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황궁
앗, 모험가님! 이런 때에 오시다니… 어서 이쪽으로 오시지요. 라이니. 당신도 같이 가죠.
모험가님. 이쪽으로 오세요. 눈에 띄면 안됩니다.
……
마를렌 님. 이곳이라면 괜찮겠네요. 제가 망을 보고 있겠습니다.
고마워. 라이니.
죄송하지만 모험가님. 황녀님과 알현하시는 것은 당분간 힘들 것 같습니다. 아니, 알현이 문제가 아니라…
…염치 없는 소리지만 저희를 다시 도와주시면 안되겠습니까? 만약 도와주실 수 있다면… 젤딘 님을 찾아가서 이야기를 들어 주십시오. 저는… 이곳에서 시신을 수습해야 해서…
……
젤딘에게 가서 상황을 물어보기
<퀘스트 완료>
모험가님! 아아, 다행이로군요. 이곳에 와주실 줄이야!긴급 상황
반란이 일어났습니다. 패악한 놈들이 황궁의 문을 부수고 황녀님을 납치하려고 했습니다. 황녀의 정원이 필사적으로 막은 덕분에 무사히 피하셨지만 희생자가 많습니다.
더구나 바깥에도 적들이 몰려와 황녀님을 내놓으라며 소란을 피우고 있습니다. 제국군과 손을 잡은 귀족의 짓입니다. 권력에 눈이 멀어 나라를 저버린 것이지요.
전쟁이 끝나고 민심이 자기들에게서 떠나자 주도권을 잡으려고 별짓을 다하더니 급기야 이런 짓까지 벌이는 모양입니다. 전쟁 때 함께 싸우면 되었을 것을…! 도망간 주제에 실로 뻔뻔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간단하지 않습니다. 반란군의 기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수가 적은 저희만으로는 저들을 막을 수 없습니다. 황녀님을 위해 한 번 더 함께 싸워주지 않으시겠습니까?
감사합니다! 그럼 갑작스럽지만 동행을 부탁드립니다. 적의 대장이 보자고 하니, 함께 가서 이야기를 들어보시지요.
겐트 성 밖에서 적의 대장과 만나기
젤딘 장군이 아닌가. 오랜만이로군.
베르타 공. 명문가인 당신이 명예를 잊고 백성들을 선동하여 이 나라의 해악이 되다니요. 대를 거듭해 온 충성이 겨우 그 정도였습니까?
충성? 우리가 충성한 것은 이 나라네. 황녀와 모래 냄새 나는 늙은이가 나라를 흔들고 있는데 귀족으로서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
반역의 핑계가 그런 것이라니 실망스럽습니다.
우리는 그저 죄 없는 천계 백성들이 고통받는 것을 보다 못해, 횡포를 부리는 위정자를 막고자 하는 것뿐일세. 나라를 구하는 것이 귀족의 역할이지 않는가.
우리의 뜻을 알았으면 비키게.
그럴 수는 없다! 반란자!
자네가 끝까지 황녀의 개가 되겠다면 하는 수 없지.
<퀘스트 완료>
젤딘 슈나이더. 난 자네를 존경하던 사람일세. 그러니 이 말만은 해야겠네.
황녀가 자리에 오르고서 무슨 일이 있었는가? 전쟁뿐이었네. 그 여자가 제 권위를 높이느라 황녀라 자칭한 후에 천계에 새겨진 역사는, 오직 전쟁뿐이었단 말일세.
다치고 배고픈 백성들의 비명이 자네에게도 들렸을 터. 그런데도 그 여자는 무엇이 이 나라를 위하는 길인지 알지 못해. 나라를 짊어질 자격도, 능력도 없는 자야. 오직 화를 불러오는 능력만 있을 뿐이지.
잘도 말하는군. 군 병원의 예산과 퇴역 군인의 위로금을 줄인 것은 귀족원의 결정이지 않았나! 그래놓고 모든 게 황녀님의 결정이라 선동한 주제에!
돌아가서 잘 생각하게. 마음만 돌린다면 언제든지 환영하겠어.
모험가. 자네도 마찬가지일세. 우리는, 천계는 자네들을 잃고 싶지 않네. 부디 잘 생각해보게.
