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락사락사락사락)
[닉네임], 그대가 왔다는 말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왔다네. 너무 오랜만에 찾는 것이 아닌 겐가.
아, 안녕하세요. 황녀 마마
???
자네는 누군 겐가?
저..저는 [카렌]이옵니다. 저희 [엄마/아빠]가 [닉네임]이옵니다.
[닉네임](이)가 언제 자네 같은 딸을 낳은 게지? 일전에 만났을 때에도 딸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은 바 없네만.
그렇다고 내칠 수도 없겠군. 만약 그대가 진정 [닉네임]의 딸이라면, [닉네임](을)를 볼 면목이 없어질 테니 말일세.
서...성은이 망극하옵...
...되었네. 예를 차린다고 그런 말투로 애쓸 필요는 없네. 나이에 맞는 말투를 써주시게.
네, 황녀 마마
그런데 짐은 분명 [닉네임](이)가 왔다는 소식을 들었네만.
아... [닉네임]의 딸이 왔다는 소식이 잘못 전달되었던 게로군. 어찌 되었든 반갑네.
근데 이 황궁에는 무슨 일인 겐가?
[엄마/아빠]가 천계에 다녀오신다고 나가셔서는 집에 돌아오지 않아서 찾으러 왔어요.
천계 어른들한테 물어봤는데, 오늘은 보지 못했다고 해서 여기까지 오게 된 거예요.
아무래도 [닉네임](이)가 또다시 험난한 모험길에 오른 모양인 게로군.
[닉네임]의 행방은 내 수소문해 볼 테니, 자네는 안전을 위해 황궁에 머물러 계시게. 혹여 [닉네임](이)가 귀가했을 수도 있으니, 집에도 사람을 보내 놓겠네.
[닉네임](을)를 찾게 되면 그대가 [닉네임]의 딸인지도 확인이 될 테지.
서...성은이 망극...
쓰읍. 되었다니까.
그럼 편히 쉬시게나.
<2>
안녕하십니까, 황녀 마마.
그대가 [닉네임]의 자제, [카렌]인겐가?
네... 맞사옵니다, 황녀 마마.
허허. 그런 말투는 자네의 나이와 어울리지 않는 듯 하네만. [닉네임]에게 배운 게로군.
그대는 천계 방문이 처음인 겐가?
아, 아뇨. [엄마/아빠]랑 함께 와 본적 있어요. 오래 머무르지는 못했지만, 마를렌 키츠카 님을 통해 온 기억이 나요!
[엄마/아빠]가 다른 마을에 갈 때 저도 자주 데려가 주시거든요!
아... 자유로운 [카렌](이)가 참으로 부럽구나.
짐은 어딜 가든 호위하는 자들로 둘러싸여 있어 황궁 바깥의 풍경을 제대로 눈에 담은 적이 없느니라.
나를 위해 목숨도 아끼지 않는 이들을 보면, 이런 마음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사치라고 느껴지지만...
그렇지만 문득문득 그 틈으로 보이는 푸른 풍경과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오래전 기억을 떠올리게 한단다.
나도 여염집에서 자라던 시절, 다른 평범한 아이들과 뛰어놀던 시절이 있었느니라.
황녀 마마도 저랑 같이 밖에서 노시면 참 좋을 텐데. 천계는 늘 날씨가 맑아서 경치가 아주 좋거든요~.
황녀 마마, 밖에 나가지 못하시면 제가 매일매일의 바깥 풍경을 설명해 드릴게요!
그리해 주겠느냐? 궁에서 귀족들이나 대신들과 나누는 이야기의 범주는 크게 다르지 않아, 가끔 바깥의 이야기도 듣고 싶었느니라. 바깥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천계인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겠지.
헤헤 네
고맙다. [닉네임]에게도 큰 은혜를 입었는데, 그 딸에게도 도움을 받을 줄이야.
그대는 내 힘이 닿는 한 보살펴 주도록 하지. 전시가 아닐 때에는 언제든 궁에 드는 것을 허락하마.
