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해소의 비극
글: 月 / 그림: 복슝
“난 괜찮…아… 그러니…”
여인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복부가 꿰뚫려 검붉은 혈흔이 꾸역꾸역 찢어진 살갗으로, 미소 지은 입술로 흘러내렸다.
그 여인의 복부를 맨손으로 꿰뚫은 자는 그녀와 같은 이단심판관 복장을 한 여인이었다.
“아… 아….”
동료의 복부를 맨손으로 꿰뚫은 그녀는 정상적인 인간의 형태가 아니었다.
얼굴의 반은 인간이었지만 나머지 절반은 기괴하고 흉측한 괴물의 형상.
동료의 복부를 꿰뚫은 손 또한 뱀과 같은 피부에 기다란 손톱이 자란 흉측한 모습이었다.
위장자화.
오즈마와 그의 위장자 군단을 상대하며 진행된 피의 저주로 신체와 정신이 악마와 같은 모습으로 변하는 증상이다.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눈앞의 동료를 내려다본 이단심판관이 무너지듯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미안… 미안해…”
지금은 흉측한 위장자일 뿐이지만, 좀 전까지 동료와 기도를 하던 레미디오스의 사제이자 이단심판관이었다.
감염 증상이 활발해지며 동료와 함께 고해소에서 신께 기도를 드린다는 것이… 이런 결말을 초래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죄책감과 슬픔, 분노로 뒤섞인 눈물을 뚝뚝 흘리며 그녀가 가장 아끼던 벗이자 신뢰하던 동료를 끌어안았다.
친우는 이미 숨이 멎어 창백한 낯빛으로 까무룩 눈이 뒤집힌 상태였다.
그녀는 덜덜 떨리는 흉측한 손으로 그녀의 눈을 감겨주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자신의 손에 죽음을 맞이한 가여운 친우는 마지막까지 자신을 원망하지 않는다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위로했다.
그 미소에 대한 답을 줘야만 했다.
“신께 가는 길이 외롭지 않게…”
더 이상 이성을 유지 하는 것이 힘든 듯 괴롭게 일그러진 얼굴에서 친우에게서 튄 핏물과 뒤섞인 붉은 눈물이 턱을 타고 뚝뚝 떨어졌다.
“내가 곧 따라갈게…”
하얗게 타오를 것만 같은 이성을 간신히 부여잡고 여인은 친우가 항상 제 몸처럼 아끼던 도끼를 집어 들었다.
항상 위장자를 상대할 수 있게 벼려져 있던 도끼날이 그날 따라 처연하게 빛나고 있었다.
도끼를 끌어안은 그녀는 도끼의 뾰족한 부분이 자신의 목을 향할 수 있게 고쳐잡으며 그대로 목을 들이밀었다.
살갗이 찢기는 고통도 숨이 턱 막히는 아찔함도 친우의 눈을 마주하며 이성이 돌아오던 그 순간만큼 괴롭지는 않았다.
그녀는 눈앞을 수놓으며 뿜어져 나오는 자신의 피를 그저 멍하니 바라보았다.
언제 쓰러진 지도 모르게 털썩 차가운 대리석에 엎어진 그녀의 시선에 붉은 피로 낭자 된 대리석과 창백한 친우의 시체 위로 눈 부신 빛이 비쳤다.
고해소의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이 원망스러울 정도로 눈부셨다.
그 빛이 닿는 신의 조각을 마지막으로 눈에 담으며 여인은 끊어질 것 같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저를… 용서하지 마소서… 레미디오스… 시여…”
철컥철컥 갑주가 부딪치는 소리가 요란하게 성당 복도에 울려 퍼진다.
레미디아 바실리카 대성당의 문을 벌컥 급하게 열며 들어선 자는 은빛 갑주를 두른 금발의 여인이었다.
그녀가 올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 오베리스가 착잡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루실 자매님…”
루실은 자신을 부르는 오베리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 듯 차갑게 입을 열었다.
“시체는 어디 있습니까.”
그녀는 어딘지 모르게 화가 나 보였다.
아끼던 수하들을 잃었다는 것에 대한 슬픔에서일까?
위장자를 상대하며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을 함께한 그들이었기에 이제는 어느 정도 루실을 알 것 같다고 생각하던 오베리스였지만, 지금의 루실은 처음 그녀를 만나던 때처럼 속을 알 수 없는 표정이었다.
지금은 위로의 말조차 섣불리 건넬 수 없었기에 오베리스는 그저 착잡한 표정으로 묻는 말에 답할 뿐이었다.
“고해소에 안치해 두었습니다.”
오베리스의 말을 들은 루실이 망설임 없이 고해소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마침 그 시신을 두고 논의하던 차였기에 대신관들과 대주교도 함께 있던 자리였지만, 미리 레미디아 카펠라에서 그녀가 올 것이라 언질을 받아둔 터라 어느정도 예상했는지 그녀를 막아서는 자는 없었다.
고해소 중앙에서는 사제로서의 예우를 다해 꽃으로 장식 되어있는 관에 누워 있는 두 구의 시신이 놓여있었다.
한 명은 새하얗게 창백한 얼굴로 편안하게 눈을 감고 있었고…
또 한 명은 얼굴 반쪽이 흉측하게 변한 채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이었다.
곱게 포개어진 두 손 또한 한쪽은 흉측하고 비대하게 커 주변의 꽃과 어우러져 있는 모습이 너무도 이질적이었다.
그 모습을 내려다보는 루실의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그녀의 시선이 위장자로 변한 수하에게 오랫동안 닿아 있었다.
