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 대화>
다른 차원의 용사님 잘 부탁드려요.
<책장 대화>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서 다행이야.
<책장 대화>
어쩐지 자주 마주치는 기분인데...
<책장 대화>
의외로 좋은 전력이 될 것 같아.
<책장 대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지도?
<책장 대화>
생각보다 믿음직한 사람 같아.
<책장 대화>
가끔 심장이 빨리 뛰는것 같은데..
<책장 대화>
설마 내가 그분을.....
<책장 대화>
언젠가 헤어져야 하는 운명, 마음을 굳게 먹자.
<책장 대화>
만약 다시 만나지 못하더라도 마음은 이어져 있다고 생각해.
<1>
(이곳이 엘리자베스 님이 계시는 곳이라고 했지… 세리아가 어떻게 되었는지 그 이후에 대해서 들어봐야 할 거 같다)
허걱?!! 뭐지 뭔가 물컹한 것을 밟은 것 같은데…!!! 우, 우왓!! 검은 덩어리가 점점 다리를 타고 올라오고 있어?!
세상에, 이곳까지 악몽이 등장하다니!! 움직이지 마!
(엘리자베스의 검이 쏜살같이 날아와 내 발 옆에 내려꽂혔다. 간담이 서늘해졌지만, 다리를 타고 올라오던 검은 물체는 곧 재가되어 바스러졌다.)
항상 주의하라고 말하지 않았…나? 음…!! 병사가 아니었군요. 이런, 죄송합니다. 병사 중 한 명이라 생각하고 그만… 위급한 상황인 것 같아서 저도 모르게 그만 실례를 범했군요. 그런데… 누구시죠?
아, 세리아 때문에 급히 [수호의 탑]으로 가셔서 저를 기억하지 못하시는 것 같네요. 저는 세리아와 함께 이쪽 세계에 왔습니다.
세리아? 음… 죄송합니다만 처음 듣는 이름 같군요. 그리고… 당신도 확실히 이쪽 세계 분은 아닌 것 같군요. 아무리 무의식을 통해 흘러들어온 다른 차원의 존재라고 할지라도, 저주의 표식은 피할 수 없을 테니까요… 아까의 질문을 다시 하죠. 당신은 누구십니까?
(세리아와 각별한 사이였던 것 같은데, 벌써 잊은 건가? 사태가 생각보다 심각한 것 같아. 그렇다면 여기서는 나랑 세리아에 대한 것은 얼버무리는 것이 좋겠군)
저, 저는… 다른 차원에서 왔습니다. 그리고 세리아는…
◎ 다른 차원에서의 제 친구입니다.
◎ 정말 모르실까요?
네, 알겠습니다. 오늘 도와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렇군요. 다음에도 저는 여기 있을 겁니다. 오실 수 있다면 다시 뵙겠습니다.
<2>
(엘리자베스 님이 계실까?)
흐음… 정말로 다시 이곳에 오신 것을 보면 단순히 무의식적으로 흘러들어오신 분은 아닌 것 같군요.
무의식적으로 흘러들어온다는 게 뭐죠?
이곳은 꿈의 세계, 꿈을 꾸는 자들의 무의식 깊은 곳의 소망이 반영된 세계죠. 그렇기 때문에 보통 이곳에 흘러들어온 이들은 기억이 뒤섞이거나, 의식이 없기 때문에 이상한 행동을 하게 됩니다. 처음 뵈었을 때 저는 당신이 그런 분 중 한 명일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처음 뵈었을 때 저는 당신이 그런 분 중 한 명일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 무의식 깊은 곳의 소망이 반영된 세계가 뭐죠?
◎ 제가 그렇게 이상한 행동을 했나요?
(세리아가 나를 이 세계에 보냈기 때문인 걸까? 하지만 세리아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단 하나… 의심 가는 바가 있긴 합니다만, 후우… 아닙니다. 전설은 전설일 뿐일 테니까요. 별로 신경 쓰지 마세요. 저는 이만 다음 훈련이 있어서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3>
(세리아를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나는 이 세계를 구해야 해. 그러기 위해서는 수호자들의 힘이 필요한데)
아, 또 오셨군요. 무슨 일이시죠?
긴히 말씀드릴 것이 있어서 왔습니다. 저는 이곳에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세계가 악몽의 저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아니, 그걸 어떻게…
(세리아가 알려줬다고 하면 오히려 더 수상하다고 여길텐데)
◎ 누가 말해주었는지는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 무조건 전적으로 절 믿으셔야 합니다.
