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각성

격류 지대에서의 생존 방법은 간단했다.
암초를 만나지 않도록 정해진 항로를 따를 것.
위험한 진실을 마주하면 돌아가고, 불편한 의문이 들면 파도 아래 가라앉힐 것.

파도가 새벽 바람과 함께 몰아친다.
격류 지대의 물살은 예전보다 더 거칠었다. 암초 역시 사라지지 않았다. 하얀 물거품이 갑판을 뒤덮었다.
하지만 그녀의 발밑은 단단했다.
거센 흔들림 속에서 중심을 잡는 것이 뭐가 어렵냐는 듯 경쾌한 걸음이 선수로 나아간다.
곧, 암초 지대였다.

선수에 올라 바닷바람을 맞으며 그녀는 제 손바닥처럼 훤한 항로도를 떠올렸다.
정한 항로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암초들이 새빨간 점으로 빼곡히 박혀 있었다.
암초를 피하려면 크게 선회해 항로를 바꾸어야 했다.

그러나 그녀는 나아갈 길을 바꾸지 않았다.

“날 막아선다면, 다 부숴 버리면 그만이니까!”

옳지 않은 모든 것을 부수고 돌파하는 것이,
그녀가 새로운 길을 여는 방식이었으므로.

덜컥.
선체가 흔들리는 큰 충격과 함께 배가 암초에 걸렸다.

“그리고, 그 길은...”

앞길을 막던 것은 단순히 바다의 암초뿐만이 아니다.
오랫동안 따라 온 항로, 질문을 삼키던 습관, 스스로를 속이며 얻은 안전.
그 모든 것들이 뭉쳐 만들어진 과거의 장애물이었다.

그녀는 천천히 앵커를 쥐고, 들어올렸다.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그대로 내리꽂는다.

“내 손으로 열겠어!”

쇳소리가 새벽 공기를 가른다.
닻에 부딪힌 암초가 산산이 갈라지며 흰 물보라를 올린다.
그리고 언제 멈추었냐는 듯 배는 미끄러지듯 나아간다.
궤적을 따라 파도가 부서지고, 다시 인다.

그 모든 흐름의 한가운데에서 그녀가 앵커(Anchor)를 쥐었다.
굳건히 세운 믿음의 닻이자 이상을 향하는 길을 여는 열쇠로서.

“가장 이상적인 제국을, 내 손으로 만들어 나갈 거야.”

다짐이 물결을 넘어 메아리쳤다.

“지금의 제국을 부수는 한이 있더라도!”

뱃머리가 높은 파도를 가른다.
새벽의 끝자락을 가르고 새로운 태양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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