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구름 계곡

큰 어른 루톤
흰 구름 감시자가 된 직후부터 오늘까지.
매일을 이 등대에 올라 가로막힌 안개와 그 앞에 펼쳐진 계곡을 바라보며 하루를 시작한다.
수십 년이라는 세월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바라본, 두 눈에 익을 만큼 익은 풍경이지만...
"언제 바라봐도 절경이로군."

천 년.
천 년이라는 시간 동안 백해의 끝을 막아선 안개는 여전히 걷힐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과거에 안개 너머를 비추었다는 등대의 빛 역시 천 년의 시간 동안 안개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예로부터 선조들은 다른 세계에서 오는 손님을 안내하고, 위협이 될 우려가 있는 것을 감시했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이는 천 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세대 역시 마찬가지다.
설령 눈앞의 안개가 걷어진다 하더라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변하지 않는다.
평화와 조화에 위협이 될 우려가 있는 이들을 감시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해 왔고, 해야 할 일이니까.

다만, 매일을 생각해 봤음에도, 천 년 간의 침묵이 깨지고 새로운 손님이 찾아온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는 아직 답을 내리지 못했다.
천 년만의 손님이 찾아왔음을 기뻐하며 기꺼이 그들을 환영할 것인가?
안개 너머 미지의 적이 침입할 것을 대비하며 적대할 것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허허, 역시 나이는 못 속이는 건가, 갈수록 잡생각만 느는군. 해야 할 일은 이미 정해져 있는데 말이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는 중요치 않다.
해야 할 일은 나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으니.
평소와 다르게 많아지는 생각을 정리하며, 계곡으로 내려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 순간, 굳게 닫힌 안개 너머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졌다.
그렇게 다시 안개를 바라본 순간, 나는 믿을 수 없는 장면을 두 눈으로 목격했다.

천 년.
무려 천 년이라는 시간 동안 두 세계를 막아선 안개 사이로, 마침내 새로운 손님이 선계를 찾아왔다.
그와 동시에 깨달았다.
안개 너머의 세계와 다시 이어지는 것을 소망했고, 비로소 흰 구름 감시자의 의무를 다할 수 있는 것에 기뻐하고 있음을.
그러나, 마냥 이를 기뻐할 수는 없는 법. 지금부터 천 년 만에 찾아온 손님의 목적을 알아내야 한다.
비록 천 년 만에 찾아온 손님이라 할지라도, 선계의 조화를 해치려 한다면 이 목숨을 바쳐서라도 막아낼 것이다.

손님이 찾아온 직후, 안개는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듯 다시 그 자리를 가득 메웠다.
생각을 정리한 뒤, 전령을 불러내어 모든 흰 구름 감시자에게 한마디를 전했다.
"비로소 우리의 의무를 다할 시간이 왔다."


땅지기 슈므
"흠흠~"

푸른 머리를 한 소녀가, 흰 구름 계곡 전망대에 앉아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그 뒤로는 정갈한 복장의 잿빛 머리칼의 남자가, 소녀의 콧노래를 들으며 깊은 생각에 잠겨 있는 듯했다.

"클라디스. 그거 아시오?"

소녀가 작은 거북이 우무를 손가락으로 놀아주며 불쑥 말했다.
클라디스라 불린 남자는 그 물음을 듣지 못했는지 대답하지 않았다.

"클라디스! 무슨 생각을 그리하시오!"

대답하지 않는 소녀의 말을 그제야 들은 듯, 클라디스는 살짝 놀란 얼굴로 소녀를 바라보았다.
클라디스가 자신을 바라보자, 소녀는 흠흠. 하는 헛기침과 함께 이어 말했다.

"소인은 언제나 느렸소. 천해천의 땅지기님은, 늘 소인이 준비되기를 기다렸소."

클라디스는 잠시 침묵하는 소녀를 바라보았다. 별다른 대답이 없자, 소녀는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

"이 땅에 태어나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깨닫는 것도 느렸고, 땅지기가 되겠다는 목표를 가진 것도 느렸소. 심지어 땅지기가 되는 것조차도 느렸소이다! 하하!"

소녀는 클라디스를 올려다보았다.

"그러한 이유 때문인지, 아무도 소인을 쉬이 믿지 않았소. 그래서 소인에게 중한 일은 시키지 않았지."
"하지만 지금은 백해의 땅지기가 되었지 않나요? 조금 더 자신감을 가지는 게 어떨까요. 슈므."
"......"
"다른 이들의 믿음이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클라디스가 아닌 다른 신도 공들은... 그렇게 말해주지 않잖소?"

슈므라 불린 소녀는 고개를 숙였다.
자신감 없는 표정. 이 아이가 얼마나 많은 압박을 받으며 자랐는지 물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저 작은 어깨에 얼마나 많은 것을 올리려 했을까?
클라디스는 한쪽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 슈므와 시선을 맞췄다.

"슈므. 당신은 결국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을 찾았고, 또 결국 땅지기가 되지 않았습니까?"

슈므는 숨을 멈췄다. 늘 믿음을 받지 못한 사람이, 믿음을 받는 만큼 곤란한 상황도 또 없을 것이다.
그것을 알고 있는 클라디스는 부드럽게 말을 이어갔다.

"느리지만, 결국엔 뭐든 해낸다는 말이죠. 전 슈므가 그런 사람이라고 믿습니다."
"그렇...소? 흠."

슈므는 괜히 옆에 있는 우무의 머리를 쓰다듬었고, 우무가 기분이 좋은 듯 빙글 허공을 돌았다.
우물쭈물하며 시선을 돌린 슈므는 그저 '헛, 흠.'하는 수상쩍은 소리와 함께
흰 구름 계곡의 아름다운 전경을 내려다보며, 계속 머쓱한 웃음소리만 낼 뿐이었다.
믿는다는 말이 이리도 고마운 말이었던가.

"고..."

슈므가 겨우 입을 열었다.

"고맙소."
"무엇이 말인가요?
"클라디스가 소인을 믿어주는 것 말이오. 이렇게 소인을 믿어주시니, 소인 또한 무슨 일이 있어도 클라디스 만큼은 꼭 믿으리다!"
"무슨 일이... 있어도 믿어준다..."

클라디스는 생각에 잠긴 듯 슈므가 향한 시선을 따라 먼 곳을 바라보았다.
계곡 너머에는 하얀 안개가 가득한 바다가 보이고 있었다.
선계에서 안개는 이로운 것, 필수적인 것, 포근함으로 표현되곤 하지만 때론 나아가는 길을 가리기도 한다.
그들의 눈에 보이는 안개는, 마치 백해 대륙을 모두 가리고 있는 거대한 장막 같았다.

"그런데 슈므. 하나 물어도 되나요?"
"오! 그것이 무엇이오?"

모처럼의 질문에 슈므가 클라디스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 시선은 이내 급히 거둘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어색해 하시더니, 이제 제 이름을 '클라디스' 라고 곧잘 부르시는군요? 다른 사람들을 부를 때는 아직 공이라고 호칭을 붙이지 않나요? 심지어 우무도 우무 공이라 부르는데 말입니다."
"앗!"
"왜 다른 이들은 아직 편히 부르지 않나요?"
"그것이! 그러니까!"

슈므는 또 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시선을 피했다.
자신에게 특별한 이가, 특별한 이임을 증명하는 것을 물었을 때,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할 만큼 능청스럽지 못했기에.
이번에도 '헛, 흠.'하는 소리만 내며 말하지 못하는 슈므를 보며 클라디스는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흰 구름 감시자 라르고
"라르고 님은 왜 감시자가 된 건가요?"
"방금 또 혼난 걸 보고도 저한테 그런 걸 묻고 싶은가요?"
"뭐, 임무 도중에 이탈해서 에를리히 님에게 혼난 게 하루이틀도 아니니까요."
"...뭐지, 어르신의 시험인가? 아, 아니면 설마 퇴출하기 전 핑계를 만들기 위한 질문!?"

라르고가 눈동자를 떨며 남자를 바라보자, 남자가 당황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아니. 무슨 소리를 하시는 겁니까? 그냥 단순히 제 개인적인 궁금증입니다. 솔직히 임무 도중에 종종 갑자기 사라지는 걸 제외하면, 실력도 좋고 능력도 좋으시다고 생각하거든요."
"하핫, 칭찬 감사합니다."
"......"

분명 칭찬만 했던 것 같지는 않았는데, 너스레 웃으며 감사의 인사를 표하는 라르고의 모습에 남자는 잠시 침묵하다 말을 이었다.

"...근데 왜 여행자가 아니라 흰 구름 감시자로 들어오셨는지 궁금해서요. 감시자가 아니라 여행자로 활동하셨다면, 라르고 님의 성격대로 규칙이나 규율을 지키지 않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을 것 아닙니까?"
"아하."

그러자 라르고는 답을 내놓는 대신, 오히려 역으로 남자에게 반문했다.

"당신은 왜 흰 구름 감시자가 되셨나요?"
"예? 저요? 저야... 계곡에서 태어나서 이곳에서 나고 자랐잖습니까. 사랑하는 고향과, 모두가 천 년동안 지켜온 믿음과 신념. 그 정신에 감명 받아서 감시자가 되었죠."
"하핫, 당신 답네요."

라르고가 웃으며 손뼉을 쳤다.

"저도 별다를 게 없이, 당신과 비슷해요. 여행을 하다가 감시자들에 대해 알게 된 후, 그들과 같은 마음가짐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들어온 것이거든요."
"근데 왜 일할 때 계속 다른 곳으로..."
"...여행자일 때의 습관이 저도 모르게... 아하하..."

남자의 황당하다는 시선에 라르고가 어색하게 웃으며 뒷머리를 긁적였다.

"그렇다면 차라리 다시 여행자가 되는 게 나은 거 아닙니까?"
"아, 그건 아닙니다. 감시자가 되었기에 백해에 대해 더 많은 것들을 알 수 있었다고 생각하거든요."
"......"
"뭐든 장단점이 함께 하지 않겠습니까? 아주 가끔 그 생각을 하지 않은 건 또 아니지만... 그랬다고 감시자가 된 것에 후회하지 않아요. 지금 생활도 정말 즐거우니까요."
"...그렇군요. 갑작스러운 질문이었을 텐데, 말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너무 미덥지 않은 모습을 보였던 제 잘못이죠. 하핫..."

그렇게 둘은 사소한 잡담을 조금 더 나눈 후 헤어졌다.

"흠흠~"

이후 라르고는 가벼운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다른 방향으로 몸을 돌려 인파 속으로 사라졌다.


계곡 관리자 렐
나무 너머로 계곡의 물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그 위로 낮은 굽소리가 고요하게 박자를 맞췄다.

"타칼, 잠시 쉬었다가 갈까?"

굽소리는 다정한 목소리에 멈췄다. 곧, 어느 신수 에스파칼의 등에서 그녀가 내려왔다.
에스파칼이라고 하면 본래 뿔 사슴 평야에 사는 신수지만,
이 에스파칼은 그녀로부터 타칼이라는 특별한 이름을 받고 그녀와 함께 하고 있었다.
그녀는 목소리만큼 다정한 손길로 타칼을 쓰다듬고서 근처 바위에 걸터 앉았다.
사실, 순찰은 핑계였다. 그저 조용한 곳에서 그 질문의 답을 찾고 싶었다.

"렐, 만약 블루호크에게 다른 뜻이 있다면, 자넨 어떻게 할 건가?"

며칠 전, 큰 어른의 입에서 나온 뜻밖의 질문이었다.
안개가 유독 짙었던 그날, 그들은 청연에 나타났다.
렐과 감시자들에게 그들은 명백한 불청객이었다.
그런데 감시자들을 이끄는 큰 어른, 루톤이 그들에게서 이유를 찾았다.

이유.
천년이라는 긴 시간을 걸쳐 렐을 비롯한 감시자들, 그리고 그 부모에게, 또 그 부모에게 주어진 의무도 분명했다.
흰 구름 등대와 계곡을 위험으로부터 지킬 것.
길을 찾는 이에게 등불이 되어 길을 알려줄 것.
언젠가 머나먼 그곳에서 손님이 오거든 맞이할 것.
이 분명한 의무와 약속으로 살아온 이들에게 이유를 찾는다는 건 상당히 낯선 일이었다.

바위에 걸터 앉아있던 그녀는 손에 쥐고 있던 활을 높이 들었다. 활과 시위 사이로 평온한 하늘이 담겼다.
그때, 타칼의 얼굴이 불쑥 튀어나와 그 시야를 가렸다. 시위가 타칼의 힘에 반응해 푸르게 빛났다.
그제야 렐은 생각에서 빠져나와 주변을 보았다.
둥근 구름 아래 푸른 초원, 계곡의 물소리, 그 사이로 들리는 신수들의 울음소리. 그리고 타칼의 눈.

그녀가 지켜왔던 모든 것들이 눈에 보였다.
활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블루호크에게 다른 뜻이 있다면, 언젠가 밝혀질 거라고 믿어. 그때까지 나는..."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늘 해 오던 대로. 타칼, 너와 함께 이곳을 지킬 거야. 그게 이 계곡의 관리자로서 내 임무니까."

다시 계곡의 물소리 위로 낮은 굽소리가 울려 퍼졌다.


흰 구름 전령 에를리히
소녀는 물이 좋았다.
그저 한없이 깨끗하고 투명하여 모든 것이 투과되어 보이는 물을 보면 마음이 편해짐을 느꼈다.
잔잔하게 흐르다가도 상황에 따라 폭풍과도 같이 달라지는 그 변화가. 어떠한 모습이든 될 수 있는 그 모습이 좋았다.

