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습 프리스트의 부탁
그림시커 사제들이 소규모 차원의 틈을 열고 위장자를 꺼냈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레미디아 바실리카의 프리스트로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지 않습니까! 제발 길 좀 열어 주십시오!
알프라이라 산 입구 근처가 평소와 달리 시끌벅적했다.
전염병 관련 소동 이후, 아무리 공국과의 동맹이 재개됐다고는 하나
외부인에 대해 배타적인 흑요정들이 신분이 불분명한 인간에게
쉽게 길을 열어 줄리 만무했다.
팔을 붙들며 애원하던 그는 레미디아 바실리카 소속 프리스트임을 증명하는
표식을 꺼내 보였다. 바그너라는 이름의 견습 프리스트,
표식을 통해 알 수 있는 정보는 그것이 전부였다.
바그너는 무릎까지 꿇어 가며 애절한 부탁을 이어갔다.
사정이야 알겠지만,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도 아니다. 이렇게 된 이상,
잘 아는 펜네스 왕실 측 흑요정을 만나 이야기해 보는 것은 어떨까.
흑요정 왕국의 클론터를 찾아가 바그너에 대해 이야기하기
<퀘스트 완료>
모험가님 아니십니까? 아까 전부터 알프라이라 입구가 소란스럽길래 무슨 일인가 했더니… 혹시 문지기들이 모험가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소란을 피웠다면 제가 대신 사과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그림자의 저주
네? 위장자가 목격되었던 곳을 방문해 보고 싶다는 말씀이십니까? 물론 흑요정의 명예시민이신 모험가님께서 가시는 것은 막을 생각이 없습니다. 다만 곁에 계신 분은…
공국 레미디아 바실리카 성당의 견습 프리스트, 바그너라고 합니다.
바그너 님, 실례가 될 수 있음을 압니다만, 신분을 확신할 수 없는 당신을 흑요정 왕국에 쉽게 들일 수 없는 저희의 입장도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공국과의 교류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나, 전염병 사건 이후 펜네스 왕국 내부에서도 외부인의 출입을 더욱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가 되어…
그러한 조건이라면 저 역시 안심할 수 있겠습니다만… 모험가님, 괜찮으시겠습니까?
바그너의 절박한 눈빛을 외면할 수도 있었지만, 여기까지 온 김에 위장자의
흔적이 남아있지 않은지 확실히 해 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험가는 고개를 끄덕였고, 바그너는 기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모험가님께서 나서주시니 제 마음도 한결 편안해지는군요. 감사합니다. 그럼 우선 어디로 떠나실 계획이십니까?
그럼 노이어페라로 가시겠군요. 알겠습니다. 부디 별탈없이 안전한 여행 되시길.
노이어페라 폭군왕의 제단에서 위장자를 만났던 장소 찾기
<퀘스트 완료>
후우, 저는… 괜찮습니다. 돌 근처에는 가까이 가지 않으시는 게 좋겠습니다. 기운이… 기운이 너무 악합니다.
우선 저게 뭔지 정확히 알아야겠습니다. 혹시 저 돌의 정체에 대해 알 만한 자가 있습니까?
(클론터…)
<퀘스트 완료>
저도 소문으로만 들어 알고 있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알프라이라의 방어를 뚫고 나타난 무명의 검사가… 우리 왕국에 들어와 마법을 가르쳐 달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말입니다.
당시 흑요정들은 지금보다 더 다른 종족에 대해 배타적이었기에, 정체 모를 검사에게 마법을 가르쳐 줄 리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후, 부끄러운 이야기입니다만, 음지의 사령술사 몇몇이 그 검사를 감언이설로 유혹해 질이 좋지 않은 마법을 걸었던 모양입니다.
그들은 검사의 자아를 빼앗고 정신을 조작해 그림자 미궁을 지키는 경비로 만들어버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그 검사의 존재가 잊혔을 무렵, 어떤 경비병에 의해 그가 사라졌다는 사실이 보고되었습니다.
당시 우리 왕국엔 일이 많았기에 크게 신경 쓰지 못했지요. 한 자루의 도를 쓰는 그림자 검사에 관한 수상한 목격담이 산발적으로 들려오긴 했습니다만, 장로 샤프론께서 그의 영혼을 봉인하는 것으로 잘 처리했다고 말씀하셔서 그런 줄로만 알았습니다.