헤헤 감사합니다, 마마
<3>
안녕하세요. 황녀 마마
낯이 익는 듯하다만 이름이 무엇이냐?
저는 [카렌]입니다. [엄마/아빠] 이름은 [닉네임](이)에요.
아아... [닉네임]의 자제라면 그대를 통해 [닉네임]의 안부를 전해 들을 수 있겠구나. 요즘 통 궁을 찾지 않아 그의 안부가 궁금하던 참이었느니라. [닉네임]도 같이 온 것인 게냐.
아뇨. [엄마/아빠]는 안트베르 협곡에 볼일이 있다고 가셨어요. 여기 궁녀 아줌마들이 안에 데려다주었는데, 황녀 마마께 인사드리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해서 인사하러 왔어요!
아... 그렇군. 카르텔 잔당이 말썽을 일으킨 겐가. 좋지 않은 기억이 떠오르는구나.
(뒤따르던 궁녀장에게 말한다.)
여기 이 꼬마 아가씨는 [닉네임]의 자제라니 귀빈으로 모시도록 하라.
[카렌]? 불편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 이야기하시게. [닉네임](이)가 돌아올 때까지 편히 계시게나.
감사합니다. 황녀 마마
<4>
([닉네임](은)는 [카렌](을)를 천계의 황궁에 맡기고 과거의 어떤 사건의 배경을 파악하기 위해 떠나 있는다.)
(황궁에는 믿을만한 사람이 있고 그를 지켜주는 황녀의 정원이 있기 때문에 가장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곳이다.)
(길을 나서기 전, [닉네임](은)는 [카렌]에게 자신이 없는 동안 황궁의 사람들을 도와주고 많은 걸 배워보기로 하자고 이야기하였다.)
(여러 신하들의 일을 돕고 다양한 일을 곧잘 따라 하는 [카렌](을)를 궁내 신하들은 모두 예뻐하였다. [닉네임]의 딸이기 때문에 더욱 큰 관심을 받기도 하였다.)
(궁녀들의 일을 도와주고 있던 때였다.)
(사제 하나가 [카렌](을)를 발견하고는 [닉네임]의 안부를 묻자, 함께 이동하던 사제들이 모두 [카렌]에게 모여들어 [닉네임](와)과 [카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마침 복도를 지나던 황녀가 그 모습을 보고 뒤따르던 궁녀장에게 물었다.)
저기 사제들과 함께 있는 꼬마 아이는 누구인 겐가?
(궁녀장은 [닉네임]의 자제분이라고 이야기해 주었고, [닉네임](이)가 맡기고 간 배경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아아.. 그렇군. 그렇다면 나에게도 귀한 손님인데, 황궁을 돌보는 일까지 시키다니... 과연 [닉네임] 답구나. 한순간도 배움을 흘리지 않도록 지도하는 것인가.
귀한 손님이 궁을 돌보는 일까지 해 주는데... 저 아이가 눈치채지 않는 선에서 적절한 보상을 해 주도록 하거라.
(궁녀장은 [카렌](이)가 궁의 일을 도울 때마다 작은 선물이나 용돈을 주도록 궁녀들에게 이야기하였고, 이후 [카렌](은)는 일을 도울 때마다 작은 선물을 받게 되었다.)
<5>
안녕하세요, 황녀 마마
어서 오너라. 궁은 지낼만하느냐? 불편한 것은 없느냐?
헤헤 네 여기는 맛있는 것도 많고, 예쁜 것도 많아서 너무 좋아요! 아침에 궁녀님 일 잠깐 같이하면 하루 종일 구경하며 놀 수 있거든요. 너무 재미있어요~.
아... 답답하다고만 생각했던 궁이었는데, 너에게는 즐거운 곳이라니 참 다행이로구나.
헤헤
그래, 그럼 불편한 것이 있다면 언제든 이야기하거라.
네 황녀 마마
(다시 이동하기 위해 걸음을 옮기는 에르제는 문득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동안 어둡고 칙칙하다고만 생각했던, 매일 같이 지나다녔던 이 복도에 적절히 고운 색채로 물든 족자와 자기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 여기 이런 것도 있었지. 처음 궁에 들어왔을 때에는 뛰어다니며 봤었는데... 그동안 고민과 걱정만 하느라 이런 게 있다는 사실도 있고 살았구나.