그래서 소녀는 계곡의 폭포를 보는 것을 제일 좋아했다.
고요하게 물이 흐르는 소리, 토독토도독 불규칙적으로 떨어지는 물방울의 선율, 폭풍처럼 쏟아져 내려오는 폭포의 웅장함을 귀담아들었다.
똑같은 물임에도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흐름을 보이는 그 모습을 즐겨 보았다.
소녀는 물의 매력에 푹 빠졌고, 물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소녀는 차가운 성정을 가지고 있었다.
잔잔하게 흐르는 물과 달리 날카로웠고, 일관된 행동은 물처럼 유연하지 못했다.
그녀가 잘하는 관찰과 분석은 다른 이들을 포용하지 못하고 상처를 주었다.
그래서 소녀는 항상 사람들의 주변을 겉돌게 되었다.

'...난 안 되는 걸까?'

이런 성격을 가지고 태어난 게 잘못이었을지, 아니면 자신이 너무 큰 욕심을 부리고 있었던 것인지 소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실망한 채, 몸을 웅크리고 여느 때처럼 가만히 폭포를 응시하고 있던 그때.

"삐?"

소녀의 귀에 작고 높은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형태가 물로 이루어진 물뱀의 모습을 하고 있는 신수가 보였다.

"삐!"

그 신수는 맑고 큰 눈망울을 깜빡이더니, 천천히 소녀에게 날아와 그녀의 어깨에 내려앉았다가 포르르 멀어졌다.
잠깐이지만 청량한 물 내음과 함께 시원한 감촉이 그녀를 휘감았다.
소녀는 자신도 모르게 옅게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조심스레 신수에게 말을 걸었다.

"...안녕? 난 에를리히라고 해."

신수는 그 자리에서 한번 빙글 도는 것으로 답했다.
그에 에를리히는 한쪽 손을 들어 올린 채 더 말을 꺼내려다 망설였다.
무언가 더 말하고 싶었지만, 말을 꺼냈다가 또 떠나버릴까 걱정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머뭇거리는데, 신수가 다시 에를리히 근처로 다가오더니 그녀가 들어 올린 손에 안착했다.

"삐이!"

신수가 움직일 때마다 청량한 물 내음이 짙게 퍼져 나왔다.
투명한 몸 사이로 밝은 햇빛이 투과되어, 반짝이는 빛이 에를리히의 시야를 가득 메웠다.
조심스레 신수의 머리 위에 손가락을 살포시 올리니, 신수는 애교를 부리듯이 머리를 비볐다.
그 모습에 에를리히는 강한 신호를 받은 것처럼, 두근거림을 느꼈다.
그녀에게 이렇게 스스럼 없이 다가와 좋아해 주는 건 이 아이가 처음이었기에.
그래서 에를리히는, 용기를 내어 말했다.

"...혹시, 너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그것이 에를리히와 펄시의 첫 만남이었다.


계곡의 파수꾼 루갈루
따갑게 내리쬐던 햇살이 주춤하며 안개가 점차 짙어지기 시작한 늦은 오후였다.
구름비 폭포의 깊은 곳, 어두운 동굴에서 집채만큼 거대한 몸집을 가진 무언가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계곡의 파수꾼이라 불리는 신수, 루갈루였다.
루갈루는 동굴에서 나와 흰 구름 계곡을 꼼꼼히 둘러보며 돌아다녔다.
루갈루가 지나간 곳에는 꽃과 나무, 풀들이 더욱 싱그러운 기운을 내뿜었다.
다른 신수들은 거대한 몸집을 가진 루갈루에게 겁먹을 법도 한데, 오히려 다가와서 장난을 치거나, 가볍게 인사를 하며 서로가 잘 어울려 지내는 듯했다.

"오, 루갈루. 오늘도 흰 구름 계곡을 둘러보고 있는 거야?"

루갈루를 마주한 흰 구름 감시자의 계곡지기들은 루갈루가 흰 구름 계곡 주변을 돌아다니는 것이 익숙하다는 듯이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크워어어엉!"

루갈루 역시 반가운 듯, 인사를 건네기 위해 우렁차게 소리를 질렀다.

"하하하, 오늘도 루갈루는 힘이 넘치는구나! 우리는 다른 구역으로 갈 테니까, 계속 이곳을 둘러봐 줘!"

흰 구름 감시자들은 루갈루에게 계곡의 순찰을 부탁했다.
단순히 신수와 인간의 관계를 뛰어넘어 뒤를 맡길 수 있는 동료가 되었기에 할 수 있는 부탁이었다.
계속해서 흰 구름 계곡 주변을 꼼꼼히 둘러본 루갈루는 오늘도 계곡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
어느덧 하늘이 붉게 물들고 흰 구름 계곡의 높은 언덕 너머로 해가 저물기 시작했다.
루갈루는 하루를 마무리하기 위해 익숙한 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윽고 도착한 계곡의 깊은 곳.
붉은 머리칼을 가진 여성이 떨어지는 폭포수 사이로 저물어가는 석양을 바라보며 루갈루를 기다리고 있었다.

"루갈루. 오늘도 우리를 도와줘서 고마워. 정말 고생 많았어."

그녀는 루갈루가 오늘 하루 동안 무엇을 했는지 알고 있다는 듯, 다정한 목소리로 감사를 표했다.

"크워어어엉!!!"

그녀가 건네는 따듯한 감사의 한마디에 루갈루는 기분이 좋아졌다.
그런 루갈루의 모습에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루갈루의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그래. 루갈루를 믿고 있어. 루갈루는 그 누구보다 강하고 흰 구름 계곡을 사랑하는, 계곡의 파수꾼이니까."

자신을 어루만지는 따듯한 손길에 루갈루는 계곡을 돌아다니며 쌓인 피로가 모두 가시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루갈루와 붉은 머리칼의 여성은 나란히 앉아 폭포 너머로 저물어가는 석양을 한참 동안 바라봤다.


지난 이야기
성역을 만든 미카엘라와 마주한 모험가는 자신이 알아야 할 진실이 있음을 깨닫고...
시로코가 과거로 향하며 만든 길을 따라, 그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마주해야하는 자를 알게 된다.
그것은, 바로 먼 과거 천계를 지배했던 폭룡왕 바칼이었다.
모험가는 과거로 향하기 위해 천계의 도움을 받아, 드디어 진실을 알기 위한 여정을 떠날 준비를 마친다.



안개의 세계


선계의 첫걸음이 불시착이라니, 어쩐지 긴장되는걸...



첫발을 내디딘 선계의 땅에서 세인트 혼을 공격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보기



여기가 선계? 아라드에서 본 숲이나 산과는 많이 다른 느낌인걸? 분위기는 평화롭기만 한데.
루드밀라, 갑자기 공격당한 게 정상적인 상황은 아닌 거 같은데, 뭐 짐작 가는 거라도 있어?
확인해 봐야겠지만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라는 건 분명해요. 우선 지금 이곳이 정확히 어디인지부터 조사해 봐야겠군요.
우와! 정말 예쁘다!
어? 이건 뭐지?
추...축축한데, 시원해. 얘 너무 귀여운 거 아니냐! 쪼끄만 게!
어머? 정말? 베키 말대로 너무 귀엽네. 이 녀석은 선계의 동물인 건가요?
안개의 힘이 느껴지는 걸 보니, 신수군요. 아무래도 이곳은 선계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신수... 아라드의 동물들과는 차이가 있나 보군요.
네. 이들은 선계에서 가장 깨끗하고 선한 존재들이에요. 순수한 안개의 힘을 사용하죠.
헉! 사라졌다!
모습을 감춘 거예요.
우와! 신기해!
아마도 많은 것들이 아라드, 천계와는 다를 거예요.
참, 루터 님. 세인트 혼의 상태는 어때요?
으음... 정박해서 조금 손을 봐야 할 것 같네. 바로 움직이기엔 아무래도 위험할 것 같아. 배를 공격해 온 이건 화살... 아니, 창? 아니, 기둥인가? 도대체 모르겠군.
의도적 공격이라면... 누가 공격했을까요? 우리가 본의 아니게 다른 나라의 영공을 침범했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아무런 경고 없이 공격하진 않을 텐데요.
글쎄, 주변을 봤을 때 그 정도의 전쟁 중이라고는 여겨지지 않는데 말야. 루드밀라, 여기가 어디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나?
네. 다만 바다와 땅이 붙어 있는 것으로 보아 이곳은 '백해'일 가능성이 높아 보여요.
백해라. 조금 전에 이야기한 것 같은데, 더 자세히 설명해 줄 수 있나?
네. 우선 선계는 크게 3개의 지역으로 나뉘어 있어요.
백해와 중천, 그리고 가장 멀고 높은 곳에 있는 천해천이죠.
지금 이곳은 말씀드린 것처럼, 백해로 보여요. 천계와 가장 가까운 곳이니 천계를 기준으로 본다면 서쪽으로 가장 가까운 곳이 되겠군요.
그리고 같은 방향으로 더 나아가면 저 멀리 부유섬으로 이루어진 중천이 있고, 더 멀리, 그리고 높이 나아가면 천해천이 있어요.
이곳, 백해를 제외한 나머지 땅은 대부분 하늘에 떠 있는 부유섬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하하. 부유섬으로 이루어진 땅이라니. 이곳이 정말 백해라면... 무엇을 해야겠나?
우선, 이곳의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해 봐야겠죠. 백해 내에서도 정확히 어디인지, 그리고 이 창에 대해서도 알아봐야겠죠.
자, 그럼 움직이자고. 가만히 입으로 얘기하는 건 성미에 안 맞거든. 일부는 배를 고치고, 일부는 주변을 조사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어때?
네. 그렇게 하죠. 우선 루드밀라 님은 조사를 가는 게 좋겠어요. 다른 선계인들을 만날 경우를 대비해서요. 그리고 저는...
미쉘 양은 나를 좀 도와주게. 조금 살펴보니 혼자서는 아무래도 버거워 보인단 말이지. 천계 최고의 기술자 솜씨 좀 보자고.
뭐, 그렇게 말씀하신다면야 어쩔 수 없겠네요. 베키, 너도 이쪽으로 와.
우... 싫은데...
모험가는 조사를 도와주겠어? 그리고 섀넌 님은 어쩌실 건가요?
나는 조사하는 쪽. 부수는 건 몰라도, 고치는 데는 소질이 없거든.
나도! 나도 가고 싶어!
네, 그럼 모험가, 루드밀라 님, 섀넌 님. 조사를 부탁할게요. 베키, 넌 안돼.
우... 나도 가고 싶은데...
멋대로 합류한 벌이야. 이번에 말 잘 들으면, 다음엔 보내줄게.
우... 어쩔 수 없지. 잘 다녀와라!



어, 이것들도 신수인가? 아까 그 녀석은 요정 같았는데 이 녀석들은 그냥 동물에 가까운데?
일반적으로는 동물이 선계의 깨끗한 안개 속에서 마력을 오랫동안 머금고 살면 신수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눈앞에 있는 신수처럼 일반 동물과 큰 차이가 없는 모습을 한 신수도 있고, 신비로운 모습의 신수도 있죠.
신수와 안개의 마력이라... 선계에서 안개라는 거, 엄청나게 중요한 것처럼 보이는데?
네, 선계의 안개는... 잠깐, 모험가님? 목걸이가?
이건?
그거... 괜찮은 거야?
여기까지 왔는가? 그렇다면 이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걸세.
뭐야, 그 목걸이에서 나는 거야? 왜 갑자기?
이건... 선계의 마법?
선계는 어떤가? 지금의 나로선 언제가 될지 모르는 그때의 상황을 알 수는 없겠군.
자네의 길은 찾았는가? 아직 찾지 못했더라도 자네는 분명 스스로 길을 찾으려 할 테지.
하지만 그 누구도 갑자기 자신의 길을 찾을 수는 없네.
나를 찾아오라고 말했으나, 그때의 내가 어디에 있을지는 지금의 나로선 역시 알 수 없네. 과거의 자네가 지금 안개 너머의 세계에 있을지 몰랐듯이 말이네.
그러나, 자네를 기다리는 사람으로서 작은 약속 하나는 할 수 있겠지.
......
가장 높은 곳.
안내를 따라 선계의 가장 높은 곳으로 오게나. 그곳에서 분명히 나를 찾을 수 있을 걸세.
그곳에 있는 것이 모든 불확실 속에 거의 유일한 확실이니.
그 이후의 일은 지금의 내가 아닌, 미래의 나와 자네들이 함께 결정할 문제일세.
그럼... 그대들 시간의 나를 꼭 찾아와 주게나.
가장... 높은 곳.
뭐야 방금? 그 목소리는?
마이어라면... 대마법사 마이어? 말로만 들었는데, 진짜 만났나 보네. 어때, 강했어?
어쩌면... 선계에 도착한 것 자체가 이미 마이어 님의 안배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걸까요?
선계의 안개에 반응하도록, 그 목걸이에 자신의 마법을 숨겨두었다... 마이어 님이라면 어려운 일은 아니겠죠.
언제, 어떻게일지는 모르지만, 모험가님이 선계로 올 것이란 걸 믿고 있었다... 그리고, 가장 높은 곳이라... 간단하지만 어렵군요. 지금 답을 내리기는 어려워요.
우선, 목소리로 인해 제대로 도착한 것은 확실해졌으니, 이곳을 좀 더 조사하는 일만 남았군요.



