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과업

신께 청하나이다.

오래전 성전에서 그러했듯
저희는 다시 한번 성자의 곁에 서고자 하나이다.
당신의 뜻을 받들어 흩어진 빛을 하나로 모으고
각자의 신념과 방식으로 성자를 지키기 위한 길에 오르나이다.

홀로 고통을 짊어진 성자를 굽어살피시고
저희의 기도가 그의 곁에 닿게 하소서.
빛으로 빛을 구원할지니
그의 마음에 드리운 어둠을 거두어 주시옵소서.

저희의 기도로
저희의 믿음으로
꺼져가는 그의 마음에 다시 빛이 들게 하소서.

하늘에 닿은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듯
저희의 기도가 성자를 향한 길을 밝히게 하소서.

별마로에 이르는 마지막 문턱 앞에서
그가 홀로 무너지지 않게 하시고
그리하여 꺼져가는 성자의 빛이
다시금 온 세상을 비추게 하소서.


신야
삼가 수쥬국의 국왕, 파이루칸 님께 재가를 구하고자 아뢰옵니다.

수쥬의 주술이 위장자를 막아서는 데 효험을 보였기에, 이에 소견을 올립니다.
위장자는 인간의 형상을 빌리나, 그 안의 본질까지 감추지는 못합니다.
형상은 사람과 같을지라도, 영력은 반드시 어긋나 있기 마련입니다.
수쥬의 술식은 그 어긋남에 반응합니다.
제가 확인한 바가 맞다면, 수쥬의 주술은 단지 위장자를 쓰러뜨리는 데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어둠과 악의 본질을 드러내고 그 앞을 막아서는 길이 될 겁니다.
전 이 술을 숨어든 어둠을 밝힐 수 있는 술법으로 정립하고자 하며, 우선 퇴마술이라 칭하고 있습니다.
아직 완성된 술식이라 보기는 어려우나, 위장자와 맞서며 수련과 검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만 기존의 주술 그대로를 전장에서 쓰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부적은 간소화되어야 하고, 주문은 짧게 외울 수 있어야 하며,
드러난 악을 빠르게 봉인해 제압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여 퇴마술을 발전시켜 전장에 맞춘 별도의 체계로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이 술법을 익힌 자들을 별도로 모아 훈련해야 합니다.
퇴마술을 익힌 자들이라면, 위장자의 어긋난 영력을 보다 빠르게 감지하고 막아설 수 있을 겁니다.

이에 수쥬국에 청하는 바입니다.
퇴마술을 익힐 자들을 모아 위장자에 대응할 별도의 단을 세워주시길 청합니다.
이들이 전장에 나선다면 작금의 성전을 승리로 이끄는 데 큰 보탬이 될 겁니다.
나아가 검은 성전 이후로도 어두운 기운으로부터 소중한 이를 지켜낼 방편이 될 것입니다.
칠흑 같은 절망 속에서도 한 줄기 빛이 되어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할 것입니다.
부디 퇴마술이 더 많은 이들에게 닿아, 그들과 함께 세상의 어둠을 걷어낼 수 있게 해주시길 청합니다.

- 신야가 수쥬 항마단 결성을 청하며, 수쥬국의 국왕 파이루칸에게 보낸 서신.


밀란 로젠바흐
저는 위장자를 악이라고만 여겼습니다.
인간의 탈을 쓴 채 사람들 사이에 숨어든 반드시 쓰러뜨려야 할 존재로만 보았습니다.

그러나 제 편협한 믿음은 성자께서 보여주신 자비 앞에서 무너졌습니다.

성자께서는 위장자를 악으로만 대하지 않으셨습니다.
쓰러진 위장자 앞에서도 육신 너머에 남아 있을지 모를 영혼의 안식을 위해 기도를 올리셨습니다.
그렇게 마지막 순간까지 자비를 거두지 않으셨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깨달았습니다.
위장자를 막는 일과, 그 안에 남은 인간의 흔적을 가엾게 여기는 일이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을.

그날 이후 저는 위장자를 처단의 대상으로만 여길 수 없게 되었습니다.
피의 저주에 삼켜져 길을 잃은 자들이라면,
한때 그들 또한 인간으로 살아간 시간이 있었던 거라면,
그 안에 구원의 여지 또한 남아 있으리라 믿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 믿음을 로젠바흐의 이름으로 이어가고자 했습니다.
성자께서 보여주신 자비가 한 사람의 선의로만 남지 않도록 말입니다.

상처 입은 이를 홀로 두지 아니할 것.
어둠 앞에 선 이를 혼자 견디게 하지 아니할 것.
함께 붙들고 함께 견디며, 끝내 서로를 저버리지 아니할 것.

그것을 제가 나아가야 할 길로 두었습니다.
악을 막되 악에 삼켜진 이의 고통까지 외면하지 않는 것.
빛을 잃어가는 이를 벌하기 전에 그 안에 남은 마지막 빛을 먼저 붙드는 것.

그러니 저는 성자의 뜻을 기억하며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마지막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으려 합니다.
제가 구하지 못했다고 해서 처음부터 구원받을 수 없는 존재였다고 단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제 손이 닿지 못했다고 해서 그 안에 남아 있던 빛마저 사라진 것이라 여기고 싶지 않습니다.

성자께서 그러하셨듯
어둠 앞에서 홀로 상처를 견디는 자들을 향해, 저 역시 끝까지 손을 뻗겠습니다.


볼프간트 베오나르
위장자는 사람의 형상을 하고 나타나오.
낯익은 얼굴로 익숙한 목소리로 때로는 구원을 바라는 눈으로 다가오기도 하오.
그 앞에서 망설일 때마다 지켜야 할 이들이 쓰러졌소.

그래서 난 무엇도 믿을 수 없다면 내 주먹만을 믿기로 했소.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 누구를 위해 싸워야 하는지.
이 주먹은 언제나 나보다 먼저 알고 있었소.

주먹을 내질러 빛을 가리는 어둠에 맞섰소.
세상을 물들이는 악을 꿰뚫고 무너뜨렸소.
허나 성전은 참혹하고도 처절했소.
성전의 한복판에서 수없이 쓰러지는 이들을 바라보며
난 거병을 땅에 꽂았소.

더는 물러서지 않겠단 표식이자
내 뒤에 선 이들을 지키기 위한 경계였소.
거병의 중심을 바로 세울 때면 성자께서 건네신 말씀이 떠올랐소.
손에 쥐고 휘두르는 힘만이 아닌, 꺾이지 않는 마음을 새기라고.
땅에 박힌 거병과 같이, 어떤 순간에도 중심을 잃지 말라고.

전장에서 이 거병은 내 의지나 다름없었소.
땅에 박혀 있으나 결코 꺾이지 않고,
손에 들려 있지 않아도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
그것은 날 지탱하는 중심이었소.

그 중심 앞에서 난 피로 젖은 손에 장갑을 꼈소.
수없이 많은 악을 꿰뚫는 동안 장갑엔 피와 땀이 배었소.
쓰러지고 다시 일어서며 계속해서 주먹을 내질렀소.
위장자를 섬멸하겠다는 분노는
모든 악 앞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투지로 굳어졌소.

땅에 박힌 나의 의지 앞에서
낡은 장갑을 끼고 계속해서 나아갔소.

위장자를 섬멸하는 것을 넘어
그 너머에 있는 모든 어둠까지 이 주먹으로 막아내겠단 마음으로.
두 주먹이 닿는 곳마다 나의 의지와 각오를 새기겠단 마음으로.

언젠가 새로운 어둠이 세상을 덮친다 해도,
나의 의지와 각오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임을 믿소.
그 의지를 이어가는 이들과 함께
난 다시 찾아올 어둠 앞에서 또 한 번 주먹을 들어 올릴 것이오.


샤피로 그라시아
그라시아 가문에는 대대로 전해져온 오래된 성유물이 있다.
그란디스 그라시아는 한참 동안 그 앞에 서 있었다.
곧 성자를 찾기 위해 교단 사람들과 여정을 떠날 참이었다.
떠나기 전 그녀는 함께할 이들을 위해 기도를 올리고자 했다.
그란디스는 성유물에 투박하게 새겨진 글귀를 천천히 손끝으로 짚어가며 문구를 읊었다.