(에르제는 복도의 족자와 자기 하나하나에 시선을 옮기며 이동하는 동안은 머리 아픈 생각은 말고 아름다운 것을 보며 기분을 전환해 보아야겠다고 생각하였다.)
<6>
안녕하세요. 황녀 마마
아, [카렌]. 편히 지냈는가? ...오늘도 [닉네임](은)는 그대만 맡기고 모험을 떠나신 게냐?
헤헤 아뇨. 오늘은 [엄마/아빠], 천계에 일이 있는 건 아닌데 제가 황녀 마마 보고 싶다고 했거든요!
나한테 건넬 말이라도 있는 것이냐?
네~ 요즘 벨마이어에서 유행하는 놀이를 알려드리려고요!
지금 일하러 가셔야 해요?
아니, 괜찮다. 이야기해 보거라.
엄~청엄청 옛날에 우리 [엄마/아빠]도 어렸을 때 하던 놀이인데요, 벨마이어에도 유행하고 있거든요!
어떻게 하는 것이냐?
바닥에 그림을 이렇게 그리고요, 요렇게 돌을 던진 뒤에 여기는 한발로 콩콩, 여기는 두발...
... 짐은 이런 것은 하지 못하느니라. 황녀로서의 위치가 있기 때문에 분명 궁녀장에게 한소리를 들을 것이다.
얌전히 할 수 있는 다른 놀이는 없느냐?
황녀 마마 그럼 실뜨기 아세요? 실을 이렇게 손가락에 끼워서 하는 거예요.
([카렌](은)는 손가락으로 실뜨기를 보여준 다음, 에르제의 손가락에 걸어주고, 다시 다음 단계의 실뜨기를 하고는 다시 에르제 손가락에 걸어주며 단계별 실 뜨는 방법을 설명해 주었다.)
아시겠죠? 이제 같이 해볼래요?
자, 제가 먼저 이렇게... 다음 마마 차례
이렇게...
(영민한 에르제는 단번에 따라 한다.)
우와!!! 잘하신다! 다음 제가 할게요.
([카렌](와)과 에르제는 번갈아가며 실뜨기를 하였다.)
(궁녀장이 에르제에게 와, 집무 시간임을 알렸다.)
아...
아 마마 일하러 가셔야 하는군요... 다음에 또 해요!
그래. 이런 시간을 가진 지도 너무 오래되어 시간이 가는지도 몰랐구나. 즐거운 시간이었다, [카렌]. 다음에 또 찾아주려무나.
<7>
황녀 마마 안녕하세요.
왔느냐, [카렌]. 일전에 궁에서 지낼 때에는 불편함이 없었느냐? 내 정사가 바빠, 귀가할 때에 인사를 못한 게 마음에 걸렸느니라.
아니에요~, 마마. 오늘은 제가 재밌는 이야기를 준비해왔는데 들어보시겠어요?
마침 쉬러 들어가려는 참이었는데, 재미있는 이야기라니 기대되는구나. 들려주겠느냐?
([카렌](은)는 [엄마/아빠]에게 들은 모험 이야기를 해 주었다.)
(괴수가 출현하는 타이밍에는 깜짝 놀라고 우스운 순간에는 입을 가리고 작은 소리로 웃는 에르제였다.)
진작 알고는 있었으나, [닉네임](은)는 정말 많은 모험을 하였구나.
그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은 없을 터, 나에게 많은 정보를 준다면 이 땅에 평화를 찾는 데에 큰 도움이 될 텐데...
[엄마/아빠]를 찾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나중에 바쁜 일이 끝나면 황녀 마마를 만나러 온다고 했어요.
그럴 테지. 그래도 [카렌](이)가 들려주는 이야기도 큰 도움이 되는구나.
[닉네임]의 이야기를 종종 나에게 와서 해 주겠느냐?
물론이죠. 오늘처럼요!