<퀘스트 완료>
안개가 조금 더 낀 것 외에는 다 똑같아. 아무것도 없는데? 힘 빠지네.
아니, 잠깐만. 진짜 힘 빠지는데. 이거 왜 이러냐.
넌 괜찮아? 너도 조금 힘들어 보이는 것 같은데?
조금이라고? 나는 너무 힘이 빠지는데... 이거 뭔가 이상한데? 루드밀라, 당신은 괜찮아?
안개? 안개가 조금 더 자욱해진 것 때문에 힘든 거라고?
이곳의 안개는 특별해요. 선계인들이 사용하는 모든 힘의 원천이죠.
안개가? 이해가 안 가는데.
저도 자세한 원리는 알지 못해요. 다만, 우리가 공기를 통해 당연하게 숨을 쉬는 것처럼, 저 같은 선계인들은 안개의 힘을 숨 쉬듯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다고 보면 돼요.
육체를 강하게 하고, 기계의 동력으로 사용하기도 하죠. 천계나 아라드의 상식으로 다가서면 이해가 가지 않는 게 많을 거예요.
육체를 단련하고, 기계의 동력으로도 사용된다? 언뜻 들으면 마력이랑 비슷해 보이는데?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죠. 아라드에서 마력을 사용하는 것과 비슷하니까요.
지금은 우선 눈에 보이면서 조금 축축한 마력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군.
틀렸지만... 음... 크게 틀리지는 않은 것 같기도 하네요.
그나저나, 이대로 더 수색하는 게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군요. 지금의 위치도, 아무런 단서도 없어요.
세인트 혼을 수리한 후 하늘에서 이곳의 위치부터 파악하는 것이 좋겠어요.
모험가, 네 목걸이 다른 반응은 없어?



흰 구름 등대지기


목소리의 내용으로 추측하건대, 마이어 님의 안배는 이곳에 처음 도착했을 때를 위한 것이라 보는 게 타당할 것 같아요.
유산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보석을 감싸는 이 부분, 분명 선계식으로 가공되어 있어요.
선계의 마력이 느껴졌던 것도 이 부분을 통해서 느껴졌지만, 지금은... 느껴지지 않는군요.
일단 그럼 무작정 나아가는 수밖에 없는 건가.
그리 넓은 곳은 아니니, 분명 다른 여행자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거...
잠깐.
왜 그러시죠?
인기척이야.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꽤나 조심스럽게 움직이는데.
...저는 아직 느껴지지 않지만, 세인트 혼을 공격한 사람들일 수도 있겠군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모르겠지만, 될 수 있으면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물론이지. 하지만 상대방이 먼저 공격해 온다면 어쩔 수 없는 거잖아?
그건 그렇지만...
걱정하지 말라고. 가볍게 제압만 할 테니까. 모험가도 그렇게 할 거지?
뭐야, 그 미심쩍은 표정은?
말씀하신 인기척... 이제 제게도 느껴지는 걸 보니, 근처에 온 모양이네요. 상대방을 자극하지 않도록 조심히 움직이죠.



페이트웨이가 더 정확한 정보를 줄 수 있도록 안개가 짙은 곳으로 계속 이동하기



분명 그 배에서 내린 블루호크가 맞군. 다른 두 명의 인상착의는 애매하지만...
속아선 안 돼. 이미 요수들과 결탁해, 인간으로서의 모습을 잃어버렸다는 소문도 있으니까.
(어쩐지 금방이라도 덤벼올 태세인데.)
(이상하군요. 이방인에게 이렇게 적대적일 리가 없는데... 제가 먼저 얘기해 볼게요.)
잠시만요. 지금 무슨 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수상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우선 대화를...
아니, 대화는 필요 없다. 블루호크의 복장이 맞아! 뒤의 두 명은 정체를 알 수 없다. 모두 일단 포위해!
잠깐! 그게 무슨 말인가요! 블루호크의 복장이라는 이유만으로 포위하다니!
뭐야? 블루호크가 뭔데! 여기에 그런 거 없어!
블루호크의 배들이 이미 백해에 나타나, 마을과 이곳 전체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소식은 모두 퍼졌다. 끝까지 시치미를 댈 작정이군.
배들이 백해에 나타났고, 위협을... 하고 있다?
도대체 무슨 소리야? 루드밀라, 저 사람들 당신을 보는 거 같은데, 블루호크에 대해 뭔가 알고 있는 게 있어?
...저희가 타고 온 세인트 혼이 블루호크 소속의 배라서 그런 것 같군요.
뭐? 세인트 혼이 블루호크 소속의 배라고? 그렇다면 혹시... 당신이 블루호크야?
...네, 맞아요.
왜 미리 얘기하지 않았는지는 차치하고... 저 사람들이 마을을 공격한다면서 적대적으로 나오는데, 무슨 나쁜 짓이라도 한 거야?
정확히 얘기해. 대답에 따라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정해야 하니까.
아니요. 나쁜 짓이라니! 블루호크는 절대 아무런 이유 없이 마을을 공격하거나 하지는 않아요. 오히려 선량한 이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함께 했던 단원이 희생하는 한이 있더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곳이에요.
미리 얘기하지 않았던 것도, 중천이 아닌, 백해나 천해천에 블루호크의 이름이 알려져 있을리가 없기 때문이에요. 저희는 중천에서만 활동했으니.
뭐라고? 뻔뻔하군. 너희들이 백해로 침공해와서, 너희와 충돌한 무의 눈 신도들과 무고한 사람들이 다친 걸 잊은 건가!
블루호크가 백해로 침공을? 그리고 사람들이 다쳤다니, 대체 무슨 일이...
그럴 리 없어요. 제가 없던 사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지만... 분명, 오해일 거예요.
말이 통하지 않는군. 블루호크라는 걸 시인했으니, 모두, 저자들을 붙잡아!



<퀘스트 완료>
크윽, 이건 처음 보는 힘이야.
아까 말했던 소문... 블루호크가 이곳에서 정확히 무슨 일을 했는지 알려주세요. 마을을 약탈했다니...
마을? 마을이 아니라 백해 전체를 침공할 생각이잖아! 계속 모르는 척 발뺌하는군!
청연은 무의 눈 신도들이 지키고 있어서 아직 작은 충돌밖에 일어나지 않았지만, 이런 힘을 숨겨두고 있었다면... 언제든지 백해 전체를 침공할 수 있었다는 것이군. 젠장.
백해를 침공해 온다니, 말도 안 돼요.
그렇다면 그 잇닿은 배들의 대선단, 네놈들의 자랑인 솔리다리스는 어떻게 설명할 거지?
솔리다리스? 지금 솔리다리스라고 했나요?
설마, 솔리다리스가 지금 백해에 있다는 건가요? 어째서 중천이 아니라 백해에?
끝까지 모르는 척하는 건가. 수백 개의 비공정으로 백해 전체를 들쑤시고 다녔으면서 정말 뻔뻔하군.
이해가 안 돼... 여기는 백해... 중천에 있어야 할 솔리다리스가 어째서 백해까지?
지금... 우리를 놀리는 건가?
아니, 아니에요. 그런 게...
일단 후퇴한다. 모두 물러나!
앗! 음... 일단 잡을 필요는 없겠지?
그런데 저 녀석들... 눈빛을 보니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이곳을 지킨다는 의무감이 눈에 보일 정도야. 분명 전열을 가다듬고 다시 오겠지.
루드밀라, 일단 설명이 필요해. 블루호크, 그리고 그 솔리다리스라는 게 도대체 뭐야?
블루호크는... 제가 아라드로 떠나기 전에 소속되어 있던... 해적단이에요.
해적? 이 녀석들의 말대로 그럼 나쁜 놈들이란 거잖아?
아니에요. 블루호크는 절대 선량한 사람들을 공격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욕심 많고, 부정한 방법을 저지르는 이들만 노리는...
블루호크의 주력 비공정이 모인 거대한 함대를 말하는 거예요. 수십, 아니 수백의 비공정이 특별한 마법으로 묶여 있죠.
수백의 비공정이 마법으로 묶여있는 함대라. 듣기만 해도 무시무시한걸?
그런 게 공국의 하늘에 왔다고 생각하면 끔찍한데? 이 사람들의 반응은 당연한 거잖아? 당장 공격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거 같은데?
하지만, 블루호크는 절대 그렇지 않아요.
그래 알아. 무슨 말인지. 나도 만약 스카디가 못된 짓을 한다고 말해도 일단 믿지 않을 거니까. 그러니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봐야겠지.



완전한 의심


네. 하지만, 제가 가장 이해하기 힘든 부분은 이곳이 백해라는 거예요.
그래, 아무래도 방금 그자들의 말을 믿자면, 이곳이 백해인 게 확실해 보이네. 그런데 그게 왜?
제가 떠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블루호크는 중천에 있었어요. 그곳에서 굳이 벗어날 이유도 없었고요.
특히 백해는 안개가 심해서 항해가 어려운 곳이었는데, 솔리다리스가 이런 먼 거리까지 왔다는 것은...
무슨 일이 있긴 했다는 거네. 그리고 루드밀라, 너는 그 상황을 모르는 거고.
네. 제 생각이 맞다면, 분명... 그건... 
아직 뭔가 걸리는 거야? 뭐, 재촉은 하지 않겠는데, 아는 게 있으면 빨리 이야기해 주는 게 좋을 거야. 내 경험상, 그렇게 혼자 끙끙 앓는다고 해결되진 않았으니까.
상황을 더 잘 설명해 줄 사람을 만나야 해요. 모험가님, 섀넌 님. 조사를 조금 더 부탁드리겠습니다.



더 정확한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조금 더 나아가기



이렇게 빨리 모두가 당해버릴 줄이야... 생각보다 적이 너무 강해. 우선 급한 상황이라고 전령을 보냈으니, 지원군이 올 때까지 어떻게든...
벌써 여기까지? 시간을 더 벌어야 해.
멈춰요. 더 다가오면 진짜 공격합니다!
블루호크... 솔리다리스가 모습을 감추었다고만 들었는데, 저희 흰 구름 계곡 쪽을 노리다니. 몰래 청연으로 돌아가기 위함이었겠죠.
그렇게 지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저희 감시자들을 너무 우습게 보셨네요.
오해가 있어요. 저는 블루호크 소속이 맞지만, 백해에 찾아온 사람들과는 다른 목적으로 왔어요.
싸우는 게 아니라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물어보고 싶을 뿐입니다.
믿기 어렵겠지만... 저는 오래전 선계 밖으로 떠났고, 그곳에서 이 사람들과 만나 지금 선계로 막 돌아온 상태예요.
선계 밖? 설마 백해의 밖을 말하는 건 아니겠죠? 백해는 지금 완전히 고립된 상태인 걸 알면서 그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라면...
아니요. 진짜 선계의 바깥을 말하는 거예요. 이곳의 등대가 이어진 곳이자, 바깥 세계라고 불리는 반대편 천계. 그리고 그 아래 세계인 아라드... 라는 곳.
더는 들어줄 수가 없군요. 그런 뻔한 거짓말은 그만두세요. 우리가 이곳에서 뭘 하고 있는 사람들인 것 같나요?
우리는 흰 구름 감시자. 당신이 말하는 등대를 천 년 동안 감시해 온 사람들이에요. 그리고 그 오랜 기간... 등대의 빛은 이어지지 않았죠.
그런데 천 년간 소식이 끊겼던 곳에서, 블루호크의 배가 바깥 세계에서 돌아왔다?
그것도 솔리다리스를 끌고 와 백해를 침공하고 있는 이 때에? 지금 그 말을 믿으라는 건가요?
슬슬 거짓말이 바닥이 난 것 같은데, 어쩌실 건가요? 계속 지금처럼 힘으로 제압해 뚫고 갈 생각인가요?
하. 난 마법 쓰는 녀석들은 딱 질색인데.
아무래도 싸울 수밖에 없겠어요.
그래, 뭐. 입으로 더 떠든다고 뭐가 해결될 것 같진 않고, 그렇다고 잡혀가 줄 수도 없는 노릇이니.
말씀하시는 것을 보니 순순히 저희를 따르시진 않으실 것 같네요. 계곡에 발을 들인 이상 결과가 달라지진 않겠지만.
각오하세요, 블루호크의 해적들.



<퀘스트 완료>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야. 마법 쓰는 놈들은 많이 상대해 봤지만, 아라드에서 만나본 녀석들과는 느낌이 본질적으로 다른걸.
아라드...
말씀드렸다시피, 우리가 바깥 세계라고 말하는 바다 밑에 번성한 마법의 왕국. 그곳의 이름입니다.
여전히 바깥에서 왔다고 주장하시는군요.
그래서, 이제 저를 어쩔 거죠?
(괜찮아. 할 일은 다했어. 전령은 보냈고... 렐 님과 어르신께서 저들을 멈출테니까.)
...뭐 하는 거죠?
에휴. 결국 빙 돌아가게 생겼네. 나도 일단 루드밀라를 믿는 게 맞는 것 같지만 말야.
돌아가라니... 대체 무슨 소리를?
당신들이 이대로 돌아간다고 해도, 보내드릴 순 없습니다. 제가 어떻게 행동할지 짐작 못 할 정도로 어수룩해 보이진 않는데요.
또 우리 앞에 나타나서 못 보내준다느니 하겠지. 그런데 그게 뭐?
블루호크니 뭐니 아직 우린 잘 모르겠어. 다만 확실한 건, 우리는 너희의 적이 아니야. 너희도 우리의 적이 아니고.
아까 보니, 네가 전령을 보내는 것 같던데, 거기에 어떻게 적어서 보낼지는... 네 선택이겠지.
속아서는 안 돼. 저들은 분명 블루호크. 그들을 믿을 수는 없어. 목적은 모르겠지만...
그래. 분명 라르고가 이 근처에 있을 거야. 라르고라면 도움이 될 거야.

별거 아닌 것처럼 말하긴 했지만... 아까 여자아이, 그냥 둬도 괜찮겠어? 뭐라고 말할지 가늠이 안 되네.
죄송해요. 상황이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
됐어. 이곳의 상황을 예상할 수 있었던 것도 아니고, 지금 어떻게 할지만 이야기하자고.
지금은... 먼저 세인트 혼으로 돌아가서 상황을 동료들에게 알리는 게 최선일 것 같아요.



상황 정리


돌아가는 길은 이쪽이에요. 그쪽에는 아무 일도 없어야 할 텐데... 그 세 분만 남겨 놓은 게 맘에 걸리는군요.