저는 [닉네임](이)라고 합니다.
그렇군요. [닉네임]님. 솔직히 현재로서는 [닉네임]님을 '외부인'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놓치는 무언가를 당신이 찾아주실 것 같군요. 당신을 지켜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4>
안녕하세요. 엘리자베스 님.
[[닉네임]님 오셨군요. 무슨 일이시죠?
지난번에 말씀하신 '놓치는 무언가'가 무엇인지 궁금해서 여쭤보러 왔습니다.
후후, 성실한 모습이 보기 좋군요. 제가 놓치는 무언가… 사실 이미 알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군요. 운명의 시계가 움직이기 시작했거든요.
후후, 성실한 모습이 보기 좋군요. 제가 놓치는 무언가… 사실 이미 알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군요. 운명의 시계가 움직이기 시작했거든요.
◎ 숨기는 사실이 있다면 제가 도와드릴 수 없습니다.
◎ 이미 알고 있는 것?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정확히 이해가 가지 않지만… 제가 이 세계의 위협적인 존재를… 없앨 힘이 있다는 뜻인가요?
후후, '전설'은 '전설'이죠. 전설 속 용사의 모습과 [닉네임]님은 상당히 비슷하지만, 제가 보기엔 아직, 뭔가 부족해 보입니다. 루이스와 아이린이 먼저 '용사 전설'에 대해 알아보고 있는 것 같더군요. 저는 그들에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5>
엘리자베스 님, 계신가요?
아, [닉네임]님 오셨군요. 무슨 일이시죠? 지금은 훈련 중이라 조금 바쁩니다만…
죄송합니다. 방해한 것 같군요. 항상 직접 훈련을 지휘하시나요?
물론이죠, 전장에 서는 지휘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 언제라도 준비가 되어있다는 건 최고의 무기죠.
◎ 너무 준비만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파멸이라니, 끔찍하군요.
이미, 많은 백성이 저주로 인해 사라졌습니다. 더 잃을 수 없어요. 싸울 힘이 있는 한, 목숨을 바쳐 이 세계를 위해 악몽과 싸울 것입니다.
대단한 마음가짐인 거 같습니다. 다음에 찾아오겠습니다. (나도 각오를 다져야겠군.)
<6>
안녕하세요. 엘리자베스 님
아, 어서 오세요.
엘리자베스 님이 놓치고 있는 무언가를 생각해봤지만, 역시 특별히 떠오르는 것이 없습니다.
(엘리자베스의 표정이 어두워진 것 같다.)
…그렇군요. 전장의 판도를 뒤집을 수도 있을 마지막 희망이라 생각했지만, 어쩔 수 없죠. [닉네임]님께서 이 세계의 무게를 짊어질 필요는 없으니까요.
무엇을 해야 할 지 모른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는 없죠. 그래서 저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 엘리자베스 님께 검술을 배우고 싶습니다.
네, 네!!
합격입니다. 기초 체력이 좋아 보이시네요. 좋아요, 대신 각오하셔야 할 거예요. 이래 봬도 연구해서 만든 훈련 방식이라 쉽지 않을 거니까요. 처음엔 엄청 힘들 거에요.
네, 넵!
그럼 저 구석에 있는 목검을 1000번 휘두르는 것부터 시작할까요?
네?!!???
…
……
…… 999……1000
수고하셨어요. 그럼 다음 훈련 프로그램을 준비해두도록 하겠습니다.
(엘리자베스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사라졌다. 표정이 보이지 않지만 어쩐지 웃고 있는 것 같았다.)
<7>
어서 오세요. [닉네임]님. 마침 오실 것 같아서 훈련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었습니다.
(지금 굉장히 웃고 있어!! 무서워…! 집에 돌아가고 싶어!)
팔굽혀펴기 100회, 윗몸 일으키기 100회, 스쿼트 100회, 러닝 10킬로에 또…
더…있나요?
이런 식으로 하루 3끼 거르지 말고 먹으면서,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쉬지 말고 매일 하면 강해진다고 했던 것 같네요. 혹시 부족하실까요?
◎ 아닙니다! 기쁜 마음으로 훈련에 임하겠습니다!
◎ 이게 하루 훈련량인가요? 그만둘 수 없겠죠?
(집에 가고 싶어…!! 과거의 나를 때려주고 싶어!)
하나! 둘! 하나! 둘! 똑바로 합니다.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습니다!