<8>
안녕하세요, 황녀 마마
왔느냐, [카렌]. 혹시 오는 길에 밖에 무슨 일이 있는지 보았느냐? 무척이나 소란스럽구나. 허나, 신하들은 통 이야기를 해주지 않으니 무척 궁금하던 참이다.
지금 밖에 어떤 술 취한 아저씨가 젤딘이라는 분께 싸움을 걸었거든요. 물론 젤딘이라는 분이 쉽게 제압했지만요.
제압 당한 상태에서도 막 소리를 지르더라고요.
그런 일이 있구나. 술에 취한 그 사람 역시 백성일 테니 걱정은 되지만, 젤딘에게 싸움을 걸었다니... 반란군이 젤딘을 해치려던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되는구나. 젤딘은 무사하겠지?
신하들이 이야기를 해 주지 않은 이유를 알 것 같구나. 괜한 걱정을 할까 싶어서였겠지.
앞으로 궁으로 오는 길이라면 젤딘이 무사한지 확인 좀 해 주겠느냐?
네 마마
<9>
(에르제는 정원에 날아다니는 나비를 쫓아다니고 있었다. 궁녀들은 잠시 뭔가 논의 중인지 황녀에게서 잠시 눈에 뗀 듯하였다.)
황녀 마마 나비를 잡으시는 거예요?
!!!!
부끄럽구나. 방금 본 나의 모습은 잊어주겠느냐?
저도 나비 잡으러 다니며 놀곤 하는데. 두 손안에 들어왔다가 나갈 때 팔랑팔랑 날아가는 거 정말 예쁘잖아요!
[카렌]도 아는 게로구나.
아, 흠흠.
그래도 이 일은 비밀로. 다른 이들이 알면 황녀의 체통을 지키라는 잔소리를 들을 것이 분명하구나.
헤헤 물론이죠!
(에르제와 [카렌](은)는 궁녀들이 이야기를 마치고 이쪽을 볼 때까지 폴짝 꺼리며 나비를 쫓아다녔다.)
<10>
황녀 마마! 황녀 마마!
[카렌]? 무슨 일이길래 이리 소란을 떨며 온 게냐?
[엄마/아빠]랑 설산에 다녀왔거든요. 이 열매 좀 드셔보세요!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는데, 맛도 굉장히 좋거든요! 천계에는 없는 것 같아서 녹기 전에 가져왔어요!
어서 드셔보세요!
([카렌](이)가 에르제에 입에 넣어주려 하자, 곁에 있던 궁녀가 먼저 맛을 본다. 그리곤 고개를 한번 끄덕하고는 뒤로 물러선다.)
[닉네임]의 자제인데 믿지 못하겠는가?
(에르제는 열매를 입에 넣어본다.)
오, 매우 맛이 좋구나!
그쵸! 그쵸! [엄마/아빠]랑 가서 직접 따온 거예요. [카렌](이)가 무척 좋아하는 열매인데, 황녀 마마 생각나서 가져왔어요!
그 마음 참 고맙구나. 언젠간 이 마음에 보답할 날을 만들어야겠다.
([카렌](와)과 에르제는 나란히 앉아 눈의 열매를 사이좋게 나누어 먹었다.)
<11>
안녕하세요~
[카렌] 기다리고 있었느냐?
???
왜 [카렌](이)가 청소를 하고 있는 것이냐?
정원에서 날다람쥐가 들어와, 궁 여기저기를 뒤엎어 놓는 바람에 궁녀님들이 모두 거기에 가 계시거든요.
마마 기다리는데, 이쪽은 제가 청소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청소하고 있었어요. [엄마/아빠]가 궁에 있을 때는 궁에 있는 어른들도 많이 도와주라고 했거든요.
고맙다. [카렌](은)는 생각도 깊고 마음도 넓구나. 궁녀들이 날다람쥐 뒤처리에 바쁘다고 도울 생각도 다하니 말이다.
헤헤...
늘 찾아와주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준 대에 대해, 고마움의 표시로 이 핀을 하나 선물하마.