오즈마를 상대한 검은 성전을 함께 치르며 루실이 이단심판관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각별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오베리스였기에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루실을 살폈다.
하지만 들려온 말은 의외의 것이었다.
“고해소에 위장자의 시체를 두다니… 무슨 생각이신 거죠?
오베리스는 잘못들은 건가 싶어 의아하게 되물었다.
“네…? 루실 자매님 그게 무슨 말씀…”
“레미디아 카펠라에서는 이단심판관을 죽인 위장자의 시체를 신의 불꽃으로 불태우라 명했습니다.”
차갑고 냉랭한 그녀의 말에 모두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위장자로 변했던 사제도 이단심판관입니다.”
오베리스의 옆에 있던 그란디스가 노기 어린 목소리로 내뱉은 말이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지독히도 차가운 눈빛이었다.
“그전이 뭐가 되었든, 위장자는 위장자일 뿐입니다.”
평소에도 차갑고 냉철한 루실이었지만, 차가운 말투 속으로는 동료와 수하를 생각하는 마음이 각별한 루실이란 걸 알고 있었기에 모두가 당황한 표정이었다.
그 사이 테이다만은 루실의 행동을 지켜보듯 건조한 표정을 일관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상황을 관망하던 대주교 메이가 로젠바흐가 앞으로 나서며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
“루실 대심문관. 비록 그녀는 위장자가 되어 동료를 살해했지만 그 전에 수많은 동료들을 구하고 위장자에 맞선 용맹한 이단심판관이었네. 게다가 그녀는 자신이 위장자가 된 후 더 큰 피해가 생기지 않게 스스로 이성을 되찾고 상황을 종결시켰어.”
루실의 차가우면서도 영혼 없는 시선이 메이가에게 닿았다.
그 눈빛을 확인한 메이가는 그녀의 속마음을 어느정도 꿰뚫은 듯 착잡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대심문관으로써 감염자에 대한 처우를 안일하게 남겨둔 탓에 이 사달이 났다고 생각할 것 없네. 감염자와 위장자 모두 우리가 안고 가야 할 우리의 벌이자 숙제이네. 그들을 내치는 것은 그것을 회피하는 것과 같아.”
메이가의 말에 루실의 고개가 바닥으로 떨궈졌다.
그의 말에서 뭔가 느껴진 바가 있어서일까?
모두가 숨죽여 루실의 말을 기다리는 그때, 천천히 고개를 든 루실의 눈빛은 좀 전보다 더욱 냉랭하고 건조하게 변해 있었다.
“글쎄요… 아무래도 제가 한동안 당신들과 다니면서 머리가 어떻게 되었던 모양이군요. 지금의 저로서는 대주교님의 말이 전혀 와 닿지 않습니다.”
거친 루실의 언사에 놀란 오베리스가 정신을 차리고 앞으로 나섰다.
“루실 자매님! 더 이상 무례한 발언은 용납 못 합니다.”
오베리스를 차갑게 바라본 루실은 쐐기를 박았다.
“레미디아 카펠라에서도 더 이상 이 일에 대해서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란디스 또한 오베리스 옆에 나서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시신을 위장자로서 화형시킬 거라면 이대로 넘겨줄 수 없습니다! 이는 앞으로의 감염자들에 대한 처우와도 연관되어 있어요!”
“……”
맹렬히 반대하는 오베리스와 그란디스의 반응에 잠자코 지켜보던 테이다가 조용히 앞으로 나섰다.
“나도 이 일은 레미디아 카펠라의 처우에 따르는 게 맞다고 생각하네.”
“테이다님!”
당황한 오베리스가 테이다를 바라보았지만 테이다는 결연한 표정으로 위장자의 시신이 놓인 관을 노려보고 있었다.
“애초에 감염자를 처리했다면 또 다른 희생은 없었을테지.”
무표정한 얼굴로 서 있는 루실을 바라본 테이다는 이내 메이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제가 전부터 계속 말씀드렸었지요. 감염자에 대한 안일한 태도는 결국 또 다른 희생을 낳을 거라고 말입니다.”
“……”
메이가는 입을 다문 채 테이다를 바라보았다.
테이다는 그런 메이가의 눈빛에 물러서지 않으며 할 말을 이어나갔다.
“대주교님이 말하는 우리가 안고 가야 할 벌과 숙제라는 게 이런 것입니까? 계속 생겨나는 희생자를 바라보는 것이요?”
“테이다…”
메이가의 씁쓸한 목소리가 들렸지만, 테이다는 애써 메이가의 얼굴을 마주하지 않았다.
“이제 저는 관망하지 않겠습니다. 몇 번이고 이해하려 했지만, 가장 신성해야 할 고해소의 바닥이 붉게 물든 순간 모든 것을 깨달았습니다. 지금까지 관망한 탓에 모든 것이 어그러졌다는 것을.”
마치 자신의 생각을 대변하는 듯한 테이다의 말에 루실의 시선이 테이다에게 고정되었다.
아끼는 수하들이었기에… 오랜 시간 함께한 정이라는 것 때문에 감염자를 관망하고 이해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 탓에 아끼던 수하를 하나 더 잃고 말았다.
모두 자신의 잘못 같았다.
자신이 좀 더 냉철하고 이성적으로 굴었다면 다른 수하는 죽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
모든 화살이 루실 스스로에게 향했고 그럴수록 루실의 마음은 더욱 차가워졌다.
“루실, 스스로 책망할 것 없네. 이는 모든 것을 관망하던 우리 모두의 죄야.”
마치 그녀의 속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 테이다가 말을 건네자 루실은 애써 테이다의 눈을 피하며 메이가를 바라보았다.
