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나

<1>
[닉네임]은(는) 캐럴에게 헨돈마이어에 위치한 칸나의 잡화상으로 가보라고 이야기하였다.
그 곳에서 일을 도우며, 장사에 대해 배워보라고 이야기 하였다.
캐럴은 긴가민가해하며 [닉네임]에게 소심한 대답을 전했다.
[닉네임]은(는) 칸나에게 전달해 주면 된다는 이야기와 함께 주머니에서 편지를 한 통 꺼내 캐럴에게 건네주었다.
거리에는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칸나의 잡화상을 찾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캐럴은 잡화상의 입구에 서서 칸나를 찾고있었다.
칸나는 발랄한 목소리로 캐럴에게 인사하였다.
어서요세요~. 무엇을 찾고 계신가요?
이 이건…[닉네임]의 편지에요.
칸나는 편지를 읽어내려갔다. 작게 고개를 끄덕인 후, 편지를 다시 접어 앞치마의 주머니에 넣었다.
칸나는 잠시 주변을 둘러본 후, 캐럴에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음~. 곧 사람들이 몰릴 시간이에요. 자세한 설명을 할 시간은 없을 것 같은데…일단 들어오시겠어요?
앗, 네…
캐럴은 조금 걱정이 되었다.
칸나는 지체없이 장사를 준비하였고, 캐럴은 옆에서 그 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저…저는 뭘 하면 될까요…
아! 맞다. 어~ 일단 오늘은 카운터에서 물건을 포장하는 일을 하면 될 것 같아요.
너무 급하게 할 필요는 없으니까 천천히 적응해가면서 하세요.
칸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손님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식사 후, 간식을 구매하는 손님. 모험을 준비하기위해 물약을 구매하는 모험가들.
아무것도 사지 않고 구경만 하다 간 키리까지…
캐럴은 익숙하지 않은 탓인지, 살수가 이어졌다.
칸나는 아랑곳 하지 않고 캐럴의 실수를 수습하며 장사를 이어나갔다,
시간이 얼마나 흐른 것일까, 손님이 조금씩 줄어들고 어느새 가게는 한산해졌다.
실수가 너무 많았어요. 죄송해요…
이름이 캐럴이라고 했죠? 음~ 편하게 언니라고 부를게요!
이 일을 처음 하는 것일텐데, 실수 하는건 당연한 거에요.
실수를 수습하는 것이, 저 혼자 일을 하는 것 보다 더 빠르니까, 너무 미안해 하지는 마요.
하다보면 금방 익숙해질거에요!
칸나는 별 것 아니라는 듯 이야기하며 웃었다.
캐럴은 속상함에 웃을 수 없었다.
칸나는 잠시 기다려보라며 가게의 뒷편으로 들어갔다.
항상 이 시간대에는 사람이 없어요. 다들 일을 하느라 바쁜 시간이죠. 저희는 이 때가 잠시 쉬는시간이니까 좀 쉬죠.
조금 긴장한 것 같으니, 따듯한 차를 한잔 줄게요. 최근에 납품하는 허브티인데, 달빛 주점에서 꽤나 인기가 좋은 차에요.
달콤한 향에,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효과가 있지요.
조금 있으면 또 사람들이 잔뜩 몰려올테니까…지금 릴렉스 해야해요.
그러니까 언니, 어께에 힘 좀 빼고 쉬어요.
캐럴은 칸나가 가져온 차와 과자를 먹으며 잠시 쉬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가게는 다시 손님으로 붐볐다.
캐럴은 다시 상품을 포장하는 일에 매진하였다.
여전히 실수투성이었지만, 최선을 다해 성실히 일을 하였다.
우아~. 오늘 장사는 여기까지!
언니는…음 아직은 부족하지만 조금만 익숙해지면 일을 참 잘 할 것 같네요.
공짜로 부려먹는 건 미안하니까…대신 이것 저것 드릴게요!
칸나는 커다란 종이봉투에 각종 차와 과자를 잔뜩 담아 캐럴에게 주었다.
캐럴은 감사인사를 전한 후 집으로 향했다.
다…다녀왔습니다.
캐럴은 지친 얼굴로 돌아왔다.
[닉네임]은(는)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하여 물어보았다.
캐럴은 칸나에게 받은 차와 과자를 준비하여 식탁에 앉았다.
그리고 [닉네임]에게 오늘의 일을 이야기를 했다.
조금 시무룩한 캐럴의 표정을 본 [닉네임]은(는) 캐럴을 보며 이야기했다.
칸나는 정말 긍정적이지. 캐럴이 칸나의 긍정적인 기운을 받았으면 좋겠어.
물론 가끔 과하게 긍정적이긴 하지만…
모험가는 캐럴에게 칸나의 과거 이야기를 해주었다.
병으로 쓰러진 아버지와 어린 두 동생.
가족 모두를 먹여 살리기 위해 악착같이 돈을 버는 소녀 가장의 이야기.
좋지 않은 환경에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했고,
다행스럽게도 그 결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현재까지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캐럴의 상황도 지금은 좋지 않지만, 앞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여 최선을 다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이야기했다.
캐럴의 표정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아마 [닉네임]의 말을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가슴에 와닿진 않았을 것이다.
캐럴은 모험가에게 인사한 후,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많이 피곤해서인지, 옷도 갈아입지 못한 채 잠이 들었다.