(…결국 모든 훈련을 마치고 나서야 훈련장에서 나올 수 있었다.)
<8>
엘리자베스 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닉네임]님 훈련하기 좋은 날씨네요!
(훈련을 시작한 후로 엘리자베스 님의 표정이 좋아 보인다)
이제 어떤 훈련을 하게 되나요?
벌써 익숙해지신 모양이군요, 이번엔 진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앞에 세워져 있는 볏짚 묶음을 이렇게,
(엘리자베스의 화려한 시범과 함께 볏짚이 순식간에 세 동강 났다)
하면 된답니다. 어때요? 참 쉽죠?
(엘리자베스가 뒤에 서서 내 손에 진검을 쥐여주었다. 긴장으로 바짝 마른 등에 엘리자베스의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긴장이 점점 줄어들면서 마음이 차분해진다)
한 번 해보세요. 뭐든 실제로 해보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 볏짚 기둥의 윗부분을 노려 칼을 휘두른다.
◎ 일단 앞을 향해 칼을 휘두른다.
네???
훈련용 볏짚을 만들면 마음 수양도 함께 된답니다. 만든 만큼 훈련에 사용할 수 있으니까 이른바 일거양득이라는 것이죠.
(이해할 수 없지만, 반론할 수 없었다. 어쩌다 보니 훈련용 볏짚만 만들다가 돌아오게 되었다.)
<9>
안녕하세요. [닉네임]님, 훈련하기 좋은 날씨네요!
(훈련을 시작한 이후로 엘리자베스 님의 표정이 대체로 좋아 보였지만, 오늘은 유난히 좋아보인다)
이제 어떤 훈련을 하게 되나요?
벌써 익숙해지신 모양이군요, 매우 긍정적이고 희망적이네요! [닉네임]님, 혹시 말 타보신 적 있으신가요?
말이요? 음… 꿈의 세계로 오고 나서 타 본 적은 없네요.
그렇다면, 먼저 말과 친해지셔야겠네요.
말은 의외로 예민한 동물이랍니다.
◎ 예민하다는 의미는, 설마 절 공격하나요?
◎ 말과 어떻게 친해지죠?
네!…네?!!
마구간은 훈련장 끝으로 가시면 있답니다. 말과 좋은 시간 보내세요. 저는 바쁜 일이 있어서 이만.
(…마구간 청소를 하다가 와버렸다. 내가 세상을 구하는 건지 엘리자베스 님의 잡일 담당이 된 것인지 모르겠다.)
<10>
안녕하세요, [닉네임]님. 일찍 오셨군요.
이번엔 어떤 훈련을 하게 되나요?
벌써 익숙해지신 모양이군요, 이번엔 나무토막 인형과 겨루는 훈련입니다.
나무토막 인형이요? 갑자기 훈련 강도가 낮아진…
훈련강도가 낮아졌나요? ^^
(귀 옆을 스치면서 검이 스쳐 지나갔다. 조금만 각도가 바뀌었어도 머리가 수박처럼 쪼개져 버렸을 것 같다)
놀라셨죠?! 당연히 [닉네임]님 훈련 강도에 맞춘 특별 나무토막 인형입니다! 루이스가 개발해 낸 훈련 도구 중 하나인데, 빨리 칼로 막지 않으면 나무토막 인형이 [닉네임]님을 두 동강 낼 수도 있어요 ^^! 자, 어서 검을 뽑으세요.
(나무토막 인형이 나에게 말을 거는 것 같다. "인간 불만 있습니까? 대체되었다. 당신의 머리, 두 조각?!")
◎ 검을 뽑아 나무토막 인형의 관절을 내려친다.
◎ 나무토막 인형에게서 도망친다.
참 재미있는 인형이죠? 참고로 이 인형은 쉬운 버전입니다. 빠르게 급소를 찾아내어 공격하면서 급습을 터득할 수 있는 아주 좋은 훈련방법이에요.
(결국 엘리자베스가 멈추라고 할 때까지 '재.미.있.는' 훈련도구와 함께 훈련했다.)
<11>
엘리자베스 님 안녕하세요.
아앗! 잠시만요! 아직, 들어오시면 안 되는데!!
(엘리자베스가 황급히 무언가를 감춘다)
죄송합니다. 습관처럼 평소 오던 대로 와버렸네요. 실례했습니다. 다음에 다시 올게요.
아, 그런 게 아니라… 어쩔 수 없군요. 혹시 주변에 병사들이 없나요?
