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4일 화요일

엔피시 대사집 - 우시르 벽화

우시르 벽화
<1>
죽음을 앞둔 이에게 담긴 소망이 벽화에 새겨져 있다.
세니르, 이건 앞으로 영원히 할 수 없을, 너를 위한 이야기야.
너는 언제나 나를 동경하고 우러러보았지만 나는 보잘 것 없는 사람이란다.
나는 그저, 무결함을 강요받던 평범한 아이일 뿐이었단다.



<2>
죽음을 앞둔 이에게 담긴 소망이 벽화에 새겨져 있다.
하지만 그걸 말할 순 없었어. 무결함의 무게가 나를 짓눌렀으니까.
그래서 너는 결코 무결하지 않았으면 했어. 나와 같은 강요를 받지 않길 바랐어.
그래, 나는 무결하고 싶지 않았어.



<3>
죽음을 앞둔 이에게 담긴 소망이 벽화에 새겨져 있다.
모두에게, 너에게 웃으며 말을 건네고 싶었어.
다정하고 싶었어.
미안해. 못난 언니라서. 미안해.



<4>
죽음을 앞둔 이에게 담긴 소망이 벽화에 새겨져 있다.
그러니 내가 끝내 인귀가 된다면, 결코 나를 용서하지 말아줘.
그리고 나를 다정하게 보내줘.
너는 다정한 죽음이니까. 할 수 있지?



<5>
죽음을 앞둔 이에게 담긴 소망이 벽화에 새겨져 있다.
자랑스러운 나의 동생, 세니르.
내가 닮고 싶었던 나의 우상 세니르.
너는... 너만은 결코 다정함을 잃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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