그대의 육신이 나락으로 떨어질수록
그대의 영혼은 높고 귀한 곳을 향하리.
그대의 앞길이 가시밭이라 하여도
결코 그대의 빛이 바래는 일은 없으리라.

지금껏 수많은 시련을 지나왔지만,
지금처럼 문장 하나하나가 가슴 깊이 새겨진 적은 없었다.
그란디스는 다시 두 손을 모았다.
그리고 간절한 마음으로 고개를 숙였다.

저와 함께하는 이들의 육신이 나락으로 떨어질지라도
모두의 영혼만은 높고 귀한 곳을 향하게 하소서.
저희의 앞길이 비록 가시밭이라 하여도
그 빛이 바래는 일은 없게 하소서.

기도를 마친 그란디스는 오래전 이 기도문을 새겼을 샤피로 그라시아를 떠올렸다.
그는 어떤 마음으로 기도문을 새겼을까.
절박하고도 처절한 시대를 어떤 마음으로 지나왔을까.
피의 저주와 위장자의 위협 속에서도
인간의 영혼은 끝내 빛을 향할 수 있다고 믿었던 걸까.

성자께서 빛을 잃고 어둠 속으로 멀어져 가는 지금
그라면 어떤 믿음으로 나아갔을까.
어둠이 성자의 빛을 가리고 있을 뿐 아직 모든 빛이 사라진 것은 아닐 거라고.
그러니 그 빛을 지키기 위해 가시밭일지라도 헤치며 나아가야 한다고 다짐했을까.

그란디스는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조용히 기도를 이어 나갔다.

성자께서 아직 어둠 속에 계신다면
그 빛이 사라지지 않게 하소서.
저희가 그분께 닿지 못한대도
그분의 영혼은 끝내 높은 곳을 향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이 길의 끝에서
저희 모두가 다시 빛을 마주할 수 있게 하소서.

그란디스가 두 눈을 감고 기도를 올리는 사이
성유물 위로 알 수 없는 희미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

그란디스는 천천히 눈을 떴다.
선조가 남긴 오래전 기도는 이제 그녀가 이어가야 할 사명이 되었다.
그란디스가 돌아서서 발걸음을 옮기자, 성유물에 스친 빛이 그 뒤를 조용히 비추었다.

오래전에 이곳에 새겨진 믿음은
그녀와 함께 성자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빛이 남긴 진의


지체할 시간이 없어요.
성자는 이미 혼돈과 질병의 기운의 영향으로 불안정한 상황입니다.
이대로라면 빛을 잃는 건 물론 그의 생명까지도 위험할 겁니다.
빛과 생명, 그 모든 것을 잃을 각오로 나아가시는 것 같아요.
스스로를 태워서라도 세상을 지키려는 건지, 끝내 빛을 저버리려는 건지 진의를 알기 어렵군.
돌아올 길조차 남기지 않겠단 뜻인 것 같아 두렵습니다.
저희도 같은 생각입니다.
성자의 소식이 알려진 후, 교단 내부에도 혼란이 일고 있습니다.
특히 루실 님은 대심문관직마저 내려 놓고 모습을 감추셨습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봤던 루실 님의 표정은 분명 어딘가 흔들리는 듯한 모습이었어요.
그녀의 신념조차 흔들릴 정도로, 지금의 상황이 무거운 걸 테죠. 
하지만 아직 희망은 있어.
이 성물엔 그의 신성력이 각인되어 있어.
성물이 그의 상태를 대변해 주고 있는 거라면 그리 절망적이진 않아.
저희도 이 십자가가 빛을 잃지 않는 한,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부탁하네. 
혹시나 그가 돌아올 수 없는 길을 택하려 한다면...
자네들이 그 길 앞에 서서 그를 막아주게.
꼭 그러겠습니다. 
바로 별마로로 향해야겠군.
네. 그럴 생각이에요.
본래 별마로로 향하려면 과업의 전당을 지나야만 합니다.
그곳에서 주어지는 과업을 모두 수행해야만 하죠.
과업이 내리는 고통과 두려움을 모두 넘어선 자만이 별마로로 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이라면, 그곳에서 과업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지는 알 수 없습니다.
우선 과업의 전당까지 제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이쪽으로 함께 가시죠.



미카엘라의 흔적을 쫓아 그의 진의를 알아내기



---------------------------------{구버전}---------------------------------
이곳에 서니 오래전 맹세가 떠오릅니다.
서로의 영혼을 결속해 성전의 깊은 어둠 속에서도 우린 서로를 의지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서로의 존재를 느끼고 고통과 두려움마저 함께 견뎠습니다.
하지만 이젠... 그 맹세를 끊어내야 할 때입니다.
저의 의심은 결국 다른 결정을 낳았고, 이 결정은 당신들에게는 버거운 짐이 될 것입니다.
더 이상 당신들을 그런 위험 속에 붙들어 둘 순 없습니다.  
......
당신들은 제 결심 앞에 남은 가장 큰 망설임입니다.
절 지키는 것이 진정 당신들의 선택이라면...
영결을 끊어내겠습니다. 
지금으로선 이것만이 당신들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개편}---------------------------------
빛과 생명의 신, 레미디오스시여.
빛으로 말미암아 생명이 자라나고 스러지며 이어지는 순환이 당신께서 세우신 신성한 이치라 믿었습니다.
긴 시간 어둠과 악에 맞섰던 것도 그 이치가 끝내 모든 생명을 구원으로 이끌 것이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종말은 도래했고, 그 앞에서 생명은 너무도 쉽게 스러지고 있습니다.
당신의 뜻만으로는 그 누구도 지켜낼 수 없습니다. 
그러니 전 모두를 지키기 위해, 당신께서 세운 빛과 생명의 질서를 거스르려 합니다.
제 빛과 생명을 태워 종말이 닿지 않는 세상을 이룰 것입니다. 
......
성역을 세워 종말의 힘으로부터 모두를 구원할 것입니다.
새로운 성역은 별마로를 시작으로 아라드 전역에 닿게 될 것입니다.
그곳에서는 우리가 알던 삶의 형태가 달라질 것입니다.
어떠한 고통도 슬픔도 없는... 두려움도 절망도, 상실의 아픔도 더는 없는 세상이 될 것입니다.
누구도 잃지 않고, 누구도 사라지지 않는 세계가 될 것입니다. 
그것이 제가 이루고자 하는 구원입니다.
이제 종말이 내려앉을 곳은 그 어디에도 없을 겁니다.
그러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성인들이여. 저는 당신들과 맺은 영혼의 결속을 끊으려 합니다.
오래전 성전에서 맺었던 그 결속은, 서로의 생존을 확인하고 고통을 나누며,
오래전 성전에서 맺었던 그 결속은, 서로의 생존을 확인하고 고통을 나누며, 절망 속에서도 서로를 놓치지 않기 위해 새긴 맹세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 약속은 절 나아가지 못하게 만드는 사슬이 되었습니다.
당신들은 저를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어떤 마음으로 빛을 섬겼는지, 어떤 마음으로 무너졌는지. 그리고 지금 제가 어떤 마음으로 나아가려 하는지까지도. 
당신들이 저를 막고자 이곳에 향했음을 압니다.
하지만 저는 돌아갈 수 없습니다.
이 결속이 남아 있는 한, 당신들은 제가 짊어질 죄와 고통마저 함께 짊어지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이곳에 새겨진 맹세를 무너뜨리고, 당신들과 맺었던 결속을 끊겠습니다. 
모두를 구하기 위해 제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저를 붙잡으려는 당신들의 마음을 외면하는 것입니다.
제가 짊어질 짐을, 당신들까지 함께 지게 하지 않기 위함입니다.
그러니... 부디 제 뜻을 막아서지 말아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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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과업의 전당 입구입니다.
저 너머엔 별마로로 향하기 전, 꼭 지나야 할 네 개의 관문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내려지는 과업을 넘어선 이들만이 빛의 문턱 앞에 설 수 있죠.
지금의 상황이라면, 여러분들 앞에 더한 시련이 놓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상황이 급박하니 저도 빛의 추종자들과 함께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습니다.
부디 성자를 찾아 그를 지켜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저 위쪽에서 거대한 신성력이 느껴져.
그리고 불안한 기운 또한 전해져. 성자의 신성력일까?
확신할 수는 없겠군요. 다만 성자께서 머무르고 계신다면 서둘러 쫓아가야 합니다.
이 힘은... 서로 다른 결의 힘이 한데 섞여 있는듯해요.
너무나 불안정하고 위태로워요!
상황이 급박하니, 정비를 하고 바로 출발하시죠.