아, 네 지금은 저 혼자 있어요.
사실, 감출만한 것은 아닙니다만, 그저 지금의 저와는 어울리지 않을 물건이다 보니, 조심스러웠을 뿐입니다.
이건 곰돌이 인형인가요? 꽤 오래된 것 같네요.
어릴 때부터 훈련이 힘들 때마다 위안을 얻었던 인형입니다. 오래되었나 보니, 리본이 닳아서 새로 바꿔주고 있었죠. 지금의 저와는 거리가 있어서… 어쩐지 부끄럽군요.
오래되었나 보니, 리본이 닳아서 새로 바꿔주고 있었죠. 지금의 저와는 거리가 있어서… 어쩐지 부끄럽군요.
◎ 좋아하는 것과 어울리는 것은 별개죠.
◎ 귀엽네요.
네…… (이름이 가장 안 어울린다는 말은 하지 말자)
다른 친구들도 보여드릴까요?
(엘리자베스는 신나서 낡은 상자 뚜껑을 열어 보여주었다. 그 안에는 낡은 곰돌이 인형이 잔뜩 들어있었다. 친구가 하나가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이 중에서 가장 큰 저 인형은 '지강 파괴왕 불곰'이고 저기 검은 인형은 '풍운의 흑곰'입니다. 그리고 저기 있는 빨간 곰 인형은 '분노의 폭풍 불곰'이고, 여기 모양이 같은 리본을 달고 있는 4개의 인형은 폭주하는 사대천왕 가족이에요. 그리고 또……
(엘리자베스의 모든 친구를 소개받은 후 고강도의 훈련이 시작되었다. 너무 눈에 띄는 위치에 있는데 모른다는 것이 이상하다. 아무래도 병사들이 모두 모른 척해주는 것 같다.)
<12>
엘리자베스 님 안녕하세요. 검을 연마하고 계셨나요?
아 네, 오셨군요. [닉네임]님에게 검술을 가르칠 예정이어서 그 전에 제 검술에는 군더더기가 없는지 보고 있었습니다.
볼수록 아름다운 검술이군요.
검의 모양도 중요하지만, 검의 쓰임새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닉네임]님은 어떤 검이 더 강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검의 쓰임새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닉네임]님은 어떤 검이 더 강하다고 생각하십니까?
◎ 무조건 강한 검
◎ 지키는 검
(훈련의 강도가 줄어들지 않는 것 같다. 훈련의 성과보다 값진 엘리자베스의 깊은 생각을 들을 기회였던 것 같다.)
<13>
엘리자베스 님 계신가요?
(아무도 없는 건가, 엘리자베스 님이 이곳에 없는 것은 처음인데…)
◎ 방으로 돌아간다.
◎ 엘리자베스가 오기를 기다린다.
아, [닉네임]님 오셨습니까? 오늘은 아침부터 훈련해서 씻고 오느라 조금 늦었습니다. 돌아가시기 전에 도착해서 다행이군요.
그렇군요. (엘리자베스가 급하게 온 것인지 머리카락 끝에 물방울이 맺혀 바닥에 떨어진다. 나 때문에 급히 온 것일까?) 나중에 다시 올까요?
아뇨, 괜찮습니다. 지금 급한 것은 [닉네임]님의 훈련입니다. 훈련을 미룰 시간은 없습니다. 자, 이제 즐겁게 훈련해볼까요?
(오늘도 고강도의 훈련이 계속되었다.)
<14>
어서 오세요. [닉네임]님. 말씀드릴 것이 있어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무슨 일이죠?
다름이 아니라, 더 이상 제가 [닉네임]님의 훈련을 진행해드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최근 악몽의 저주가 심각해지는 모습이 확인되었습니다.
더 이상 제가 [닉네임]님의 훈련을 진행해드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최근 악몽의 저주가 심각해지는 모습이 확인되었습니다.
◎ 악몽의 저주가 심각해지다니요?
◎ 드디어 훈련이 끝난 건가요!
… 끔찍한 피해는 어떤 것인가요?
사람과 사람이 대화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곳, 아마 대부분 '얼굴' 일 것입니다. 수호자들끼리… 남매인 저희조차도… 표정을 보지 못하면 가족이라 하여도 이해하지 못하거나 오해가 쌓이고 불안감이 증폭되죠. 저주가 '가면' 형태였던 것이 그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미 오해와 불신이…
불신이 쌓이고 불신에 대해서 두려움으로 이어지고 그 두려움이 자신을 방어하려는 폭력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이 세계의 사람들은 서로를…
네, 공격하고 있습니다. 서로에게 폭력을 쓰는 것도 시간문제입니다. 저는 최대한 안정상태인 병사들로 경비를 다시 배치 해야 합니다. 상황이 호전된다면 이곳에서 다시 뵙도록 하죠.