세인트 혼으로 돌아가 일행에게 지금 상황을 전달하고 상황을 정리하기



모험가! 이제 돌아온거야? 어? 혹시 무슨 일 있었어? 다들 상태가 말이 아닌데?
이런, 들짐승에게 쫓기기라도 한 건가? 하하!
그렇게 웃지들 말아. 꽤 고생했으니까.
엄청난 일이 있었지. 모험가의 목걸이에서 대마법사 마이어의 목소리가 나오질 않나, 난데없이 공격을 받질 않나...
마이어라면... 그 대마법사? 어떤 말을 했죠?
뭐,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결론은 그거였어. '가장 높은 곳'으로 와라.
가장 높은 곳? 수수께끼인가요? 아니면, 선계에 가장 높은 곳이 있는 건가요?
가장 높은 곳이라고 정해진 곳은 없습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천해천의 어딘가겠지만, 그렇게 간단하진 않겠죠.
그나저나, 아무리 대마법사라고 해도, 목소리만으로 자네들을 그렇게 만들진 않았을 것 같은데?
이곳을 지키는 감시자들과 충돌이 있었어요.
감시자들과 충돌했다고? 혹시, 그들이 배를 공격한 사람들인가?
네. 그들은 세인트 혼을 보고 공격을 해왔어요.
세인트 혼을 보고? 어째서?
이곳에... 저 말고 다른 블루호크가 왔다더군요.
블루호크! 그래 분명 예전에 말한 적이 있었지. 선계에 있는 동료들이라고 말이야.
그렇다면 잘된 일 아닌가? 그런데 왜 다들 표정이 어두운 건가?
이상한 부분이 있어서요. 이곳을 지키는 사람들, '흰 구름 감시자'의 말에 따르면 블루호크가 이곳, 백해를 침공 중인 상황이라고 해요.
침공이라. 그게 이상하다는 것은, 그들이 아무런 이유 없이 공격할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이겠지?
확실하게는 모르겠지만, 네가 그들을 믿는다면 분명 블루호크의 행동에도 이유가 있지 않겠나?
이유...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미 '블루호크'와 '흰 구름 감시자'는 갈등을 빚고있다... 그리고 저희는 그 블루호크의 일원으로 오해를 받고 있는 상황인 거고요.
실제로 블루호크가 맞기도 하다는 게 문제야. 세인트 혼과 루드밀라가 어딜가도 블루호크로 취급받는 이상, 선계에서 우린 한 발짝도 못 움직여.
그럼 우선 그 갈등의 이유를 찾아야겠네요. 블루호크를 막든, 감시자들을 설득하든 말이에요.
물론, 루드밀라 님의 말대로, 블루호크가 이유 없이 그렇게 행동할 집단이 아니라는 게 확실하다면요.
블루호크는 섀넌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의적 집단이라고 할 수 있어요.
나름의 기준이 있는 해적이었을 뿐, 그런 거창한 이유로 모인 사람들은 아니었으니까요.
우리는 그저 평범한 마을에서 평범하게 살던 사람들이었어요. 그리고 그 평범한 삶을 빼앗긴 사람들이기도 했죠.
중천의 악덕 상인들이나, 진짜 악행을 일삼는 해적들에게 말이에요.
그런 사람들이 모인 것이었기에, 절대 아무런 이유 없이 마을을 공격하지 않아요. 우리가 상대하는 건 사람들을 괴롭히는 나쁜 단체들뿐이었죠.
그래서 선계에서 우리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하지만 반겨주는 사람도 있었죠.
그 말만 들어서는 지금 마을을 공격하는 이유는 모르겠네요.
네, 중요한 건 제가 떠나기 직전에 일어난 일이었으니까요. 제가 떠난 이유이기도 하고요.
떠나기 직전이요?
블루호크는 중천을 근거지로 삼고 있어요.
중천이라면 분명, 선계의 세 대륙 중 하나라고 하셨던 곳이죠?
네. 지금 우리가 있는 이곳이 백해, 천계와 가장 가까운 땅이죠. 그리고 천계에서 더 먼 쪽으로 중천이 있고, 중천을 지나가면 천해천이 있어요.
대륙이라고 하면, 뭔가 가깝진 않은 느낌인데요. 루드밀라 님이 백해에 와보지 않았다는 것도 그렇고요.
맞아요. 중천에서 백해는 빠른 남달급 비공정으로 꽤 오래 항해해야 닿을 수 있는, 먼 거리예요.
그 먼 거리를 넘어와서 마을을 공격한다? 뭔가 이상하긴 하군요.
말씀대로예요. 제가 떠나온 사이에 블루호크가 완전히 변해버린 게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제가 떠나기 직전 중천에서 커다란 싸움이 있었어요.
싸움? 혹시 블루호크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과 싸우게 된 건가요?
아니요. 적은 사람이 아니에요.
그럼?
요괴. 중천 아래, 공해에 있는 요기가 가득한 환란의 땅이라 불리는 곳에 사는 존재들이었어요.
그 싸움은 말 그대로 지옥이었어요.
루드밀라는 마치 그날의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아, 눈을 지그시 감았다가 떴다.
그리고 그 힘에서 탄생한 존재들, 그 존재들은 요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안개가 사람들에게 힘을 주듯이, 요기 또한 사람들에게 힘을 주죠.
요기를 받아들이거나, 요기에 침식당한 사람들. 우리는 그들을 인귀라고 부릅니다.
네, 비슷해요. 하지만 요기를 숨길 수 없기 때문에 위장자처럼 인간 세상에 숨어들 수는 없어요. 만약 숨어들 수 있는 요괴가 있다면 정말 위험하겠죠.
그런 위험한 힘인 요기는 태초부터 선계의 가장 낮은 곳에 있었다고 해요. 물론 당시에는 그곳을 벗어나지 않았죠.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요기는 자리를 벗어나기 시작했어요. 점점 위쪽으로 퍼지기 시작했고, 이젠 선계 어느 지역에 나와도 이상하지 않게 되었죠.
저희 블루호크는... 공해에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에, 그 상황을 가장 먼저 목격할 수 있었어요.
보자마자 알 수 있었죠. 우리가 지키려던 선계의 평화는... 당장 내일이라도 무너질 수 있다고. 그래서 우리는 환란의 땅에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확인하고자 했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전투를 겪게 되었어요.
루드밀라는 그때의 상황이 귓가에 생생하게 들려오는 것 같다고 느꼈다.
칼과 칼이 부딪치는 소리와 요괴들의 포효소리.
심지어는 가족같은 동료들이 눈앞에서 쓰러지며 내지르던 비명까지도.
하지만 그건... 올바른 선택임과 동시에, 잘못된 선택이었어요. 그간 우리가 적대하던 이들이 모두 결정적인 순간에 등을 돌렸거든요.
동시에, 환란의 땅에 관한 조사를 막으려는 듯, 엄청난 수의 요괴가 공격하기 시작했고, 저희들은 순식간에 혼란에 빠졌죠.
단순히 숫자만 많은 요괴는 숙련된 단원들만으로도 충분히 제압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그곳에는 경험해 본 적도, 기록도 찾을 수 없는 강력한 요괴가 있었죠.
비공정을 장난감처럼 부수는 상식 밖의 힘. 그 힘 앞에서 우리는 그 싸움에서 큰 피해를 보게 되었어요.
다만 우리의 피해는 아무래도 괜찮았어요. 모두들 그 정도는 각오했으니. 하지만, 우리가 마주한 것들이 바깥으로 나온다면...?
네. 맞아요.



<퀘스트 완료>
공해에 다시 접근할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했기에, 저는 전투 중에 급하게 이탈했고, 그 이후 아마 블루호크는...
저도, 동료들도, 서로를 믿었기에 저는 선장의 명령에 따라 공해로 뛰어들었어요. 그리고 다행히 아라드로 도착할 수 있었죠.
그런 그들이 마을을 약탈하고, 침공하고 있다니... 분명, 다른 이유가 있을 거에요.
다른 이유...
...네. 제가 아는 동료들이라면, 적어도 약탈하기 위해서 이곳에 오진 않았을 거에요.
저는 그들이 그런 짓을 할 이들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고, 믿고 있으니까.
세인트 혼을 타고 움직이는 이상, 최소한 블루호크가 이곳에 온 다른 이유를 알아내야 말끔하게 해결되겠군.
정리하자면 대마법사 마이어를 찾고, 바칼의 유산과 안티엔바이를 찾는 것. 그리고 이곳, 백해에 나타난 블루호크의 목적을 알아보는 것.
이렇게 목표가 더 생기는 거네요. 어찌 되었든, 이곳을 벗어나야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는 건 분명해요.
그리고 그러기 위해선 이곳을 지키는 사람들을 다시 마주쳐야 한다는 거죠.



수상한 등대지기


일단 세인트 혼을 고쳐서 이곳을 벗어나는 건 어때? 블루호크를 먼저 찾아서 만나는 게 빠르지 않겠어?
제국의 엄청난 포격을 뚫고 나온 내 운전 솜씨를 믿어준다면 그것도 좋겠지만, 보이지도 않는 공격에 당하는 것은 부담스럽군.
그리고 수리도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았어요. 우연인지, 노린 건지 까다로운 곳을 공격당했더라구요.
아마 노린 거겠죠. 블루호크가 이미 백해에 있다면, 블루호크가 사용하는 비공정들의 약점도 조사했을 테니까요.
그 정도의 대비라면... 이곳을 비공정으로 빠져나가긴 쉽지 않을 겁니다.
그럼 결국 아까 그 인원이 그대로 다시 조사해야 한다는 거네. 좋아. 그렇게 결정되었으면 바로 움직이자고.



세인트 혼이 수리되는 동안 주변을 더 조사하기



이곳은 지금까지 지나왔던 곳과 다른 장소인 것 같군요.
좀 울창한 숲속으로 들어온 느낌이네.
저 친구 저기서 뭐 하는 거야?
아무래도 숨어 있는 것 같은 모습인데요.
...이봐. 우리 이야기 다 들었지?
......
설마 진짜 숨었다고 생각하는 건가?
어이쿠! 보였습니까?
진짜 진심이었던 거야?
예? 무엇이요?
아냐, 그냥 혼잣말. 그래서, 넌 거기 숨어서 뭐 하고 있었던 건데?
수상한 사람들이 보이길래, 숨어서 살펴보려고 했던 것뿐입니다.
꽤 잘 숨는다고 자부하는데 눈치가 빠르시군요.
내가 빠르기 보다는... 아니다. 네 말이 맞아.
......
......
아! 저는 라르고라고 합니다. 흰 구름 감시자죠.
복장을 보아하니, 에를리히가 보낸 전령에서 언급된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만.
에를리히? 전령이라면, 그 여자애 말인가? 뭐라고 하던데?
블루호크와 함께 동행하고 있는 수상한 사람들이 나타났다는 것과, 상당히...
위험한 사람들이라고요.
라르고 님. 싸움은 원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당신들과 싸울 생각이 없어요.
그런가요? 하지만 에를리히는 당신들을 막아야 한다고 전해줬습니다.
우리는 공격받고 나서야 이곳이 백해의 흰 구름 계곡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감시자들과의 대치는 상황을 둘러보다 일어난 것뿐이고요.
그 말이 전부 맞다고 해도... 당신은 블루호크잖습니까? 지금 청연은 블루호크에게 큰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당신의 말을 쉽게 믿을 수 있겠습니까?
저는 오래전 임무를 위해 따로 움직였고... 지금 선계로 막 돌아온 상태라 이곳에 블루호크가 있다는 사실도 몰랐어요.
네, 에를리히에게 들었습니다. 바깥에서 왔다고 주장하시더군요. 바다 아래와 안개 너머에 있다는 그 바깥 세계를 말하는 게 맞나요?
맞아요. 공해를 통해서 바깥으로 가는 데 성공했죠. 아니, 정확히는 아래 세계라 말하는 게 맞겠군요. 공해는 밑으로 뚫려있으니.
공해라. 그 요수들이 득실득실한 환란의 땅을 뚫고서 말입니까? 불가능합니다.
더욱이, 환란의 땅의 요수들과 큰 싸움을 벌였던 블루호크라면 그런 위험한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그걸 어떻게 아는 거죠?
아, 개인적으로 조사를 좀 해 봤었거든요. 갑자기 블루호크의 활동이 줄어들었다는 소문이 사람들 사이에 퍼져서 말이죠.
중천, 그것도 공해 근처에서 일어난 싸움이니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나 겨우 알겠지만 말입니다.
제가 알기론 공해를 통해 바깥으로 나간다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는 일입니다.
하하! 이제 그만하시죠? 이거, 상황 설정도 그렇고, 지금 말씀하시는 것도 그렇고. 조금 어설픈데요?
갑자기 무슨 말이야? 무슨 상황 설정?
계속 시치미 떼실 겁니까? 자, 블루호크가 위협적인 지금 상황에 갑자기 흰 구름 계곡에 나타난 블루호크의 배!
거기다가 바깥 세계에서 왔다는 사람들과 함께 행동하고 있는 블루호크라?
정확히는 천계라는 곳에서 등대를 따라온 거야.
천계? 그것도 처음 듣는 단어인 걸 보니, 열심히 고심하신 것 같긴 하군요.
천계에서 온 외지인들과 블루호크, 하지만 다른 감시자들과 싸움이 일어났는데 아무런 사상자가 없다?
훗. 역시 어설퍼요.
에를리히나 다른 감시자들 모두 의심조차 못 하고 있지만, 저는 눈치채버리고 말았습니다.
이것이... 어르신의 시험이라는 것을 말이죠.
이런, 제가 눈치가 너무 빨랐습니까?
하하. 괜찮습니다. 다른 감시자들한테는 저희들만의 비밀로 해두죠. 저, 입 무겁거든요.
(완전히 헛다리를 짚고 있어.)
(상당히 눈치가 없네, 저 친구.)
자, 그럼. 어르신의 시험의 답을 말해보겠습니다.
정답은... '너무나도 수상한 당신들은 지나갈 수 없다'입니다!
결국 싸우겠다는 거군.
그럼, 지침대로 대응할 테니, 가볍게 응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가볍게 눈치를 좀 만들어 줄 필요가 있겠네.
하하, 쉽지 않을 겁니다!