“더 이상 시신의 양도를 거부하겠다면 레미디아 카펠라에서도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시신의 양도에 관해서는 레미디아 크리소스에서도 동의한 부분이라는 점을 알아두셨으면 좋겠군요.”
루실의 말에 오베리스가 발끈해 입을 열었다.
“시신을 어떻게 처리할지 뻔히 알면서도 넘겨 줄 수는…!”
그때, 메이가가 팔을 들어 오베리스를 제지했다.
당황한 오베리스가 메이가의 표정을 살피며 입을 다물자 메이가가 천천히 앞으로 나섰다.
그의 표정은 하얀 눈썹과 수염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 또한 사태가 꽤 심각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듯했다.
“시신은 양도하도록 하겠네. 신의 불꽃으로 사명을 다한 이단심판관들인 만큼 레미디아 카펠라에 이송되어야 하는 것이 맞겠지.”
메이가의 말에는 많은 뜻이 담겨 있었다.
겉으로는 시신을 양도하겠다고 인정하는 듯했지만, 그 속 뜻은 그들은 신의 불꽃을 다루는 이단심판관으로서 본관에 보내준다는 내용이었다.
메이가의 말에 수긍하면 위장자로 변한 자 또한 이단심판관으로서 본관으로 이송하게 되는 것이었기에 섣불리 입을 열지 못하던 루실은 이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괜히 대주교가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달은 순간이었다.
하지만 시신을 가져가야 하는 것이 그녀의 임무였기에 별다른 수는 없었다.
“대주교님의 선처에 감사드립니다.”
그것이 끝이 아닌 듯 메이가는 수염으로 가려진 인자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하지만 잊지 말게. 레미디아 카펠라나 레미디아 크리소스에서 계속 감염자나 위장자에 대한 처우를 강경하게 밀어붙인다면 우리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을 거네. 그들을 회개시키고 회복되도록 돕는 것 또한 우리의 사명이니까.”
부드러운 말투 속에 완고함과 힘이 느껴지자 루실은 더 이상 반박할 수 없었다.
그저 고개를 숙이고 돌아서는 수밖에는…
루실이 돌아서자 고해소 밖에 대기하고 있던 이단심판관들이 시신을 회수하러 고해소로 밀려들었다.
그 모습을 불편하게 바라보는 다른 이들 옆으로 테이다가 메이가에게 다가갔다.
메이가는 마치 이미 알고 있다는 듯 테이다를 바라보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대주교님의 뜻은 좀 전의 완고한 말씀을 통해 잘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 뜻은 좀 다르다는 걸 이해해주셨으면 좋겠군요."
“테이다님 그게 무슨…”
당황한 오베리스가 휘둥그런 표정으로 테이다를 바라보는 것과 다르게 메이가는 그저 한숨을 푹 내쉬며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자네 그 심지가 내 뜻으로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건 알고 있었네… 부디 어디에 있던 신의 징벌을 대행하는 대행자이자 신의 손으로서 사명을 다하길 바라네.”
테이다는 예의를 다해 고개를 숙여 보이고는 이단심판관들과 마찬가지로 레미디아 바실리카 성당을 빠져나갔다.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돌아서 나가는 그의 모습에 충격과 서운함을 금치 못한 오베리스가 심란한 표정을 짓는 가운데 신장이 팔짱을 끼고 기둥에 기댄 채 한마디 했다.
“전부터 불안 불안하다 했는데, 결국 이 사달이 벌어졌구만.”
농담조 같은 가벼운 그의 말에 그란디스가 꾸짖듯이 흘겨보자 신장은 머리를 긁적이며 자리를 피했다.
어느덧 레미디아 바실리카 성당 중앙은 휑하게 빈 채 신의 석상 앞에 메이가만이 남아 있었다.
메이가는 조용히 신을 형상화한 조각을 올려다보았다.
저물어가는 햇빛이 창문 사이로 새어 들어와 석상의 얼굴 반쪽에 그늘이 져 있었다.
그 모습이 마치 반은 위장자화로 변형되어 있던 죽은 이단심판관을 떠올리게 했다.
어쩌면 점점 극단적으로 치닫는 프리스트 교단의 모습 같기도 한 그 모습에 메이가의 입에서 깊은 한숨이 새어나왔다.
“부디… 갈라선 마음이 길을 잃지 않기를…”
대천사 미카엘
미카엘라.
그대는 실패했습니다.
지금 이 자리, 이곳에서 제가 그대를 굽어볼 수 있다는 사실이 그 증명이겠지요.
그대의 찬란히 빛나던 머릿결은 그 윤기를 잃었고,
진실만을 꿰뚫어 보던 두 눈은 피곤에 지쳐 감겨 있습니다.
오직 충만한 빛을 담고 있던 그대의 마음속엔 적대자가 앉아 미소짓고,
신의 뜻을 행하던 두 손과 그 손에 들었던 십자가조차 잃은 채,
한낱 스러져가는 꽃잎에도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지 않습니까.
미카엘라.
그대의 희생은 무엇을 향한 것입니까.
그대가 지키고자 한 것들은 그대를 저버리는 데 전념하며,
그대가 멸하고자 한 것들은 이제 그대의 일부가 되었으며,
이제 저들은 저 자신들을 위한 희생조차 용납하지 못합니다.
보십시오.
저들은 그대를 두 눈으로 보고서야 믿습니다.
아니, 저들은 그대를 두 눈으로 보고도 믿지 않습니다.
아니, 저들은 결국 눈을 뜨지 못하고 보려 하지도 않습니다.