<2>
안녕하세요…
와. 오늘도 딱 정각에 오셨네요. 정말 신기할 정도에요.
칸나는 가게 앞 가판대에 물건을 정리 중이었다.
칸나는 지시하지 않았지만, 캐럴은 바로 칸나의 옆에서 정리를 돕기 시작했다.
앗, 그건 이쪽으로. 이번에 가판 정리 방식을 좀 바꿔보려고 하거든요.
항상 잘 팔리는 물건을 앞쪽에 배치해뒀는데…잘 팔리는 물건을 중간에 두고, 잘 팔릴 듯하면서 팔리지 않는 물건들을 좀 앞으로 배치해보려고요.
앗…그러다 되려 둘 다 안 팔리면…어쩌려구요?
뭐 그러면 어쩔 수 없죠! 내일은 다시 원래대로 배치해두는 수밖에.



<3>
혹시…상품의 가격을 전부 외우고 있나요?
음~ 거의 다 알고 있긴 하죠.
혹시 그걸 다 외운 특별한 방법이 있나요…?
음~ 글쎄요? 상품의 가격이 기억이 나지 않을 때에는…납품받은 도매가격을 납품받은 수량으로 나눈 후에 마진을 더해서 산출하긴 해요.
아…그러면 일단 도매로 받은 가격과 수량을 외우고, 마진을 추가적으로 외워야 하는군요.
그냥 물건 가격을 암기하는 게 더 빠르겠어요.



<4>
안녕하세요.
오, 캐럴언니. 어서오고~.
어쩜…시간을 딱 맞춰서 왔네요. 그럼 바로 장사 준비 시작하죠.
오늘도 평소와 같이 아~주 바쁜 하루가 될 거예요~.



<5>
오, 캐럴 언니! 안녕? 기다리고 있었어요.
오늘은 가판 정리하는 법을 알려주려고 했거든요.
네. 어떻게 정리를 하면 될까요?
음~ 일단 저는 종류별로 정리한 후에, 가격별로 정리를 하고…특별히 잘 팔리는 물건은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두고..무튼 그래요.
네 해볼게요.
캐럴은 정리를 시작했다.
포션은 포션 별로, 마법서는 마법서 별로…캐럴은 상품의 가격을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색깔별로 정렬했다.
다 정리했어요.
어머~ 고생했어요. 보기엔 정말 깔끔하고 이뻐요. 뭐 내 스타일과는 좀 다르지만,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거예요.
근데…이거 배우는 게 맞아요? 이건 그냥 일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인데…
음?! 당연히 일을 하는 거지요! 최고의 교육은 실전이라구요~.
아아…