구원엔 반드시 희생이 뒤따르는 걸까. 
성자는 지금 스스로를 앞세워 많은 이를 구원하려 하고 있어. 
그런 성자의 모습을 보니, 이젠 자취를 알 수 없는 그자가 떠오르는군. 
반야.
그자도 오래전 내게 구원엔 반드시 희생이 뒤따른다 말한 적 있어. 
물론 성자와는 반대되는 뒤틀린 욕망에서 비롯된 말들이었지. 
반야는 야망에 사로잡혀 구원을 명분으로 다른 이들을 희생시키는 것을 당연시했어.
한때 같은 길을 걸었던 동료로서 안타까울 뿐이지. 
이젠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었지만, 우리 모두 알고 있잖아. 
그때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물론 성자의 선택을 반야와 비할 순 없겠지만 말야.
스스로를 혹은 누군가를 앞세운 희생은 결코 우리가 바라는 구원을 가져다 주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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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이번만큼은 막아야 해. 
성자의 선택을 막고 빛을 지켜야 해.
---------------------------------{개편}---------------------------------
성자의 행동은 우리가 늘 해오던 희생이라는 결에 닿아있지만, 그 목적은 평소와 분명히 다른 것 같아.
그러니 성자를 멈춰 세워야 해.
성자의 잘못된 선택을 막고 빛을 지켜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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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자께서 스스로 빛을 등지셨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설령 어둠에 잠식된 듯 보이더라도, 아주 작은 빛이 있는 한 끝이 아니란 걸요. 
누군가에겐 성자께서 빛을 잃은 것처럼 보일 순 있겠지만...
분명 저희가 아직 모르는 사정이나, 성자께서 계획하시는 뜻이 있을 거예요. 
지금의 모습만으로 모든 걸 저버리셨다고 단정할 순 없어요.
그걸 증명하고자 끝까지 성자를 찾아 보탬이 될 거예요.



대주교님께서도 지금의 상황을 두고 깊이 고심하고 계십니다. 
굳은 결의로 본단을 규합하고자 애쓰고 계시지만, 마음 한편은 무거우신듯 해요.
매일 밤 예배당에 가 기도를 올리시며 간절히 청하고 계세요. 
신께서 응답하시길, 성자께서 부디 빛을 놓지 않기를 말입니다.
대주교님의 기도가 의미를 가지려면, 저부터 포기하지 않는 마음으로 임해야겠지요.
로젠바흐 가문이 지켜온 길을 저 또한 이어나가야 하니까요.
밀란 님의 숭고한 희생에 대해서는 어려서부터 수없이 전해 들었습니다.
그분께서는 언제나 수많은 이들을 지켜내고 품어 주시며, 다른 이들의 상처를 먼저 돌보셨다고 합니다.
정작 당신 자신은 상처투성이였을지라도 말입니다.
그 숭고한 정신을 본받아 밀란 님의 뒤를 따라 걷고자 합니다.
수없이 많은 위장자를 사랑과 자비로 교화하고, 돌이킬 수 없는 절망의 순간마저 희망으로 견뎌낸 그 길을.
저 역시 끝까지 걸어나가겠습니다. 



---------------------------------{구버전}---------------------------------
베리콜리스부터 지금까지 당신들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개편}---------------------------------
베리콜리스에서부터 지금까지의 여정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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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 마음을 잊지 않고 또 한 번 이곳에 걸음하셨군요.
네. 저희는 빛을 잃어가는 성자를 구하고자 이곳에 왔어요. 
한 가지 확인할 게 있습니다.
그를 구한다는 말은 그의 선택을 따르겠다는 뜻입니까?
아니면 그의 뜻을 거스르는 한이 있더라도 그를 지키겠단 뜻입니까? 
---------------------------------{구버전}---------------------------------
오베리스, 손짓하자 십자가 성물이 나타나 부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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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자의 신성력이 깃든 성물입니다.
그가 사도의 기운을 흡수한 후 대부분의 빛을 잃었지만요.
하지만 빛이 남아 있단 건 아직 끝이 아니란 뜻입니다.  
앞으로도 수많은 기로에 놓이겠지만, 성자를 잃는 선택만큼은 하지 않을 겁니다.
이미 각오를 마치셨군요. 여러분 모두 앞으로 나아가기 전에 알아둘 것이 있습니다. 
지금 이곳에는 과거 검은 성전에서 성자와 함께 싸웠던 성인들이 있습니다.
---------------------------------{구버전}---------------------------------
성자와 함께 싸웠던 성인들이라면!
전당을 감쌌던 강대한 기운, 성자를 구하고자 성인들께서 강림하신 흔적이었군요.
---------------------------------{개편}---------------------------------
성인들께서 이곳에...?
모두 오래전에 영면에 드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현세에 강림하신 건가요?
성자를 구하기 위해 영령으로서 지닌 빛을 모두 태워, 그 빛으로 현세에 머물 육신을 빚어 이곳에 이른 겁니다.
영령으로서는 현세에 적극적으로 관여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빚어낸 육신 또한 빛이 다하면 서서히 사라지게 될 겁니다.
그땐 먼 곳에서 영령으로 남아, 다시는 이 세계에 닿지 못한 채 지켜보는 것만이 허락될 겁니다.
그렇다면 성인들께서 지닌 빛이 다하기 전에 반드시 성자를 구해야겠군요.
이제야 알겠습니다.
전당을 감쌌던 강대한 기운, 성자를 구하고자 성인들께서 강림하신 흔적이었단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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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하지만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성자는 그들과의 영결을 끊어내려 하고 있습니다.
영결이요? 혹시 뭘 뜻하는 건지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그들의 영결은 검은 성전이 일어나기 전 맺어진 굳건한 영혼의 결속을 뜻합니다.
성자를 중심으로 성인들은 각기 그와 영결을 이루고 있고, 그 결속에서 비롯된 빛이 성자를 지탱하고 있습니다.
영결을 끊어낸다는 것은 자신에게 닿을 구원의 손길조차 끊어내겠단 다짐입니다. 
성자께서 돌이킬 수 없는 결심에 이르렀단 반증이겠죠.
라미에르 님. 혹시 영결이 끊기면 어떤 문제가 생기는 건가요?
영결이 끊긴다고 해서, 성인들에게 당장의 위험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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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성자가 영결을 끊어낸다는 마음을 세운 것 자체가 위험한 상황입니다.
영결은 마지막 보루입니다.
영결로써 스스로 제동을 걸었던 그의 의지가, 무너지고 있단 반증일 테니까요.
---------------------------------{개편}---------------------------------
하지만 성자께서 영결을 끊어낸다는 마음을 세운 것 자체가 위험한 상황입니다.
영결은 마지막 보루입니다.
영결로써 스스로 제동을 걸었던 그의 의지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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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결을 놓아버리는 순간, 그는 빠른 속도로 빛과 멀어질 겁니다.
그럼 저희가 할 일은 성인들이 이루는 영결을 지키고, 성자를 멈춰 세워야 하는 것이군요.
그것이 이곳에서 저희에게 주어진 과업이라면, 기꺼이 나아가겠습니다.
먼저 앞으로 나아가십시오. 저는 아직 맞이해야 할 손님이 남아 있습니다.
네. 모두 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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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 모두 빠져나가고 라미에르 자리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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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으실 필요 없습니다.루실.
하고 싶은 말이 많아 보이는군요.
그때 왜 저를 막으셨습니까.
미카엘라를 제 손으로 막았다면, 지금의 타락도 세상의 혼란도 없었을 겁니다. 
그때 그대가 피워낸 성화엔 분노와 두려움이 가득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제 선택이 틀렸다고 생각하십니까?
네. 답을 찾지 못한 채 내리는 결정은 언젠가 그대를 무너뜨릴 겁니다.
루실. 흔들리는 건 결코 약함이 아닙니다. 
방향을 잡기 위한 과정에 불과합니다. 
성자가 진실로 처단해야 할 악일지, 세상을 구원할 이일지 충분히 고민하고 답을 내리십시오.
그대가 마지막에 내린 선택은 분노도 두려움도 아닌, 진정한 신념에서 비롯된 답이길 바라겠습니다.
......
언젠가 내릴 제 선택은 이전과는 다를 것입니다.
...그렇게 만들겠습니다.
흔들림 끝에 피어난 신념이 그대를 어디로 이끄는지 지켜보겠습니다.