<퀘스트 완료>
아직도 상황 파악을 못 하는 것 같은데.
자, 잠깐! 시험은 끝난 것 아니었습니까? 더 하기엔... 저 조금 힘든데!
라르고 님,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저흰 어르신의 시험도 뭣도 아니에요. 처음 말했듯 그저 지금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둘러보고 있었을 뿐이죠.
...정말로요?
아무래도 조금 더 눈치를 만들어 줄 필요가 있을 거 같은데. 물리적으로 말야.
아, 아닙니다! 이제 진짜 이해했습니다! 진짜로요!
그렇다면, 지금까지 하신 이야기들이 진짜라는 말인데, 정말 바깥에서 온 분들인 겁니까?
맞아요.
직접 겪고서도... 믿기 어렵네요.
어려워? 그럼 쉽게 믿을 수 있게 만들어 줄 수 있는데.
하지만 당신들의 힘을 보니 믿어야만 할 것 같기도 하고... 이것 참, 어떻게 해야 할지 조금 난감하군요.
그건 우리가 해야 할 말이라고.
...아, 그래! 잠깐 다들 모여볼래?
(모험가, 혹시 그 목걸이를 보여주는 건 어때?)
(모험가님의 페이트웨이 말씀이시군요.)
(그래도 선계의 대마법사가 가공한 물건이니, 알아볼 수도 있잖아? 흔한 건 아닐 테니까.)
(확실히... 선계에서는 마이어 님이 바깥 세계로 향했다는 소문도 있어요. 알아본다면, 증거가 될 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모험가, 어떻게 사용할지 네가 정해야겠지만 말야.)
(은자 마이어 님의 목걸이라니... 정말인가요?)
(그래. 이 목걸이로 안개를...)
(......)
(......)
아, 제가 눈치 없이 끼어들었나요? 하하, 죄송합니다. 다들 모이라길래...
넌 진짜...
그렇다면! 기왕 이렇게 된 거, 그 목걸이 잠시 봐도 되겠습니까!
뭐야, 이 뻔뻔함은?
하하! 감사합니다. 한번 보겠습니다.
굉장히 유심히 보고 있네. 혹시 뭔가 아는 게 있어?
그건 아닙니다. 다만 정말 특별해 보이는 목걸이이긴 하군요.
당연하지. 좀 더 자세히 보라고. 우리를 믿을 만한 구석이 있을지.
흐으음. 우선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 받으세요.
다 본 거야? 이제 좀 믿을 만해?
앗, 저는 목걸이를 보기 전부터 분명히 여러분을 믿는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정확히는 난감하다고 했던 거 같은데?
에이, 난감하지만 그조차 이겨내고 믿겠다는 말이었죠.
(능글맞기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이 목걸이, 아니 정확히는 이 '보석'은 분명 범상치 않군요.
(바칼의 유산을 알아보는 건가?)

당신들의 말대로, 대마법사라고 불리던 마이어 님, 혹은 켈돈 자비 님 정도가 되지 않고서야 이런 것을 만들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흰 구름 계곡 깊은 곳으로


아니요. 뭔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범상치 않은 물건이란 건 느껴집니다. 이거, 적어도 당신들이 어떤 특별한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란 건 분명하군요?
이곳에 와서 처음 받는 믿음이라 고마운데 말이야. 너무 쉽게 믿어주는 것 같은데? 이젠 오히려 네 쪽이 수상해 보여.
그렇게 서운한 말씀을... 아, 물론 이해합니다. 저도 믿지 못한 것처럼 말이죠. 그것은 제가 갚아야 할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당신들이 보여준 힘과 그 보석, 그리고 마이어 님이라...
아아, 캐물을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근 수백 년 동안 만난 사람도 없는 그분을 언급하는 사람들이라, 제가 감당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는 예감이 드는군요.
아무튼 그래서 지금 받고 있는 오해를 풀고 싶은데,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려줄 수 있어?
아, 그건 저희 감시자들의 큰 어른이신 루톤 님을 만나야 할 겁니다.
큰 어른?
네, 흰 구름 감시자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신 어른이시죠. 다만 루톤 님을 찾아가면서 마주하는 감시자들은 설득하기 힘들 겁니다.
이런 사실을 단번에 이해해주면 고맙겠지만, 그동안 블루호크에게 이만저만 피해를 본 게 아니라서요.
그 특별해 보이는 목걸이가 해결책이 되어주면 좋겠는데, 아무래도 원하는 시점에서 뭔가를 할 수 있는 건 아닌가 보군요.
자, 우선 이 앞이 계곡의 시작입니다. 한 가지 걱정이라면... 계곡의 관리자, 렐 님이 문제군요.
렐 님은 뭐랄까? 원리원칙의 화신이랄까요. 으! 아마 순순히 지나가게 두진 않을 테죠.
아... 하하, 일단 해보겠습니다만... 하하!
그럼, 우선 저를 따라오십시오. 아차. 아까 소개를 드리긴 했지만, 정식으로 통성명하지 않았군요.
다시 소개하겠습니다. 저는 흰 구름 감시자, 라르고라고 합니다. 당신들은?
그럼 섀넌 님, 루드밀라 님, 모험가님. 이쪽으로 오시면 됩니다.
아, 가는 중에 마주치는 감시자들은 부디 살살 부탁드립니다.



한편이 된 라르고의 안내를 받아 큰 어른을 만나기 위해 계곡 깊은 곳으로 가기



라르고 님, 출발하기 전에 궁금한 게 있어요.
네? 말씀하십시오.
흰 구름 감시자들은, 어째서 이렇게까지 저희를 막는 건가요? 단지 블루호크가 솔리다리스를 이끌고 왔다는 것이 이유인가요?
아시다시피 솔리다리스 때문에 마찰이 제법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다치는 사람도 나왔었죠.
그런 행동을 할 사람들이 아닌데, 그들이 백해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건가요?
음, 그렇네요. 오랫동안 바깥 세계에 계셨다고 말하셨으니 제가 아는 대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우선 블루호크에 대한 가장 치명적인 소문은 요괴와 요기에 연관되어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요괴라니?
백해는 평화로운 곳이었으나, 요기의 오염이 점차 심해지고 있습니다. 중천만큼은 아니겠지만요.
안개고원과 어둑섬 또한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던 탓에 많은 이들이 두려워하고 있었죠. 
그런데 솔리다리스가 백해에 모습을 드러낸 후, 그 요기가 더 심화 되어 요괴들이 날뛰고 있다는 소문이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럴 리 없어요.
처음에는 다들 반신반의했습니다. 뜬 소문이기도 했고, 어둑섬 같은 경우는 안개 때문에 이동할 수 없어서 자세히 알 수 없는 상태였으니까요.
안개고원 또한 무의 눈 신도들의 소관이기 때문에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는 상황이고요.
하지만 솔리다리스가 나타났던 곳에서 요기가 심화된 것은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탓에 블루호크에게 그런 소문이 붙게 된 것이죠.
그리고 저희 흰 구름 감시자들은, 오직 흰 구름 등대와 계곡을 지키기 위해 이곳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천 년간 바깥과 이어지는 등대를 관리하고 계곡을 지켜온 이들인데, 그런 소문이 돌고 있는 와중에 갑자기 블루호크의 배가 계곡에 나타났으니 다들 막아설 수밖에요.
...블루호크가 요기를 증폭시킨다니. 그들을 다시 만나봐야겠어요. 지금 그들은 어디 있죠?
하하, 그들이 현재 어디 있는지는 지금 누구도 모릅니다. 단지 지나간 자리에서 요기에 의한 폐허만 발견될 뿐. 잘 아실 텐데요? 블루호크가 얼마나 신출귀몰한 집단인지.
그들을 만나고 싶으시다면... 우선 이곳을 벗어나기 위해 어르신을 만나는 게 우선입니다. 출발하시죠.
아차! 그리고 가는 길에 함정이 있을 수 있습니다. 꽤 위험하니 제 뒤를 잘 따라와 주세요!
빨리 오세요!
흐음. 왠지 찝찝하단 말이지.
섀넌 님.
내가 신뢰하는, 항상 마지막의 마지막에 날 살려왔던 '직감'이란 녀석이 있거든. 그 직감이 상당히 별로야. 저 녀석 말이야.
그리고... 아까 우리 말을 들으러 가까이 왔을 때, 한순간 기척을 놓쳤었어. 예사롭지 않아.
섀넌 님 말도 이해가 가지만 우선 지금은 저 라르고라는 사람을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 같긴 하네요. 모험가님,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 함정은 그냥 지나가긴 힘들어 보이는군요. 부유등이 필요하겠어요.
그럼 그 부유등이란 걸 꺼내봐. 그걸 타고 가면 되잖아?
어쩔 수 없군요. 자. 그럼, 부유등을 타는 방법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자, 이렇게 안개의 힘을 사용하면 부유등을 탑승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이렇게 앞으로 몸을 기울이면!
이렇게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죠.
자! 이렇게 하시면 됩니다! 참 쉽죠!
제가 먼저 해볼게요.
역시! 선계인! 바로 타시다니, 재능이 있으십니다! 다음은 누구죠?
흥. 나도 탈 수 있어.
윽. 힘이 왜 이렇게 빠지는 거지?
하하. 안개의 힘을 다루지 못하면 힘들다고 말했지 않습니까? 
시끄러워! 지금 놀리는 거지 너?
으앗! 아, 아닙니다!
모험가님? 당신은 할 수 있으시겠습니까?
쳇. 모험가, 네가 먼저 해봐.



자존심, 무지 상하네.
이거, 아무래도 제가 다시 건너가서 데리고 와야겠는데요?
필요 없어. 안개의 힘? 그래, 인정할게. 지금은 말야.
매듭이 풀리지 않으면... 끊어버리면 돼.
잠깐, 설마?
휴우.
이게 대체 무슨?
저 함정을 그대로 뚫고 오다니. 정말 대단해요.
두 번은 못 하겠다 이거.
대단... 하군요. 당신들은. 부유등을 탑승하는 것만으로도 꽤 어려운 일인데, 그걸 바로 자유자재로 움직이시다니?
그리고 섀넌 님 당신은... 하하.
(섀넌이라는 자도 분명 대단하지만, 저 모험가라는 사람은 마치 다른 범주의 사람인 것 같은데?)
자, 그럼 계속 가시죠. 앞으로 이런 함정이 있으면 부유등을 타고 이동하시면 될 겁니다.
뭐? 더는 힘든데. 모험가, 그냥 나는 네가 좀 태워주라.



이런! 화살이! 렐 님께서 주시하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조심하세요!



라르고.
렐 님.
라르고. 마치 그대가 저들을 안내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제가 잘못 본 건가요?
아 그게, 이건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당신이 관리자 렐 님 인가요? 저희는 여러분과의 오해를 풀기 위해 큰 어른을 만나려고 해요.
블루호크 소속의 비공정을 공격한 것일 뿐, 그게 오해는 아니죠.
자세한 내용을 전달 받으셨다면 이미 저희의 입장은 알고 계실 거로 생각해요.
......
지금 솔리다리스를 이끌고 온 블루호크가 아니라, 바깥 세계에서 왔다고 당신들이 주장한 것 말이군요. 그 말을 믿을 근거는?
렐 님. 이들은 저희가 본 적 없는 힘을 사용합니다. 그러니 바깥에서 온 것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이들은 마이어 님과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
설명해 보세요.
저분이 가진 목걸이. 저 목걸이는 마이어 님이 주신 것이라고 합니다. 바깥 세계에서요.
마이어 님이 이들을 바깥 세계에서 불러들인 것이라면, 우리는 이분들이 무엇을 찾는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라르고. 저 목걸이가 마이어 님이 주신 것이라는 걸 알 수 있나요?
그건 아니지만.
그런데 어떻게 확신하는 거죠? 마이어 님은 오랜 기간 모습을 보이지 않으셨어요.
이미 수백 년을 넘게 젊은 모습으로 살았다는 기록이 있으니 지금도 살아계실 수 있겠지만, 지금 선계인들 중 실제로 마이어 님과 마주한 사람이 있을 것 같나요?
마이어 님을 마주한 사람이라고 하면 그와 같은 은자인 다른 두 명의 은자 정도. 그러나 그분들조차도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지금...
저들이 마이어 님을 만났다는 것을 제가 믿어야 하나요?
어... 그게...
그 목걸이를 보여주실 수 있나요?
분명 범상치 않아 보이지만, 이 목걸이가 마이어 님이 준 것이라는 것을 증명할 다른 방법은 없는 건가요?
이런. 아무래도 설득은 어려울 것 같네요. 모험가님. 하하.
무엇이 오해인지, 결국 설명할 수 있는 건 없는 거군요.
모두 물러서. 라르고, 당신은 이후에 책임을 묻도록 하겠어요.