<6>
안녕하세요.
와~. 캐럴언니! 기다리고있었어요.
전 샤란 언니의 연구실에 다녀올 일이 있었는데, 괜찮으면 가게를 좀 봐줄래요?
네! 걱정 마세요. 근데 제가 다녀와도 되는데…
아무래도 부적을 만들어야 하는 일이라서 말이죠.
[닉네임]이 마법에 관련된 업무는 피해달라고 부탁해서 말이죠~.
그렇군요. 알겠어요.
게다가 부적을 만들때면 그 교장선생님의 훈화 말씀이 얼마나 길어지는지…빨리 돌아올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오늘은 평소보다 손님이 많았다.
처음 보는 소녀가 칸나 대신 장사를 한다는 소문에, 손님 반 구경꾼 반이었다.
캐럴은 정신이 없었지만, 칸나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는 생각에 더욱 열심히 일을 했다.
언니! 늦어서 미안해요!
네 손님이 굉장히 많이 왔다 갔어요. 그런데 칸나님…무척 피곤해보이시네요.
그…그쵸? 마법학 강의는 언제 들어도 너무 힘들어요. 퓨…그러고 보니 언니도 여기서 일하는게 수업의 일환이었죠…?
오늘은 뭘 알려준 게 없어서 미안한걸.
괜찮아요. 인생은 쉽지 않다는 것을 배웠는걸요.
그, 그래! 그거야. 그게 오늘 제가 언니에게 알려주려 했던 것이 바로 그거에요!



<7>
안녕하세요,
아, 캐럴언니 왔군요!
오늘은 빵을 만드는 날이에요. 함께 만들어요. 오늘은 좀 특별할지도~.
특별? 특별한 빵을 만드는 건가요?
글쎄요~? 그걸 벌써 알려주면 재미가 없겠죠?
칸나는 평소보다 느린 속도로 빵 반죽을 만들어냈다.
캐럴도 익숙하게 빵 반죽을 만들어갔다.
칸나는 반죽 모양을 잡아 오븐틀에 배치한 후, 오븐에 넣었다.
언니 그거 알아요? 빵은 실온에 보관하면 생각보다 금방 상한답니다.
알고 있어요! 맛있는 빵을 아껴먹으려고 남겨두면 꼭 다음날 상해 있거든요.
잘 알고 있군요. 그런데 우리 가게의 빵은 다른 가게에서 만든 것보다 2~3일은 더 오래간다는 것도 알고 있나요?
앗, 진짜요? 그러고 보니…칸나님의 빵은 상해서 버린적이 없네요?
후훗. 특별한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죠. 언니에게만 특별히 알려주는 기업비밀! 아무한테도 알려주면 안됩니다!. [닉네임]한테도 알려주면 안 된다구요.
자! 그 비밀은~ 바로 이 가루!
칸나는 서랍에서 유리병을 꺼내 캐럴에게 보여주었다. 유리병 속에는 살짝 파란빛이 감도는 하얀 가루가 들어있었다. 살짝 서늘한 기운이 느껴졌다.
이건, 얼음결정가루입니다~! 특별히 로톤 아저씨에게 부탁해서 가루 형태로 만들어낸 것이죠. 이 가루를 빵에 올리면, 빵을 차가운 상태로 유지할 수 있어요. 먹을 수 있는 기간이 조금 더 늘어나게 된다는 말씀.
특히나! 가장 신경 쓴 것은! 사람이 먹어도 안전하도록 제작했다는 것에 있어요. 상하지 않도록 처리를 했는데, 그 빵을 먹고 배탈이 나면 안 되니까 말이죠.
물론 얼음결정만 빵 위에 뿌려두면, 눈치 빠른 친구들은 아마 이 비밀을 알아챌 거에요. 그래서 조금의 트릭이 필요해요. 빵 위에 올라가는 토핑에 섞는 거지.
특히! 초코와 스프링클을 함께 섞어주는 것이 제 노하우에요. 입으로 들어갈 때, 살짝 시원한 느낌이 드는것이 스프링클때문이라는 착각이 들게 하거든요.
칸나님이 이렇게 똑똑한 사람인 줄 몰랐어요.
아니, 언니, 농담을 참 잘 하는구나. 하하하.
자, 설명이 길어졌네. 빵이 다 구워지기 전에 토핑을 만들어야 해요. 서두르죠~.
칸나와 캐럴은 토핑을 만들었다. 토핑에 얼음결정을 섞어 넣었다.
얼음결정은 토핑에 완벽히 녹아들어 전혀 티가 나지 않았다. 토핑에선 서늘한 기운이 나올 뿐.
칸나와 캐럴은 완성된 빵에 토핑을 올렸다.
칸나는 오늘은 특별히 빵을 하나 먹자고 이야기하며, 빵을 반 나눠주었다.
기분좋게 시원한 초코 토핑과 부드러운 빵의 조화는 아름다웠다.
너무 맛있어요. 저 혹시, 집에 갈 때, 빵을 하나 가져가도 될까요?
[닉네임]한테 주려고? 그래, 그럼 한 개 미리 챙겨두세요. 공짜는 없는 거니까, [닉네임]이름으로 외상을 달아둘게요~.



