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 대화>
다른 차원의 용사? 잘 부탁해.
<책장 대화>
뭐, 나쁜사람은 아닌 것 같네.
<책장 대화>
쫓아다니는 것 같아서 귀찮아!
<책장 대화>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다면 귀찮아도 참아야지
<책장 대화>
딱히 친구로 생각한다든가 하는 건 아니니까!
<책장 대화>
무슨 수작을 부리는 거야! 진짜 싫어!
<책장 대화>
어디서 자꾸 나타나는거야! 바보가!
<책장 대화>
곧 다른 차원으로 가버릴거잖아! 싫어?! 엣..어째서?
<책장 대화>
하루가 너무 빨리 지나가버려. 가지마 바보야!
<책장 대화>
다른 차원에 있다고 해도 마음이 이어져 있다는 생각이 들어
<1>
<2>
뭐야, 어떻게 다시 온 거야?
그… 걸어서…왔는데…
뭐어? 저기,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걸까? 어떻게 이곳을 기억해서 다시 왔냐고 물어본 것이잖아. 바보야!!
◎ 지난번에 온 길을 기억해서 왔어.
◎ 말해주기 싫은데~?
(캐서린은 너무 놀란 나머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멍하니 나를 쳐다본다)
그, 뭔가 잘못된 거야?
잔뜩!! 엄청!!! 완전히!!! 잘못되었어!! 네가, 이따위로 누추한 네가 '그 분'일리 없잖아!! 믿고 싶지 않아!!!
(캐서린의 눈이 더욱더 매서워졌다. 일단 캐서린에게서 도망가기로 생각했다.)
<3>
거짓말쟁이는 정말 싫어, 왜 온 거야?
저, 저기… 음 왜 화가 났는지 물어봐도 될까? 혹시, 세리아가 [수호의 탑]의 일부가 된 것이 나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뭐?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 당연히 네가 '그 분' 이라고 거짓말을 하고 있으니까 그렇지. 그리고, 세리아는 또 누구야?, [수호의 탑]은 또 어디서 들은 거야? 염탐하러 온 거야? 너, 혹시 스파이야?
너, 혹시 스파이야?
◎ 스파이다. 이 세계를 멸망시키러 왔다.
◎ 이 세계를 구하러 왔다.
(나에 대한 것은 차치하더라도, 세리아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은데, 생각보다 악몽의 저주가 심각한 것 같아) 세리아는, 내 친구야.
어찌 되었든 나는 다른 차원에서 온 박.테.리.아를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 아 정확히는 싫.어.해. 그러니까 다시는 이곳에 나타나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당신이 전설의 '그분' 일리도 없는 데다가, 세리아든 당신이든, 진짜 거슬리거든?
아, 알았어(캐서린의 기분이 더욱 나빠진 것 같다. 돌아가야겠다.)
<4>
<5>
이런, 이곳 정원은 넓어서 나가는 입구가 어딘지 잘 모르겠어.
기분 나쁘게 두리번거리지 말고, 빨리 네 세계로 돌아가!
하하… 저기… 미안하지만, 출구가 어느 쪽인지 알려줄 수 있어?
아, 그런 질문이라면 환영이야. 알려줄 테니 빨리 내 눈앞에서 사라져버려. 너 같은 허상을 상대할 시간, 이제는 정말로 1초도 없거든?
너 같은 허상을 상대할 시간, 이제는 정말로 1초도 없거든?
◎ 허상이라니 말이 심한 거 아니야?
◎ 시간이 없다니?
(짜증이 났지만 뭔가 사연이 있는 것 같다. 일단은 화를 풀어주기는 어려워 보인다. 왠지 내가 화를 내면 정말 사이가 틀어질 것 같으니 돌아가야겠다) 그, 그래… 근데 출구가 어디야?
멍청이!!! 네가 알아서 해!!!
… 음, 저쪽 문인가…
이 멍청아!!! 분수대 왼쪽에 있는 길로 나가면 되잖아! 진짜 네 멍청함은 차원을 초월하는 것 같네! 짜증 나니까 빨리 가버려!
그, 그래. 그럼 다음에…
다음같은 소리하네! 절대!! 두 번 다시는!!! 이곳에 오지 마!!
(묘하게 물어보는 건 다 답해주는 것 같은데. 왜 화를 내는 걸까?)
<6>
정말!!! 어째서 없는 거야?!! 분명, 그 책에는 여기가 그 장소라고 쓰여 있었는데!!
안녕, 캐서린.