...미카엘라.
나의 나약하고도 꿋꿋한 양이여.
그대는 실패했습니다.
그리하여 이곳에 내가 있습니다.
나, 미카엘은 그대가 무너짐에 비로소 일어나는 존재.
지난한 싸움과 악의 간계를 끝내는 자.
그대, 미카엘라의 수호성이요, 빛의 대리자이니.
나는 그대를 지킬 선택을 내립니다.
비록 그 선택이, 그대가 택한 저들을 파멸케 하는 길일지라도...
혼돈의 천사 루치펠
빛의 종속되어 태어났으나 빛을 바라보지 못해 눈이 멀었으며,
날개를 지녔으되 높은 창공으로 날아오르지 못하는 천사여.
너의 잿빛 날개는 지상으로 추락하는 타락의 상징이오,
가려진 두 눈은 거짓된 진실을 바라보지 않는 심안을 뜻하니.
혼돈을 통해 바라본 만물이 재앙이고 혼돈이로구나.
부정한 것을 멸하고 심판하는 것이 천사로서의 사명.
혼돈으로 깨어난 심안으로 바라본 곳에는 부정하지 아니한 것이 없고,
순결한 것은 빛과 어둠 뿐이오, 살아 움직이는 모든 것이 벌이고 죄악이로구나.
순결한 어둠을 품은 날카로운 빛의 창으로 심판하라.
비틀리고 추악한 저들의 심장에 진실의 창을 꽂아 넣어 벌하라.
그리하여 더없이 깨끗하고 순결한 빛을... 아니, 어둠을... 선사하라.
눈부신 빛은 눈을 멀게 하고, 헤매는 어둠 속에는 출구가 없으니...
모든 것은 신의 뜻이로다.
빛의 괴수 피톤
피톤은 눈을 뜨자마자 자신이 할 일을 자각했다.
자신을 창조해 준 주인을 지키며, 그분의 뜻에 따라 혼돈을 멸하는 것.
현재 성전 베리콜리스는 날뛰는 혼돈의 힘으로 더럽혀져 있었기에, 피톤은 자신이 태어난 이유가 주인을 도와 이 모든 혼돈을 종식 시키기 위해서라고 생각했다.
"올바른 빛을 가지고 있는 자는 인도하고, 혼돈을 가지고 있는 자는 파멸시킨다."
그래서 혼돈의 노예가 보일 때마다 강력한 신성력을 담은 주먹으로 가차 없이 짓이겼다.
적에게 압도적인 두려움을 느끼게 하여 주인에게 다가갈 수 없도록.
신께서는 자비로움 뿐만 아니라 공포로도 그릇된 것들을 통치하였으니.
모든 것은 신의 뜻, 그분의 뜻을 받아들이지 않는 자는 파괴할 뿐이다.
"모든 것은 혼돈을 멸하고 계시는 그분을 위하여!"
성자 전쟁
성역의 존재들에 의해 위험에 처한 민간인들을 구하기 위해, 프리스트 교단은 로스체스트 외곽에 전초기지를 설치한다.
하지만 다른 무엇도 아닌 내부에서 곪아버린 상처는 가장 큰 위협이 되어 서로에게 검을 겨누는 지경에 이르고 만다.
야장 크레오 (Blacksmith Creo)
남성 / 40대 초반
프리스트 교단 3위계이자, 레미디아 바실리카에 소속되어 있는 '빛의 대장간'을 대표하는 야장.
신을 향한 믿음이 뛰어나 신성력이 웬만한 프리스트보다 강하다고 전해진다.
크레오는 과거 제국에서 인정받는 대장장이였지만, 자신이 만든 쇠붙이가 수많은 생명을 죽인다는 사실에 회의감을 느끼고 교단에 귀의했다.
이후 빛의 대장간을 이끌어가며 프리스트들에게 큰 도움을 주었기에 현재 교단에서 크레오의 영향력은 대신관에 준한다고 전해진다.
크레오는 오직 신의 영광만을 위해 풀무 불을 사용한다는 신념을 지니고 있기에 현재 교파 간의 대립에 중립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이야기>
그림시커의 희생으로 시로코는 부활했지만...
그 작은 변수로는 미래를 바꿀 수 없었다. 하지만...
시로코가 일으킨 작은 바람은 폭풍을 타고 모든 시간으로 흩어지게 된다.
한편, 아스타로스에 의해 봉인되었던 검은 대지가 강림하고...
세상을 삼키려던 혼돈의 신 또한 예견된 수순대로 사그라지고 만다.
그럼에도... 혼돈은 세상에 남았다.
그리고... 시로코의 바람을 들은 미카엘라는 예견된 미래에서 벗어나고 있었다.
성역
불길한 빛
눈부신 섬광이 아라드 대륙을 덮쳤다.
내리쬐는 빛은 보는 이로 하여금 황홀감을 느끼게 하였지만
모순적이게도 성스러운 빛에는 탁한 어둠이 서려있었다.
빛과 함께 엄습해오는 불길한 기운은 너무나도 익숙하였고
앞선 전투에서 소멸한 그가 남긴 마지막 말을 되새길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소멸하지만, 혼돈은 남으리라.'
새로운 사건이 시작되고 있었다.
체스트 타운에서 벌어진 일을 확인하기
<퀘스트 완료>
분열의 씨앗
이곳은 아비규환이에요. 로스 체스트 외곽에서 갑자기 뿜어져 나온 빛은 머지않아 사그라들었지만, 빛이 사그라든 이후 알 수 없는 구조물이 등장했습니다.