<8>
안녕하세요~
칸나님? 칸나님? 혹시 안 계시나요?
가게 문을 열어두고 어딜 가신 거지?
잠깐 자리를 비우신 건가? 그럼 돌아오시기 전에 청소를 해둬야겠군…
앗 어서오세요~. 무엇을 찾고 계시나요? 네! 포션은 이쪽에 있습니다. 어떤 종류의 포션을 찾고 계시나요?
캐럴은 손님을 받으며, 남은 시간에 청소를 했다.
가게를 찾는 손님들은 캐럴이 장사를 참 잘한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앗 언니~. 가게에 있었구나. 늦어서 미안해요.
키리언니가 지나가는 모험가와 시비가 붙어서 말이죠, 싸울 뻔 한걸 말리다 보니 좀 늦어졌지 뭐에요.
괜찮아요~ 손님들이 꽤 왔다 가셨지만 판매는 정확히 했어요!
어머 많이도 팔았네. 캐럴 언니는 장사에 소질이 있는 게 아닐까~? 막 더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싶어지는걸~?



<9>
안녕하세요, 칸나님.
네! 안녕하세요~.오늘은 창고 정리를 배워볼까요~?
네! 좋아요!
자~! 그럼 창고로~!
캐럴은 쓰레기장이라 생각한 곳을 창고라 부르는 칸나를 바라보았다.
칸나는 영혼 없이 웃고 있었다. 치우고 정리하고, 그리고 정리하고 치우고를 반복했다.
끄…끝났다. 캐럴언니! 드디어 끝났어요!
네? 이게 끝이에요? 아직 한참…
끝난 거에요. 이게 끝이에요! 더 이상은 안돼. 빨리 집에 가세요. 먼지 많은 곳에서 일했으니까 꼭 깨끗하게 씻고 자! 물 많이 마시고.
혹시 목에 먼지가 많다고 생각되면, [닉네임]한테 고기 사달라고 해요. 먼지 빼는데에는 고기 기름만한게 없으니까!
앗…네, 넵. 감사합니다.



<10>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캐럴언니.
오늘은 가판 정리와 청소를 배워보도록 하죠.
청소요? 청소에도 배울 것이 있나요?
어? 아, 아니, 어, 그럼! 당연하죠! 집 청소와 가게 청소는 디테일이 다르다구요, 디테일이~.
우리 가게는 식료품까지 다루기 때문에, 청결에 더~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구요.
오후에는 장사를 시작해야 하니까 오전 중으로 끝 내야해요. 함께 힘내자구요~!
네! 알겠습니다~!
캐럴은 아주 꼼꼼하게 청소를 했다. 손이 닿지 않는 높은 선반은 사다리에 올라가서 먼지를 털어냈다.
칸나는 캐럴의 모습을 보며, 동생들이 그의 반이라도 닮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캐럴은 상품과 가격을 미리 적어두었고, 가격에 맞춰 물건을 정리했다.
빵과 포션은 유통기한을 확인하고 유통기한이 짧은 물건을 최대한 앞에 배치했다.
칸나의 가르침 그대로였다.
와…언니 굉장히 꼼꼼해졌는걸요? 후훗 오늘 일은, 아, 아니, 오늘 교육 성과는 정말 마음에 들어요.


댓글 없음:

댓글 쓰기

엔피시 대사집 - 구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