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의 사제 클라디스
<인물 정보>
제겐 무엇보다도 청연과 청연의 사람들이 우선입니다.
안개의 사제 클라디스
Priest of fog Cladis
안개신을 믿는 무의 눈의 사제이자 제사장을 맡고 있는 인물로, 능력을 인정받아 비교적 젊은 나이에 제사장의 직위에 올랐다.
아직은 미숙한 땅지기인 슈므를 도우며 안개신의 뜻에 따라 청연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건강이 좋지 않다는 소식이 있으나, 본인은 부정하고 있는 중이다.
누굴 대하든 그리 차갑지도, 다정하지도 않은 적절한 온도의 인상을 유지하고 있어, 감정의 폭이 작은 너울 중에서도 특히 속내를 알기 어렵다는 평이 많다.
<1>
저는 무의 눈의 제사장으로서, 청연을 안전하게 지켜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것이 곧, 안개신 무 님의 뜻이니까요.
그러니... 조심해주시죠. 제겐 무엇보다도 무 님께서 지키고자 하시는 청연과 청연의 사람들이 우선입니다.
<2>
무 님은 안개를 통해 저희를 보고 계십니다.
모든 것은 기록으로 남아, 선계의 안개... 무 님 속에서 영원하죠.
당신도 이 안개에 맞닿은 이상, 예외는 아니니... 유념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3>
뒤편의 건물, '아스라한'은 저희 무의 눈에서 관리하는 건물입니다. 선계 전역의 안개가 모이는 곳에 세워진 건물이죠.
백해 전역에서 흘러들어와 아스라한에 모인 안개는 각 지구로 보내져 사용됩니다. 그렇게 사용된 미스트는 다시 자연의 안개로 돌아가 무 님의 품으로 돌아가게 되죠.
모든 것은 무 님으로부터 비롯되어, 다시 그 분께 돌아가니... 이것이 저희 '무의 눈'이 지키고자 하는 조화입니다.
<호감도 대사들>
<친밀 대사1>
제가 슈므를 믿는 것은 단지 슈므가 땅지기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제사장인만큼, 저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 땅지기가 되려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말이죠.
그들은 정말로 강한 사명감을 가지고, 그만한 능력을 갖춘 사람들입니다.
선계에서 무언가를 기록하고 약속을 지킨다는 것은 그만한 무게를 가진 일이니까요.
비록 슈므는 그런 사람은 아니지만, 가장 중요한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믿음'...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믿는 것에 대해 쉽게 간과하곤 합니다. 단순히 믿기로 마음 먹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른 채 말이죠.
하지만 누군가를, 혹은 신을 믿는다는 믿음이란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닙니다.
주어진 어떠한 상황에서, 모든 일 하나하나가 그것이 아님을 가리키고 있음에도, 자신의 믿음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것.
안개로 인해 눈 앞의 현실조차 흐릿한 세계에서 믿음 하나만으로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습니다.
당신이라면 만약 이 청연이 모두 거짓이고, 환상이라고 하는 것을 누군가 말한다해도 쉬이 믿을 수 있으시겠습니까.
허나 슈므는 그것이 자신이 믿어야 할 진실이라면, 믿을 것 입니다. 그 누가 뭐라고 한들 끝까지 그 믿음을 지켜낼 것입니다. 무참히 배반당하고, 조롱당해도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슈므는, 제가 본 누구보다 강한 사람입니다.
저 또한 슈므를 통해 '믿음'이란 무엇인지 다시 되새길 수 있었죠.
<친밀 대사2>
무의 눈과 안개신 무 님에 대해 말씀이십니까.
괜찮습니다. 저는 그런 것을 설명하기 위해 있는 사람이니까요.
그런 연구가 있더군요. 사람은 무엇보다도 그가 살고 있는 지역의 기후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물론 그 연구에 온전히 동의하진 않지만, 선계 전역의 짙은 안개가 저희 선계인들에게 큰 영향을 준 것은 사실입니다.
선계에서 안개가 짙은 날엔, 모든 것이 형체를 잃습니다. 오직 희뿌연 실루엣만 남게되고, 사람들은 결국 대부분의 시간을 모호한 것 속에서 살아가게 되죠.
온통 흐릿하고, 불확실한 세계... 우리들에겐 의지할 수 있는 것이 필요했고, 선계인들이 찾아냈던 것은 기록이었습니다.
지금은 안개에 잠시 가려져있을 지라도, 이 너머에 무언가 있었다는 기록을 남기는 일. 또 모든 것이 흐릿해도 그 기록을 믿는 것.
서로가 서로의 약속을 기록하고 믿고, 그런 기록을 통해 늘 그곳에 서로가 남아있으리라 믿는 일 말이죠.
그렇게 저희 선계인들은 이 안개 자체를 이정표로 삼고, 모든 것을 기록하며 살아왔습니다.
안개는 흩어지더라도, 안개신 무께서 안개 속에서 모든 것을 지켜보고, 기억하고 계신다고 믿으면서요.
무 님께서 '안개와 기억의 신'으로 불리는 것 또한, 그러한 생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겁니다.
저희들이 무 님의 눈을 자처하며, 선계의 모든 '지금'을 기록하고 연구하며 담아두려는 일도 마찬가지이겠죠.