알렌 님의 말로는 레미디오스의 성서에 등장하는 성역이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성역이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그곳에서 쏟아져 나온 천사와 영령들이 민간인을 학살하기 시작했습니다.
머지 않아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제국군이 소집되었고, 성역의 소식을 들은 프리스트 교단 역시 이를 돕기 위해 파견되었죠.
하지만 성역의 존재들은 제국군은 물론 교단의 사제들 마저 공격하더군요.
결국 민간인을 구하기 위해 선발대로 나간 제국군과 사제들이 고립되고 말았습니다.
이에 레미디아 카펠라는 새로이 레미디아 카펠라의 일원이 된 테이다 님과 루실 님을 별동대로 구성하여 보냈고, 레미디아 바실리카 역시 다른 대신관님들을 보내 구출을 시도하고 있죠.
'레미디아 카펠라의 일원이 된 테이다'...?
이런, 아직 당신께 소식이 닿지 않았나 보군요.
그 부분은 제가 설명드리겠습니다.
체스트 타운에 위치한 알렌 그랜트와 대화하기
<퀘스트 완료>
테이다 님은 레미디아 바실리카의 대신관직을 내려놓고 레미디아 카펠라의 일원이 되셨습니다.
그간 무조건적인 관용을 베풀던 레미디아 바실리카의 태도에 실망하고 마침내 이적을 결심하신 것이죠.
그리고 테이다 님의 선택이 옳았음을 시사하듯, 이와 같은 사태가 벌어졌죠.
황녀님께 말씀드렸다시피 저것은 레미디오스의 성역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현세에 성역을 강림시킬 수 있을 정도로 강대한 신성력을 가진 존재는 저희가 아는 한 단 한 명 뿐이죠.
게다가 로스 체스트 외곽에서 흰색 로브를 쓴 소년을 보았다는 목격담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미카엘라 외에는 이런 짓을 벌일 수 있는 자는 없을 겁니다.
현 사태를 만든 장본인이 정말 미카엘라라면, 그는 죽음으로써 대가를 치러야만 할 것입니다.
또한 막대한 민간의 피해를 속출시킨 그를 두둔한 레미디아 바실리카 역시 그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들이 정녕 교단의 1위계로서 자격이 있는지 다시 한 번 논의되어야만 합니다.
당장이라도 성역에 제국군을 이끌고 가 그를 토벌하고 싶지만, 그는 교단의 성자로 알려진 인물. 함부로 제국에서 개입하여 그를 처치할 경우 교단의 위상이 추락할 것은 자명한 일이죠.
하여 제국은 교단에게 이 일을 수습할 기회를 드릴 것입니다. 저희는 이 이상 민간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성역의 주변에 군사를 배치할 것입니다.
하지만 명심하십시오. 이 이상 일이 커진다면 제국의 검이 그를 처단할 것입니다.
황녀님의 아량에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지금은 민간인들을 지키기 위해 떠난 제국군과 형제 자매님들을 무사히 복귀시키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구출
성역의 최외곽에 전초기지를 구성했습니다. 검은 성전의 뒷수습을 위해 일부 제국군과 사제들이 남아있었기에 발빠른 대처가 가능했죠.
하지만 여전히 고립된 자들은 천사들에게 둘러싸여 생명을 위협받고 있고, 그들을 구출하기 위해 테이다님과 루실님은 물론 레미디아 바실리카의 대신관님들 또한 긴급 파견되어 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저는 부상자들의 치료를 위해 이곳에 남아야만 합니다. 한 생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손을 빌려주시지 않겠습니까?
성역의 바깥에서 고립된 프리스트들을 구출하기
<퀘스트 완료>
역시 모험가님이시군요. 구출된 사제들을 대신하여 감사를 전합니다.
정의의 집행자
대신관님들은 성역의 근처까지 향하신 모양이군요. 그분들은 걱정할 필요 없겠지요.
아직 구출해야할 형제자매님들이 많이 남아있을 겁니다. 그들을 구출하는데 집중하죠.
프리스트들의 구출을 위해 성역의 바깥을 탐색하기
<퀘스트 완료>
자네라면 여기에 올 줄 알았네.
할 말이 많아보이는 눈이군. 하지만 지금은 아닐세. 여기에 온 이유가 있지 않은가?
<퀘스트 완료>
느끼셨습니까? 계속 느껴지는 이 기운은 역시 사도 미카엘라로 인해 생긴 힘이 분명합니다.
게다가 이렇게 짙은 혼돈이라니, 그는 분명 타락했습니다.
몰락한 성자
당장이라도 저 성역 안으로 들어가 그를 불태우고 싶지만, 지금은 형제자매님들의 안위가 우선이겠죠.
아직 둘러보지 않은 곳이 한 곳 있습니다. 그곳만 확인한 후 복귀하도록 하시죠.
프리스트들의 구출을 위해 성역의 바깥을 탐색하기
...테이다.
잘 지냈나. 오베리스.
결국 이렇게 되었군요. 제가 계속해서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그는 간악한 사도에 불과하다고.
모두들 싸우면서 느끼시지 않았습니까? 지금 공격해오는 존재들은 단순히 성역을 지키는 고귀한 수호자들이 아닙니다. 이들에게선... 혼돈이 느껴집니다.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아시겠지요.
성역의 존재들에게서 분명 혼돈이 느껴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빛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만일 저 성역을 만들어낸 자가 성자가 맞다면, 이 곳에 남아있었던 혼돈의 기운을 완전히 뿌리 뽑고자 성역을 만들어낸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란디스, 수많은 사상자들이 나왔고 성역 속 천사들에게선 혼돈이 느껴지고 있네. 그럼에도 그를 두둔하는건가?
