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급기사 교육일지

하급기사 교육일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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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4일.
오늘은 훈련소가 끝나고 드디어 합격 발표를 하는 날이다.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하면서 합격 발표장으로 들어가는데 엄마가 입구까지 따라오며 시시콜콜 잔소리를 했다.
내가 잘해야 집안이 산다는 둥, 기사님들 말씀 잘 들으라는 둥… 엄마는 너무 걱정이 많아서 탈이다.
발표장에 가니 이미 많은 하급기사들이 모여있었다. 합격이든 불합격이든, 발표가 나올 때마다 시끄러워지는 바람에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마리 그 계집애가 합격 소리 듣자마자 난리칠 때는 정말 때려주고 싶었다.
어쨌든 그런 일이 있어 소란스러웠지만 내 결과는? 당연하지. 합격이다! 그것도 공동 2위! 1위를 못하다니 아쉽긴 하지만 반 발슈테트 님이 계시는 아이언울프에 배속되었다! 만세!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런데 나랑 공동 2위를 받은 그 남자애는 어디로 갔을까?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보고 싶은데.
형식은 까다롭게 굴지 않겠다곤 했지만 너무 어린애처럼 쓰지 마라. 헤몬 데리케는 시론스 백작 휘하의 수호 기사단에 배정된 걸로 알고 있다.
9월 5일.
제2 연병장 집합에서 장시간 훈련. 저녁 7시 환영회. 맛은 별로. 단장님은 불참.
제일 많이 먹은 놈이 맛없다고 하는 건가. 단장은 왔었다. 네가 고기완자를 던져댔던 그 남자인데… 기억이 없는 거냐? 술 좀 줄여.
그리고 이것보다는 자세하게 적어라. 너무 간략하다. 이래서는 도움이 안 돼.
9월 6일.
오전 5시 32분 23초에 제2 연병장에서 검술 훈련을 시작, 약 3시간 42분 동안 계속. 14분을 걸어 식당에 도착하여 12분 동안 기다려서 배식을 받음.
메뉴는 절인 고기와 삶은 콩과 감자, 피클, 치즈와 브로콜리 수프. 절인 고기의 질김 정도는 적당했지만 너무 구웠음. 삶은 콩은 약간 비릿한 맛이 났고 이에 불만을 가진 인원은 23명 정도.
삶은 감자는 식어가고 있었기에 평이 좋지 않았으나 크기는 적당하고 익기는 다 익었기에 먹을 만은 했음. 수프는 고소해서 좋았지만 브로콜리라는 재료 선정에서 다소 호오가 있었던 것 같음. 피클은… 죄송합니다. 지면이 부족합니다.
그렇게 적고 싶으면 오전 5시 30분부터 약 4시간 검술 훈련 후 오전 식사. 이런 식으로 적어라. 근데 왜 훈련보다 식사가 더 자세한 거냐?
9월 7일.
검술 훈련이 너무 힘들어서 펜을 잡을 수가 없습니다. 팔이 떨려서 잉크가 자꾸 튑니다. 검술 훈련은 열심히 하자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내가 살다살다 너 같은 놈은 처음 본다. 이거 보자마자 당장 나한테 튀어와.
9월 8일.
휴일. 집밥도 먹고, 단검도 사고, 머리끈도 사고, 구두도 사고, 과자도 사고, 행복행복!
추신) 부단장님. 아까 맘대로 적어도 된다고 하셨죠? 이렇게 써도 되죠?
그래 맘대로 적어. 무슨 말을 해도 이해를 못하니 설명할 자신이 없다. 그래도 좀 영양가 있는 내용으로 쓰도록 노력해봐라.
9월 9일.
오늘은 정말 충격적인 날로 기억될 것 같다. 단장님이… 반 발슈테트 님이 유부남이었다니…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다…
내용은 좀 생각하라고 하지 않았냐? 뭐가 힘들고 어려운지를 써야 내가 조언을 하든, 개선을 하든 할 거 아니냐? 혼자 보는 것도 아니고 나한테 보여주기까지 하면서 지나치게 개인적인 내용만 자꾸 써대지 마.
9월 10일.
그저께 주워온 개가 밤에 자꾸 짖습니다. 피오나가 계속 짜증을 내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네놈이었냐. 당장 끌고 와.