<15>
엘리자베스님, 계신가요?
아, [닉네임]님 오셨군요. 저도 방금 돌아왔습니다.
◎ 지쳐 보이시네요.
◎ 오래 자리를 비우시면 안되지 않나요?
제가 도와드릴 것은 없을까요?
말씀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제가 [닉네임]님 덕분에 저주의 표식을 벗어던질 수 있었던 것처럼 다른 이들도 그럴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지금은 역부족인 것 같습니다.
그렇군요.
저는 재정비 후 다시 나가 볼 예정입니다. 그럼 이만…
<16>
엘리자베스 님, 계신가요?
…[닉네임]님, 오셨군요.
무슨 일 있으셨나요?
…아무 일도…
◎ 쉬고 나서 생각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어떤 위로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끔찍한 일이… 일어나 버렸군요.
저는 어째서…어째서!! 지키지 못했던 걸까요…
엘리자베스님의 탓이 아니에요!
쉽게 말하지 마십시오! 당신은 모릅니다. 눈앞의 현실이 차라리 꿈이었으면 하고, 얼마나 마음속 깊이 울부짖었는지 당신은 모릅니다!
네, 모릅니다. 하지만 제가 알고 있는 엘리자베스 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좌절하지 않는 분이에요.
큭…!
……제가 잠시 흥분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혼자 있고 싶네요.
주제넘게 나서서 죄송합니다. 나중에 찾아뵙겠습니다.
<17>
[닉네임]님 오셨군요. 다시 성 밖으로 나가려다가 문득, [닉네임]님이 오실 것 같아서 잠시 기다리던 참입니다.
그렇군요. (엘리자베스는 다시 냉정함을 되찾은 모양이다)
[닉네임]님, 바빠서 제대로 뵙지 못한 사이에, [닉네임]님 안에 무언가 가득 차 있군요. 따스한 햇볕 같은 것이…
(엘리자베스가 말끝을 흐리며 휘청인다…)
◎ 엘리자베스 님?! 괜찮으신가요?
◎ 엘리자베스 님?! 어딘가 걸려 넘어지셨나요?
(엘리자베스의 안색이 좋지 않아 보인다)
쉬시는 편이 좋을 것 같아요.
그럴 수 없다는 것은,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저는 일단 일이 있어서 실례하겠습니다.
(엘리자베스는 휘청이는 몸을 이끌고 훈련장 밖을 향해나갔다.)
<18>
엘리자베스 님, 계신가요?
오셨군요…
지난 번 보다 더 안색이 안 좋아 보이시는데요.
그런가요? 운명의 날이 가까워지고 있어요. 결국 전설은 전설이었던 것 같네요. 잔혹한 운명의 시곗바늘은 쉬지 않고 마지막을 향해 달려갔고 거의 끝에 도달하고 말았네요.
잔혹한 운명의 시곗바늘은 쉬지 않고 마지막을 향해 달려갔고 거의 끝에 도달하고 말았네요.
◎ 희망을 잃지 말아 주세요.
◎ 잔혹하네요. 희망이라는 단어가…
저는 결국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 것 같네요.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닉네임]님이 이곳에 계실 때마다, 아직 세계가 무너지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니까요.
무슨 뜻이죠?
후후, 비밀입니다.
<19>
엘리자베스 님, 계신가요?
아, [닉네임]님 오셨군요. 어릴 때부터 동화책 대신 봤었던 병법 책들을 다시 보고 있었습니다. 역시 그 어디에도, 지금 상황에 대처할 방법은 쓰여 있지 않군요.
음, 저 파란 책도 병법에 관한 책인가요?
아, 저 책은… 제가 본 유일한 동화책이라 할까요? '용사 전설'의 용사가 썼다는 병법 책인데, 별 내용이 없어서 꽂아만 두고 있어요.
제가 본 유일한 동화책이라 할까요? '용사 전설'의 용사가 썼다는 병법 책인데, 별 내용이 없어서 꽂아만 두고 있어요.
◎ 무슨 내용인지 말해주시면 안 되나요?