<퀘스트 완료>
(에를리히가 큰 어른께 분명 전령을 보냈을 거야. 조금만 더 버티면...)
(시간을 끄는 건가? 뭔가 기다리고 있는 것 같은데.)
어! 저건!
(이런.)
섀넌 님! 괜찮으신가요?
물론이지. 그나저나 이 전령... 이번엔 또 뭐야?
잠시만요. 이 내용은?
이런! 다들 세인트 혼으로 돌아가야 해요! 감시자 중 일부가 세인트 혼으로 갔어요!
뭐라고? 잠깐, 거기에 싸울 줄 아는 사람이 꼬맹이랑 과학자밖에 없잖아! 그 루터라는 사람은 싸울 줄 알아?
당연하죠. 캡틴이 버텨주길 바라는 수밖에 없어요.
그 아저씨가? 일단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어. 바로 세인트 혼으로 돌아가야 해! 세인트 혼이 잘못되면 조사고 나발이고 다 소용없으니까!
모험가!
라르고.
네?
당신이 아무 생각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같은 흰 구름 감시자 소속이라는 것을 믿고 있으니까요.
아직은.
따라가세요. 그리고 상황을 전달해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믿어주셔서 감사하네요.
......
그럼, 방금 주신 그 임무를 수행하러 가보겠습니다.
시간을 더 끌어야 해.
......
후... 신수들에게 이런 부탁은 하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겠네요.
부탁해. 루갈루.

잠깐 기다리세요! 저도 같이 갑시다!
시간 없어! 알아서 쫓아와!



계곡의 파수꾼


기, 기다려요!



세인트 혼이 있는 곳으로 최대한 빨리 이동하기



왜, 왜 이래? 아까까진 분명 순했는데? 루드밀라, 신수는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 거 아니었어?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에요. 드문 일이지만, 자신들에게 위협이 된다고 판단한다면 공격하죠. 하지만 그럴 만한 이유가...
이런, 렐 님이 신수들에게 부탁을 한 모양이네요.
부탁이요?
네, 렐 님은 이곳에서 신수와 가장 많은 교감을 하는 계곡 지기입니다. 아마 신수들에게 우리를 막아달라 부탁했을 겁니다.
그럼, 결국 이 귀여운 것들을 쓰러뜨려야 한다는 거야?
마음이 아프지만, 그동안 이곳의 신수들을 보살피고, 지켜준 것이 바로 렐 님이었으니, 렐 님의 부탁이라면 이들은 분명 그것을 들어줄 겁니다.
신수는 기본적으로 생명력이 강해요. 안개의 힘을 가장 잘 받아들이기 때문에 어지간한 상처는 쉽게 회복할 거예요.
그럼 조금 세게 때려도 된다는 거지?
최대한... 살상은 피해야겠죠. 모험가님, 부탁드립니다.
그럼 빨리 가자고.



이 곰은 뭐야! 저것도 신수야?
그건 좀 실례가 되는 말이군요. 겉모습으로 그렇게 판단하면 안 됩니다! 더군다나 루갈루는 말을 알아듣습니다!
이곳의 안개가 충만해서 금방 회복해 버리는군요.
루갈루가 싸우는 건 처음 보는데, 역시 흰 구름 계곡의 파수꾼이라고 불릴 만하네요.
감탄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 이거 이대로면 죽일 각오로 싸울 수 밖...
안 됩니다!
안 돼요!
이런 답답한 사람들! 그럼 이 방법밖에 없겠네.
...?
먼저 가! 내가 이 곰탱이랑 한바탕 놀아줄 테니까!
안개에 적응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루갈루를 홀로 상대한다니... 너무 무모합니다!
라르고 님의 말이 맞아요. 위험해요. 섀넌 님!
무모? 위험? 시끄럽고, 가. 시간 없으니까!
모험가님의 판단이 그러시다면, 알겠습니다. 조심하세요. 섀넌 님!
이쪽으로 오세요! 어서!
후우. 별로 상태도 안 좋은데 말이지.
저런 무식한 곰이랑 놀아줘야 한다니.
크워어어어!!!
아, 말을 알아듣는다고 했지? 그래. 좋아.
너무 다치게 하면 안 되고, 또 나도 다치면 안 되고... 수련이다, 수련. 어디, 누가 먼저 지치는지 보자고.
크워어엉!!!



에를리히!
......
결국 오해를 풀기 위한 전령은 보내지 않은 것이군요.
...충분히 예상하셨고, 감수하셨던 결과일 텐데요.
......
급히 돌아가는 것을 보니 당신들의 배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는 모양이군요?
이미 늦었어요. 감시자들은 이미 오래전에 당신들의 동료를 모두 붙잡...
동료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이라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을 써서라도... 문제를 해결하겠어요.
당신들이 처음부터 순순히 잡혀줬다면 이런 일은 없었겠죠.
처음부터 의심한 사람에게 들을 말은 아니군요.



<퀘스트 완료>
역시... 하지만 아까 말했듯이 이미 늦었어요. 이번에는 저를 어쩌실 건가요?
당신이 진짜 적이었다면 달랐겠지만요.
......



다시 세인트 혼으로


저 사람의 말대로라면 시간이 없어요. 바로 가죠!



세인트 혼으로 계속 나아가기



드... 들킨 것 같소!



......
엇, 갑자기 왜 멈추는 겁니까?
아까부터 계속 눈에 밟히는데, 얘기를 듣는 게 좋을까요?
예?
(우, 우무 공 조용히 하시오! 들키겠소!)
제가 저렇게 숨어 있었다는 겁니까?
크게 다르진 않았어요. 동료 감시자인가요?
어, 동료 감시자는 아닙니다만...
(이미 렐 공도 에를리히 공도 저들에게 당하고 말았소.)
(라르고 공은 끝내 인질로 잡힌 것 같소이다. 우무 공, 어떡해야 좋겠소이까?)
(마, 맞소. 소인은 백해의 땅지기. 외면해서는 안 되오. 이 분쟁을 해결하고, 돕고자 이것에 온 것이오이다.)
저기? 
브, 블루호크!
지금 뭐 하는?
여, 여러분이 그 흰 구름 계곡으로 왔다는 블루호크가 맞소이까!
맞아요. 하지만 지금 또 설명할 시간이 없으니...
배... 배, 백해의 약속과 조화를 수호하는 땅지기로서!
설명은 나중에 할게요. 누구신지 모르겠지만, 저희를 막겠다면...
저기 슈므, 지금은 잠깐 이야기를 듣는 게 어떨까?
라르고 공! 소인이 구해주겠소이다...!



슈므! 그만!
라르고 공! 어찌하여! 인질로 붙잡힌 것이 아니오이까?
뭐? 나를 뭘로 보는 거야?
그야 라르고 공으로 보오.
......
왜 기분이 나쁘지?
하여튼 그런 거 아니야. 애당초 조율을 해야 할 땅지기가 왜 이야기도 듣지 않고 공격하는 거야?
소인은 라르고 공이 위험에 빠졌다고 생각했기에...
......
그렇군. 소인의 부덕이오. 아직도 이리 수양이 부족한가. 상황을 파악하지도 않고 싸움을 걸다니. 소인의 잘못이오.
사과드리오.
추, 충격.
그나저나, 당신은 흰 구름 감시자 소속처럼은 안 보이는데요.
소, 소인은 블루호크가 흰 구름 계곡으로 침입을 시작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곳에 왔소!
지금 말해 부끄럽소만, 소인은 땅지기로서 이 상황을 조율하기 위해서 온 것이오.
땅지기라고? 당신이?
그렇소이다! 백해의 조화를 수호하고 약속을 기록하는 땅지기. 그것이 소인이오.
백해의 땅지기가 이런 어린 아이였다니.
아무래도 에를리히가 청연에도 전령을 보냈나 보군요.
오히려 잘 되었어요.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온 것이니까.
슈므 님, 우리는 이곳에서 사고를 일으킬 생각이 없어요.
하지만 블루호크는 솔리다리스를 이끌고 오지 않았소?
미안해요. 지금은 모두 설명할 시간이 없어요. 일단 따라오시면 꼭 설명해 드릴게요.
자, 잠깐 기다리시오!
슈므. 이제 너도 인질인 거네?
노, 놀리지 마시오! 소인은 그저 땅지기로서!
알았어~ 알았어~ 빨리 따라가자.



모험가! 루드밀라 님! 그런데 섀넌 님은?
섀넌 님은 다른 곳에 있어요. 그런데 세인트 혼은 어디로 간거죠? 미쉘 님, 어떻게 된 건가요?
갑자기 이곳을 지키는 감시자들이 들이닥쳤어요. 많은 사람이 한 번에 몰려들었죠.
캡틴은, 그리고 배는요?
오해를 풀기 위해 대화로 해결하려고 했지만 결국 해결하지 못했어요.
루터 님은 자신이 힘을 쓰면 더 위험해질 것으로 생각해서, 아직 수리되지 않은 세인트 혼으로 시선을 끌겠다고 자리를 피하셨어요.
그런데 이 두 분은 누구시죠?
아, 저는 흰 구름 감시자. 라르고라고 합니다.
슈므라고 하오. 땅지기로 이곳의 조화를 지키고 있소.
땅지기? 그리고 조화를 지킨다니? 루드밀라 님,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아무래도 정리가 필요하겠군요. 이 분들은 다행히 저희를 도와주시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대부분의 흰 구름 감시자들은 우리를 믿지 않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이곳을 지나, 블루호크를 만나려고 합니다. 그러면 이 오해를 완전히 풀 수 있을 테니까요.
그것 뿐 아니라 우리는 선계에서 해야 할 다른 중요할 일도 있어요. 당신이 정말 이곳의 땅지기라면, 당신의 도움이 필요해요.
......
만나보진 못했지만, 땅지기는 분명 선계의 모든 분쟁을 해결하고, 그것을 약속으로 기록하는 사람이라고 들었어요.
맞소이다. 이곳의 모든 것을 기록하고, 약속과 조화를 수호하는 땅지기로서, 그대들이 정말로 바깥 세계에서 왔는지는 알 수 없으나.
도움이 필요하다면, 기꺼이 소인이 돕겠소이다.
고마워요.
그러니까 이 친구가 지금의 상황을 조율해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거구나.
그리고 저분은 흰 구름 감시자? 그럼 우리를 공격한 이들과 한편이라는 건데? 어떻게 된 거야? 모험가?
......
그렇구나. 그런 일들이... 정리하면 결국, 블루호크, 그러니까 솔리다리스라는 대선단이 이 갈등의 원인이 맞다는 거네.
역시 중요한 건, 블루호크가 진짜 침략을 목적으로 이곳에 왔는지인데... 정말 그런가요? 루드밀라 님은 분명 다른 이유가 있다고 했어요.
적어도 저희는 그렇게 느끼고 있습니다. 그들이 온 후, 흉흉한 소문이 퍼지고 있고, 실제로 전투가 일어나기도 했으니까요.
그리고 그들이 요수를 데리고 다닌다는 소문도 있었습니다.
요수라니...! 단순한 소문이라면 저도 의심했겠지만, 요수를 데리고 다니는 건... 절대 그럴리가 없어요.
저도 실제로 본 것은 아니지만, 소문이 그러합니다. 그 후로 저기 북쪽의 안개고원에서 요수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하니까요.
그럼, 이제 뭘 하면 되죠? 이들 말대로면 순순히 붙잡혀서 끝날 문제가 아니에요.
......
큰 어르신인 루톤 님에게 가야겠죠. 세인트 혼이 감시자들에게 붙잡히는 것도 시간문제일 테니.



<퀘스트 완료>
에를리히!



큰 어른 루톤


당신은?
아, 흰 구름 감시자 중 한 명입니다. 아쉽게도, 저희를 막아서는 쪽이죠.
라르고. 정말 진지하게, 그 사람들을 믿는 거야?
글쎄, 일단은?
어째서? 저 사람들은 블루호크의 배를 타고 왔어. 지금 우리는 블루호크와 싸우고 있고.
그건 나도 알아. 하지만 그게 이유의 전부라면 이상한 게 많지 않아?
이상한 것?
나도 그건 알아. 하지만 블루호크의 배를 타고 왔다는 것이 문제잖아.
이들이 진짜 블루호크였다면, 아, 죄송합니다. 루드밀라 님, 지금 백해에서 인식하는 블루호크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랬다면, 에를리히. 네가 그렇게 멀쩡하게 서 있었을까? 나라면 즉시 포로로 잡아서 유용하게 쓸 것 같은데.
라르고!
이것만 해도 어르신을 만나야 하는 이유로는 충분해. 어르신이라면, 이 상황을 정리해 주시겠지.
마침 슈므도 이곳에 와주었으니 말야. 이제 조금 이해가 돼?
......
전령? 블루호크가 왔다는 내용이라면 나도 받았어. 그 정도는 문제 없을거야.
아니, 렐 님의 명령, 최고 방비 태세를 이미 전파했어. 렐 님의 선택은 '격류'.
이런. 격류를? 이분들은 아직 안개에 적응이 되지 않았는데... 모험가님. 어쩌면 조금 위험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위험... 아니, 당신의 힘이라면 분명...
모험가. 이번에도 너를 믿을 수밖에 없겠네.

네, 그렇게 할게요.
소인도 모험가 공의 힘을 직접 느낀 바가 있으니 말릴 수가 없겠구려.



큰 어른 루톤을 만나기 위해 계곡을 빠져나오기






(안개 때문에 공격에 반응하기가 어려워. 우선 안개를 밀어내야 제압을 할 수 있겠어.)



격류의 마지막 물결까지... 이런 터무니없는...
......
(루톤 님은 아직이야. 그렇다면.)
(계속 싸우려는 건가?)
당신은 정말 강하군요. 그 무엇에도 꺾이지 않을 것처럼.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닙니다.
꺾지 못해 부러지더라도, 지금 당신을 막는 것이 저의 의무이니.