귀족과 제국의 연합
적은 황녀님의 권위를 훼손하고 이글아이 사령관님의 업적을 왜곡하여 백성들을 선동하고 있습니다. 오랜 전쟁으로 지친 백성들은 휩쓸리고 있지요.
전쟁에서 이겼지만 천계가 얻은 것은 전무합니다. 부상자는 넘쳐나고 도시는 폐허가 되었고 아랫세계에서 온 모험가들은 이곳저곳에서 사고를 치지요. 불안했을 겁니다.
노스피스-제국 연합군은 그 불만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천계 최고의 사령관이 '그깟' 안톤을 몇 년 동안이나 해치우지 못했을 리 없다며… 실은 카르텔과 손을 잡았던 것이며, 그래서 황도의 위기를 눈 감았던 거라고…
하지만 그 이면에는 무법지대 출신에 대한 반감이 있을 겁니다. 아직도 그들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겠지요. 같은 천계인으로서 정말 부끄럽습니다.
실례합니다! 적이 성문을 넘으려 하고 있습니다! 지원 부탁드립니다!
이런. 틈을 주지 않는군요. 모험가님. 테미 대위와 함께 가주시겠습니까? 성 밖의 적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겐트 성 밖을 클리어하기
<퀘스트 완료>
역시 대단한 실력이시군요. 모험가님 덕분에 병사들의 사기도 올라갔습니다.
대위의 보고로는 제국군의 병력이 우리의 몇 배 이상이라고 하던데… 역시 길게 끌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제국군의 물자에 노스피스의 풍부한 보급이 더해진 터라…
하지만 적의 약점이 없지는 않습니다. 여기 있는 제국군은 반 발슈테트의 병사보다 못하고, 귀족군은 실전 경험이 부족합니다. 이 점을 잘 이용해야…
그렇네. 포기하기엔 이르지.
작전 수행
오셨군요. 황녀님은 괜찮으십니까?
조금 놀라긴 하셨지만 무사하시네. 상황은 어떤가?
좋지 않습니다. 적들이 끊임없이 몰려오는군요. 성안의 민심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지원군은 부르지 못하는 겁니까?
통신이 차단당했네. 멜빈이 힘을 써주고 있지만 기자재들이 모두 파괴됐어. 무기고도 엉망이고. 황궁 습격은 이를 숨기기 위한 눈속임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야.
맙소사. 어째서 제게 보고가 들어오지 않았던 거죠? 설마… 겐트 수비대 내부에도 반역자가…?!
그런 것 같군.
죄송합니다! 제 불찰로 황도와 황녀님을 위태롭게 하고 말았습니다!
아닐세. 이건 총사령관인 나의 과실일세. 게다가 저들이 반역자를 곳곳에 심어놓았는데 자네가 뭘 할 수 있었겠나. 아직도 어지러운 이때에 설마 이렇게나 무식하게 나올 줄은 나도 몰랐네.
유르겐… 섭정의 인을 돌려놓지 않더니… 기어코 이런 짓을!
…아마 그건 아닐 거야… 덫은 유르겐이 깔아놓은 것이지만 이번 일 자체를 유르겐이 주도한 짓이라고 보기에는…
네?
…아닐세. 잊어주게.
모험가. 인사가 늦어서 미안하네. 나도 정신이 좀 없어서 말이지. 자네가 와줘서 얼마나 든든한지 모르겠군. 정말 고맙네.
그럼 바로 움직이지. 카르텔 이후로 성벽을 보수하였지만 북문은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았다네. 그래서 적은 지금 그곳에 몰려있지.
하지만 눈속임일 가능성이 커. 북문에는 구식 병기를 들고 있는 제국군이 더 많이 보이거든. 귀족들이 성의 함락을 타국 병사에게 맡기지는 않을 터. 주요 시설이 집중된 남문으로 오겠지.
젤딘은 남문으로 가게. 그리고 모험가는 서문으로 가주게. 지금은 쓰지 않는 낡은 송신탑이 서문 밖에 있어. 라이오닐 대령과 함께 가서 원군을 불러주게.
낡은 송신탑으로 가기 위해 겐트 서문으로 나가기
<퀘스트 완료>
모험가님. 무사하십니까? 자네들도 다친 곳은 없나?