◎ 제가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엘리자베스가 건네준 책을 읽었다. 역시 별 내용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누군가가 '용사 전설'에 대해 쓴 책보다 내용이 빈약한 것 같았다)
음?! 엘리자베스 님, 여기 꽂혀있는 쪽지는 뭔가요?
네? 쪽지가 있습니까?
네… 책장 가장 마지막에 꽂혀있네요.
이런, 어릴 때 한 번 본 정도라 완전히 잊고 있었나 봐요. 뭐라고 적혀있습니까?
뭔가 내용이 끊어져 있는 것 같지만… '움직이기 시작한 운명의 시계를 멈출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이곳은 곧 멸망할 것이다.'라고 쓰여 있네요.
흐음, 누군가 못된 장난을 친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정말로 전설 속 '용사'가 썼다 하더라도 이런 아무 의미 없는 쪽지를 남길 리는 없으니까요.
(어디선가, 이런 글씨체를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 꼭 그렇지만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20>
[닉네임]님, 오셨군요… 지금 막 운명의 시계가 멈춘 것 같습니다.
그렇… 습니까?
후후, 절망의 시간도 끝났습니다. 이제 새로운 꿈의 세계가 만들어지게 되겠죠.
◎ 이 세계의 파멸이 멈췄다는 뜻인가요?
◎ 새로운 꿈의 세계라면 좋은 것 아닌가요?
그렇다면……
지금 악몽의 저주에 오염된 모든 것들이 사라지게 됩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습니다. 바뀌는건 없지만, 마지막이 돼서야, 조금 긴장이 풀리네요. 숨 가쁘게 달려오느라, 많은 것들을 보지 못했다는 것도 깨달았어요.
그게 뭔가요?
소중한 사람들…… 저를 지탱해주던 것은 검이 아닌 그들이었어요. 그리고 그 소중한 사람 중에는… 다른 차원의 분도 계시죠. 그분은, 희망으로 가득 찬 '용사 전설'의 용사 같은 분입니다.
설마, 그 말씀은…
글쎄요~ 곰곰이 잘 생각해 보시죠. 당신에게는 말하지 않을 테니까요, 하지만… 당신의 그림자는 제 마음을 알고 있을 것 같군요. 곧, 제가 [닉네임]님께 찾아가겠습니다. 마지막 시간은 가장 소중한 사람과 함께… 음, 아, 아닙니다. 그, 그냥 기다리십시오!
<21>
[닉네임]님은, [닉네임]님의 차원에서도 전투하셨던 적, 아니 어쩌면 지금도 하고 계시지 않나요?
엣, 왜… 왜죠?
뭐랄까, 평범한 사람이라고 하기엔 전투에 대한 감각이 굉장히 좋으시니까요. 검술은 별개더라도 말입니다.
아, 뭐… 일단 모험가이니 아무래도 싸울 일도 생기고 그렇게 되죠. (여기서는 평범한 사람인 것 같지만…)
호오? 그런가요?!
네, 네?!! (어째서 눈을 반짝이시는 거지?!)
그렇다면 저와 실전으로 겨루기를 하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군요. 자! 저와 모의전을 해보시죠!
◎ 네?!!?!? 마, 말도 안 됩니다!!
◎ 결투 신청… 받아들이겠습니다.
(엘리자베스는 검집에서 검을 뽑았다.)
으윽… 어, 엄청나게 강하시네요. 하지만, 검을 뽑은 이상 저도 질 수 없습니다! 으랴아아앗!
부디 최선을 다하십시오. 전력으로 전투에 임해주십시오.
하압!
기쁘네요, 이렇게 생생한 전투는 얼마 만인지!
(완전 여유가 넘치잖아?!!)
훈련의 결과가 보이는군요. 좋아요, 아주 기쁘고 뿌듯합니다.
하압! 합! 합! 합! 하압! 합!(전혀 통하지 않잖아?!)
[닉네임]님이 힘들어 보이시니 이제, 그만할까요?
네?! (순식간에 엘리자베스가 시야에서 사라지더니 그녀의 검 끝이 내 목을 향해 있었다)
져, 졌습니다!
재미있네요. 후후, 역시, 아무리 약한 상대라도 이기는 편이 더 즐거운 것 같아요.
(지, 지금 굉장히 검은 속마음을 아무렇지 않게 말하고 있어?!! 역시 지금 내가 이길 수 없는 상태였어!)
그, 그렇군요.
다음에 또 겨룰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네…… (가지고 놀 기회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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