제가 좀 더 세심하게 살폈어야 하는 건데, 부족한 모습을 보인 것 같아 부끄럽군요. 하지만 그 봉인석과 위장자는 관련이 없을 겁니다.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저희 쪽 사령술사들이 저지른 과오이기 때문입니다.
일지 속에 남은 단서
하지만 거기서 느껴지는 기운은 정말 위장자의 것이었습니다!
직접 봉인석과 부딪혀 그 기운을 느꼈기에 바그너는 더욱 확신했다.
강경한 그의 태도에 클론터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저희 흑요정들은 피의 저주에 걸리게 되면 피부가 보라색 버섯 모양으로 부풀어 오르는, 이른바 '퍼플 머쉬룸'이라는 반응이 일어납니다.
덕분에 보통 인간들과는 달리 위장자를 쉽게 골라낼 수 있어, 처음 위장자 관련 문제가 일어났을 때도 큰 피해없이 빠르게 정리할 수 있었지요.
그러니 이제 와 봉인석에 위장자의 기운이 남아 있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전염병과 관련된 사건 이후, 또 다른 누군가가 위장자를 만들어 냈다면 또 모를까…
…위장자를 만들어 낸다고요?
퍼플 머쉬룸, 그 현상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위장자와 관련된 사건에 관해서도 더 정보가 필요하고요. 혹시 그때 상황을 기록해 놓은 문서나 자료는 없나요?
여기… 제 친구이자 훌륭한 연금술사였던 모건이 남긴 일지가 있습니다. 모험가님께서 찾아 주셨지요. 말씀드렸던 정보 역시 그의 일지에서 대부분 얻은 것입니다.
바그너는 클론터로부터 받은 모건의 일지를 한참동안 들여다 보고 있었다.
그의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오가는지,
곁에서 지켜만 보는 입장에선 알 수 없었다.
바그너는 처음 봤을 때보다도 진지하고
어딘가 비장하기까지한 표정으로 앞서 걸었다.
클론터는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모험가는 짧은 눈짓으로 답을 대신한 뒤 바그너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바그너를 따라 노이어페라 폭군왕의 제단으로 가기
'그림 시커'라는 단체가 흑요정들조차 완전히 다루지 못한 차원의 틈을 운용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습니까? 그 차원의 틈을 통해 위장자를 만들어 냈다는 것도요?
흑요정의 일지에 상세히 적혀 있었습니다. 차원의 틈 속의 알 수 없는 존재에 의도적으로 인간을 노출시킨 뒤, 위장자를 일깨우는 주문을 외우면…
인간의 모습은 사라지고 그를 감싸고 있던 붕대가 인간의 형상을 흉내내어 움직였다고 말입니다.
봉인석에 붙들렸다는 그 그림자 검사도 어떤 방법에서든지 차원의 틈 속의 존재에게 노출되었을 겁니다. 그러니 위장자의 기운을 품고 있는 거죠.
그가 다시 깨어난 것, 그리고 완전히 힘을 발휘하지 못한 채 봉인되어 버리고 만 것 모두… 그 자가 '완전하지 못한 위장자'이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완전하지 못한 위장자?
위장자를 일깨우는 주문을 듣지 못한 거죠. 제가 그 증거를 직접 보여드리겠습니다. 따라 오시죠. 다시 그 봉인석에 가야 합니다.
봉인석이 여기 있었군요.
잠시 떨어져 계십시오. 지금부터 위장자를 깨우는 주문을 외우겠습니다.
위장자에 관한 고대 문헌에서… 주문에 대해 읽은 적이 있거든요.
내가 너의 구원자이며, 내가 너를 이끌어 줄 것이다!
기만으로 가득 찬 이 세상 모든 것들을 땅속으로 끌어내려 어둠 속에 가두고
진실만이 가득 찬 세상에서 내가 너와 함께 할 것이다!
탐욕에 눈이 멀어 검은 피로 물든 가슴에 비수를 꽂는구나!