뭐야, 너 또 길을 잃고 한심하게 돌아다니고 있는 거야? 하, 진짜 한가하기도 하셔라. 저주의 표식도 받지 않으신 다른 차원의 누구 씨는 참 좋겠네~.
나는…
◎ 너를 도와주고 싶어.
◎ 도울거리를 찾아다니다가 길을 잃어버렸어.
물론, 내가 네 심정을 모두 이해할 수 있지는 못할 거야, 하지만…조금이라도 힘이 될 수 있을 기회를 줬으면 해.
뭐, 뭐? 네가 뭔 상관이야! 너도 어차피…!! 아냐, 됐어. 더 이상 너랑 얘기하고 싶지 않아!
(캐서린이 또 화가 난 것 같다. 지금은 일단 돌아가야겠다.)
<7>
어째서 언니들이랑 오빠는… 나를 믿지 않는 걸까… 지금도 열심히 찾고 있는데…
캐서린, 뭔가 고민이 있어?
우웃…! 언제…부터 엿듣고 있던 거야! 전혀 고민이라든가 걱정거리 따위 없거든?! 나에게 어울리는 건 화려한 드레스와 귀여운 구두뿐이야!
하지만 지금 네 드레스랑 구두에 흙이 묻어있는데… 혹시 뭔가 찾고 있어?
뭐, 뭐라는 거야?! 왜 그런 것만 잘 찾아내는 건데?! 진짜 도움이 되는 것은 못 찾으면서!
◎ 뭔가 찾고 있다면, 편한 옷이 좋아.
◎ 너 역시 노력을 하는 것이 아닐까 해서.
!! 뭘 도와주면 되는데?
간단해~ 1 초안에 내 앞에서 사라지면 돼^^
(장난에 맞춰서 말을 듣는 척 캐서린과 시간을 보냈다. 약간이지만 캐서린이 웃는 것 같아서 만족스러웠다.)
<8>
…이번에도 실패인 걸까? 아니야… 고작 수십번 정도 찾아봤을 뿐이니까! 힘내야지!! 나도 수호자인걸…
저기, 캐서린?
깜…깜짝이야! 정말 타이밍 좋을 때 꼭 나타나는 이유가 뭐야?
방해했다면 미안해. 하지만 역시, 네가 무리하는 것은 아닐까 싶어서…
너도 나를 그저 어린 꼬맹이로만 생각하는 거야?
◎ 귀엽고 당찬 꼬마 아가씨라고 생각한다.
◎ 응 꼬맹이야. 화만 잘 내는 꼬마 아가씨
(캐서린은 무엇 때문에 계속 바쁜 걸까… 다음에 다시 와서 물어봐야겠다.)
<9>
아, 정말 구두에 흙이 잔뜩 묻어버렸잖아. 대체 그건 어디에 있는 거야. '용사 전설'도 터무니없지만, '용사'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잖아!
안녕, 캐서린. 지금도 뭔가 찾고 있어?
깜짝이야! 그쪽 차원에서는 숙녀의 뒤를 쫓아다니는 것이 예의인가 봐?
◎ 미안하다.
◎ 관심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어.
(음, 혹시 캐서린은…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것은 아닐까…)
아, 머리카락 끝에 나뭇잎이 붙어 있어.
(손을 뻗어 양 갈래 끝에 붙은 나뭇잎을 떼어 주었다.)
꺄아아아!!!!!!!!
아…아니야!! 그, 그러려던 게!! (깜짝이야아아아!)
빨리 내 앞에서 사라져 버려! 엘리자베스 언니한테 이를 거야!!!
(캐서린은 오해를 풀기도 전에 달려가 버렸다. 일단은 돌아가야겠다.)
<10>
운명의 시계가 벌써… 아, 조금만 더 시간이 있다면… '그 분'의 보물을 찾을 수 있을텐데…
캐서린, 안녕. 하하, 우연히… 만나 버렸네?
너… 너! 설마 내 얘기를 엿들은 것은 아니겠지?
◎ 전혀 못 들었어.
◎ 고의는 아니었지만, 조금 들어버렸어.
절대 비웃지 않을게.
허세부리지마!
(으윽, 또 혼나버렸다)
나는… 사실, '용사 전설'에 나오는 '용사의 보물'을 찾고 있어.
용사의 보물이라니?
다들 무시하지만, 아주 어릴 때, 나는 정말로 용사의 보물을 본 적이 있어. 사실, 본 적이 있는 것 같다고 보는 게 맞지만… 어째서인지 그 이후로 기억이 잘 나지 않거든. 하지만 절대 꿈을 꾼 것은 아니야! 그래서 닥치는 대로 찾아보고 있지만… 보물을 찾지 못할 수록 내가 착각한 것이 아닐까 의심스럽고… 비참해져.