죽겠습니다… 어떻게 다들 그렇게 멀쩡하신 거죠?
역시 귀족가 자제에게는 좀 무리였으려나. 전쟁 뒤에 입대했다곤 해도 소위씩이나 달았는데 좀 더 분발해 보면 어때?
그럴 겁니다. 귀족들이 이런 짓을 저지른 것에 저도 화가 나 있으니까요. 어머니만 아니었어도 진작 입대했을 텐데… 부끄럽네요.
그런 점에서 저는 모험가님을 정말 존경합니다. 홀연히 나타나서 천계의 영웅이 되셨잖아요? 저는 가족 핑계를 대고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는데 말이죠.
제가 입대하게 된 이유의 절반은 모험가님의 활약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절반은 대령님이죠. 저보다 어린 게 잘도 싸우길래 신문을 보고 깜짝 놀랐죠.
…뭐?
엑? 앗, 죄송합니다!
어리신 게 잘도 싸운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군.
…아고. 아고 머리야…
그런데 대령님. 처음엔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았는데 어째 점점 주변이 시끄러워지지 않나요? 우리가 가는 송신탑이 아직 기능하고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이 거의 없을 텐데.
……
모험가님. 제가 선두를 맡아 길을 열겠습니다. 모험가님은 이 둘과 함께 천천히 와주십시오. 목적지가 멀지 않으니 잠시만 버티면 됩니다.
대령님 혼자서요? 말도 안 돼요!
적의 지휘체계가 엉망이니 단독으로 움직여도 혼란스럽게 할 수 있을 걸세. 모험가님이라면 그 정도만 되어도 만에 하나의 일이 벌어졌을 때 몸을 빼내실 수 있을 테지.
가능한 게 문제가 아니라 대령님이 위험하신데요!
왜 내 얘기가 나오지? 나보다 모험가님이 우선일 텐데.
다른 할 말 없으면 나는 먼저 출발하겠네. 모험가님의 호위를 부탁하네.
송신탑으로
저 똥고집! 나이도 어린 게 죽고 싶어서 아주 발악을 하네! 알고는 있었지만!!
어… 그러고 보니 대위님 올해 몇 살이셨죠?
자네가 먼저 죽고 싶나? 분위기 파악 좀 해!
…모, 모험가님! 어서 가시죠!
낡은 송신탑으로 향하기
…모험가님 오셨군요. 별로 만나고 싶지는 않았는데 여기까지 와버리셨네요.
…당신, 어째서 여기 있죠? 황녀님을 피신시키기 위해 그분 곁에서 대기하고 있어야 할 텐데…
예리하네요.
대령님은 어떻게 된 거죠?
그야… 황녀의 정원이니까… 비겁한…
미안하다고는 생각해요. 초면도 아니고…
…황궁 습격을 도운 건 당신인가요?
그래요. 수비대에 숨어 들어간 귀족의 사병과 함께 일을 진행했죠.
정말 드릴 말씀이 없군요. 모험가님 덕분에 제 이름을 찾고 귀환했을 때만 해도 이런 일이 생길 거라고 생각하지 못 했어요.
은혜를 갚고 싶었는데 이렇게 적으로 만나다니… 하지만 이제 와서 돌이킬 수 없겠네요. 죄송해요.
<퀘스트 완료>
죄송해요. 저를 구해주며 기대했던 결말이 아니죠? 저도… 전쟁이 끝나면 모든 게 좋아질 줄 알았는데…
황궁 습격 때 동료들이 많이 죽었지요. 앞으로도 죽을 테지요… 하지만…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 어요… 황녀님을 미워하지는 않지만… 가혹한… 세상이 바뀌기를… 원했…
대령님! 대령님!
……대위…
응급 처치를 하겠습니다!
…그것보다 바로 황녀님께… 황녀의 정원의 배신자가 이들이 다라고… 단정 지을 수…
……
대령님? 대령님!!
…정신을 잃으셨군요. 숨은 붙어 있어요.
어쩌다가 사태가 이 지경까지…
어쨌든 여기까지 왔으니 일은 하고 가야지. 루카스 소위. 자네가 연락을 보낼 수 있지? 빨리 지원 요청을 보내. 대령님은 내가 맡을 테니.