크워엉!
드디어 쓰러졌어! 이 질긴 곰! 어휴, 이 힘 빠지는 안개만 아니었어도!
어? 모험가? 언제 여기에? 세인트 혼은?
루갈루까지...
에를리히. 어째서 당신까지 그들과 함께 오는 거죠? 그리고 슈므. 당신이 거기에 있다는 것은...
맞소이다. 이들과 그대 흰 구름 감시자들의 상황을 조율하려 하오.
하지만 조율할 것이 없습니다. 이 사람들은 블루호크의 해적들. 그들과의 소통은 계속 실패했을 텐데요?
물론, 그들은 백해의 모든 것을 의심스럽게 보고 있었소이다.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처럼 말이오.
하지만 이들은 다르오. 대화를 원하오. 그러니 소인은 백해의 땅지기로서 이 상황을 조율할 의무가 있는 것이오.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건 땅지기의 일.
어르신께서 이곳에 도착하고, 다른 명을 내릴 때까지 주어진 책임을 다하는 것이, 우리 감시자들의 일입니다.
이대로는 결국 또 싸울 수밖에 없어요.
이건!
세인트 혼!
하하! 아무래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구만!
구하러 왔다!
루터 님! 베키!
막아야...!
이건... 루톤 님의 창? 어르신께서 돌아오신 건가?
렐 님. 어르신의 전령이에요.
......
렐 님?
라르고.
예?
그들을 루톤 님께 안내하세요.
갑자기요?
렐 님이 저렇게 순순히... 아무래도 어르신께서 여러분을 직접 보고 싶은 모양입니다.
결국... 누구도 다치지 않게 지금까지 버틴 저희의 승리일까요?
감시자들 중 누구라도 다치거나, 큰 피해를 입었다면, 어르신께서 아마 부르시지도 않았을 테니까요.
드디어 우리 말을 좀 들어보려는 건가?
최소한 만나볼 기회는 잡은 것 같군요. 어르신께서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는 저도 모르겠지만...
기껏 생긴 기회를 놓칠 순 없죠. 따라오세요.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어르신이 계실 계곡의 꼭대기로.



어르신. 분부하신 대로 세인트 혼을 타고 온 손님들을 모셔왔습니다.
그래, 고생했군. 라르고.
(언제까지 그 사람들 옆에 있을거야? 빨리 이쪽으로 와!)
반갑네. 나는 흰 구름 계곡의 루톤이라고 하네. 복장으로 미뤄보건데, 자네가 돌아왔다는 블루호크같네만, 맞나?
네. 루드밀라라고 해요.
꽤 요란한 소란을 피웠다고 들었네.
그럴 의도는 없었어요. 우리의 말을 들어줬다면 말이죠.
하하. 이해하게. 우리가 천 년간 해왔던 일은 감시일세. 누군가를 쉽게 믿어서는 안 되는 일이지.
또 우리로서는 쉬이 믿을 수 없는 사정이 있다는 것도 들었지 않나.
블루호크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맞네. 블루호크. 첫 번째 이유였지. 하지만 말일세. 지금에 와서는 다른 이유도 많은 것 같군. 거기 자네.
어떤가. 내 직접 맞부딪혀 확인해 보아도 되겠는가?
......
잠깐!
싸울 생각이라면, 순서가 있거든. 당신, 꽤나 강해 보이네. 당신 정도면 이곳에서 어느 정도지?
내가 먼저 확인해봐야겠어. 제대로 된 선계의 힘을.
하하. 어느 정도냐라... 그런 질문은 오랜만이군그래.
글쎄, 가늠컨대... 아마 정면으로 맞붙으면 이 노사가 지겠지.
흐음.
하지만 괜찮겠나? 싸우는 곳의 환경과 자신의 몸 상태... 중요한 것이란 걸 모르지 않을 텐데.
공평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 피차 강함을 확인하고 싶을 뿐이니까.
음. 그렇군. 그렇다면...
이런, 우린 뒤로 빠지는 게 좋겠어요.
으, 당연히 그래야죠. 당신들도 어서 물러나요!
물러나라니? 그게 무슨?
이 정도에 밀렸다면, 실망할 뻔했다네.
이 정도뿐이라면, 내가 실망할 것 같은데. 자질구레한 것은 치우고, 한 방으로 끝내자고.
오시게.
예상을 뛰어넘는군. 자네가 왔다는 곳에서는, 자네와 같은 강자들이 많은 건가?
...지금 그런 소리 듣고 싶지 않은데.
자네는 안개의 힘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오히려 육체에서 그 힘을 밀어내는데 전력을 쏟고 있지.
선계에서 안개는 숨을 쉬듯 받아들여야 하는 것. 그렇게 무시하고 움직이면 본래의 힘의 반도 내지 못할 걸세.
쳇. 인정하지. 지금은 말야.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눈빛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군.
오게나.



<퀘스트 완료>
천 년의 손님, 천 년의 기다림
과연. 격이 다른 강함이로군.
시험이라. 그렇게 보였다면 미안하네. 확인이 필요했다 정도로 이해해 주면 고맙겠군.
그럼, 이곳을 지키는 감시자로서 대표해 묻겠네. 자네들이 블루호크가 아니라면, 이곳으로 온 목적은 무엇인가?
바깥 세계에서 왔다면, 분명 중요한 목적이 있을 것으로 보이네만.
안티엔바이를 찾기 위해 왔다는 말인가? 하지만 안티엔바이는 선계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네.
네, 저도 그렇게 알고 바깥 세계로 위험하게 나갔던 거죠. 하지만 바깥 세계에 있다고 전해졌던 안티엔바이는 이미 오래전 소실되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바깥 세계에서도 안티엔바이를 오랫동안 찾지 못하는 상황이었어요.
허나,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사람이 선계에서 안티엔바이를 찾고 있지만, 아무런 단서조차 없다고 들었네.
네. 하지만 모험가님이 명확한 단서를 찾았어요.
모험가. 저자가 이곳으로 이끈 주인공이로군?
네. 맞아요.
모험가. 그래서 이곳에 안티엔바이가 있다는 단서가 무엇인가?
마이어 님을?
믿을 수 없는 말이군. 그것을 증명해 줄 수 있나?
이게 증명이 될지 모르겠지만...
이것은?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큰 어른께서 직접 결정하실 일이야.)
(하지만 이대로면 또!)
잠깐. 소인이 한번 봐도 되겠소?
소, 소인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소!
(슈므에게 반응한 건가? 어째서?)
이건 분명 특별한 힘을 가진 목걸이임은 분명하군. 보석도, 감싼 목걸이도.
이런 물건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 특별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는 뜻이겠지.
하지만 아쉽게도 이것으로는 증명되지 않네.
증명... 맞아요. 지금은 증명할 수 없어요. 천 년간 동떨어져 있던 세계... 어떤 증거도, 믿지 못할 테니까요.
그렇지만, 증명할 기회는 주어질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결국, 모든 오해의 시작은 '블루호크'. 필요한 일이라면 저희가 그들을 만나 설득하거나, 막겠어요.
저는... 블루호크를 만나야 합니다. 그들에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확인해야 해요.
......
또, 적어도 하나, 우리가 증명한 것이 있지 않아?
우리가 적이 아니라는 것 말야. 옆에 그 꼬맹이한테 물어보던가. 우리가 어떤 고생을 했는지.
...분명, 적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재밌군!
서로 아무것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그저 누군가 먼저 믿어주는 것...
어쩌면 천 년 전, 감시자들의 출발 또한 이랬을지 모르겠구만. 세계와 세계의 첫 만남 말일세!
(그리고 저들이 말하는 안티엔바이...)
(바다 아래와 하늘 위, 마법 왕국의 병사들을 하나로 모아 선계를 구하기 위해서는 안티엔바이를 찾아야 한다는 전설.)
('찾아야한다'... 꼭 찾은 후일 필요는 없는 것이라면, 혹시 이미 이들은...)
감시자들은 모두 잠시 물러나 주지 않겠나? 이들과 이야기할 것이 있으니.
어르신, 하지만!
괜찮다. 이렇게 포위하듯 서서 이야기하니 우리가 이들에게 윽박을 지르는 것 같지 않은가?
...알겠습니다.
모두... 물러나도록 하죠.
슈므 님. 라르고.
아, 알겠소!
......
라르고 공?
......
어, 어? 뭐라고?
큰 어른께서 잠시 자리를 비켜달라 하셨소.
아, 그랬지. 그래. 빨리 가자!

으음.
하실 말씀이란 게 뭐죠? 큰... 어르신.
아, 그렇게 어렵게 부를 것 없네. 흰 구름 계곡 감시자들의 큰 어른일 뿐이니 편하게 불러주게.
우선, 자네들에게 사과부터 하지. 감시자들이 블루호크라는 이유로 믿지 못한 것은 당연한 대응이었지만 말일세.
네. 그 이야기는 계속 들었어요. 하지만 사과하신다는 말씀은, 블루호크에 대해서 뭔가 아는 게 있으신 건가요?
맞네. 블루호크가 백해에 온 지는 꽤 시간이 흘렀네. 그들과는 처음부터 대면했었지.
처음부터? 하지만 다른 감시자들은...
나를 포함한 여러 단체의 소수 인원만 비밀리에 만났네. 그만큼 중요한 일이었으니까.
그리고 지금부터는... 자네들을 믿기로 했기에 하는 이야기일세. 자네들이 말했던, 증명을 위한 기회에 필요한 이야기이도 하지.
증명을 위한 기회...
잠시, 이 노사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겠나?



천년 만의 약속


고맙네.
바깥 세계에서 왔다면 이곳에 대해서 잘 모르겠군. 감시자들과 싸우느라 제대로 설명도 듣지 못했을 테지?
맞아요. 이곳이 백해라는 것 외에는 명확한 것이 없어요.
정식으로 소개하지. 이곳은 선계의 가장 아래, 백해의 흰 구름 계곡일세. 천 년도 더 전부터 바깥 세계로 통하는 등대가 있는 곳이네.
우리는 그 길이 막힌 이후에도 계속해서 이곳을 지켰네. 그리고 마침내 천 년의 손님이 등대가 밝혀지지도 않았는데 온 상황이라 볼 수 있겠군.
그런 손님을 제대로 맞이하지 못한 것은 자네들도 알다시피 블루호크 때문이네. 대외적으로는 말이야.
대외적으로?
그렇다네. 나는 블루호크가 처음 백해에 왔을 때 이미 그들을 만났다네.
그리고 그때, 그들이 온 이유와 목적을 들었지.
정말인가요? 블루호크는 왜 백해로 온 거죠?
흰 구름 계곡과 가장 가까운 곳에, 백해에서 가장 큰 도시가 있네. 청연이라고 불리는 커다란 도시일세.
블루호크는 그곳 청연을 요괴가 노리고 있다고 말하더군.
그들이 중천에서 요괴들과 싸웠다는 사실은 알만한 사람은 아는 사실이지 않나? 그래서 그들의 말을 그냥 흘릴 수는 없겠더군.
요괴들이 어떻게 백해까지? 여태까지 산발적으로 나타났을 뿐, 그런 식으로 목적을 두고 나타난 적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맞네. 나도 그렇게 알고 있어. 혹시 자네도 중천에서 있었던 싸움에 함께했는가?
네. 그 싸움 중에 떠나긴 했지만요.
그럼, 이야기가 더 쉽겠군. 사실 블루호크가 모습을 드러낼 쯤, 청연에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네.청연은 안개의 도시라고도 불리는 곳. 안개신을 믿는 '무의 눈'이 지키는 도시지. 알고 있나?
네. 선계의 근간을 이루는 모든 안개의 근원... 말씀하신 무의 눈이란 곳에서 안개신을 모시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어요.
맞네. 안개신은 본래 선계 어디를 가든 있는 안개처럼, 선계의 모든 존재를 사랑하고, 소통하는 그런 신이었지.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백해를 감싸는 안개가 짙어졌고... 최근에 이르러서는 완전히 고립되고 말았네.
그리고 안개신과 소통하는 무의 눈 또한 아무 말을 하고 있지 않아. 그들도 방법이 없는 건지, 다른 상황이 있는 건지...
그렇게 기다리던 중, 청연에서 이상한 낌새를 느꼈네. 마치 꿈처럼 잠깐 느껴졌기에 착각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나 말고도 여럿 그런 것을 느낀 모양이야.
청연 전체가 요기에 물든 모습. 하지만 꿈이라도 꾼 것처럼 그런 모습은 눈 씻고 찾아봐도 볼 수 없었지.
청연은 여전히 아름답고 평화로운 본래 그대로의 조화로운 청연의 모습이었네.
하지만 같은 느낌을 여러 사람이 느꼈다는 것은 분명 이상한 징조였네. 그때부터 청연을 조사하려고 했네만...
청연을 관리하는 것은 무의 눈. 단지 낌새만으로 우리 감시자들이 나서긴 힘든 상황이었지.
그러던 중 블루호크가 나타난 걸세. 그들은 마치 우리가 그렇게 느낀 것이 당연한 것처럼, 청연이 요괴에게 노려지고 있다는 것을 말해줬네.
그럼, 블루호크가 마을을 공격했다는 것은?
조사를 위한 불가피한 충돌이라고 설명하더군. 이유는 모르겠지만 솔리다리스의 선장은 꽤 조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네.
선장이라면, 버디! 그들을 만나셨다면... 그럼, 혹시 블루호크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아시겠군요!
마지막으로 어둑섬과 안개고원을 조사할 계획이라 들었네만... 지금까지 따로 연락은 없는 상태라네.
특히 지금의 어둑섬은 솔리다리스 정도는 되어야 뚫고 갈 만큼 안개가 짙은 상태네. 안개가 짙어진 상황에서, 그들의 선단, 솔리다리스를 찾아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기다리는 수 밖엔 없다네.
......
그렇다면 루톤 님은, 블루호크의 말을 믿으시는 건가요? 청연이 요괴에 의해 노려지고 있다는 것, 말이에요.
아, 저는 미쉘 쿠리오라고 해요. 천계의 대표로 선계로 왔어요.
그렇군! 천계라! 바깥 세계의 지명이로군! 그렇다면 자네가 손님들의 대표인 것이로군? 반갑네. 미쉘 양.
우선 전후 이야기는 모두 이해했어요. 청연이라는 백해의 가장 큰 도시에서 아직 원인은 모르겠지만 위험한 상태인 것을 느낀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 후 갑자기 나타난, 블루호크는 청연에 요괴라는 존재가 위협을 하는 상태라는 말을 했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 사실은 일부의 사람들만 알고 있고.
그렇네.
그리고 이 모든 일은 안개신을 따르는 무의 눈이라는 단체에서 확인하고 있지만, 결과는 없는 상태.
안개신은 잠들었다는 소문이 떠돌고, 백해에는 안개가 점점 많아져 일반적인 교류도 못 할 정도로 고립되었다?
정확하네. 그리고 먼저의 질문에 답하자면... 나는 아직 누굴 믿어야 할지 정하지 못했다네.
만약 그 이상한 낌새가, 만약 청연을 침공하기 위한 블루호크의 공작이었다면? 그들이 거짓을 말하고 있었다면?
들은 정황으로만 생각한다면, 그렇게 상황을 보아도... 앞뒤가 맞네요.
그렇네. 한 번의 선택이 백해에 어떤 위험을 가져다줄지 모르네. 그렇기에 감시자들에겐 아직 얘기하지 않았지. 아직 저 아이들에겐 감당하기 힘든 문제일 테니.
우리 감시자들이 어느 한쪽으로 직접 나서는 순간, 위태로운 균형은 깨지고 말 걸세.
그렇다면, 저희에게 증명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다는 말씀은...
자네들은 완벽한 이방인이네. 청연, 블루호크 누구의 목적과도 연관되어 있지 않지.
그리고 만약, 어느 쪽이 요괴와 연관이 있다 해도, 그것을 막을 수 있을 만한 인물들... 그래서 조사를 부탁하고자 하네.
청연과 블루호크, 양쪽에 대한 조사 말이네.
그리고 그 조사는 자네들이 말한 목적인, 은자 마이어 님과 안티엔바이를 알아보는 데도 도움이 될 걸세.
말씀하신 바는 이해했어요. 어둑섬으로 갔다는 블루호크를 쫓고, 청연의 진실을 확인하는 것. 그런데 혹시, 마이어 님이나 안티엔바이와는 무슨 연관이 있는 거죠?
이 모든 일은 안개신이 잠들었다는 소문이 퍼진 후 일어나고 있고, 그 안개신은 마이어 님과는 각별한 사이였다고 하네. 이 일련의 사건들이 연관이 있다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네.
그렇군요... 우선, 저희가 선계를 편하게 다니기 위해서라도, 말씀하신 제안을 거절할 필요는 없어 보여요.
모험가, 어떻게 할까?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해. 다른 분들은 어떤가요?
블루호크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해야 해요. 그리고 지금은... 지금 다른 방법도 없을 것 같고요.
뭐, 다들 그렇게 이야기하니 나도 딱히 반대할 생각은 없어. 이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말야.
루톤 님. 말씀하신 제안은 받아들일게요. 그것이 저희의 증명이 된다면 말이에요. 자, 그럼, 바로 청연이란 곳으로 가면 되는 건가요?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긴 하네만. 약속을 해야 하네.
약속?
지금 말해준 사항은 다른 감시자들에게는 알려줄 수 없는 비밀일세. 물론 그들 또한 자네들이 적이 아닌 것은 느끼고 있겠지만... 그럼에도 그들을 설득하려면, 땅지기를 통해 약속하는 수밖에 없겠지.
땅지기의 약속을? 그렇군요. 그러면 분명 납득할 거예요.
그럼, 자네들의 동료를 안내해 주겠네. 그들과 함께 내가 말하는 곳으로 와주게.