테이다, 그의 상태가 어떤지도 모르잖아요. 만일 그가 혼돈을 정화하고자 하고 있고, 이를 위해 무리하는 바람에 지금의 사태가 일어난 것이라면 더욱 그가 정화를 끝마치도록 도와야만 해요.
젠장, 또 시작이군. 언제까지고 그렇게 낙관적인 태도를 취할텐가! 너희들의 그런 안일한 자세로 인해 지금의 사태가 벌어졌음을 아직도 모르겠나!?
그의 신변을 확보해야한다는 것은 동의하지만, 무작정 그를 처치하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어.
아직 그는 교단의 성자이고, 의중 역시 알 수 없으니까.
무엇보다 레미디오스의 성역을 만들어낼 정도의 신성력을 가진 이는 성자 미카엘라를 제외한다면 누구도 없고, 그러한 성역 속에 스며들 정도의 혼돈이라면...
그가 아니고선 누구도 정화할 수 없을테지.
아니요. 눈 앞의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는 지금, 더 이상 그에겐 일말의 자비도 허용되어선 안됩니다.
이제야 이해가 가는군요. 그가 십자가를 남겨둔 채 모습을 감췄던 이유가 손쉽게 혼돈을 손에 넣기 위해 우릴 이용한 것이라면...
그리고 혼돈을 손에 넣은 지금에서야 그 본심을 드러내기 위해 더렵혀진 레미디오스의 성역을 만들어낸 것이라면...
교단을 기만한 그에게 누구보다 처절한 최후을 안겨줄 것입니다.
레미디아 바실리카의 입장을 분명히 하도록 하죠. 성자 미카엘라는 신변을 확보하고 그 의도를 알기 전까지 보호될 것입니다.
성전에서도, 고해소에서도 도끼를 휘두르는 것을 망설였습니다.
부하들에게 명예로운 죽음을 안겨줄 수 있었으나, 망설였기에 위장자로 변한 부하가 동료를 죽였고, 위장자로 변한 동료에게 부하가 죽음을 맞는 참극이 일어났습니다.
더는 망설이지 않을 것입니다. 정의를 실현하는데 있어 방해가 되는 모든 것을 불태울 것입니다.
그것이 당신들일지라도.
뭐라고요?
저 역시 레미디아 카펠라를 대표하여 확고한 입장을 말씀드리죠. 미카엘라는 화형대에 올라 그 죗값을 치루게 될 것입니다.
<퀘스트 완료>
그만하세요! 우선 구출한 부상자들을 데리고 복귀해야 해요.
...그란디스의 말이 옳네. 서로의 입장이 평행선이라는 것을 알았으니 더 이상의 대화는 시간낭비겠지. 복귀하여 부상자들의 치료를 우선하도록 하지.
관용과 신뢰
내가 어째서 대신관직을 내려놓고 레미디아 카펠라에 몸담게 되었는지는 방금의 상황을 통해 이해했겠지.
현재의 상황을 미루어보았을 때 서로 간의 충돌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네.
하여 이 점을 확실히 해두고 싶군. 자네가 생각하는 정의란 무엇인가?
이 선택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는 자네도, 나도 잘 알고 있기에 당장 결정을 내리라고 하지 않겠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고민하여 대답해줄 수 있겠나?
성역 최외곽에 위치한 오베리스 로젠바흐와 대화하여 레미디아 바실리카의 입장을 듣기
<퀘스트 완료>
...그렇군요. 마찰 끝에 결국 우릴 떠나버린 테이다지만 이번만큼은 그의 말에 동의해요.
만일 우리의 섣부른 판단으로 혼돈을 정화하려는 그를 처단한다면 누가 대신 혼돈을 정화할 수 있단 말이죠?
지금의 사태가 수많은 사상자를 낸 것을 외면하자는 것이 아니에요. 분명 안타깝고 개탄할 일이죠. 하지만 그 사실만으로 성자를 우리의 적으로 규정해야 하는 걸까요?
그가 인류를 구했던 사실과 그 오랜 시간 오즈마를 봉인해온 사실은 그가 사도라는 이유만으로 의미없는 일이 되어버리는 걸까요?
교단의 성자를 교단에서조차 믿어주지 않는다면, 그리하여 그가 정말로 인간에게 버림받았다고 생각하게 된다면...
우리의 손으로 또 한 명의 오즈마를 만드는 게 아닐까요?
냉정과 엄벌
체스트 타운에 위치한 테이다 베오나르와 대화하여 레미디아 카펠라의 입장을 듣기
<퀘스트 완료>
우리가 이러한 판단을 내리는 이유가 듣고 싶단 말이지.
이렇게 해서 자네를 납득시킬 수 있다면 얼마든지 말해주겠네.
지금에 와선 미카엘라가 오즈마와 같은 사도라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네. 그가 만들어낸 성역은 민간에 막대한 피해를 끼쳤고, 무고한 이들을 학살했다는 사실만이 남아 있을 뿐이지.
더군다나 그의 타락을 증명이라도 하듯 성역에서는 빛과 혼돈이 뒤섞인 모순적인 존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네. 그 존재들이 아직 성역의 주변을 벗어나고 있진 않지만, 만일 이들이 오즈마의 위장자 군단처럼 아라드를 침공하려고 한다면 어떨 것 같나?
자네도 싸워봤기에 알겠지만, 우리에게 적의를 가지고 있음이 분명한 존재들일세. 그런 위험을 그저 성자이기에, 성자를 믿어봐야 한다는 말로 지켜볼 수 있겠는가?
