이제는 알 것 같다.)
(신념은 선택을, 선택은 결국 나를 증명한다는 것을.)
(우시르의 기사로서 내가 나아가야 할 길을 보여주는 것.)
(앞으로 마주할 죽음 앞에서, 내가 어떤 자세로 서 있을 것인가.)
(그 신념을, 그 길을, 증명하는 것.)
....
그래 나의 길은...!
(나의 길은...)
기억을 짊어진 죽음
해방을 허락한 죽음
(이명에 깃든 힘이 느껴진다.)
(이젠... 더 나아가야 해.)
에린은 죽음의 관조자로서 지금까지 자신이 걸어온 길을 뒤돌아본다.
기억으로 남길 것인가, 흘려보낼 것인가. 질문은 명확해졌다.
우시르의 제단 앞에서 에린은 스스로의 길을 선택해야 한다.
앞으로 마주하는 길에서 죽음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에 대한 스스로의 선언이다.
눈앞에 글자가 새겨진다.
죽음은 더 이상 두려움도, 외면의 대상도 아니다.
... 해치운 거야?
응, 끝났어.
우르페를.. 이렇게... 쉽게...
쉬워 보였을 뿐이야.
... 에린, 무섭지도 않은 거야?
무섭지.
전혀 안 무서워 보이는데, 너 괜찮지?
꼭 다른 사람 같아. 이명을 부여 받은 이후로 말이야.
죽음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웠을 뿐이야.
죽음을 받아들여? 어떻게?
죽음 그 자체로, 순환하도록. 나만의 방식으로.
... 완벽히 이해 못했어.
다른 사람이 된 게 맞다니까!
...
여신전의 찬 공기를 오래 마시다 보면, 그렇게 보일지도 모르지.
...?
조용조용해도 따뜻한 면이 있었는데...
차가운 건 신전의 공기가 아니라 에린, 너야!
차가워? 내가?
그래 아~~~주! 차가워. 차갑다 못해 얼어붙을 것 같아!
.... 아레사.
왜?
음...
나는 여전히 에린인걸.
그때의 나도, 지금의 나도, 앞으로의 나도.
그저 내가, 나의 길 위에서... 앞으로 나아갈 뿐이야.
...
뭔가, 음...
그래, 나도 네가 너라고 생각하고...
나도 뭔가 그럴듯한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데, 잘 떠오르지가 않네.
...
...
네 변화에 대해 좀 뭐라고 한 것 같지만...
흠흠..익숙하지 않아서, 걱정됐을 뿐이야
너도 너만의 사정이 있겠지
뭐 아무튼! 항상 너의 길을 응원해, 에린.
... 아레사
...
으악!!!!! 싫어..!!!
이런 분위기는 영, 기분이 이상해!
먼저 들어갈래! 넌 또 그... 거기 갔다 올 거지?
응, 먼저 들어가.
이따 봐!

...
(처음 이 곳에 다시 왔을 때는, 한 발짝 디딜 때마다 조심스러웠지.)
(조금만 방심하면 그날의 공기가... 감정이 그대로 덮쳐올 것 같아서.)
...
지금은 달라.
(발걸음은 흔들리지 않고, 호흡도 가빠지지 않아.)
(그 때의 그곳에 서있더라도, 나는 더 이상 그 때의 내가 아니야.)
...
(조용하다. 당연하게도, 아무도 없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무언가... 할 말이 남아 있는 것처럼, 쉽사리 발을 떼지 못한다.)
...
이제는...
조금은 천천히 걸을 줄도 알게 되었어.
뒤따라올 수는 없겠지만...
(지금은 이렇게 한 번쯤 멈춰 서서 숨을 고를 여유도 생겼구나.)
...
.....
내가 선택한 길...
내가 나아가야 하는 길...
그 길이 바로
죽음의 관조자가 걷는 길.
아레사는 담담해진 에린을 보며 예전보다 차가워졌다고 느낀다. 에린은 죽음을 순환으로 받아들이는 법을 배웠을 뿐이라 답한다.
시간이 흘러 다시 그 장소를 찾은 에린은 이제 그날의 감정에 휩쓸리지 않음을 자각하고, 오히려 숨을 고를 여유를 얻었음을 깨닫는다.
그렇게 에린은 자신이 선택한 길, 죽음의 관조자가 걷는 길을 받아들이며 앞으로 나아간다.
서두르지 않아도 돼. 천천히 가고 있을 테니.
12화이런 날
12화
모험가!
<닉네임>!!!
... 진짜 안 일어날 거야?
설마... 죽었나...?
...
모... 모험가가... 죽었어...!!
여신전? 이상한 소리를 하네! 꿈이라도 꾼 거야?
꿈이라기엔 너무.. 생생했는데.
꿈? 자꾸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죽음의 기억을 짊어질지, 해방할지...

자꾸 무슨 말을 하는거야!
머리 진짜 부딪힌거 아니야? 봐봐
....거기서... 나는 선택을 해야만 했어..
(...)
(... 익숙한 발걸음 소리)
(느리지만... 망설임 없는)
(누가 지나갔는데?)
갑자기 왜 걸음을 멈춰! 무섭게!
...
아니야. 아무것도.
여기 뭔가 이상해. 얼른 돌아가자. 모험가.
(분명 기척이 느껴졌는데.)
역시, 아까 그 이상한 바위 때문에 정신이 나간 게 분명해!
...아니야. 우선은 돌아가자.
자, 잠깐만! 천천히 가! 모험가!
천천히?
내가 대장이잖아! 기다려!
...
조금은...
...?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걸어도 괜찮겠지...
같이 가!
.....
간 것 같은데?
응.
뭐지 저 녀석? 우리의 기척을 느꼈어.
다행히 적은 아닌 것 같아.
....임무를 마저 완수하자.
사람의 기억을 조작하는 수상한 바위가 있다고 했지?
저것 같은데.
조심해. 함부로 손대지 마.
아, 알지! 조사만 하는 거야.
음?
어? 이거 바람꽃 아니야?
바람꽃?
신기하네, 이런 곳에서도 이 꽃을 볼 수 있을 줄이야.

앗, 에린 님! 여기요!
제가 말한 대로 정말 활짝 피었죠?
그쵸?
마치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처럼
온 힘을 다해 활짝 피었다니까요!
야호!
기억과 해방의 상자
혈광촌의 NPC 아스킨과 대화하기
(해당 퀘스트는 '일각수의 행진' 퀘스트 완료 후 '혈광촌'으로 이동하여 진행할 수 있습니다.)
<퀘스트 완료>
응, 보자...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죽음이라니, 불길해!
모험가, 네가 맡아서 확인해줘!
알겠어.
...
그리고 혹시 팀 아스킨은...
(얼른 받고 도망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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