알겠습니다.
…안 됩니다. 우리가 오기 전에 다 망가뜨려 놨어요. 아주 세심하게 망가뜨려놔서 뭐 하나 써먹을 수도 없겠군요.
쳇… 이 송신탑에 대해 알고 있는 건 우리랑 황녀의 정원뿐이었는데 하필… 빨리 귀환해야겠어.
모험가님. 저랑 함께 가시죠. 소위는 대령님을 업고 뒤따라오고… 앗? 저건 뭐지?
성에서 연기가?! 빨리 돌아가야겠습니다!
몰려든 적들을 뚫고 겐트로 돌아가기
이게 누구신가. 천계의 영웅 아니신가. 하지만 조금 늦게 온 거 같군. 겐트의 성문이 열리는 순간을 봐주길 원했는데. 극적인 때를 놓치다니 내가 다 아쉬워.
마리안 유르겐? 유르겐 공의 딸인…
아버님은 상관 없다. 내가 언제까지 아버님의 그림자 속에 있을 거라 생각했나? 이런 중대사는 유르겐 가를 이을 내가 해야지.
…바보로군…
전쟁의 혼란한 틈을 타 주제를 모르고 기어오른 자들이 문제지. 특히 이글아이. 무법지대에서 온 난폭한 남자가 나라의 일을 어떻게 맡을 수 있겠나!
위급할 땐 도망간 주제에 핑계가 그것밖에 없어요? 창의성은 다 삶아드셨나? 듣고 있는 이쪽이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네요!
천한 것. 땀내 나는 군복이나 입고 먼지 속을 뒹굴던 것이 주제를 모르고 망발을 해대는군.
뭐어? 귀족이라고 오냐오냐 해주니까 시대가 바뀐 것도 모르나? 꿈 깨! 니가 꿈꾸던 시대는 진작에 안톤이 콧방귀로 날려버렸어! 도망자면 주제에 맞게 병원 가서 붕대나 빨라구! 다 너네 지키느라 다친 사람들이니까!
…우와. 유르겐한테 저렇게 말하는 사람 처음 봐…
<퀘스트 완료>
모험가님! 돌아오셨군요! 다행입니다.
면목이 없습니다. 저희가 맞서 싸우는 동안 성문이 갑자기 열려 적이 들어와 버렸습니다. 내부에서 협조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분하지만 지금은 성을 버리고 황녀님과 함께 탈출해야 합니다.
그런데 라이오닐 대령은… 설마 죽은 건 아니겠지요?
괜찮…습니다. 사령관님은 어디에…
황녀님 곁에 계시네. 자네는 눕는 게 좋겠군. 항복하고 치료를 받게. 두 분께는 내가 가서…
안 됩니다… 사령관님께는 제가 갈 테니… 항복해 주십시오.
무슨 소리지?
적이 내통자를 심어…두었던 것처럼… 우리도… 필요합니다. 수비대장으로서 명망… 함부로 대하지… 후우, 못 할 겁니다… 겐트…의…
어… 대령님 말씀은 수비대의 반발 때문에라도 젤딘 님을 해치지는 못할 거고, 그리고 여차하면 안에서 동조할 사람이 필요하니까 여기 계시는 게 좋다고 하시는 것 같습니다.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물론 감시야 하겠지만 이런 상황에서라면 민심 때문에라도 먼저 손을 대지 못할 겁니다. 황녀님과 사령관님을 공격하는 걸로도 위험은 이미 클 텐데, 겐트 방위의 일등공신까지 해치면 걷잡을 수 없으니까요.
……젠장. 황녀님을 두고 적에게 항복하라는 건가! 겐트의 수비대장인 내가…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일인가!
적과 아군
……알겠다. 대령의 말도 일리가 있어. 황녀님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잠시의 굴욕을 견디겠다. 마를렌 님도 아직 이곳에 남아 황녀님의 탈출 시간을 벌고 계실 터. 그분도 내가 설득하도록 하지.
그런데 자네는 그런 몸으로 어딜 가려는 건가? 자네야말로 투항하고 치료를 받아야겠는데.
움직일 수 있습니다. 아직… 콜록콜록.
하아… 어쩔 수 없군요. 우리 대령님이 혼자 무리하는 거 하루이틀도 아니니까 이젠 익숙해요.