오베리스의 말처럼 그가 진정으로 혼돈을 정화하고자 한다고 가정해보더라도 현재의 사태는 그가 온전히 혼돈을 정화하지 못하고 있음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네.
그리고 정화에 실패한다면 그가 혼돈에 집어삼켜질 것이 자명한 일일세. 정화에 실패한 미카엘라가 타락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더욱 큰 재앙의 시작이 아니겠나? 어쩌면 제 3의 검은 성전이 벌어질 지도 모르지.
앞선 검은 성전을 치르면서 얻은 상처가 아직 채 아물지도 않았네. 당장의 우리는 또 다시 그런 대재앙을 막아낼 여력이 없단 말일세.
결국 그가 타락할 가능성이 너무나 높은 지금, 그가 진실로 혼돈을 정화하려 하고, 그것을 성공할 것이라는 낮은 확률에 기대기엔 그 위험 부담이 너무나 크네. 우리는 그를 처단해야만 하네.
이제 말해주게. 자네의 정의는 무엇인가?
미카엘라가 혼돈을 정화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미카엘라가 재앙이 되기 전에 서둘러 처단해야 한다.
<퀘스트 완료>
헤매는 어린 양
백색의 땅에서 미카엘라를 찾아내기
<퀘스트 완료>
[닉네임]. 당신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뿌리내린 분열
이 소리는...!
당신에게 반드시 전해야 할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대화에 누구도 끼어들어선 안됩니다. 저의 기운을 쫓아오십시오.
백색의 땅에서 미카엘라를 만나기
검은 대지로 흘러들어온 시로코의 사념이 제게 원한 것은 단 하나.
힐더의 계획을 비트는 것.
힐더의 계획에 의해 연단된 칼날이여. 이제 같은 미래는 오지 않을 것이고, 예정되고 계획되었던 모든 것들이 비틀어졌습니다.
운명의 소용돌이는 겉잡을 수 없이 난폭하고 거세게 흘러갈테니, 신념을 가지십시오.
차원을 넘나들어 시로코의 사념을 쫓아 힐더의 계획을 가장 잘 알고 있었던 자를 마주하십시오.
시로코는 분명 그에게도 단서를 주었을테니, 마침내 진실을 마주하고 결단을 내리십시오.
잊지 마십시오. 모든 것은 당신의 손에 달렸습니다.
그리고... 혼돈과의 악연을 매듭지은 후의 제 역할은...
바실리카
카펠라
<퀘스트 완료>
이렇게 짙은 어둠이 느껴지는 성전이라니...
아이에게서 느껴지는 악의라... 지독히도 순수하기에 가능한 거겠지.
<퀘스트 완료>
어디서 나타나신 거죠? 그림자 속에 숨은 존재들도 이렇게 아무 기척 없이 나타날 수는 없습니다. 마치 다른 공간에 있었던 거 같군요.
빛의 길
계속해서 이곳을 탐색하고 있었지만, 무언가 이상하더군요.
어떤 특정 조건을 만족해야만 길이 열리는 구조인 것 같습니다. 당신께서 제 앞에 갑자기 나타나신 것 처럼요.
어둠의 길 끝자락에서 강력한 존재를 쓰러트렸다라...
그들이 문지기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면... 이 빛의 길의 끝자락에도 강력한 존재가 있겠군요.
길을 찾고 계시는 거라면 함께 동행하시겠습니까?
베리콜리스에서 빛의 길을 걷기
<퀘스트 완료>
여전히 알 수 없는 곳이군요... 빛에서 느껴지는 혼돈... 아니, 혼돈에서 느껴지는 빛인가요?
성자의 눈
<퀘스트 완료>
모든 것을 꿰뚫는 눈... 성안의 형상화라...
...제가 어째서 이곳에 있는지 궁금하신 모양이군요.
물어보신다고 해도 모든 것을 말씀드릴 순 없지만... 우시르께서 제게 계시를 내리셨습니다. 이곳으로 향하라고요.
그래서 이곳을 조사하고 있었습니다. 더 이상은 말씀드리기가 어렵군요. 무례를 용서하시길.
일반적인 영령들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이 성전을 지킬 정도라면... 생전에 꽤 강력한 자들이었겠지요.
정화된 혼돈
<퀘스트 완료>
완전히 다른 공간이군요... 성공한 것 같습니다.
기운이 더욱 가까이에서 느껴집니다.
<퀘스트 완료>
<퀘스트 완료>
혼돈의 영향인가요... 더 이상은 몸을 유지하기 힘들군요...
미카엘라... 부디 뜻을 이루시길...
엄청난 신성력이 갑자기 사라졌어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미카엘라...! 이제 끝이다!
하하! 찾았다!
어긋난 예언
하, 이노마... 드디어 속내를 드러내는 기가?
미카엘라, 네놈을 어떻게 믿을 수 있단 말인가!
볼프간트의 후손, 테이다. 그 분노를 잃지 마십시오. 다듬고 연마하여 올곧은 분노로서 주먹을 휘두르세요.
밀란의 후손, 오베리스. 저는 수많은 이들을 다치게 하였습니다. 저의 죄를 괄시하지 마십시오.
그런...!
저는 죄인입니다. 처단해야 할 악으로 규정하세요. 그리하여 모두 하나된 방향을 보아야 합니다.
하지만... 하지만 저는 지금 죽을 수 없습니다. 저에겐 아직 완수하지 못한, 앞으로 주어질 사명이 있으니...
...저의 말을 잊지 마십시오.