(에르제는 작은 주머니에서 핀을 하나 꺼내, [카렌]에게 건네었다.)
우와! 고맙습니다!
(에르제에게 핀을 건네받은 [카렌](은)는 바로 머리에 꼽고 에르제에게 보여줬다.)
잘 어울리는구나.
너무 예뻐요! 마마가 좋아하는 핀 아니에요?
좋아하는 핀이긴 하지만, [카렌] 역시 나에겐 귀한 사람이니라. 그렇기 때문에 [카렌]에게 주는 것이니라.
좋아하는 핀은 그것 말고도 많지만, [카렌]처럼 귀한 사람은 너밖에 없느니라.
정말 고맙습니다. [엄마/아빠]한테도 자랑할 거예요.
그래. 항상 궁을 찾아주어 정말 고맙다.
<12>
[카렌] 잠시 이리 와 보겠느냐.
마마 무슨 일이세요?
지난번 네가 알려준 실뜨기 말이다. 그에 대한 보답으로 이 실을 가져왔느니라.
실이 반짝반짝 빛나요! 너무 예뻐요~!
마음에 든다니 다행이로구나.
그럼 오랜만에 실뜨기 한번 하실래요?
그래. [카렌](이)가 찾지 않을 때 궁녀들이랑 몇 번 시도해 보았는데, 영 시원치 않아서... 얼마 못 가 실이 엉켜버리니, 하는 의미가 없더구나. 아직은 여유시간이 있으니, 함께 해 주겠느냐?
헤헤 네~
(에르제와 [카렌](은)는 즐거운 실뜨기 시간을 가졌다.)
<13>
안녕하세요, 황녀 마마
왔느냐, [카렌].
네. 오늘은 궁에 사람들이 적네요.
그래 오늘은 최소한의 궁인들만 남기고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이야기해 두었단다.
궁인들도 오랜 시간 긴장을 하고 있으려면 얼마나 힘이 들겠느냐. 내 곁에서 호위하는 이 친위 대원들의 얼굴이 굳지 않았느냐.
나 역시 얼굴이 굳어가는 듯하다. 이 궁에서 활기를 찾아주는 것은 [카렌]의 웃음뿐이구나.
아.. 궁의 어른들 모두 힘드셔서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었구나.
그래도 마마가 제일 힘들 것 같아요. 맨날 무서운 얼굴의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으니까.
나를 걱정해주는 게냐?
나에게 이토록 다정하게 대해 주는 사람은 [카렌]밖에 없구나.
역시 [닉네임]의 딸이로구나. 너 역시 [닉네임](와)과 같이, 나에게 에르제라고 불러주겠느냐?
마마.......
괜찮다. 에르제라는 이름을 듣는 것이 더 친근하고 좋을 것 같아서이니라.
에..에르제 님.
그래. 고맙다. 그리고 지금까지처럼 자주 찾아와 바깥세상의 이야기 그리고 너의 이야기를 들려주려무나.
네. 에르제 님.
<14>
안녕하세요, 에르제 님!
[카렌], 어서 오너라.
(에르제와 [카렌](은)는 궁내를 거닐며 오늘 궁에 들며 본 것들에 대한 이야기와 [닉네임](이)가 최근에 다녀온 모험 이야기를 나누었다. 넓은 광장 같은 곳을 지날 때였다.)
오! 저 아저씨들은 뭐 하는 거예요?
그들은 나의 친위대이니라. 훈련 중인 게지. 검술과 총술 모두 능통해야 하여, 저렇게 번갈아가며 훈련을 하는 듯하단다.
오... 멋지다.
(제복을 입고 한쪽에서는 검을 크게 휘두르며 훈련 중인 모습, 그리고 다른 한쪽에서는 표적판을 향해 총을 쏘는 훈련 중이었다.)
근데, 에르제 님 여기 지나가도 괜찮아요? 위험하지 않아요?
잘 보이지 않겠지만, 광장 안쪽으로 베리어가 쳐져 있느니라.
훈련 중일 때에는 베리어가 가동되고 훈련이 종료되면 사라지지. 이 역시 우리가 자랑하는 하이테크의 산물이니라.