하급기사 교육일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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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 완료>
10월 4일.
기사단에 들어온 지 딱 1개월이 되는 날이다. 훈련이 끝나고 부단장님이 하급기사들만 따로 모아놓고 고생했다고 말씀하시는데 눈물이 나올 뻔했다. 그동안 힘들었던 일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그리고 시험 결과를 발표하셨다. 지나, 베시, 돈, 게일은 떨어지고 나와 피오나, 덴이 남게 되었다. 예상은 했는데 결과 발표를 들은 후에야 안심이 되었다.
떨어진 애들은 다시 훈련소에 들어갈 것 같은데 지나는 기사를 그만두겠단다. 재능이 없는 걸 이제야 인정했나보다. 집에 돈 많다고 잘난 척만 하더니 꼬시다.
그리고 돌로레스 선배는 오늘 정식으로 기사가 되셨다! 귀족이었으면 벌써 기사로 활약하고 계셨을 텐데… 하지만 정말 대단하다.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을까? 되고 말 테다!
아참 그리고 오늘부터 일지 검사는 안 한다고 하셨다. 솔직히 어린애도 아니고 일기 검사 받는 거 같아서 좀 그랬는데 다행이다. 그래도 부단장님하고 글로나마 대화할 기회가 있어서 좋았다.
대부분 혼나기만 했지만… 아직은 괜찮겠지? 아, 이제 여기에 아무 거나 써도 되는 거지? 내일 훈련 단장님이 봐주러 오시면 좋을 텐데… 바쁘셔서 어쩔 수 없나. 아쉬워라.
뒹굴뒹굴하고 싶다. 검 새로 사고 싶다. 오늘 술집에서 만난 모험가 짜증나. 사과 먹고 싶다. 빨리 정식 기사되고 싶다… 아아 졸려! 아침 훈련 빼먹고 싶다아!
바보인 줄은 알았는데 정말 바보군. 오늘 아침에는 왜 내 책상에 놓고 갔냐? 내가 어제 말 안 했나 했다. 내일부터 1시간 일찍 일어나서 잠 깰 때까지 연병장 돌아.
10월 5일… 죽을 뻔한 날.
아침에 연병장 돌면서 졸다가 담장에 부딪히고 부단장님께 크게 혼났다… 하급기사 전원이 연병장을 오전 내내 돌고, 오후에는 땡볕 아래서 기사단 전체가 프록실 산 정상까지 뛰었다… 그리고 기초 훈련이 밤까지…
피오나가 날 죽이려고 했다. 내가 실수해도 웃으며 봐주시던 그레이 선배마저도… 정말… 우리 단 전체가 날 죽이겠다고 했다… 내일 모두에게 한턱을 쏴야겠다. 내 월급… 난 왜 이렇게 잠이 많을까…
10월 8일.
단장님이 오랜만에 오셔서는 모두에게 저녁을 사주셨다. 그리고 식당에서 공국으로 가게 되었다는 뜬금없는 발표를 하셨다. 특무라고 하시는데 뭘 하게 될지는 자세히 말씀하지 않으셨다.
도대체 무얼 하게 되는 걸까? 덴은 그래도 북부로 가지 않게 된 걸 다행으로 생각해야 한다는데… 나는 하루 빨리 전장에 가서 공을 세우고 싶은데. 왜 공국에 가는 걸까?
10월 11일.
이동 날짜가 구체적으로 정해졌다. 황녀님도 함께 가신다고 한다! 으아아, 황녀님이라니. 황녀님이라니!
우리가 그분의 호위를 하게 되는 걸까? 황녀님이라니! 분명 곱고 기품 있는 분이겠지… 빨리 뵙고 싶다! 기사가 된 보람이 있어!
근데 어째선지 단장님은 복잡한 표정을 하고 계셨다. 아무래도 책임감 때문이겠지. 황녀님의 호위를 책임지셔야 할 테니. 이런 때애말로 내가 힘내서 단장님께 도움이 되어드려야지!



하급기사 교육일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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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2일. 하늘성 탐사는 지지부진하다. 부단장님은 이런 때에도 훈련을 쉬는 걸 봐주지 않으시니까 배로 힘들다. 단장님은 전보다 더 바쁘시고… 황녀님은 쳐다보는 것조차 숨이 막히고…
내가 만약 황녀님 앞에서 실수를 하면 어떡하지? 그걸 단장님이 보시면 어떡하지? 하루종일 입안이 자꾸 마른다.
이런 때는 좀 조용히 있고 싶은데 덴이랑 피오나가 자꾸 약올린다. 자기들은 하늘성 내부에 먼저 들어간다고 아주 기고만장하다.
아. 덴이 저러는 건 다 피오나 탓이다. 피오나랑 같이 지내다가 나쁜 성질이 옮은 거다. 하여간 피오나는 문제덩어리라니까. 단장님도 좀 아셨으면 좋겠는데.
2월 26일. 이상한 모험가가 끼어들었다. 제국 기사단이 먼저 조사를 하고 있는데 왜 공국은 저런 모험가를 막지 않는 걸까?
우리가 누구 때문에 고생하는데! 하여간 공국인들은 은혜를 모른다니까. 괜히 다가와서 얼른 가버리라고 하는 작자들도 있고. 속 편한 소리하지 마. 나도 집에 가고 싶다구.
3월 1일. 하늘성 탐사를 하다가 웨펀마스터 아간조 님을 만났다. 누군지도 모르고 함부로 말했다가… 엄청 후회 중이다. 으아아. 설마 그렇게 만날 줄 내가 어떻게 알겠어.
단장님은 별 말씀 안 하셨지만 나 괜히 안 좋은 쪽으로 눈도장 찍힌 건 아니겠지?
3월 6일. 하늘성 탐사가 완료되었다. 참 많은 일이 있었다! 멀리서나마 지그하르트라는 괴물도 보고… 사도라는 건 대체 어떤 존재기에 그런 괴물을 부하로 두는 걸까?
아차. 사도에 대해서는 일단 함구하라고 하셨는데… 나 혼자 보는 거니까 괜찮겠지?
아무튼 오늘은 엄청 많은 일이 있었다. 피곤하니까 얼른 자야지.
3월 8일. 제대로 쉴 시간도 없이 단장님이 마가타를 타고 베히모스라는 나는 고래 위로 올라가버리셨다. 또 이번엔 무슨 일이 생기는 걸까.
3월 11일. 이번엔 우리도 올라가야 한다고 한다. 대기하는 중인데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사도가 있다고 하니 무섭지만… 단장님이랑 부단장님도 계시고, 아간조 님도 계시고, 공국의 기사까지 있으니까 별일 없겠지?
사실은 가기 싫은데. 좀 무섭다. 엄마 얼굴도 생각나고… 이번 일이 끝나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겠지? 가기 싫지만… 힘내야지. 엄마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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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 잘 쉬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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