도망쳤군요.
그토록 불안정한 몸이라면 아직 성전을 벗어나지 못했을 걸세. 쫓아야 하네.
그렇게 둘 거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오베리스, 자네가 그토록 신봉하는 성자가 자신을 악으로 규정하라 했네. 그의 뜻을 따르지 않을 셈인가?
스스로 인정했다면 답은 정해지지 않았습니까? 레미디아 바실리카는 자신의 실책을 인정하고 정식으로 사도 미카엘라를 처단하기 위한 토벌대가 편성되어야 합니다.
레미디아 카펠라에서 과격한 행동만 하지 않았다면 사태가 이 지경이 되진 않았겠죠.
그만!
무너지려는 건가...!
뭐가 우예 돌아가는지 대강 이해는 되는데, 여서 계속 이라고 있을 깁니까?
황녀님이 급하게 절 보낸 이유를 알겠군요. 잠깐 천계에 다녀온 사이에 이런 일이... 하여튼 내가 없으면 안된다니까.
(천계라고...?)
시란 님의 말씀이 맞아요. 지금 싸운다면 모두 여기서 깔려 죽을 겁니다.
찾았군요. 사도 미카엘라. 성화가 당신을 벌할 것이니 순순히 그 죄값을 치루십시오.
당신은...
오랜만이군요.
결국 이단은 이단일 뿐이군요. 함께 불태워드리죠.
이단이라... 이토록 분열하여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고 신이 내린 성자를 죽이려 드는 자와 신의 계시를 받들기 위해 이교도의 성자마저 보호하려는 자.
과연 누가 이단이란 말입니까?
지금 내가 이단이라는 말입니까? 아니, 저는 그저 망설이지 않을 뿐.
망설여선 안돼... 망설인다면 또 지키지 못하게 될거야... 그러니까...
나는 망설이지 않아.
뭐라고...? 당신은.... 설마...!
라미에르...
아니야, 당신마저 날 부정한다면...
나는 도대체 어떻게 하란 말이야, 나는...
레드메인의 눈부신 불꽃이여, 그대는 무엇도 잘못하지 않았습니다.
모두에게 그러하였듯, 그대의 죄는 나의 죄일지니, 그대는 앞으로 나아가십시오.
앞으로 일어날 시련에 그대의 불꽃은 주변을 밝히고 동료를 비추는 등불이 될 것이니
한 점의 의문조차 없을 때까지 망설이고 또 망설이십시오.
그대의 망설임과 고뇌 끝에 발하는 성화는 누구보다 찬란하게 빛날 것입니다.
...아드라스, 염치 없지만... 지금은 부탁드립니다.
...네. 루실 님. 다시 당신과 한 방향을 바라보는 날이 오길.
나는...
<퀘스트 완료>
다행히 깔려 죽진 않겠어.
오셨군요. 분명 말씀드렸겠죠. 이대로 사태가 악화된다면 제국이 직접 나설 것이라고.
발슈테트 경, 임무는 완수했나요?
...죄송합니다. 미카엘라는 도주했습니다.
숱한 사도를 상대해온 발슈테트 경이 실패하다니... 어쩔 수 없군요. 당분간은 사태를 지켜봐야겠어요.
예. 그럼 저는 본래 맡겨주신 임무를 재개하겠습니다.
레미디아 바실리카는 대주교님께 보고 후 사태를 지켜볼 생각이에요.
아직 성자의 진의가 무엇인지, 무슨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지 못했거든요.
하지만 그가 혼돈을 정화하려 한다는 것 만큼은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죠.
레미디아 카펠라 역시 이곳에 남을 것입니다. 이번 일로 인해 어떤 재앙이 벌어지게 될지 똑똑히 지켜볼 것입니다.
그것은 레미디아 바실리카의 그릇된 선택에 대한 대가로 작용하겠죠.
......
어떻게든 정리는 된 모양이다만... 분위기가 살벌한걸.
이런 분위기에 계속 여기 있는 것도 싫고, 황녀 전하의 임무를 수행해야 해서 말이야. 또 보자고, 모험가.
교단의 상황도 어느 정도 정리된 거 같고... 모험가, 안 바쁘면 내 좀 보자 카이.
그래, 여는 좀 조용하구마. 야, 모험가야, 아까 거서는 뭔 사단이 나고 있었던 기고? 반 그노마가 뒤통수를 칠라카니까 우예 막긴했다마는 잘 된기가?
금마는 하는 행동이 영 수상했다 아니가.
그렇게 뒤통수를 칠라하이 뭐 떳떳한 목적이었겠나. 그거보다 중요한 기는... 혹시 모험가 니 미카엘라한테서 시로코의 사념에 대해 뭐 얘기 듣지 않았나?
'차원을 넘나들어 시로코의 사념을 쫓아 힐더의 계획을 가장 잘 알고 있었던 자를 마주하라'라고 했다꼬....
역시... 아이리스 님이랑 내캉 예상했던 기랑 똑같다 아이가.
아이리스 님이랑 내캉은 계속 차원의 폭풍에 스며든 시로코의 사념을 쫓고 있었데이. 그카다가 제일로 가까운 데로 향하는 균열을 쫓아오니 여기로 온거 아니가.
시로코의 사념이 사도인 미카엘라에게 향했다면... 과거의 사도에게도...
후우. 일단 정리 한번 해봐야겠다카이. 조만간에 니 도움이 필요해 질건 확실한긴데, 그때마저 얘기해 주는 기 낫지 않겠나. 그때 뭐 할일 없제?
그래, 그거면 된거지.
<N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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