확실히, 동화 같은 이야기긴 하지만… 네가 있다고 한다면 있는 거니까, 나도 도와줄게.
…!! 그, 그런다고 내가 기뻐할 것 같아? 용사의 보물은 모든 악을 물리칠 정도로 신성한 물건이라고 들은 적이 있어. 그것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지만… 그래도 그것만 있으면 분명 이곳을 구할 수 있을 거야! 근데 그것도 모르고 내가 정원에서 놀고 있다는 소문이 성안에 돌고 있어! 그… 그렇지만… 나는 포기하고 싶지 않아…!
그저 이곳을 구하려는 방법이 다른 사람들과 다를 뿐이지. 수호자인 네가 선택한 방법이니까, 틀린 것이 아니잖아. 너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다음부터는 보물을 찾는 일을 도와줄게.
…흐…흥… 고… 고맙단 말은 하지 않을 거야! 맘대로 해…
(캐서린이 조금 마음을 연 것 같다.)
<11>
너, 늦었잖아! 조금만 더 기다렸다가는 세계가 멸망했을 거야!
(세계가 멸망한다니) 평소에 오는 시간인 것 같은데…
내가 늦었다면 늦은 거야! 게으름뱅이!!
미, 미안!! 다음부터는 좀 더 빨리 올게.
(바보같이… 제대로 말하지 못했어… 와줘서 고맙다고)
◎ 캐서린은 언제 왔는지 묻는다.
◎ 무엇을 하면 되는지 묻는다.
그리고?
그게 다인데?
정원이 이렇게 넓고… 복잡한 구조인데… 여기서 크기도 모르는 물건을 찾아야 한다는 거야? 있는지도 모르는…?
그래서, 못하겠다는 거야? 지금 누구에게 말하고 있는 건지 잊은 걸까?
아닙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뭔가 발견하면 바로 나에게 보고하도록! 이상!
(어쩐지 엄청나게 피곤해질 것 같다.)
<12>
나도 지금 막 온 참이지만, 조금 더 일찍 와서 나보다 먼저 찾아보겠다는 기특한 생각은 1초도 할 수 없는 거야?
미, 미안!! 다음부터는 좀 더 빨리 올게.
(캐서린은 뭔가 불만이 있는 듯 나를 지긋이 쏘아 올려 본다)
왜, 왜 그렇게 쳐다봐?
혹시, 보물을 훔쳐 가려는 건 아닐까 싶어서 관심법으로 보고 있었어.
◎ 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훔쳐요?
◎ 관심법이 뭔지 모르지만 사실대로 다 말해줄게.
웃… 그래 알았어. (어쩐지 계속 뒤통수가 따끔거릴 것 같네.)
<13>
아, 마침 잘 왔어. 쭉 고민해봤는데 말이지.
응?
네가 만약 '그 분'… 그러니까 '용사 전설'의 주인공인 '용사'라면, 보물이 있는 위치는 네가 알고 있어야 하는 게 정상 아니야?
?! (어째서 이야기가 그렇게 되는 거야?!)
그렇지? 상식적으로 그렇잖아? 응?
(그야 나도 잘 모른다고!! 라고 하면, 엄청 화낼 것 같은데… 세리아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도 없고… 적당히 둘러대는 편이 나을 것 같아)
흐음, 알고 있는 기분이 든달까…
엣? 정말? 짐작 가는 장소가 어딘데?
◎ 안 가르쳐 줄 건데!
◎ 분수대 근처
(기분은 나쁘지만 일단 넘어가자.)
<14>
늦었잖아! 바보! 거짓말쟁이!
미, 미안. 일찍 도착했다고 생각했는데…
변명은 필요 없어, 중요한 건 내가 먼저 도착했다는 것이니까. 정말 네 무례함에는 질리지 않네!
(으윽, 또 혼나버렸다)
후우, 정말, 얼마나 얘기를 해야 아는 거야. 아무튼, 이번엔 저쪽에 있는 정원수들을 조사할 예정이야. 나는 이쪽을 찾아볼 테니, 너는 저 정원수 숲 갈림길 오른쪽으로 가보도록 해.
너는 저 정원수 숲 갈림길 오른쪽으로 가보도록 해.
◎ 갈림길 오른쪽?
◎ 갈림길 왼쪽?
일단 그쪽으로 가 볼게. 혹시 무슨 일이 생기면…
아, 쓸데없는 걱정 고마워, 시간 없으니까 빨리 가봐!
