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품 : 바스라진 풍요>
한 때는 나의 권능 아래 풍요를 누리던 이들도 있었지.
나 또한 그들을 꽤나 아꼈지만, 이 발칙한 것들은 나의 것에 손을 대더군.
<기품 : 분노가 불러온 어둠>
하여, 나의 것을 찾고자, 믿음을 저버린 너희에게 저주를 내렸다.
<기품 : 증오를 품은 저주>
너희의 거짓된 믿음이 불러온 저주이거늘, 어찌 나를 원망하느냐?
자, 보아라. 나는 여전히 건재하며, 아름다움을 잃지 않았노라.
대답해 보거라. 어째서 나의 영혼을 지키지도 못한 너희의 저주를 거두어야 하느냐.
내가 너희에게 많은 것을 바랐느냐? 아니, 내가 너희에게 바란 것은 오직 하나였다.
<욕망 : 사라진 존재의 이유>
내가 먼저 보여준 믿음. 정확히 그에 응당하는 믿음 만을 너희가 보이길 바랐다.
<욕망 : 원망조차 사라진 시선>
나를 섬기겠다 하던 너희는, 섬기는 신의 영혼이 사라지던 때에 대체 무엇을 했느냐?
<욕망 : 무정한 여신의 우아함>
이제야 알았느냐? 이것이 바로 너희가 죄인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그래. 애초에 인간을 믿은 내가 아둔한 여인이었다.
인간을 믿었기에 영혼을 잃었으니, 내가 인간을 죽이지 못할 이유가 어디에 있느냐?
살아남고 싶으냐? 그럼 발버둥 쳐라. 지쳐 쓰러질 때 가장 비참하게 찢어 죽여줄 테니.
인간의 피를 뒤집어쓰고 미친 듯이 패악질을 부려도 이 악몽에선 깨어나지 못하는구나.
모든 것이 끝났지만, 어쩌면... 만에 하나라도 다시 눈을 뜰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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