걱정마세요. 황녀님과 사령관님은 저희가 안전하게 피신시키겠습니다.
이런… 모험가님은 그럼 저와 함께 이곳에 계시는 게… 네? 같이 가시겠다고요?
……예전의 저라면 무작정 모험가님과 함께 황녀님께 가겠다고 우겼겠죠. 하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저는 여기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습니다.
모험가님. 조심하십시오. 두 분을 부탁합니다.
황녀 에르제와 잭터 이글아이를 구하러 가기(운 라이오닐이 죽으면 퀘스트가 완료되지 않습니다.)
흠. 이제야 오는 건가. 꽤 늦었구만, 모험가.
뭘 놀라나. 무법지대 출신이 귀족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건 당연하지 않나. 아랫세계에서 온 시건방진 제국군도 혼쭐 내주고 싶었고 말이야.
뭐 이 코찔찔이가 끼어들어서 머리가 아픈 참이었다만…
늙은이가 아직도 입만 살았군. 은퇴할 때도 한참 지나지 않았어? 영감!
아직도 제 분수를 모르는군. 쯧쯧. 여물 위에 엎어져 자다가 오줌이나 싸던 놈이…
언제적 얘기야!
뒤에 쫓아오는 놈들은 내가 대충 처리할 테니 어서 황녀를 구하러 가게. 천계가 귀족놈들 손에 다시 넘어가면 또 다른 카르텔이 나타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어.
모험가 아냐? 생각보다 늦게 왔네. 얼씨구. 라이오닐 넌 왜 그렇게 다쳤냐? 아주 죽어가는구만.
……
대답도 못 할 정도로 아픈 거냐? 그러면 그냥 쉬지 그랬어. 얌전히만 있었으면 우리 대장이 써줄지도 몰랐다구.
허크 대령님. 왜 여기에 계신 거죠…
너희랑 싸우려고 왔지. 뭘 뻔히 알면서 물어.
모험가. 결국 그쪽에 설 거야? 난 네가 마음에 들었는데 아쉽다. 다시 생각해 봐. 거기 서는 건 썩 좋은 선택이 아냐. 모험하느라 바쁠 텐데 왜 이런 일까지 신경을 쓰려고 하냐?
…그래? 그럼 뭐 한 판 해야지. 어쩌겠어. 나도 너희랑 싸우고 싶지 않지만… 쳇. 어쩌다 일이 이렇게 됐냐.
<퀘스트 완료>
아오… 아프네. 젠장. 다 죽어가는 놈 끼워서 잘도 싸우는군. 그래도 내가 할 만큼은 했나.
해안수비대도 귀족 편을 드는 건가요? 함께 귀족을 욕하면서 이 나라는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으면서!
그랬지. 솔직히 너네한테는 악감정 없어. 하지만 명령인데 어쩌냐. 상명하복이 원칙인걸. 안 그래?
그래도… 그래도, 겨우 전쟁이 끝나고 평화로워지나 했는데… 평화를 찾겠다고 싸우던 사람이 귀족의 손에 놀아나서 동료에게 총구를 들이밀다니요!
게다가 우리가 충성할 대상은 황녀님이잖아요! 이글아이 사령관님은 이 나라의 대장군이고! 어떻게 배신할 수 있는 거죠?
…뭐. 더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하니까 그런가 보다 한 거지. 그리고 솔직히 우리끼리도 살기 힘든데 황녀가 무법지대 놈들을 둘둘 끼고 있는 것도 별로잖아.
저도 무법지대 출…, 콜록… 출신입니다만.
……
어제의 동료
너무 지체했군요. 속도를 더 내야겠어요.
하지만 대령님이…
……
…대령님. 대령님 때문에 속도가 나지 않고 있습니다.
…면목이 없… 콜록콜록…
대령님은 여기서 쉬세요. 저희가 모험가님과 함께 두 분을 구할 테니까요.
…알겠네. 모험가님. 죄송합니다. 부탁드리… 콜록콜록, 후윽… 모험가님. 부탁드립니다.