(갈림길에서 오른쪽에 있는 정원수) ?!!? 우앗!!!
(갑자기 발밑이 푹 꺼지더니 깊은 구덩이에 빠져버렸다)
꺄하하하하, [닉네임], 너에게 딱 어울리는 장소네~! 내가 하는 말을 모두 믿어준다고 약속하면 구해줄 수도 있어~
다, 당연히 네 말이 모두 진실이라고 믿고 있어! 믿지 않았으면 여기에 계속 오지 않았을 거야…
(캐서린의 얼굴이 빨개졌다) 거… 건방진 소리하지 마!! 자, 손잡아.
(사실, 캐서린의 도움 없이도 올라올 수는 있었지만, 캐서린이 굉장히 즐거워 보인다. 그리고 어쩐지 처음 이름을 불러준 것 같은데… 기분 탓인가. 일단 캐서린이 말한 곳을 조사해야겠다.)
<15>
저기, 캐서린?
흠~? 정말 조오오금 차이지만 먼저 와 있다니 기특하네.
그럼 시작해 볼까?
우쭐해 하긴, 아무리 생각해도 역시 정원수 숲인 것 같아. 내가 보물을 봤던 당시에 루이스 오빠가 정원수 쪽에는 귀신이 나온다고 잔뜩 겁을 줬었거든! 정말 다시 생각해도 바보 같은 오빠에게 속아서 무섭다고 했던 건지 모르겠지만…!
정말 다시 생각해도 바보 같은 오빠에게 속아서 무섭다고 했던 건지 모르겠지만…!
◎ 아직도 무서운 거지? 내 말 맞지?
◎ 가고 싶지 않으면 내가 대신 거길 찾아볼게.
(억지로 강한 척했지만 캐서린의 손이 떨리는 것이 분명하게 보였다. 정원수 숲을 무서워하는 것 같다. 앞으로 그쪽으로 갈 일이 생기면 대신 가거나, 같이 가야겠다)
왜 우쭐한 표정인 거야! 기분 나빠! 빨리 찾기나 해.
(아직 캐서린이 말하는 '보물'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캐서린에 대해 조금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16>
날씨가 상당히 좋네, 이번엔 꼭 그 '보물'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충분히 동의하는 바야, 이 세계도 구하고, 지긋지긋한 너도 다시는 안 만날 수 있잖아?
(으윽, 마음의 준비를 할 틈도 없이 당해버렸다)
이 곳이 이전처럼 평화로워진다면, 이곳과 연결된 차원 게이트가 닫힐 테니 그렇겠네.
저, 정말이야?
응, 아마도. (나도 원래 세계로 돌아갈 것이고… 세리아가 다시 나타나지 않는 한…)
우, 우웃!! 그, 그래 잘됐네! 빨리 보물을 찾아서 사라져버려!
◎ 혹시 내가 사라지는 것이 싫은 거야?
◎ 힘내서 찾아볼게. 새로 발견한 단서는 없어?
(계속 분수대를 조사했지만 역시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17>
어째서 지금 온 거야?!! 한참 기다렸잖아!
무슨 일 있어?
나, 조금 기억났어… 그때 있었던 일들이…
◎ 어릴 때 보물을 봤다는 것?
◎ 그때 일이라니? 무슨 일을 말하는 거야?
혹시, 장소보다는 시간이 문제였던 것이 아닐까?
흐음 너 치고는… 똑똑한데? 내 생각에도 그래. 그래서 오늘은 조금… 오랫동안 같이 있어 주면 좋겠어! 혹…혹시 무거울 수 있어서 너에게 운반시키려는 것이니까! 딱히 필… 필요한건 아니니까 바쁘면 돌아가도 상관없어!
(아무리 내가 둔해도 이건 같이 있어 달라는 뜻인 건 알겠다)
네 곁에 있을게
(작은 목소리로) 고…고마워.
(그러나, 한참을 기다려도 캐서린이 말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내가…틀린 걸까?
다음에 다시 와 보자.
<18>
[닉네임], 왔어?
(캐서린이 조금 지쳐 보이는 것 같다)
이번이 마지막이야.
뭐가?
더 이상 시간이 없어. 어릴 때 내가 이곳에서 꿈을 꾼 것은 아니었을까 하고, 정말 소문처럼… 그런 생각이 들었어. 그러니까 이번에 마지막으로 찾아보고 안되면 포기할 생각이야.
그러니까 이번에 마지막으로 찾아보고 안되면 포기할 생각이야.
◎ 응… 힘내…
◎ 그럴 리 없잖아. 포기하지마!