성자시여.
어찌하여 빛을 저버리려 하십니까.
---------------------------------{개편}---------------------------------
당신께서 이루려는 세상은 모두를 구하는 세상이 아닙니다.
성역을 만들어 종말로부터 보호할 수 있을지언정, 모두의 삶이 성역이라는 틀에 갇혀 영원히 멈춰버리고 말 겁니다.
종말을 막는대도 그 대가로 모두의 삶을 멈춰 세운다면, 그것을 어찌 구원이라 부를 수 있겠습니까. 
누구도 고통받지 않고 그 어떤 희생도 없는 삶.
슬픔도 두려움도 상실도 없지만, 기쁨도 희망도 의지도 함께 희미해질 겁니다.
모두가 종말로부터 죽음을 피해가겠지만, 살아가려는 마음 또한 잃을 것입니다.
살아있다는 말이 무의미해지는 세상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러니 멈추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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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이 천상으로 향한 후, 저는 계속 현세에 남아 신의 뜻을 헤아렸습니다.
그리고 무엇도 하지 않는 신을 대신해 제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을 뿐입니다.
---------------------------------{구버전}---------------------------------
더는 주저할 수 없습니다. 
---------------------------------{개편}---------------------------------
성역 안에서는 누구도 희생되지 않을 겁니다.
한순간에 이 세계를 그리고 모두를 잃는 것보다 나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
억울한 죽음이 침범하지 못하고, 종말이 닿지 않으며, 상실이 반복되지 않는 세계.
그것이 제가 이루려는 성역입니다.
그러니 더는 주저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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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나아가지 못하게 하는 당신들과의 영결을 끊어내겠습니다.
허나 전 당신을 지키겠다 맹세했습니다. 
그 맹세를 간직하고 있기에 결코 영결을 끊어드릴 순 없습니다.
신야. 당신의 맹세는 구원이 아닙니다. 이미 정해진 결말을 늦출 뿐입니다. 
저 또한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니 신야, 당신도 당장 납득하기에는 어려울 겁니다.
그러니 결과로써 보여드리겠습니다.
크윽! 성자시여!
당신들의 심연에 자리한 어두운 환영을 끌어내 지금의 각오를 무너뜨리겠습니다. 
그 안에서 길을 잃고, 더는 절 붙잡지 마십시오.
그리고 부디 절 용서치 마십시오.
크윽... 끝내 오랜 어둠을 끌어내실 생각이십니까...
미카엘라를 구하겠단 말을 앞세우며 네놈은 두려워하고 있다.
그를 구하는 선택이 진정 옳은 것인지를.
네놈도 실은 원하고 있지 않은가.
그가 빛을 잃어서라도, 신의 부재를 대신해 나서주기를 말이다. 
날 흔드는 환영이여.
나의 맹세를 흐릴지언정 뜻까지 끊어내진 못할 것이네.
베리아스. 그때처럼 이번에도 반드시 끝내주겠네.



흔들리는 믿음은 나아가는 이의 눈을 가릴지니,
잘못된 믿음이 잘못된 길로 인도할 것이요,
온전한 믿음으로 내딛는 한 걸음이 곧 길이 되리라.



신야!
이런. 한발 늦었군요. 영결은 이미 끊어졌습니다.
잠깐! 신야 님의 상태가 이상합니다. 
내 모든 부적을 태워서라도 네놈의 환영을 막아내리라!
영문은 모르겠지만, 환영 속에서 적과 마주한 듯합니다. 
우선 그를 멈춰 세워야 합니다!



신야! 괜찮으십니까!
자네들은...
방금 막아낸 베리아스의 환영이 설마 자네들이었던 건가.
저희를 그자와 혼동하셨더군요. 대체 무슨 일이 있으셨던 겁니까.
성자께서 기어코 영결을 끊어내셨네. 나머지 성인들의 영결 또한 끊어내려고 할 걸세. 
그가 이곳을 지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았네.
어서 쫓아가 막아주게. 그렇지 않으면 더는 그를 붙잡을 수도... 
빛도 모두 사라질... 크윽...
이런, 내상이 큽니다.
우선 영결이 끊기며 남은 상흔부터 치유해야 합니다.
제가 신야 님께 빛의 기운을 전하겠습니다.
자네는...
자네에게 흐르는 빛의 기운이 나의 것과 맞닿아있군...
말하지 않아도 알겠네. 나의 먼 후손이여.
---------------------------------{구버전}---------------------------------
제 빛을 신야 님께 전하겠습니다. 조금은 나아지실 겁니다.
---------------------------------{개편}---------------------------------
괜찮으십니까. 온전히 회복하실 때까지 제가 곁을 지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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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에르 님, 다른 이들과 함께 성자를 향해 먼저 나아가주십시오.
상황이 괜찮아지는 대로 합류하겠습니다.
부탁하네.
성자가 다른 이들의 어둠마저 끌어낸다면 그들 역시 무너질 것이네.
우선 밀란에게 먼저 향해주게. 그의 영결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네. 
나처럼 환영에 갇혔다면 그의 마음은 더 크게 흔들리고 있을 걸세.



이제 좀 괜찮으십니까. 
---------------------------------{구버전}---------------------------------
고맙네. 자네가 아니었다면 다시 일어서기 어려웠을 거네.
헌데 자네의 힘은 수쥬의 술법만으로는 다 설명되지 않더군.
자네는 술법을 익힌 데서 그치지 않고, 그 너머의 이치까지 끌어와 제 빛으로 삼았어. 
아무리 그렇다 한들, 신야 님께 비할 바는 못 됩니다. 
오히려 나보다도 훌륭한 것 같더군. 
난 늘 당장 눈앞의 악을 물리치는 데 힘을 쏟았네. 그래서 가진 부적을 모두 태워가며 싸웠지. 
하지만 자네의 술법은 그보다 훨씬 멀리 닿아 있더군. 자네의 영력이라면 필히 닿지 않은 악조차 놓치지 않을 거네. 
그저 멀리 있는 악을 감지하고, 다가올 위험을 대비할 뿐입니다. 
대단한 재능이네. 나와 다를 뿐, 결코 가볍지는 않네. 
난 내가 존재했던 세상의 어둠을 쫓았고, 자네는 자네가 발을 디딘 세상의 어둠을 놓치지 않았네. 
자네의 빛으로 나의 의지가 다른 시대에서 또 다른 모습으로 살아날 수 있음을 알았네. 
그리 말씀하시니 더 정진하겠습니다. 실은 아직까지도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제게 신야 님은 전설과도 같은 존재셨습니다. 
전설이라는 건 본디 지나치게 꾸며져 전해지곤 하지.
그래. 나에 대해 어떤 이야기들이 전해졌던가.
검은 성전에서 베리아스를 막기 위해 수중의 모든 부적을 태워 저지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꽤 듣기 좋게 전해졌군. 약간의 과장도 있는듯 하고.
저희가 알지 못하는 일이 있으셨던 겁니까?
아주 중요한 사실 하나가 빠졌네. 마치 여유롭게 결단한 것처럼 들리지만, 실은 남은 방법이 그것뿐이었네.
베리아스와의 전투에서 몇 번을 밀려나면서, 마지막 사력을 다해야 했네. 
단숨에 물리치셨을 줄 알았습니다. 몇 번이고 밀려날 만큼, 베리아스는 결코 쉬운 적이 아니었군요.
악을 물리치는 일이 그토록 수월했다면 성전과 같은 참극은 애초에 없었겠지.
그때 우린 두 번 다신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길 바랐네.
하지만 그 뒤로 또 한 번의 성전이 있었단 사실을 알고 있네.
그때 깨우쳤네. 악은 끝내 사라지지 않는단 걸.
성자께서도 이 모든걸 알기에 홀로 먼저 나아가려 하시는 거겠지.
부족할지라도 저희의 빛으로 그분께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부족하다니. 이미 충분하네.
자네라면 필히 성자를 도울 수 있을 걸세. 그러니 나와 함께 끝까지 나아가세.
---------------------------------{개편}---------------------------------
고맙네. 덕분에 버텼네.
헌데 지금은 내 안위를 살필 때가 아니네.
성자께선 다른 이들과의 결속마저 끊으려 하고 계시네.
성인들과의 결속마저 끊어내, 스스로를 완전히 고립시키려 하시는듯 합니다. 
그러니 서둘러야 하네.
자네의 영력이라면, 필히 성자께 닿을 것이네.
눈앞의 악만이 아닌 아직 닿지 않은 어둠까지 붙잡는 자네의 힘이라면, 성자께서 향하려는 곳에도 닿을 수 있을 거네.
성자께서는 모두를 구하려 하시지만, 그 길 끝에서 스스로를 잃어가고 계시네.
지금 막지 못하면, 그분이 이루려는 구원은 돌이킬 수 없는 형태가 되고 말 걸세.
그렇다면 계속 나아가겠습니다. 부족할지라도, 제 빛으로 그분께 꼭 닿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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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무거운 적은 과거의 자신이나,
그것을 베어내는 것은 현재의 자신이요,
나아가는 것은 미래의 자신일지어다.