와 멋지다. 하이테크도 멋지고 베리어도 멋지고 친위대도 멋져요.
(에르제는 [카렌]의 반응에 보기 드문 미소를 지었다.)
<15>
안녕하세요! 에르제 님!
어서 오너라.
뭐 하고 계세요?
아, 백성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울만한 기계들의 도면이니라.
도면??
([카렌](은)는 잘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백성들이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간단한 무기나 트랩, 다르게는 어디서든 곡물을 재배할 수 있는 인공 텃밭까지 다양하게 있느니라.
이 천계는 기계 문명이 다른 어느 곳보다도 뛰어나다는 것은 알고 있느냐?
네, [엄마/아빠]가 하는 이야기 들었어요.
천계의 많은 기술자들이 다양한 도면을 올리면, 백성에게 크게 도움이 되는 기술을 선별하여 궁에서 적극 지원하여 백성들에게 공급하고 있단다. 이게 바로 그 도면들이니라.
와... 천계 사람들은 좋겠어요. 에르제 님 같은 분이 보살펴줘서.
(에르제는 왠지 모를 씁쓸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16>
에르제..
(에르제를 부르며 다가가는 [카렌](을)를 한 사제가 잡아 세우며 조용히 하도록 주의시켰다.)
(에르제의 주변에는 사제로 보이는 몇몇 어른들과 함께 점술 펼치고 있었다.)
(에르제의 동작에 따라 보조 사제들 역시 일제히 움직였다. 무엇을 보기 위한 점술인지는 모르겠으나, 바닥에 그려진 문양에서 빛이 났다.)
([카렌](은)는 그 순간의 모든 것들이 멋지다고 생각했다.)
오...
(이 의식을 바라보는 [카렌]의 두 눈 역시 빛이 났다.)
아, 왔느냐? [카렌].
(지쳐 보이는 에르제는 살짝 비틀거렸지만, 자신에게 큰 힘이 되는 존재인 [카렌](을)를 그냥 보낼 수는 없었기 때문에 그와 이야기꽃을 피우러 방으로 이동하였다.)
<17>
에르제 님 안녕하세요?
왔느냐, [카렌]. 오늘은 또 어떤 재미난 이야기를 가져왔는지 몹시 궁금하였다.
저도 빨리 이야기해 드리고 싶어서 어제저녁부터 기다리느라 힘들었어요! 어제는 제가 창문으로 밖을 보고 있었는데요,
("황녀! 죽어라!!!")
(사제로 변장하여 숨어있던 카르텐 잔당인지 반란군인지 모를 적 하나가 황녀를 향해 검을 들고 달렸다.)
(재빠르게 친위 대원들이 적의 검을 날리고 생포하였고 이 정체 모를 적은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황녀 죽어라 외침을 반복하였다.)
...
(에르제는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을 뻔하였지만, 곁에 있던 [카렌](이)가 잡아주었다. 에르제의 손은 작게 떨리고 있었다.)
무서워하지 마세요, 에르제 님. 제가 곁에 있어드릴게요.
(에르제의 손을 꼭 감싸주는 [카렌](은)는 에르제를 위협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 여린 사람을 지켜줄 강한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였다.)
<18>
안녕하세요, 에르제 님!
아, [카렌]. 오늘은 참 날씨가 좋구나. 오늘 같은 날은 정원을 산책하며 푸르른 식물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매우 행복하단다.
비록 좁은 궁안의 정원이지만.. 이 정원 안에서 보이는 저 푸른 하늘을 보고 있으면 내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지는 것 같단다.
[카렌](은)는 이렇게 날씨가 좋은 날에는 평소 무얼 하고 지내느냐?
[카렌](은)는 이렇게 날씨가 좋은 날에는 [엄마/아빠]랑 자전거를 타며 놀아요!
계속 [엄마/아빠]가 뒤에서 잡아줘야 탈 수 있었는데, 요즘 [엄마/아빠]가 놓아도 잘 탈 수 있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엄마/아빠]랑 자전거로 시합도 하고 그래요!