그리고... 제게 무의 눈 제사장으로서 청연을 지키는 것이란, 청연 자체를 지키기보단 그 기록을 지키는 일을 의미합니다.
이곳에 청연이 있었다는, 다른 선계인들의 믿음을 배반하지 않기 위해 청연을 지키는 일.
어떻습니까, 조금은 도움이 되셨습니까.
<친밀 대사3>
몸이 괜찮냐고 물으시는 건가요?
물론... 아.
안개 고원에서 이미 들으셨군요. 슈므... 말 조심을 하라 했건만.
뭐, 저와 이미 검을 맞대보았으니, 더 말을 덧붙여봐야 어설픈 거짓말이 될 뿐이겠지만요.
(......)
...말하자면, 큰 병은 아닙니다.
아니, 아니었죠. 안개신께서 잠들기 이전까진.
제사장들은 본디 안개신 무 님의 힘을 강하게 타고납니다. 강한 힘을 타고난 이들이 제사장이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뭐, 순서가 중요한건 아니니.
그리고 저 또한, 안개신을 직접 뵙는 제사장으로서 마찬가지로 강한 힘을 타고 났습니다.
그 덕에 안개신을 모시는 가장 가까운 자리에 있을 수 있었고, 그 때문에 가벼운 지병이 목숨을 위협하는 병으로 변하게 되었죠.
아마 이전 제사장님들은 몰랐을 겁니다. 무 님의 상태에 제사장 또한 영향을 받을 것이란 걸. 지금과 같은 경우는 '구름 없는 밤' 이후 한번도 없었으니까요.
(그렇다면 안개신은...)
이미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다만, 입은 무겁게 하셔야 할 겁니다.
어떤 사실은... 밝혀지지 않는 편이 좋을 때도 있고, 저는 지금의 평화를 지키기위해선 당신과 다시 싸우는 것도 망설이지 않을테니.
(......)
후후. 어째 죽음과 싸우는 것은 저인데, 표정이 어두운 것은 당신이군요.
마치 신을... 원망하냐 묻는 듯한.
괜찮습니다. 저는 선계의 안개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무의 신도입니다.
자신의 신을 원망하는 신도는 없습니다. 단지 따를 뿐.
한가지, 그조차 이제 얼마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또... 당신과, 슈므를, 이 청연을 다시 만나지 못한다는 것.
...그뿐입니다.
<호감 대사1>
꼬인 실타래를 푸는 방법을 아십니까.
(...?)
정말 끝도 없이 꼬여있어, 도저히 풀 수가 없고, 끝내 그 실타래가 내 발밑을 삼키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말입니다.
이야기 속에선, 한 사람이 칼을 가져와 결국 그 실타래를 끊어버립니다.
하지만, 어떻게 끊을 수 있을까요?
이야기 속 남자가 그 실들을, 너무나도 좋아한다면 말입니다.
그렇게 무수한, 사랑하는 실타래들이 결국 세계를 덮을 정도로 펼쳐져 있다면 말이죠.
결국 제 머릿 속에서 이야기 속 사람은 항상 싵타래를 받쳐들고, 어찌할 바를 모른 채, 함께 그 속으로 잠겨버리곤 합니다.
(......)
...청연의 상황은 더없이 복잡합니다.
그런 와중에 다른 세계에서 넘어온 당신들까지...
제 어깨에는 청연과, 청연의 사람들이 메여있습니다. 청연, 블루호크, 무의 눈, 안개신, 요수, 요괴들...
저는 그 모든 선계의 꼬인 실타래들 중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버티는 시간 속에서도, 당신을 보면, 가끔씩은 위로가 됩니다.
당신의 모습에선 가끔, 저보다 무거운 것을 짊어진 것이 보이거든요. 마치, 한 세계를 짊어지고 있는 것 만큼.
그러면서도 많은 것들을 풀어내온 모습이 보여, 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됩니다.
나는 고작, 이 정도가 무거워 무언가를 끊어내고 있었구나... 하고.
(......)
(서로 나눠드는 건?)
서로 나눠 들자... 후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당신 같은 사람이 온 것이요.
한 편으로는, 제가 끊어내야할 실타래가 하나 늘어버린 것 같기도 하지만...
<선물수령>
<1>
감사합니다.
<2>
안개신 님께 드리는 것으로 알도록 하죠.
<친밀단계일 때 선물수령>
<1>
...잘 쓰겠습니다.
<2>
...간직하도록 하죠.
<호감도 말풍선 대사>
당신이 저를 바라보고 있는 지금의 순간도 안개에 기록되고 있습니다.
모험가님이 이 편지를 읽으신다는 것은 드디어 제가 오랜 시간 미뤄둔 선택을 했다는 말이겠죠. 제 부족함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희생되었습니다. 그러니, 저를 위해 마음을 쓰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이유가 있었다고는 하나, 저는 용서받지 못할 죄를 지었고, 지금의 결과는 이를 속죄하기 위한 유일한 선택이었을 테니까요. 그리고 그 순간의 저는 아마도 정말 오랜만에 마음이 편해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제 성격을 잘 압니다. 아마도 모험가님께 이 말을 끝내 전하지 못했을 겁니다. 지금까지 정말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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