이번에는 기필코...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저쪽입니다. 
지원 요청을 받고 접근 중이던 부대도 전부 위장자로부터 저지당했다고 합니다. 
퇴로 또한 끊겼으니 프리스트들 모두 고립된 상황일 겁니다. 
지금 움직일 수 있는 쪽은 저뿐입니다.
...라미에르.
당신은 결국 돌아오지 못할 겁니다.
무너지는 토사와 바위 아래 스스로를 불태워 흔적조차 남기지 못한 채 사라질 겁니다. 
그때 당신을 홀로 보내선 안 됐습니다. 
밀란 님! 모두가 밀란 님의 명령을 대기하고 있습니다!
밀란. 돌아가 불사단과 함께 끝까지 전선을 지켜주십시오. 
당신의 지휘가 없다면 그들도 무너지고 말 겁니다. 
제 걱정은 마십시오. 반드시 무사히 돌아오겠습니다.
곧 다시 뵐 수 있기를.
밀란...
밀란.
당신은 불사단과 함께 돌아가 암흑 3기사를 상대하는 이들을 도와주세요.
성전이 끝난 후에도 이 대륙에는 당신과 프리스트들의 힘이 필요할 겁니다. 
오즈마의 기운이 더 이상 느껴지지 않게 되면, 전장을 정리하고 사람들을 이끌어 검은 대지를 빠져나가세요.
이곳은 곧 위장자들과 함께 봉인될 겁니다.
미카엘라 님!
걱정마세요. 무사히 봉인을 마치면 곧 돌아가겠습니다.
정말로 바빠지는 건 이제부터일 테니까요.
당신의 곁에 끝까지 남았어야 했습니다. 
당신께서 짊어진 사명이 이토록 무거운 것인 줄 그땐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제가 놓친 이들, 늦어버린 후회, 붙잡지 못한 순간들.
이번만큼은 끝까지 모든 걸 붙잡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습니다. 
이 환영을 넘어 기필코 당신과의 영결을 다시 잇겠습니다. 
밀란 님의 영결도... 이미 끊어졌군요.
세상의 악이여.
위장자환영 따위로 내 앞을 가로막는다 해도 굴복하지 않겠습니다. 



밀란! 정신을 붙드십시오!
당신 눈에 비친 환영은 성자께서 내린 시련이란 걸 알고 있지 않습니까!
그 환영을 넘어선대도 끊어진 영결이 다시 이어질 리는 없습니다. 
......
오래전 과거를 넘어서려 이토록 애쓰는 건, 아직 그때에 머무르고 있어서입니까. 
밀란. 성자도, 저도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했을 뿐입니다. 
당신도 선택했습니다.
위장자를 교화했고, 수많은 프리스트들을 구원했습니다. 불사단을 구했고, 볼프간트를 살렸습니다.
당신이 내린 결정이 옳았는진 저조차 모릅니다. 
하지만 그 모든 선택이 선했단 사실은 여기 있는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그 어떤 선택도 완전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사실을 앎에도 선택하는 것이 저희가 할 수 있는 전부입니다.
그러니 더는 뒤돌아보지 마십시오.
......
전 여전히 두렵습니다.
지켜낸 것보다 붙잡지 못한 것들이 절 멈추게 합니다. 
지금의 망설임도 언젠가 또 다른 후회로 남을 겁니다. 그러니 더는 과거에 붙들리지 마십시오.
언젠가 제가 반드시 돌아오겠다 약속 드리지 않았습니까.
그 약속을 지키고자 왔습니다. 이번만큼은 꼭 당신과 함께 나아가겠습니다. 
여기 있는 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밀란 님.
상처 입은 이를 홀로 두지 아니할 것.
어둠 앞에 선 이를 혼자 견디게 하지 아니할 것.
함께 붙들고 함께 견디며 끝내 서로를 저버리지 아니할 것.
당신이 남긴 가문의 맹세를 잊지 않으셨지요?
그러니 홀로 버티지 마십시오. 
로젠바흐의 이름으로, 저 역시 당신 곁에 서겠습니다.
......
저와 함께 성자의 무게를 감당하는 이들이 있는 거라면...
저도 끝까지 나아가겠습니다.
부족한 모습을 보였군요. 나의 후손이여.
여러분들도 제 염려를 거두시고 계속 나아가십시오.
저에게 찾아왔던 어둠보다 더 깊은 심연이 성자에게만은 가닿지 않아야 합니다.
그러겠습니다. 오베리스 님. 밀란을 부탁해도 되겠습니까?
네. 제가 밀란 님을 지키고 있겠습니다.
볼프간트의 영결이 끊어지고 있습니다.
우선 그에게 가주실 수 있겠습니까.
저도 신야 님과 함께 도울 방법을 강구해 보겠습니다.
네. 다들 서두르죠.



밀란 님.
---------------------------------{구버전}---------------------------------
밀란 님께서 먼저 걸어가신 길이 있었기에 저도 그 뒤를 이을 수 있었습니다. 
......
피의 저주로 신음하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전 그 아이들을 악의 굴레에서 꺼내고 싶었습니다. 
구해낸 소녀들 대부분은 서 있는 것조차 힘겨워했습니다.
밤마다 환청에 시달렸고, 끝없이 스스로를 해치곤 했습니다. 
하지만 전 그 아이들 곁을 떠날 수 없었습니다.
상처 입은 이를, 어둠 앞에 선 이를 홀로 견디게 하지 말란 가문의 맹세가 제 마음에 깊이 남아 있었으니까요.  
정작 그 맹세를 가장 먼저 저버리고 있던 건 저였군요.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지켜낸 분 또한 밀란 님이셨습니다. 
오래전 할아버지께 밀란 님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검은 성전에서 모두가 후퇴를 말했던 때,
한 손으로는 무너지는 방어선을 붙드시고 다른 한 손으로는 피를 토하던 형제들의 상처를 치유하셨다 전해 들었습니다.
위장자들이 전하는 피의 저주가 번지기 전에,
당신께서 온 몸으로 그 저주를 끌어안다시피 막아 내셨단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처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전설 같은 것으로만 여겼습니다. 
하지만 피의 저주에 시달리는 소녀들을 구해 내면서, 그 일이 얼마나 고된 것인지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을 구하고 살린다는 것은, 단순히 뛰어난 능력만으로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끝내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밀란 님처럼 뛰어난 분은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정말 그럴 수 있었다면 모두를 구했을 겁니다.
당신이 구한 아이들은 지금 어떻습니까.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여전히 악몽에 시달리는 아이들도 있고, 아직 완전히 떨쳐 내지 못한 아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젠 아이들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혼자가 아니란 것을요. 누군가 손을 내밀면 붙잡아도 된다는 것을요.
그렇다면 잘해 오셨습니다.
가문의 뜻은 남겨 두는 것만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그 뜻이 길을 만들었다 한들, 누군가 직접 걷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는 법입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무엇이 말입니까?
제가 남긴 것은 후회뿐인 줄 알았건만, 보아하니 생각보다 든든한 후손 또한 남긴 모양입니다. 
이리 믿음직한데, 어찌 제가 홀로 나아가겠습니까.
저와 함께 끝까지 성자를 향해 나아갑시다.
---------------------------------{개편}---------------------------------
밀란 님께서 남기신 의지를 이어, 저도 피의 저주로 고통받던 아이들을 구해왔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구하며 깨달았습니다.
사람을 구하고 살린다는 것은, 그들을 어둠에서 끌어내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요.
그 곁에 머물러 혼자가 아니란 것을 느끼게 해주어야 한단 걸요.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도 같을 겁니다.
성자의 곁에 닿아 홀로 나아가지 않아도 된단 것을 전해야 합니다.
그러니 함께 갑시다.
아직 돌아올 길이 남아 있단 것을 우리가 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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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념은 내 영혼에 새겨진 빛이요,
그것을 이끄는 것은 나 자신일 지니,
이끌어낸 빛은 밤을 넘어 다시 떠오르리라.