황녀 에르제와 잭터 이글아이를 구하러 가기
우리로는 모험가님을 막아내지 못할 거라고 알고는 있었어요. 하지만 이렇게 차이가 날 줄은… 죽은 자의 성에서 모험가님과 함께 움직이며 참 든든했는데, 적이 되니 무섭군요.
이쯤 되면 안톤 앞에 서서 함께 싸우던 때가 그리워지는군요.
그러게요.
……
아아아악!!
저 소리는…? 모험가님! 어서 가시죠!
<퀘스트 완료>
잭터 이글아이를 구하라
대장군은 날 피신시키고 스스로 미끼가 되었네. 그분을 이곳에서 잃을 수 없네. 도와주지 않겠나?
황녀님을 안전한 곳까지 모시는 게 먼저입니다.
나에겐 이들이 있네. 하지만 대장군에게는 아무도 없어. 어서 가주게.
그럼 루카스 소위. 자네가 황녀님의 호위를 도와. 우리는 신경 쓰지 말고 빨리 움직여.
모험가님. 저와 함께 가주지 않으시겠어요? 황녀님 말씀대로 사령관님을 잃을 수는 없어요.
테미와 함께 잭터 이글아이를 구출하러 가기
<퀘스트 완료>
늙은이 하나 잡는데 분위기까지 고민할 필요 있나?
하긴 그렇군요. 그래도 방해를 받으니 기분이 좋지 않아서요.
왜…?
그건 내가 너한테 하고 싶은 말인데. 왜 끼어드냐? 약자를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영웅님이라면 그럴 수 있겠는데… 글쎄. 넌 그냥 싸우는 게 좋은 거잖아? 너나 나나 다를 거 없으니까.
헛소리 하지 마라! 반란자!
이봐. 저 녀석은 모험가라고. 호전적이라는 단어를 모욕으로 받아들일 녀석이 아니란 말이야. 그런 점이 마음에 들었던 건데.
……
아서라. 거기서 네가 날 맞추는 것보다 내가 이글아이를 날려버리는 게 더 빠를걸. 꼴을 보니 금방 죽을 것 같은데, 존경하는 상관의 목숨을 걸고 도박하고 싶진 않겠지?
모험가도, 거기 있는 기세 좋은 아가씨도 마찬가지야. 허튼 짓하면 기껏 구하러 온 이글아이가 독수리 밥이 될걸.
이익…
좋아. 나도 슬슬 팔이 아파서 하는 말인데,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까? 너희가 계속 있어봤자 황녀가 잡힐 확률만 올라가. 이 주변엔 너희에게 적뿐이거든.
자아. 어쩔래? 이글아이를 버리고 싸운다면야 나도 맞서싸울 건데… 황녀는 그동안 잡힐지도 몰라. 취할 행동은 하나뿐이지 않나?
그래. 뭐하고 있는 건가? 빨리 가서 황녀님을 구하라니까.
……
미련이 남은 거 같은데. 이렇게 된 거 잠깐 이야기나 할까요, 사령관님? 당신이 특히 재밌어 할 이야기가 하나 있는데 시간은 되십니까?
무슨 이야기? 네놈이 내 딸을 죽였다는 이야기 말인가?
…!!
노블스카이
카르텔에 맞서던 어린애들을 죽였다는 이야기가 하고 싶어 안달인가 보군. 자네 평판에 그다지 좋지 않을 텐데? 왜 잘 숨기던 과거를 스스로 꺼내는 건가?
그렇긴 한데 정말 아무도 모르는 모양이라… 재미없잖습니까. 유일하게 알 것 같은 사람이 당신인데, 이번이 마지막 대화가 될지도 모르니 물어보는 거죠.
나 원… 미친놈의 생각은 정말 모르겠군. 범행이 들키기를 바라는 살인마의 마음이 이런 것인가.
…그건 대체… 언제부터…
미안하네. 자네가 그 일을 열심히 조사하던 것도 알고 있었네. 순탄치 않았지? 내가 방해를 했거든. 진상을 알게 된 건 이미 하이람이 필요하던 때였어. 그래서 숨겼다네. 공연히 자네 고생만 시켰군.
그렇군요. 대의를 위해 자식의 원수마저 모르는 척 이용을 했다는 거군요. 대단합니다.