?
(조그마한 목소리로) 이 세계가 사라진다는 것은… 곧 너도 사라진다는 뜻이잖아… 그러고 싶지 않은걸…
아~~무 것도 아니야! 신경 쓰지 말고 나랑 같이 분수대에서 기다려!
(이번에도 캐서린과 분수대 근처에서 기다렸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정말… 내가 꿈을 꾸었던 것이었나 봐.
<19>
캐서린, 있어?
… 왜 왔어? 좀 더 의미 있는 일을 해. 나는 결국 아무것도 아닌 어린애였던 것 같아… 그저 아무 의미 없는 일에 열중했던 철부지…
그렇지 않아. 그리고… 왠지 네가 여기 있을 것 같았어.
어째서?
◎ 내가 아는 캐서린이라면, 여기 있으리라 생각했어.
◎ 마지막이니까 여기에 와보고 싶었어.
미, 미안!! 하지만, 만약 이 세계가 사라진다면…
(그때, 분수대가 금빛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엇?!
앗?!
맞아! 바로 이거였어!
이건, 뭔가… 오르골 같은데?
설마, 여기서 나는 소리였을 줄이야.
근데 소리가, 뭔가 끊기는 것 같은데…
열어볼까?
자, 잠깐 함부로 만지지 말라고!!
(찰칵, 하는 소리와 함께 자동으로 열려버렸다)
이, 이건 내가 한 게 아니야!! 자동으로…
잠깐만, 안에 무슨 쪽지가 있는데?
찢어진 일부분인 것 같아… '어차피 나는 이곳에서 비어있는 존재, 이 세계의 불순물을 모두 끌어안고 이들의 기억에서 사라진다면'… 하고 끊겨있어.
(어디선가, 이런 글씨체를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무슨 뜻이지?
흐음… 언니에게 물어봐야겠어. 이건 결정적 단서야!
<20>
캐서린, 여기 있었네. 쪽지의 비밀은 풀었어?
아직 모르겠어. 나, 역시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고 말해준다.
◎ 모르겠다고 말한다.
무슨 뜻이야?
바보, 하지만 내가 말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니야. 그렇지만… 네가 있어 준 덕택이라고 생각해. 나는 이제 약한 모습은 보이지 않을 거야. 나는 어리고, 아무것도 모르더라도 이 세계를 지키는 수호자야. 이곳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노력했어…!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나는 기억할 거야.
마지막까지 거짓말을 하는 거야? 정말, 너다워. 지금 막 운명의 시계가 마지막 순간에 도달했어. 곧 이 세계도 멈추게 되겠지. 마지막은… 너와 함께 있고 싶어. 긴 꿈이 될 테지만, 그 꿈속에 [닉네임], 너와 함께 했던 추억이 남았으면 좋겠어.
(의외로 솔직하게 말하는 캐서린의 모습에 오히려 당황해버렸다. 캐서린은 평소보다 조용히 돌아갔다.)
<21>
아까부터 어디선가 음악 소리가 들리는데…
아, 분수대에서 나는 소리일 거야.
원래 음악이 나오는 분수대였어?
어릴 때는 자주 들렸던 것 같은데. 오래되어서인지, 점차 들리지 않게 되었어. 분수대에 무슨 장치가 된 거라고 생각해. 어릴 땐, 티타임을 가지면서 춤을 추기도 했었지만… 음악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었을 때부터 그럴 일도 없어진 것 같아.
오래된 것 치고는 제법 맑은소리가 나는 것 같은데…
(캐서린이 눈을 살짝 감고 있다. 어릴 때를 회상하고 있는 것 같다.)
◎ (조용히 손을 건넨다)
◎ (눈을 감고 있는 지금이 기회다. 캐서린을 놀린다…)
부끄러운 거야?
흐, 흐응!! 하나도 안 부끄러워! 부끄러워할 줄 알고? 내가 얼마나 춤을 잘 추는데!!
(캐서린은 작은 손을 뻗어 내 손 위에 올렸다.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평소와 달라서 나까지 부끄러워졌다. 그렇지만 내색하지 않고 캐서린과 나는 서로 앞에 섰다)
저기, 춤을 출 줄은 알고 있는 거지? 틀릴 때마다 발을 세게 밟아줄 테니까 각오하라구!
(결국, 분수대의 반주가 끝날 때까지, 5번 정도 발을 밟혀버리고 말았다)
조금은, 인정해주도록 할게.
(캐서린은 똑바로 올려다보며 인사하며 돌아갔다. 조금은 캐서린과 가까워진 것 같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