성자시여. 
당신의 뜻이 정녕 그렇다면 이제 모든걸 끝내려 하오.
...영결을 끊어내시오.
짐승의 심장을 가진 자여.
오래전 그날을 기억하는가.
네놈의 동생은 널 대신해 내 손에 쓰러졌고, 운좋게도 네놈은 살아남았지.
동생의 목숨을 구걸하며 바닥까지 무너져 내리던 네놈을 신은 끝까지 외면했다.
죽은 자도 산 자도 그 누구도 구원받지 못한 채로 말이다!
그 입 닥쳐라!
그러니 이젠 끊어내라.
소중한 이를 잃어가는 순간까지 침묵으로 일관한...
신을 버려라!
감히!
......
성자시여. 
저희를 막고자 이토록 잔인한 환영의 입을 빌리는 것이오.
신을 버려라!
이런 어둠을 제게 보인다한들 이미 소용없는 일이오.
신을 버려라!
난 결심했고 당신이 가려는 길도 막지 않을 것이오. 
신을 버려라!
그러니 당신의 뜻대로 나아가시오.
볼프간트 님!
끝까지 붙드셔야 합니다!
당신은 성자께 닿을 수 있는 마지막 끈입니다. 그러니 포기하지 마세요!
비키시오.
당신들이 누군진 몰라도 내 선택을 방해할 권리는 없소.
내 다짐은 변치 않을 것이오!



볼프간트. 어찌 그런 선택을 하신 겁니까!
누군가를 잃는단 것은 견딜 수 없는 고통이오.
오래전 내 동생은 날 대신해 죽었소.
허나 난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그 아이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소.
성자께서는 그런 희생이 더는 되풀이되지 않는 세상을 이루고자 하시오.
누구도 잃고 싶지 않단 성자의 마음을 나 또한 잘 알고 있소. 
그러니 성자께서 가려는 길을 막지 않으려 하오.
베어폴드. 
볼프간트는 곧 있을 티아매트와의 전투에서 마지막을 맞게 될 겁니다.
그의 운명을 대신 짊어지겠단 말은 희생을 의미합니다.
...알고 있습니다.
형님을 대신해 그 운명을 지겠습니다.
그 끝이 죽음이라 한들 이미 각오하는 바입니다.
형님께서는 아직 해야 할 일들이 많으실 겁니다.
이 성전에서 막아내야 할 적들은 물론이거니와
오늘을 겨우 넘긴다 해도 내일은 또 다른 전장이 남아 있지 않습니까.
그때마다 사람들은 누군가를 필요로 할 겁니다.
두려움 속에서도 기꺼이 등을 보이며 다른 이들보다 앞서 걸어갈 이를.
이 성전에서도, 이 싸움이 끝난 이후까지도 형님이 필요할 겁니다.
베어폴드. 
전 그 누구의 희생도 원하지 않습니다.
이 성전에서도, 앞으로도.
억울한 죽음과 희생이 가져올 슬픔은 제가 짊어지고 싶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의지만큼은 부정할 수가 없습니다.
정해진 운명 앞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끝없이 이유를 찾습니다. 
신을 탓하거나, 혹은 체념합니다.
하지만 당신은 오로지 스스로의 의지로 선택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의지로 내린 선택은, 끝내 스스로를 구원할 겁니다.
당신의 선택희생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미카엘라 님.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부탁드리겠습니다.
말씀하십시오.
형님께는 저의 결정을 함구해 주십시오.
괜한 걸림돌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
당신의 의지는 분명 그가 자신만의 답을 내릴 수 있도록 도울 겁니다.
형님. 전 형님께서 절 대신해 끝까지 걸어가시길 바랐습니다. 
제 몫까지 살아남아 더 많은 이들을 지켜내시길 바랐습니다. 
그러니 제가 형님을 위해 그러했듯, 형님께서도 성자의 곁에 서주십시오.
성자가 지고 계신 짐을 나눠 그 고된 길을 함께 걸어가주십시오.
그리고 부디 제 선택을... 무의미한 희생이라 여기지 말고 이해해 주십시오.
...베어폴드.
알고 있었다. 그저 알고 있었을 뿐... 깨닫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제야 희생의 의미를 깨달았다.
넌 나를 떠난 것이 아닌, 내가 가야 할 길을 먼저 앞서 갔을 뿐이란 것을.
이 길을 나아가는 한 함께 한다는 것을...
볼프간트. 방금 당신을 감싼 빛에 따스한 의지가 서려 있었습니다. 
무얼 마주하신 겁니까.  
동생이 내게 남긴 뜻을 보았소. 
...그렇군요. 
성자께서 내린 환영보다도, 당신을 지키고자 한 베어폴드의 의지가 더욱 강하게 당신께 닿았던 모양입니다. 
......
이제야 알겠소.
내가 붙들어야 할 것은 신에 대한 원망도 동생을 잃은 과거의 언젠가도 아니었소.
베어폴드가 내게 남기고 간 뜻이었지.
성자의 뜻대로 영결이 끊기면, 모든 고통과 희생이 함께 끝날 거라 믿었소.
하지만 어쩌면 내가 진정 끊고 싶었던 건... 무엇도 지키지 못했단 무력감이었던 것 같소.
허나 이젠 동생이 남긴 을 따라 끝까지 가보겠소.
누군가를 끝까지 지켜내겠단 선택만은 오로지 내 것일 테니.
이제 난 성자를 위해 나아가겠소.
마음을 다잡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자네들 덕분이오. 당장 보탬이 되고 싶네만, 아직은 어려울 것 같소.
신야와 밀란을 찾아 도움을 구할 테니, 당신들은 샤피로에게 향해주시오.
그의 신앙심과 강인함을 믿소만, 성자께서 보여주는 어둠이 너무나도 깊고 깊소.
지금 바로 그에게 향해주시오.



볼프간트! 괜찮은 겐가.
버틸만하오.
상황이 좋지 않구려. 이곳의 모두의 영결이 끊어진 거라면.
아직 샤피로의 영결은 끊어지지 않았습니다. 
위태롭긴 해도 아직 영결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말은 성자께서도 아직 샤피로에게 닿지 못했단 뜻이겠군.
네. 우리가 먼저 그를 찾아 영결을 유지하도록 힘을 보태야 합니다.
바로 출발하는 게 좋겠소.
지키는 쪽으로 남는 게, 정말 유일한 답입니까?
루실 자매님! 당신이 이곳까지 어떻게...
성자가 진정으로 성자 미카엘라일지, 사도 미카엘라일지 확인하기 위해서 왔습니다.
성인들께 묻겠습니다.
저도 당신들의 의지를 이어 신을 모시며 수없이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위장자들에게 동료를 잃고 확신했습니다.
제 자신을 지켜내지 않으면, 그 누구도 지킬 수 없음을.
그런데 왜 성자는 그리고 당신들은 스스로를 지켜내려 하지 않는 겁니까.
왜 서로를 위해 스스로를 내놓으려 하십니까? 
우린 우리 자신을 버리는 게 아니네.
서로를 저버리지 않을 뿐이지.
그게 누군가에겐 막연한 희생처럼 보일 순 있을 겁니다.
하지만 희생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순간은 분명 존재합니다. 
수많은 여정을 지나온 당신 또한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모두가 각자만의 희생으로 성자를, 이 세계를 지켜낸다면...
그 이후는 무엇도 남지 않는 거 아닙니까.
우린 믿고 있소. 우리의 빛과 의지는 계속해서 이어질 거란 걸.
성자를 지키고자 분투하는 후손들을 비추는 빛이 되리란 걸.
그걸 믿기에 망설이지 않을 것이오.
...알겠습니다. 희생의 의미를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오래전부터 찾아 헤맨 답이 있었습니다. 그 답에 조금씩 가까워지는 것 같군요.
그때가 되면, 오늘의 일을 기억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진의를 깨달은 자를 맞이한다.