루톤과 땅지기의 약속을 하기



흠흠.
천 년.
천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소.
흰 구름 계곡의 감시자들은 그 오랜 시간, 이곳을 지켰고 언제든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소.
작은 오해 때문에 소란이 있었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서로를 이해하고 조율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이오.
우리는 이미 서로를 믿을 준비가 되어 있고, 약속할 준비가 되어 있었소.
소인 슈므는 땅지기로서 이 약속의 증명 그 자체가 되어 선계의 기억에 이 약속을 새길 것이오.
그럼 약속할 대표는 나와주시오.
우리의 대표는 모험가님. 당신이죠.
그래. 모험가. 네가 대표야. 언제나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 주잖아?
뭐, 맞는 말이긴 하네. 이견 없어~
지금 무슨 상황인지는 잘 모르겠네만, 모험가 자네가 대표인 것은 사실이지.
하기 싫으면 내가 할래! 대표! 
호오? 그 말도 맞는 말인 것 같은데? 그럼 내가 공국의, 으! 좀 낯간지럽지만, 공국 대표로 약속하지.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네. 그럼 내가 천계의 대표로 할 테니, 모험가는 모두의 대표가 되어주겠어?
약속은 이곳 선계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이오이다.
단순한 맹세가 아닌, 선계를 이루는 모든 기억에게 하는 약속이며, 약속은 기록되어 모두가 기억하게 될 것이오.
허나 그 누구도 이 약속을 지키길 강요하지는 않소. 오직 스스로에 대한 믿음. 상대방에 대한 신의로 이 약속은 유지되고 지켜질 것이오.
모험가 공. 누구부터 하시겠소?
난, 이런 거 잘 못하니까. 미쉘부터 해.
네, 뭐 그러죠.
미쉘 공 무엇을 약속하시겠소?
천계의 황제이신 에르제 님을 대신해 제가 천계 대표로 약속할게요. 
천계는 오래전 자유롭게 교류했던 선계와 다시 평화로운, 이쪽의 표현으로 치면 조화로운 관계를 맺고자 합니다.
지금은 다른 목적도 있어서 당장 교류에 대한 부분을 자세히 이야기하지 못하겠지만, 점차 서로 교류하며 더 발전하는 사이가 되기를 약속해요.
두 세계 간의 약속을 소인이 기록하게 되다니! 여기까지 같이 오길 잘했소이다.
그럼, 다음은? 섀넌 공이오이까?
으! 이런 거 잘 못하지만. 그냥 약속만 하면 되는 거지? 공국의 스카디 여왕을 대신해서 약속할게.
공국은 천계와 같은 생각이야. 천계와 평화롭게 교류하는 것처럼, 선계와도 좋은 관계를 맺고 싶어.
하지만 지금 공국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안티엔바이를 찾는 거야. 안티엔바이를 빨리 찾지 않으면 공국은 위험에 빠질 테니까.
그것 때문에 선계 구석구석을 다니게 될 테지만, 피해를 주진 않을 거야. 약속해.
그런 일이 있었구려. 솔직하게 약속해 주어 고맙소.
그럼, 모험가 공. 마지막으로 약속해 주시오.
루톤 공. 무엇을 약속하시겠소?
흰 구름 계곡의 감시자를 대표하여, 나 루톤은 이곳을 천 년 동안 지켜온 감시자의 일원으로서 새로운 손님을 받아들이네.
우리는 이들이 선계의 조화를 해치지 않을 것이라 믿기에 이곳 흰 구름 계곡을 지나갈 수 있게 하겠네.
부디 약속했던 것들을 잘 지켜주길 바라네.
좋소이다! 그럼, 이제 소인의 차례이오이다.
안개의 신, 무 님은 안개를 통해 모든 것을 보고, 기억하시오.
이 약속 또한, 그 꿈결 속에 기록되어 남으니, 이제 우리는 항상 이 약속을 간직하여 기억하는 것이오.
그대들이 이 약속을 어기지 않을 것을 소인 또한 믿어 의심치 않소이다.



뭔가 기록한 것 같긴 한데, 약속이란 게 도대체 뭔가요?
약속은, 선계에서 가장 높게 생각하는 가치이오. 누구나 할 수 있는 가장 가까이에 있으면서도 가장 멀리 있는 그런 것이오.
설마, 실수로 약속을 어긴다고 해서, 막 하늘에서 날벼락이 떨어지는 건 아니죠?
하하하! 아닐세. 약속은 아무런 강제성이 없네. 그저 땅지기께서 기록할 뿐이지.
그런데 어떻게 서로 믿을 수 있죠?
믿기에 약속한 것 아니던가?
믿기에 약속한 것이라.
언뜻 들으면, 기사의 맹세 같은데? 언제나 할 수 있지만, 반드시 지켜야 하는 맹세. 하지만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나진 않지.
하지만 명예를 버린 기사는 결국 그것을 되돌려받게 되지.
비슷한 것 같지만, 달라요. 약속은 서로가 서로의 기사가 되어 맹세하는 것이랄까요.
그런가? 어쨌든 어기지만 않으면 되는 거니까. 그렇지, 모험가?

맞소이다. 어길 것을 걱정한다면, 약속은 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니.
이제 정리가 된 것 같군. 부디 내가 부탁한 것을 잘 알아봐 주길 부탁하네.
아, 청연이 처음이라면 안내자가 필요하겠지? 그럴 것 같아 청연으로 향할 안내자를 기다리게 해 뒀다네.
그럼 이 노사는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 보겠네. 자네들이 가져올 소식을 기다리지.
모험가 공. 루톤 공께서는 어떤 부탁을 하신 것이오?
아, 혹시 말하기 곤란한 것이오? 그렇다면 대답하지 않아도 되오.
대신 도움이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말씀하시오! 소인, 그대들의 약속을 기록한 땅지기로서 힘닿는 대로 도와드리겠소.
무슨 말씀을. 그리 말해주니 소인이 더 고맙소.
자, 청연은 이쪽이오. 루톤 공이 말한 안내자도 저쪽에 있을 것 같으니 소인이 안내해 드리겠소.



천 년 만에 온 손님이라.
이 첫 손님이 마지막 손님은 분명 아닐 테지.
그들을 믿으시나요?
모르네. 하지만 그들은 힘으로 뚫고 갈 수 있음에도 끝까지 대화하려고 했지.
오히려 힘으로 막아서려고 했던 우리를 설득하려고 했네. 조화를 이루려고 한 사람은 그쪽이라는 말일세. 이거, 부끄럽군.
하지만 저희는 그들을 아직 잘 모릅니다.
렐, 나는 자네를 믿네만, 자네는 노사를 믿나?
네. 물론.
에를리히, 너는 어떠냐.
당연히 저도...!
그렇다면, 이 노사의 모든 것을 알고 있나?
그건...
나 또한, 모든 것을 알고 그들을 믿는 것은 아니네. 언제나 모든 면을 알 수는 없는 법.
애당초 우리가 말하는 약속과 믿음이란, 모르는 것까지 포용해야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나.
......
천 년 만에 길이 열렸어요. 아마 저들은 시작일 뿐이겠죠.
그렇겠지. 그중에는 분명 선계를 위협할 손님도 있을 것이야. 그것을 걱정하는 것이지?
...네.
그것을 지켜보는 것이 흰 구름 감시자의 의무.
의심하고 쫓아내기만 했다면, 천 년 전 이곳에 교류는 있지 않았을 것이네.
먼저 믿고, 그 믿음을 지켜내는 것이 어쩌면 우리의 진짜 의무겠지.
이제야 우리의 의무를 다할 수 있게 되어서 기쁘지 않은가?
...우리의 의무. 여전히 모자라군요, 저는.
자, 그럼 즐거운 마음으로 손님을 기다리자고. 이제부터 바빠질 테니 말이네.
네. 어르신.
네. 어르신.
등대의 빛은 다시 안개 너머로 이어질걸세.



<퀘스트 완료>
오, 왔습니까? 정말 오래 기다렸습니다.
뭐야, 수상쩍은 녀석. 네가 우리를 안내한다고?
하하하! 흰 구름 계곡 감시자 중에서 저만큼 청연에 대해 빠삭한 사람은 없습니다.
다들 계곡에만 박혀 있어서 청연을 잘 모르거든요.
그쪽은 농땡이를 많이 피웠나 보네?
이런, 여가 시간을 잘 사용했다고 해주십시오. 날카로운 말은 상처가 된다구요.
흐음. 상처가 나도 웃으면서 이것 보라고 할 것 같은데?
하하. 설마요.
자. 그럼, 여러분의 배에 탑승하십시오. 제가 청연으로 가는 길을 안내하겠습니다.



청연으로


자~ 이제 도착한 것 같군요. 그럼, 다들 밖으로 가보실까요?



라르고와 함께 청연으로 이동하기



<퀘스트 완료>
환영하오. 이곳이 안개의 도시. 청연이오!
청연...
어떤가요? 청연에 첫발을 디딘 소감이?
여기가 청연? 비공정이 엄청나게 많군요. 새로워 보이는 장치들도 많은 것 같고. 저 연료들은 뭐지? 신기하네요.
하하. 중천에 비하면 청연은 그리 많은 것은 아닙니다. 중천이야말로 비공정들의 도시라고 할 수 있죠.
나중에 가게 된다면, 무척 마음에 들어 하실 것 같군요.
그럼, 이제 무엇을 하실 생각이십니까? 어르신께서 무슨 부탁을 하셨죠?
일단 청연이라는 곳을 알아보고 싶네요. 그 후에 해도 늦지 않을 것 같으니까요. 그렇지? 루드밀라?
네. 큰 소란이 있었으니 지금은 조금 쉬고 싶어요.
오자마자 고생이 많았으니 그래도 좋겠군. 조금 쉬고 마을을 조금 둘러보면 좋을 것 같아.
그렇군요.
왜? 문제라도 있어?
하하, 문제없죠! 당장 뭔가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서 말이죠.
표정은 전혀 그런 표정이 아닌데.
오해입니다. 오해.
그럼, 일단 휴식을 취하세요. 저는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결국 딴청을 피우겠다는 말이잖아?
자꾸 그렇게 말씀하시면 섭섭합니다! 언제든지 불러주세요. 당장 돌아오겠습니다.
그래 뭐, 상관없겠지? 모험가.


<NEXT>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