가면을 쓴 것뿐이지. 대단할 것 없네. 그런데 하이람. 뭘 기다리고 있는 거지? 원군이라면 진작에 불렀을 거고 무슨 생각을…
흥. 유르겐을 기다리고 있나. 어차피 여기서 날 죽일 생각은 없었군. 그런가. '이글아이를 잡은 건 네빌로 유르겐'이라는 건가.
제가 당신을 잡으면 위험해지거든요. 잡는 것도 죽이는 것도 다른 사람이어야 합니다.
감당할 수 없는 일을 저질러 놓고서 책임은 피하겠다는 건가. 안톤의 악덕 중 하나가 자네를 죽이지 못했다는 거야.
위험한 데로만 보내더니 이이제이라도 노렸던 겁니까. 슬픈데요, 대장군님.
하이람! 하이람 대장! 그만 두게! 지금 그를 죽이면 안 되네!
유르겐 공이 이제야 와주셨군요. 잔소리가 걱정되지만 아무튼 점점 제가 유리해지는데요.
…사령관님.
뭐하나? 빨리 안 가고. 황녀님을 모셔라. 목적지는 그분이 알고 계신다. 반드시 무사히 구출해.
…알겠습니다! 모험가님. 대령님. 가시죠.
잠깐…! 으…
이제 다시 만나긴 힘들겠지. 운. 난 딸 하나 아들 하나 두는 게 꿈이었는데 네 덕분에 이루었다. 뭐, 확실히 딸이 더 귀엽긴 하더라. 하하하.
잘 가거라, 아들아. 황녀님을 부탁한다.
노블스카이로 가서 황녀 에르제와 이야기하기
<퀘스트 완료>
무사히 도착했군. 수고가 많았네. 그대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네.
별 말씀을. 어디 불편한 곳은 없으십니까?
…편하면 사람이겠는가. 짐이 모자라 또 난리가 일어나고, 대장군 하나 보호하지 못했으니…
…그나저나 라이오닐 대령은 괜찮은가?
괜찮습니다.
사경을 헤매던 사람이 괜찮을 리가… 어휴. 그래도 나엔 박사님이 계셔서 다행이네요. 마중까지 와주시고.
어? 어, 응… 메릴이 귀띔해준 것도 있, 있었으니까… 근데 아저씨는… 정말 못 오는 거야?
…나엔 박사. 고맙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 자네가 아니었다면 중간에 잡혔을걸세.
모험가. 그대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었는데 또 이런 꼴 사나운 모습을 보이게 되어 정말… 말이 나오지 않는군.
저들이 내게 불만을 갖고 있다고 해도… 결국 이해해 줄 거라고… 혹은 아직 들키지 않았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그들은 나보다 훨씬 노련하고, 똑똑하군. 내가 우스워 보였겠지.
…내가 황녀의 자리에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인가. 이 모든 건…
……아니지. 아니야. 내 탓을 하며 주저앉을 수는 없지. 나를 위해 목숨을 바친 자들의 마음을 배신하는 것일 테니. 대장군의 믿음에 어긋날 수는 없으니.
모험가. 실은 나는 어떤 일을 추진하고 있었다네. 출신과 신분을 묻지 않고 오로지 능력에 따라 관료를 임명하는 제도일세. 귀족만이 대우받지 않고 무법지대 출신이라 하여 무시받지 않는 것. 그것을 원했네.
반발 때문에 아직 제대로 시작하지도 못했지만… 계속 해나갈 생각이었네. 어찌 생각하면 당연한 제도이거늘, 귀족들에겐 몹시 위협적인… 그런 시도를 하려고 했었네.
…사실 내 대에서 이루어질지 모르겠어. 힘들겠지. 허나 사람이 그 자체가 아니라 다른 잣대에 의해 분류되어 차별받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네.
나는 말할 수 있네. 이 천계의 모든 이는 그 자체로 귀중하다고. 그들이 자신의 모습 그대로 살아가도록 돕는 것이 내가 할일이라고.
반대는 이미 각오한 바. 오늘 잃은 것은 너무 크고, 뼈아프지만 그럼에도 나아가겠네. 그대가 달리는 모습을 보고 아름답다 생각했으니, 나도 그대를 닮겠네.
그럼 언젠가는 반드시 꽃피울 수 있겠지. 만인이 고귀한 천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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