크르르…
하찮은 목숨, 품은 뜻으로는 지은 죄를 가릴 수 없거늘!
벌로써 받은 것이 무엇인지 마주할 때가 올 것이나
보아도 알 수 없을 것이고, 쥐어도 취할 순 없을 것이다!
안 됩니다!
저에게는 이 위장자가 필요합니다. 드디어… 드디어 제 목표에 한발짝 다가갔단 말입니다!
저는… 이 자가 가지고 있는 위장자의 힘이, 피의 저주가 필요합니다.
으윽!
…죄송합니다.
이렇게 해서라도 전 힘을 얻어야겠습니다.
으아아아악!
<퀘스트 완료>
바그너!
해야만 하는 일
모험가님, 괜찮으십니까? 걱정이 되어 왔습니다! 모험가님께서 가신 방향에서 사악한 기운이 폭발하며 땅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습니다!
바그너가 사라진 방향을 멍하니 바라보며 서 있던 모험가의 머리 위로,
라미나비엔토에 올라 탄 클론터가 그림자를 드리웠다.
외치며 부르는 목소리에도 모험가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마음이 불안해진 클론터가 서둘러 땅에 발을 디뎠다.
모험가님!
어디 다치신 겁니까? 대체 무슨 일이… 아니, 그보다 동행하셨던 분은 어디…?
클론터의 불길한 예감은 적중했다.
모험가에게 자초지종을 전해 들은 클론터는
침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사태를 해결할 방법을 궁리했다.
아니, 사실 답은 나와 있다. 흑요정 왕국의 안위를 먼저
고려할 수 밖에 없는 클론터는 오랜 고민없이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다만 그가 걱정하는 것은 단 하나, 바로 모험가였다.
모험가님, 지금의 저희로서는 피의 저주에 당한 인간을 완전히 치료할 수는 없습니다. 사라진 자들이 어디로 갔는지는 알 수 없으나, 다시 펜네스 왕국에 모습을 드러낸다면 저희는…
클론터는 물끄러미 자신을 향한 모험가의 시선에
하던 말을 멈추었다.
벌어진 일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는 것일 수도 있고,
도움의 손을 내밀었지만 결국 배신 당하고 만 것에
분노를 느끼는 것일 수도 있다.
그 속을 짐작할 수는 없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다시, 모험가가 나설 것이다.
…모험가님의 뜻이 그러시다면 협조하겠습니다. 저의 라미나비엔토에 오르시지요. 높은 곳에 올라 내려다 보면 그들이 어디 있는지 찾기가 훨씬 수월할 겁니다.
이렇게나마 모험가님을 도울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노이어페라 폭군왕의 제단 깊은 곳에서 위장자가 된 바그너 찾기
<퀘스트 완료>
……
<퀘스트 완료>
피의 저주는 위장자가 인간에게 옮기는 병처럼 퍼져나가기도 하지만, 어리석은 인간의 손에 의해 만들어질 수도 있었다는 것을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모건의 일지를 다시 한 번 꼼꼼히 살펴 보니, 그렇게 누군가의 힘에 의해 만들어진 위장자는 밤낮 가리지 않고 활동할 수도 있다고 적혀 있더군요.
'퍼플 머쉬룸' 현상 덕에 쉽게 위장자를 분별할 수 있게 되니, 저도 모르게 그들의 힘까지 얕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믿어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이 땅에서 피의 저주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저희 흑요정 측에서도 피의 저주에 대한 경계를 더욱 강화하려 합니다. 저주나 위장자보다 무서운 것은… 인간이겠지만 말이죠.
위장자를 만들어 낸다거나 그와 관련된 힘에 손을 대려는 인간들이 더 나타나지 않기만을 빌어야겠습니다.
큰 결심을 해 주셔서, 흑요정 왕국을 위험으로부터 지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모험가님. 마음을 좀 추스르고 나면, 다시 라미나비엔토와 함께 하늘을 날아 보시죠. 녀석이 모험가님을 아주 맘에 들어 합니다.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어벤저가 되기 위해 흑요정왕국으로 온 프리스트, 바그너와 위장자 관련 흔적을 찾다가, 그림시커의 영향으로 위장자가 됐던 그림자 검사, 사영의 영혼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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