믿음을 딛고 나아가 자신을 넘어서니,
신념을 잃지 않고 이곳에 도달하였다.
과업을 극복한 순례자여.
여린 빛이 인도하는 마지막 소명이 그대를 기다릴 것이요,
그릇된 믿음이 만들어낸 고뇌의 길을 걸을 것이다.
허나 그대 홀로 길을 나아가는 것이 아니요,
빛이 모여 고뇌의 끝에 다다르니,
비로소 그대에게 주어진 최후의 과업을 완수할 지어다.



샤피로, 멈추십시오.
...성자시여.
일생동안 당신의 명을 따라왔습니다.
당신께서 나아가시는 길에 단 한 번도 의문을 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방패로 당신께 향하는 어둠을 막고, 형제들의 등 뒤로 번지는 절망을 막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무엇을 막아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제가 막아야 할 것이 당신을 가두는 어둠인지, 당신의 앞을 막아선 저희의 믿음인지.
무엇 하나 확신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영결의 성단으로 향하겠습니다.
당신과 저희의 영혼이 맞닿아 있는 곳에, 당신의 빛이 남아있는 걸 알고 있습니다.
오래전 그곳에서 영결의 맹세를 이뤘을 때, 분명 그 빛을 보았습니다.
아직 그곳에 남아 있다면, 당신께서 빛을 온전히 등지신 게 아니란 걸 믿을 수 있을 겁니다.
아직도 그때의 맹세가 무엇이든 지켜낼 수 있으리라 믿고 계십니까.
그 믿음 하나로 이 자리까지 버텨왔습니다.
그렇다면 알려드리겠습니다. 
당신이 붙들어 온 믿음이 얼마나 덧없는 것인지.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당신은 성전에서 수없이 많은 과 맞섰습니다. 하지만 끝내 악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아스타로스가 오래전 당신에게 불어넣은 저주는 끈질기게도 살아 남아, 당신의 후손에게까지 손을 뻗었습니다.
당신의 후손은 결국 위장자가 되었습니다.
어째서... 그런 일이...
한 시대의 악을 막았을지언정, 그 자체를 뿌리 뽑진 못했습니다. 
악은 그렇게 모양을 숨기고 달리한 채 끝없이 새로 태어날 뿐입니다.
당신의 맹세도 신념도 결국 그 악순환 앞에선 공허할 뿐입니다. 
그런데도 절 구하고 빛을 지키겠습니까.
그만... 그만하십시오.
마주하십시오, 샤피로.
은 사라지지 않았고, 저주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당신의 신념은 끝내 후손 하나조차 지켜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도 저와의 영결이 의미있다고 믿으십니까.
그러니 이제 놓으십시오.
이제는 끝내야 합니다. 당신의 맹세도, 이 영결도.
후후, 재미있구나.
항상 미카엘라를 어미 새처럼 쫓아다니던 녀석들이 어째서 이렇게 무방비하게 흩어져 있는 거지?
그러고 보면, 너와는 이 전장에서 참 많이도 마주쳤지. 
이 질긴 악연도 오늘로 끝이겠구나.
...샤피로 그라시아.
혹시 고향에 두고 온 자식이 있느냐?
...뭐?
너와의 인연은 여기서 끝나지만 혹시라도 네 자손들이 있다면 그동안의 정을 생각해 내가 친히 모두 위장자로 만들어주지.
물론 네가 살아서 그런 광경을 볼 일은 없을 테니, 미리 가슴 아파할 필요는 없을 거야.
성자시여. 영결을 끊어내는 것도 모자라, 함께했던 형제들이 묻어두었던 어둠까지 들춰내셔야만 했습니까.
성전에서 서로를 붙들며 함께 버텨낸 시간은 무엇이었습니까.
그때의 맹세마저 결국 당신 손으로 끊어내시려는 겁니까.
그런 당신을 원망하지 않는다고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아스타로스가 남긴 악처럼, 악은 끝없이 되살아날 뿐이라면...
당신이 악을 멸하고자 하는 이유를, 저 또한 외면할 수 없습니다.
모두의 영결조차 끊어낼 정도로, 당신께서 짊어지신 각오 또한 결코 가벼웠을 리 없겠지요.
당신을 따르는 것이 옳은 선택이 맞는지 아직 확신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이미 악을 완전히 없앨 방법으로 이 길을 택한 거라면, 그 뜻을 따르겠습니다.
저 또한 끝나지 않은 악 앞에서 더는 물러설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영결이 이미... 끊어졌습니다. 
샤피로 님! 버텨주세요! 
영결은 끊어졌대도 성자를 구할 방법은 분명 있을 겁니다. 그러니!
......
이 빛은 성자를 더 나아가지 못하게 붙잡는 사슬입니다.
빛이 그런 성자의 앞을 막아서는 거라면 전 지켜내지 않겠습니다.
샤피로. 설마...
빛을 포기하겠단 뜻입니까?
성자를 대신해 그의 고통을 끝내드리고 싶을 뿐입니다. 
말씀대로 저 빛은 지금의 성자가 내린 결의를 막아서는 사슬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때론 사슬은 서로를 놓치지 않게 하는 이 되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그 끈을 성자에게 닿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러니 그 마지막 고리를 끊어내선 안 됩니다.
그렇다면 저희는 맞설 수밖에 없겠군요.
이미 오래전부터 정해진 결과입니다.
돌이킬 수 있는 건 없습니다.



샤피로. 결국...
자네의 영결마저 끊어내신 건가.
허나 아직 끝나지 않았네. 다행히 영결의 성단으로 향하는 길은 닫히지 않았지.
곧장 움직이세.
그곳에 성자의 빛이 남아있다면, 어떻게 해서든 지켜내야 합니다. 
이미 늦었습니다. 영결은 모두 끊겼으니, 영결의 중심이 되는 그곳의 빛도 모두 사그라들었을 겁니다.
정말 그리 생각하는가?
성자께서는 우리의 희생을 거부하고 계십니다.
언제부터 희생이 그런 것이 되었는가?
누군가를 위해 기꺼이 내어 놓은 마음은 그 누구도 함부로 저버릴 수도 거부할 수도 없네.
설령 그 대상이 신이라 할지라도.
하지만 영결은 끊겼고, 더는 그를 막을 명분이 없습니다.
---------------------------------{개편}---------------------------------
일방적... 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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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피로. 영결은 한쪽에서만 이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성자께서는 끊어 내셨을지언정, 우린 아직 놓지 않았습니다.
오랜 시간 영속해온 영결의 빛이니만큼, 그 흔적까지 한순간에 사라지진 않을 겁니다.
옳소. 직접 확인하는 게 정확하지 않겠소. 
정말 끝이든, 일말의 희망이 남아있든 그곳에 가면 분명해질 것이오.
...결국 제 후손은 위장자가 되었습니다.
아스타로스의 저주는 끝내 제 뒤를 따라왔고 악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성자께서 끊어내고자 하신 것도 바로 그것이겠지요. 
끝없이 되풀이될 악과 희생.
성자의 빛을 지킨다 한들 언젠가 또 다른 어둠이 빛의 그늘 아래 생겨날 것입니다. 
하지만 그 어떤 악과 어둠도 빛을 향하려는 의지까지 꺾진 못합니다. 
......
저희 오빠는 위장자가 되었음에도 스스로의 의지로 극복했고 여전히 빛을 따르고 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깨달았습니다. 
어둠에 닿을 수는 있어도, 어떤 길을 택할지는 스스로 정할 수 있단 걸요.
모든걸 포기할 수밖에 없는 순간에도 마지막 의지까지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란 걸요.
말씀대로 악은 끝내 사라지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누군가를 지키려는 뜻 또한 그렇게 쉽게 사라지진 않습니다.
그러니 부디 여기서 포기하지 말아주세요.
성자께서도 정말로 모든걸 끊어내고자 하시는 게 맞는지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성단으로 가서 그 뜻을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여기서 발길을 돌리신다면, 남아 있을지도 모를 마지막 뜻마저 놓치고 말 겁니다.
악에 잠식된 자조차 끝내 누군가를 지키려 한 거라면...
누구에게나 가장 깊은 곳엔 사라지지 않는 의지가 남아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알겠습니다.
제 후손이 어둠 속에서도 누군가를 지켜내는 쪽에 섰던 거라면, 저 또한 여기서 멈추지 않겠습니다.
그의 이름이 무엇입니까. 
...닐바스.
닐바스 그라시아입니다.
그 이름을 오래도록 기억하겠습니다.
성단으로 향해, 성자께서 남기신 마지막 뜻을 제 눈으로 직접 확인하겠습니다.