에르제 님도 자전거를 타고 놀면 좋을 텐데.. 자전거 타고 바람이 두볼에 닿으면 기분이 정말 좋거든요.
[닉네임](은)는 부모로서도 훌륭한 사람인 것 같구나.
네 우리 [엄마/아빠]가 좀 더 크면 수영도 가르쳐 준다고 했어요! 정-말 기대돼요!
나중에- 나중에- 에르제 님도 마음껏 외출할 수 있는 날이 온다면 저랑 꼭 함께 가서 놀아요!
그래... 언젠간 친위대 없이도 궁 바깥을 자유로이 나가 뛰어놀 수 있는 날이 온다면 꼭 그렇게 하도록 하자.
<19>
에르제 님 무슨 일 있으세요?
(에르제는 큰 걱정이 있는 얼굴이었다.)
천계인들의 평화와 안전을 위하여 기도를 올리는 날인데, 이 의식을 돕기로 한 사제들 중 한 명이 집에 큰 우환이 찾아와 참석이 어려워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다른 사제들은 모험가들을 돕고 있어, 비는 자리를 대신해 줄 사람이 필요한데 마땅한 사람이 없어 큰일이로구나.
아 어렸을 때 [엄마/아빠]를 따라와, 에르제 님이랑 사제님들 함께 기도를 올리는 것을 본 것 같아요. 그게 천계인들을 위한 기도였구나.
그 자리에 [카렌]도 있었구나.
(사제 하나가 에르제에게 작은 목소리로 무언갈 이야기하였다.)
[카렌], 미안하지만 그 사제의 역할을 대신해 줄 수 있겠느냐? 맑은 영혼을 가진 [카렌](이)가 사제 역할을 대신하는 데에 적합한 듯하구나.
이번 한 번만 도와줄 수 있겠느냐?
앗, 네. 어떻게 하는지 얘기해 주시면 해 볼게요.
([카렌](은)는 다른 사제들과 에르제가 알려주는 대로 의식을 도왔고, 실수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긴 시간 끝에 의식이 끝났고 [카렌](와)과 에르제는 한숨을 돌렸다.)
[카렌] 덕분에 올해도 천계인들이 무사히 한 해를 보낼 수 있겠구나.
와, 참 다행이에요. 사제는 참 멋진 사람 같아요! 다른 사람들이 무사히 살 수 있게 도와준다니
사제의 일에 관심이 있다면 언제든 알려주도록 하마.
단순한 점술은 재미있기도 하지만, 나라에 관련된 점술이나 기도를 올리는 의식은 많은 기를 소모하기 때문에 의외로 힘이 들게야.
<20>
[카렌] 잠깐 내 얘기 좀 들어줄 수 있겠느냐?
네! 무슨 일이세요?
잠깐, 밖에 궁녀장을 보았느냐?
아뇨. 안 계시던데요.
아... 다행이군. 최근 정사를 살피느라,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여 밤에 책을 좀 읽다가 잤느니라.
그래서인지 낮에 조금 피곤하더구나.
사제 수업을 듣다 조금 졸았더니, 궁녀장이 어디 몸이 좋지 않은 거냐 묻길래, 실은 간밤에 오랫동안 미뤄왔던 책을 읽고 자느라 늦은 시간에야 잠이 들었다고 이야기하니 잔소리를 해대지 뭔가.
아................
황녀의 위치와 대사제의 위치 그리고 그 무게는 잘 알고 있으나, 나 역시 사람 아니겠는가?
읽고 싶었던 책을 몇 주 동안이나 보지 못하고 있어, 참고 참고 또 참다가 겨우 밤에 본 것을. 너무하지 않은가?
아................. 에르제 님.....
궁녀장의 입장에서는 내 건강까지 보살펴야 하니 이해는 한다마는....
힘내세요, 에르제 님!
이제는 오랜 친구 같아, [카렌]에게는 마음 깊숙한 곳에 있는 이야기를 풀며 마음의 짐을 가벼이 할 수 있어 푸념을 늘어놓았느니라. 이야기를 들어줘서 고맙구나, [카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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