아직 빛이... 남아 있습니다.
영결이 끊어지고 더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을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도 빛이 남아 있다는 건...
성자께서도 저와 같은 마음이셨던 걸까요.
그의 선택을 원망하면서도 이루려는 뜻을 알기에 함께 나아가려는 저처럼...
모두를 저버리려 하면서도 끝내 마지막 걸음 앞에서 멈춰 서 계신 걸까요.
아직 그 기로에 서 계신 거라면...
이 빛은 맹세만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서로에게 닿은 의지는 그 무엇으로도 완전히 끊어낼 수 없습니다.
그러하다면 끝까지 약속하겠습니다. 
빛이 있는 모든 곳에 방패가 되어 향할 것을 말입니다.
영결을 이은 이상, 목숨이 끝나는 날까지 물러서지 않겠소.
어둠이 앞을 가로막을지언정, 두 주먹으로 끝까지 맞서겠소.
누군가의 빛이 꺼져간다면, 반드시 치유와 구원의 길로 이끌겠습니다.
약속하겠네. 빛이 흔들려 어둠이 스며들 때 이 부적을 태워서라도 어둠을 봉해두겠네.
언젠가 이 영결이 무너지는 때가 오면, 지금의 맹세가 여러분들 앞에 비춰질 것입니다.
그러니 그 순간이 오면, 지금의 맹세를 스스로에게 향하게 하십시오.
끝내 자신을 지켜내는 것, 그것이야말로 제가 여러분들께 가장 바라는 일입니다.
지금의 맹세를 스스로에게 향하게 하라...
그것이 성자의 바람이었습니까.
성자께선 분명 저희와의 영결을 끊어내려 하셨습니다.
하지만 이 빛이 남아있단 건, 그 자신조차도 모르는 깊은 바람과 의지가 어딘가 자리해서일 겁니다.
그렇네. 아직 그에게 닿을 여지가 있을 거네.
영결은 끊어냈어도, 우릴 지키고자 하는 마음 자체는 끝내 끊어내지 못했을 수 있소. 
...저 잔광은 분명 그분 자신조차도 알지 못하는 망설임일 거네.
동시에 우리가 붙잡을 수 있는 마지막 희망입니다.
그러니 여기서 끝내선 안 됩니다. 모두가 전력을 다해 성자께서 남긴 빛을 다시 밝혀야 합니다.
이제 새로운 맹세로 꺼져가는 빛을 다시 이어야 합니다. 
허나 성자가 없인 불가능할 거요.
모두의 빛이 이어져야만 그의 빛도 되살아날 테니.
성자께선 이곳에 없지만, 그가 남기고 간 이 있습니다.
당신들의 의지를 이은 후손으로서 이곳에 당도한 것은, 어쩌면 신의 뜻... 즉 운명이라 말할 수도 있겠군요.
이 빛은... 성자의...
이게 있다면 가능할 걸세.
이 십자가를 중심으로, 성자의 빛을 되돌리는 데 전력을 다하세.
다시 빛을... 찾았어요!
그의 성물 덕분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하지만 이것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진 않을 겁니다.
성자를 둘러싼 지금의 어둠은, 결국 간신히 지켜낸 빛조차 서서히 사그라들게 만들 겁니다.
맞는 말이네.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네.
지체할 시간이 없네. 성자께서 지금쯤이면 이미 별마로에 다다랐을 거네.
그곳으로 가 그에게 힘을 보태주게. 우리도 그를 찾으러 가겠네. 
성자의 깊은 곳에 빛을 남겨두었으니, 직접 그를 찾아 그 빛과 마주하게 해야 하오.
...부탁드리겠습니다. 
다만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성자는 아직 빛과 어둠 사이, 그 기로 위에 서 있습니다.
누군간 이곳에 남아 그가 빛을 잃지 않도록, 계속 지켜봐야 합니다.
...제가 남아도 되겠습니까?
제가 남을 테니, 여러분들은 성자를 쫓아가십시오.
전 이곳에 남아 확인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
대심문관직을 내려놓고 자취를 감추셨을 때부터 마음 한편에서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루실 님의 신념이 흔들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을요.
하지만 아직은 당신을 온전히 믿기 어렵습니다.
흔들리는 마음은 아주 작은 균열에도 영향을 받기 마련이니까요.
의심받아 마땅하단 것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흔들리는 신념을 바로 세우려면, 결국 제가 직접 마주해야만 합니다.
제 질문의 답을, 제 손으로 찾겠습니다.
그러니 이곳에 남아 미카엘라의 빛을 지켜보겠습니다.
여러분들께서 느끼실 불안과 망설임을 저 또한 이해합니다. 
지금 이 선택이 얼마나 무거운지 저 역시 알고 있으니까요. 
다만 한가지는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루실은 결코 빛을 등지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필요한 건 끝까지 지키겠다는 의지입니다. 
자신이 찾고자 하는 답이 있는 한, 루실은 끝내 빛을 저버리지 않을 거라 믿습니다.
헤매고 있더라도 그 여정 끝에 다시 이곳에 자리한 거라면,
헤매고 있더라도 그 여정 끝에 다시 이곳에 자리한 거라면, 그 마음만은 결코 가볍지 않을 겁니다.
...알겠습니다.
숱한 고뇌 끝에 이곳에 걸음하신 거라면, 
숱한 고뇌 끝에 이곳에 걸음하신 거라면, 적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믿어보겠습니다.
자매님께 성자의 빛을 맡기겠습니다. 
그러니 헤매왔던 답을 찾고, 꼭 증명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럼 부디 무사히 다시 뵙길 기도하겠습니다.
루실. 
이곳에 남게 된다면, 최악의 경우 돌아오는 길조차 희미해질 수도 있을 겁니다.
어떤 각오가 당신을 이리 이끌었습니까?
교단을 나설 때부터 돌아갈 길이 없을 수도 있겠단 걸 알았습니다.
그러나 제가 알고 싶었던 건 돌아갈 길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었습니다.
성자를 이해하면서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해하고 싶단 마음이 들기 시작합니다. 그건 제가 그를 오해하고 있었단 반증일 겁니다.
그러니 이곳에 남아 제 질문의 답을 찾겠습니다.
루실.
다시 마주할 땐 당신이 내린 답을 꼭 듣고 싶군요.
당신이 향할 길이 어둡지 않도록, 성화의 기운으로 늘 비추고 있겠습니다.



<퀘스트 완료>
성자의 빛을 지켜내 정말 다행입니다.
모두가 함께 힘을 보태주신 덕분입니다.
성인들도 성자를 도울 방법을 강구해 보겠다고 전했습니다.
저 또한 그들 곁에서 돕고자 합니다.
성자의 빛은 다행히 지켜냈으니, 당분간은 성자도 버텨내실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그것만으론 부족합니다.
일말의 빛을 지켜냈을뿐, 성자가 이전의 빛을 모두 되찾은 건 아니니까요.
여러분들은 성자를 찾아 별마로로 향해주십시오.
부디 최악의 상황만은 없어야 할 텐데.
성자를 지키고자 나서는 이들이 이렇게나 많은 이상, 아직 희망은 있을 거라 믿어요.
이제 별마로로 향할 때입니다. 각자 정비를 마치는 대로 출발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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